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6.


《분홍달이 떠오릅니다》

 박영선 글, 삶창, 2023.4.13.



읍내 나래터를 들른다. 모자란 살림돈과 ‘고흥교육청에 치를 삯(임대료)’을 댈 돈을 빌리려고 여기저기 묻는다. 나는 앞으로 살림돈을 더는 안 빌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책만 안 사고 안 읽으면 살림돈 걱정이 없을까? ‘낱말책 쓰기(사전 집필)’를 안 하면 돈가뭄에서 벗어날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 멀쩡하겠느냐만, 막상 누구나 늘 쓰는 말글부터 엉터리인데, 말글을 살리는 길에는 나랏돈도 문화예술지원금도 없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 혼자 생각한다. “시골에서는 밭일이나 김공장에 가면 돈벌기는 어렵지 않아. 마늘밭 여덟 시간이면 하루삯 20만 원이야.” 저녁에 곁님하고 두 아이가 나무란다. 왜 혼자서 돈가뭄을 걱정하느냐고, 넷이서 함께 머리를 맞대면 모든 고비를 즐겁게 풀 텐데,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말라고 나무란다. 고개숙이면서 고맙게 핀잔을 듣는다. 《분홍달이 떠오릅니다》를 읽으면서 갸웃갸웃했다. ‘삶창’이라는 곳에서 낼 만한 노래(문학)인지 알쏭하다. 삶과 일과 살림과 집과 마을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일노래(노동문학)’가 없다고 할 수 있을 테지만, 이렇게 땀방울 한 톨조차 안 보이는 글을 삶창에서 내도 될까? 날마다 땀흘려 일하는 숱한 사람들 목소리도 모습도 도무지 안 보는구나 싶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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