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7.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

 정해구 글, 역사비평사, 2011.5.16.



등허리를 펴고 나서 낮나절에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에 간다. 철물점에 들러서 고맙다고 여쭌다. 호미 한 자루를 산다. 풀벌레노래도 개구리노래도 새노래도 새록새록 깊어가는 나날이다. 밤에 보는 별은 자꾸 흐리다. 이 시골조차 쇳덩이가 늘어나고, 곳곳을 잿더미로 들이붓는 삽질이 수두룩하다. 나무를 더 심거나 풀밭을 늘리는 손길은 안 보인다. 자꾸 파헤치면서 잿빛으로 물들이려고 한다. 이 나라는 참말로 들빛(민주)이 자리잡거나 퍼지는 얼거리인가? 뽑기(선거)를 할 수만 있되, 막상 아무런 들빛이 없는 얼음나라 같다.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읽었으나, 어린이나 푸름이한테는 도무지 못 읽히겠다. 책겉에 ‘20世紀 韓國史’처럼 한자를 큼직하게 적는데, 참 딱하다. 저놈들뿐 아니라 이놈들도 똑같이 섬김질(사대주의)에 썩어빠졌다. 들물결이 어떤 발자취였는지 살피려는 뜻은 훌륭하다. 그런데 “들물결을 적는 붓(민주화운동을 기록하는 지식인)”은 들물결하고 등졌다. ‘대형마트 계산원’도 쉽게 읽을 만하게 글결을 가다듬어야 한다. ‘시내버스 운전사’도 일을 쉴 짬에 펼 만하게 글결을 쉽게 고쳐야 한다. ‘민주화’가 무슨 뜻인가? 일본말인 ‘민주화’를 우리말로 풀어낼 때부터 ‘참빛’이 퍼지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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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6.


《분홍달이 떠오릅니다》

 박영선 글, 삶창, 2023.4.13.



읍내 나래터를 들른다. 모자란 살림돈과 ‘고흥교육청에 치를 삯(임대료)’을 댈 돈을 빌리려고 여기저기 묻는다. 나는 앞으로 살림돈을 더는 안 빌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책만 안 사고 안 읽으면 살림돈 걱정이 없을까? ‘낱말책 쓰기(사전 집필)’를 안 하면 돈가뭄에서 벗어날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 멀쩡하겠느냐만, 막상 누구나 늘 쓰는 말글부터 엉터리인데, 말글을 살리는 길에는 나랏돈도 문화예술지원금도 없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 혼자 생각한다. “시골에서는 밭일이나 김공장에 가면 돈벌기는 어렵지 않아. 마늘밭 여덟 시간이면 하루삯 20만 원이야.” 저녁에 곁님하고 두 아이가 나무란다. 왜 혼자서 돈가뭄을 걱정하느냐고, 넷이서 함께 머리를 맞대면 모든 고비를 즐겁게 풀 텐데,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말라고 나무란다. 고개숙이면서 고맙게 핀잔을 듣는다. 《분홍달이 떠오릅니다》를 읽으면서 갸웃갸웃했다. ‘삶창’이라는 곳에서 낼 만한 노래(문학)인지 알쏭하다. 삶과 일과 살림과 집과 마을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일노래(노동문학)’가 없다고 할 수 있을 테지만, 이렇게 땀방울 한 톨조차 안 보이는 글을 삶창에서 내도 될까? 날마다 땀흘려 일하는 숱한 사람들 목소리도 모습도 도무지 안 보는구나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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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5.


《센고쿠 여고생담 1》

 교치쿠토·히라사와 게코 글, 사와다 하지메 그림/주원일 옮김, 재담미디어, 2023.12.15.



쉬어가며 글손질을 한다. 여태까지 늘 매한가지인데, 낱말책을 종이에 앉혀서 펴내기 앞서 끝없이 글손질을 하게 마련이다. 펴냄터에서도 고단하실 텐데, ‘사전’이라서 ‘적어도 30벌 글손질(교정교열)’을 하려고 하다 보니, 품도 나날도 오래 들고, 글손질을 하는 동안 밥벌이를 못 한다. 그래도 집안일을 추스르고,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국을 끓이고 이모저모 달랜다. 펴냄터에서 글종이(교정지)가 아닌 미리책(가제본)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더없이 고맙다. 구름과 해와 노래를 맞이한다. 마을 한켠은 하루 내내 시끄럽다. 멀쩡한 논을 갈아엎고서 잿빛(시멘트)을 들이붓는구나. 시끌소리가 어디서 왜 나는지 알았으니, 이제는 우리 보금자리 멧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베푸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센고쿠 여고생담 1》를 읽고서 한참 생각했다. 뒷걸음을 살는지 말는지, 첫걸음 하나만 놓고서 느낌글을 쓸는지, 여러모로 어긋나거나 엉뚱한 줄거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는지 곱씹는다. ‘역사 만화’나 ‘역사 문학’이 반드시 빈틈없어야 하지는 않되, ‘막나가지’는 않아야지 싶다. 그러면 ‘막나가느’냐 아니냐를 어떤 눈으로 살피겠는가?


#戦国小町苦労譚

#平沢下戸 #夾竹桃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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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4.


《그래도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님》

 스즈키 다이스케 글/이지수 옮김, 라이팅하우스, 2021.12.30.



새벽에 빗소리를 듣는다. 아침에 비가 그친다. 살짝살짝 해가 비춘다. 〈메종인디아〉로 찾아가 본다. 그런데 찰칵이가 또 숨을 거둔다. 한숨을 쉬다가 생각한다. 이제는 찰칵이를 그만 쓸까? 이제부터는 글 하나만 할까? 책집 앞에서 어쩔 줄 모르면서 헤매는데 집에서 쪽글이 온다. 부엌 개수대 물줄기가 빠지면서 물바다가 되었단다. 서울서 고흥으로 달려도 밤에 닿겠지만, 책집을 뒤로하고서 버스나루로 간다. 시골버스가 끊긴 밤에 고흥읍에 닿고, 택시를 달려 집으로 온다. 졸린 몸을 다독여 개수대 밑줄을 고친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님》은 꽤 잘 나온 책이라고 느낀다. 그런데 왜 “나의 아내님”일까? 일본말 아닌 우리말로 ‘우리’라 해야 맞고, ‘아내님’이 아닌 ‘짝님·곁님·꽃님·별님’처럼 불러야 알맞다. 책이름이나 옮김말씨는 조금 아쉽되, 줄거리는 알차다. 우리나라 글바치는 아직 이만큼 글빛을 못 편다고 느낀다. 우리나라에는 글멋을 부리는 사람은 많으나, 사랑으로 곁님을 헤아리면서, 날마다 기쁜 눈빛으로 살림을 건사하는 사람은 드문 듯싶다. 곰곰이 보면, 우리는 ‘열두 해 의무교육’을 하지만 정작 ‘살림글쓰기’나 ‘집살림가꿈’은 배우지 않는 슬픈 굴레이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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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5.31. 열 시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새벽 다섯 시부터 낮 세 시 반까지 쉬잖고 땀을 뺐습니다. 열 시간 남짓 애써서 보임판(전시장)을 꾸렸습니다. 다가오는 6월 1일부터 부산 거제1동 마을책집 〈책과 아이들〉 ‘5층 평심’에서 “모르는책 들춰읽기”라는 이름으로 “‘글(기록)’이란 무엇인가?”를 들려주는 자리를 열어요. 1982년부터 제 손길을 탄 ‘글(기록물)’을 주섬주섬 펼쳐 보입니다. “국어사전이라는 책이 어떤 밑거름(기초자료)을 곁에 두면서 태어나는가?”를 넌지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담은 꾸러미인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오히려 너무 모릅니다. 낱말책은 “낱말을 담은 책”일 뿐인데, 이 대목을 못 느끼거나 못 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좋은말이나 나쁜말을 가리지 않아야 할 꾸러미가 사전·국어사전입니다. 그저 ‘말’일 뿐이요, ‘말을 다루는 마음’이 사납거나 나쁘면 나쁜말로 바뀌어요. ‘말을 다루는 마음’이 상냥하거나 좋으면 좋은말로 바뀌겠지요. 그런데 ‘나쁜말·좋은말’이란 ‘좁은말’입니다. 스스로 굴레에 갇히면서 좁아터지려는 말이 ‘나쁜말·좋은말’이에요.


  모름지기 낱말책은 그저 ‘말’을 담을 노릇이요, ‘마음을 소리로 옮긴 말’을 ‘다시 글로 그려서 옮길’ 적에 어떻게 여미고 풀어낼 만한가 하는 수수께끼를 갈무리합니다. 1985∼1987년에 건사한 ‘식물채집장’을 놓습니다. 1999∼2000년에 ‘보리출판사 수습직원(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받은 ‘급여명세서’를 놓습니다. 싸움터(군대)에 끌려가서 얻은 종이, 이를테면 ‘훈련소 면회안내문’이나 ‘예비군소집통보서’나 ‘군사우편’을 놓습니다. 2000년 어느 날 서울 종로구 평동 적산가옥에 ‘보증금 1000 월세 10’을 치르는 줄거리를 담은 계약서를 놓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봐야지 싶습니다. 무엇이 발자국일까요? 무엇이 글일까요? 무엇이 말이고 삶이고 살림이며 사랑일까요? ‘아는책’만 찾아서 읽으려고 하면 갇힙니다. ‘모르는책’을 기꺼이 배우려는 마음으로 책숲마실을 할 적에 눈을 뜨고 마음을 틔워서 생각을 엽니다.


  5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서 보임판을 꾸렸고, 부산에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 곯아떨어졌고, 고흥 시골집에 닿아 한참 씻으면서 땀을 풀어냈습니다.


  한밤에 별이 쏟아집니다. 올해 들어 별이 가장 많이 보입니다. 맨눈으로 미리내를 그리면서 ‘반짝이며 춤추고 움직이는 별’을 곳곳에서 봅니다. 반딧불이인가 싶어 갸우뚱하다가 아닌 줄 깨닫습니다. 두 아이 곁에서도 빙그르르 홱홱 돌면서 춤추는 빛알갱이는 마당에 선 후박나무가 바람을 타며 일으키는 물결소리 사이로 오르내리면서 노래합니다. ‘숲님’이 한꺼번에 놀러온 밤이로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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