둘 다 내가 가질게



  마당에서 공을 던지고 차고 놀다가 작은아이가 문득 공을 둘 다 잡는다. “둘 다 내 공이야.” 누나가 “공 하나 줘.” 하고 말해도 “둘 다 내 공이야.” 하고 말하기만 한다.


  산들보라야, 누나랑 함께 놀고 싶으면 함께 놀아야지. 너 혼자만 놀 생각이니? 너 혼자만 놀 생각이면 너 혼자 공을 둘 다 품어도 돼. 너 혼자 놀 생각이 아니라면 누나한테 공 하나 건네렴.


  잘 생각해 봐. 너 혼자 놀 적에 재미있는지, 누나랑 같이 놀 적에 재미있는지. 4347.5.2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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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5-27 04:31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가 공에 욕심이 생겼나봐요~
애들은 요래도 귀엽지요~ ^^

숲노래 2014-05-27 07:05   좋아요 0 | URL
살짝 이러고 놀면서 둘이 툭탁거리는데
그래도 곧 사이좋게 다시 놀도록
옆에서 잘 도와주거나 이끌어야 하기도 해요.
아무튼, 귀엽습니다~
 
아름다운 바다 BBC 자연사 다큐멘터리 1
앤드루 바이어트 외 지음, 김웅서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선물해 주신 보슬비 님 고맙습니다~! ^^


..


찾아 읽는 사진책 174



파란 별을 품은 가슴으로

― 아름다운 바다 (BBC 자연사 다큐멘터리 1)

 앤드루 바이어트·앨러스테어 포더길·마서 홈즈

 김웅서·정인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2002.8.1.



  ‘The Blue Planet’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에서 나왔던 책을 읽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름다운 바다》(사이언스북스,2002)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The Blue Planet’이라 할 적에는 ‘아름다운’이라는 낱말은 없을 텐데, 너르며 깊은 바다를 보여주는 사진책에 붙이는 이름이다 보니, 이렇게 뜻을 바꾸어서 붙였구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파란 별’이라고만 책이름을 붙이면 못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요.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으니 “아름다운 바다”라는 책이름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한국을 둘러싼 바다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헤아려 봅니다. 한국은 바다가 아름다운 나라일까요? 이웃 일본은 어떨까요? 이웃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가요? 한국과 꽤 가깝다고 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바다는 어떤가요?


  ‘마틴 파’라는 분이 찍은 사진을 보면, 쓰레기가 둥둥 떠서 흐르는 바닷가에서 아이와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 모습이 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쓰레기가 둥둥 흐르는 곳에 발을 담글 뿐 아니라 몸을 담급니다. 그리고, 이 어른과 아이는 쓰레기가 둥둥 흐르는 곳에 쓰레기를 더 버립니다.


  나는 내가 국민학생이던 1980년대 첫무렵을 떠올립니다. 이때 우리 아버지는 나와 형을 데리고 네 식구가 곧잘 마실을 다녔어요. 자가용이 없이 시외버스와 기차를 타고 꽤 먼 데까지 마실을 다녔습니다. 이때에는 솥이랑 천막까지 짊어지고 마실을 다녔어요. 언젠가 동해 쪽으로 마실을 갔는데, 사람도 많고 쓰레기도 많았습니다. 가게는 바가지를 씌우기 바쁘고, 오줌을 누려고 하면 냄새가 고약합니다. 사람들은 바닷가에 놀러 왔는지 먹고 마시다가 쓰레기를 버리려 왔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도시를 떠나 ‘깨끗한’ 바다를 보러 마실을 왔으면, ‘깨끗한’ 바다가 ‘깨끗하게’ 잇도록 잘 돌보고 아껴야 할 텐데, 이런 손길을 보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오늘 나는 두 아이를 거느리는 어버이입니다.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바닷가로 마실을 다녀오기도 하고, 택시를 불러 네 식구가 함께 바닷가로 마실을 가기도 합니다. 이른바 ‘여름 휴가철’에는 바닷가에 갈 생각을 안 합니다. 시골에 있는 우리 집으로 찾아온 손님이 있어 ‘여름 휴가철’에도 바닷가에 몇 차례 간 적 있는데, 들끓는 도시 관광객이 버리는 쓰레기가 차마 보기에 너무 끔찍해서 싫어요.


  관광객은 어떤 사람일까요. ‘깨끗한’ 시골이나 숲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도시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일까요? 바닷가에도, 골짜기에도, 마을에도, 들과 숲에도, 논둑과 밭둑에도 온통 쓰레기입니다. 도시에서 찾아온 사람은 아무것이나 다 버리고, 시골에서 사는 사람은 농약병과 비료푸대와 술병과 비닐 따위를 버립니다.


  한국과 이웃한 일본은 핵발전소가 터졌습니다. 이제 일본 바다는 방사능으로 더러워진 바다입니다. 러시아와 미국에서도 핵발전소가 터졌지요. 두 나라에서 핵발전소가 터진 지 제법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방사능 찌꺼기는 사그라들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러시아와 미국 두 나라는 전쟁무기를 어마어마하게 만들어서 움직여요. 핵잠수함과 핵항공모함이 늘 움직입니다. 전투함이 바다를 가르고, 전투기가 하늘을 찢어요. 이런저런 전쟁무기는 모두 핵물질이나 석유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지요. 게다가, 러시아와 미국 두 나라는 바다에서 핵무기 실험을 엄청나게 했습니다. 한국과 이웃한 중국도 핵무기 실험을 숱하게 했고, 중국은 한국과 맞닿은 바닷가에 공장을 무섭게 때려지어요. 중국 바닷가에서 버리는 쓰레기가 한국으로 밀려옵니다. 한국 바닷가에서 버리는 쓰레기는 또 일본으로 밀려갑니다. 그러면, 일본 바닷가에서 버리는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요?


  아름다운 사진과 이야기가 가득한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자꾸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떠올립니다. ‘깨끗하지 않’은 한국과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을 떠올립니다.


  도시에서는 자동차가 배기가스를 내뿜습니다. 도시를 버티려면 수많은 공장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쓰레기를 내놓고 매연을 뿜어야 합니다. 시골에서는 도시에 내다 팔 곡식과 열매를 엄청나게 쏟아내려고 농약과 비료와 항생제를 아주 많이 씁니다. 도시사람을 먹이려고 닭공장과 소공장과 돼지공장을 돌립니다. 알에서 깬 지 한 달쯤 된 병아리를 재빠르게 살찌워서 닭고기로 만들어 냅니다. 닭공장에서는 알 낳는 닭을 잠을 안 재우고 사료를 끝없이 먹여서 닭을 ‘알 낳는 기계’로 들볶습니다.


  모두들 돈을 벌 생각으로 엉망이 됩니다. 도시와 시골은 돈 때문에 서로 엉터리가 됩니다. 도시에서는 돈 때문에 다투다가 다치고, 싸우다가 죽습니다. 시골에서는 돈 때문에 농약과 비료와 항생제를 쓰다가 흙을 망가뜨리고, 시골사람도 농약에 몸을 다쳐서 죽습니다.


  그렇지만, 바다는 아직 아름다운 바다입니다. 바다는 아직 파랗게 빛나는 숨결입니다. 지구는 아직 푸르게 빛나는 숨결입니다. 그러니까, 바다는 파랗게 빛나고, 뭍은 숲을 이루어 푸르게 빛납니다. 파란 빛깔과 푸른 빛깔이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노래가 됩니다. 물은 파랗게 맑을 때에 싱그럽고, 풀은 푸르게 밝을 때에 싱싱해요. 사람은 파란 기운과 푸른 기운을 함께 맞아들이고 드러낼 때에 아름답습니다.


  우리 가슴에 있는 파란 별을 느끼기를 빌어요. 우리 마음에 있는 푸른 꽃을 깨닫기를 빌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파란 별이 있어요. 사람이라면 모두 마음속에 푸른 꽃이 빛나요.


  아름다운 바다를 누리려면 우리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바다를 아름답게 가꾸려면 우리 눈길과 손길과 마음길이 모두 아름다워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바다를 아름답게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으려면, 삶도 사회도 정치도 문화도 마을도 학교도 집도 모두 아름다운 빛이 흘러야 합니다.


  파란 별을 품은 가슴으로 함께 노래해요. 푸른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함께 춤추어요. 파랗게 꿈을 꾸고, 푸르게 사랑해요. 4347.5.2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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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놀이 10 - 내가 먼저



  큰아이가 내 겨울장갑 끈을 가위로 싹둑싹둑 자르더니 네 동강을 낸다. 그러고는 동생하고 두 동강씩 나누어 팔에 묶는다. 자른 끈을 팔뚝에 묶고는 이리저리 흔들면서 마당을 달린다. 뒷간과 마루문 사이를 서로 오간다. 작은아이가 누나 발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기는 하지만, 제법 잘 달린다. 4347.5.2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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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치마돌이 될래



  큰아이가 지난해에 입던 여름치마를 꺼내어 말린다.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이 모습을 보고는 달라붙는다. 큰아이는 큰아이대로 새로운 볕에 말려야 할 옷 가운데 제 마음에 가장 드는 치마를 가져간다.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누나 치마 한 벌을 달란다. 둘이 치마아이가 되어 마당에서 뛰논다. 치마순이와 치마돌이이다. 4347.5.2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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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5.25. 큰아이―구름하늘과 도라에몽



  구름을 그린다. 구름을 그리고 싶어 하늘을 파랗게 그린다. 구름은 하얗게 빛나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하늘이 새파란 날 구름이 새하얗다. 새하얀 구름을 새하얀 종이에 그리려면, 하늘을 파랗게 그리면 된다. 그렇지? 큰아이는 무지개 드리우는 땅을 그리면서 도라에몽을 그린다. 도라에몽 곁에 저를 그린다. 도라에몽하고 즐겁게 놀고 싶은 네 모습을 그리는구나.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는 손끝으로 쥐어 팔랑팔랑 흔든다. “자, 찍어 보셔요!”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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