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입니다만? 4
사노 나미 글.그림, 장지연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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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6.16.

만화책시렁 603


《사카모토입니다만? 4》

 사노 나미

 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6.4.30.


  

  《사카모토입니다만?》은 넉걸음으로 매듭을 짓습니다. 벚꽃잎을 날리는 아이는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펴고 바꾸고 일으킬 줄 압니다. 이 아이가 무엇이든 해내거나 바꾸는 밑힘은 아주 쉽고 또렷합니다. 스스로 오롯이 마음을 품거든요. 티끌만큼도 딴청이나 딴짓을 안 합니다. 스스로 바라보고 나아가려는 곳으로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입니다. 나는 너처럼 꾸밀 수 있을 테지만, 아무리 꾸미더라도 너가 되지 않아요. 너는 내 흉내를 낼 수 있을 텐데, 용하게 흉내를 내더라도 너는 내가 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될 수 있는 길은 늘 하나예요. 나는 내가 되어 나아갑니다. 너는 네가 되어 걸어갑니다. 나는 나로서 하루를 짓습니다. 너는 너답게 하루를 사랑합니다. 나는 내 날개를 펴고서 훨훨 날아올라요. 너는 네 날개를 펼치면서 신나게 춤춥니다. 참새는 왜가리 날개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나비는 잠자리 날개를 시샘하지 않습니다. 사마귀는 파랑새 날개를 바라지 않아요. 다들 다 다른 몸과 마음에 맞게 스스로 날개를 내어 바람을 탑니다. 대단한 솜씨나 놀라운 재주를 부려야 하지 않습니다. 나다우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큰일났다. 하마에 이어 여자들까지 사카모토한테 마음을 열려고 하고 있잖아?’ (71쪽)


“부족한 건 부족한 대로 괜찮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난 아직 어린애일지도.” (109쪽)


“나라면 지금 당장 밤바다에 뛰어들어 신대륙을 향해 떠날 텐데.” (222쪽)


+


《사카모토입니다만? 4》(사노 나미/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6)


덕분에 재난처럼 여겼던 날씨가 마치 축복의 비처럼 여겨져서

→ 그래서 끔찍하게 여기던 날씨가 사랑비 같아서

→ 동티처럼 여기던 날씨가 고마운 비 같아서

→ 날벼락으로 여기던 날씨가 기쁨비 같아서

14쪽


세상에, 자애심 장난 아니다

→ 어머, 사랑이 장난 아니다

→ 우와, 엄청 따뜻하다

71쪽


단순히 눈 위에만 남기는 게 아니라

→ 그저 눈에만 남기지 않고

→ 그냥 눈에만 남기지 않고

131쪽


눈놀이 중에서도 가장 급이 높은 거야

→ 눈놀이 가운데서도 가장 높아

→ 눈놀이에서도 가장 어려워

141쪽


아마 저건 애드리브일걸

→ 아마 바로말일걸

→ 아마 그자리 말일걸

2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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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 히라오 아우리 단편집
히라오 아우리 지음,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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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6.16.

만화책시렁 656


《와비사비, 히라오 아우리 단편집》

 히라오 아우리

 김정규 옮김

 길찾기

 2018.2.15.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된다면, 어떤 아이로 살면서 어떤 어른이 되려는 마음일까 하고 돌아봅니다.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먹고, 그냥저냥 있어도 몸은 불어납니다. 날마다 생각씨앗을 마음에 심지 않는다면, 마음이 안 자라게 마련입니다. 언제나 생각씨앗을 차곡차곡 일구고 가꾸면서 품으면, 마음은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요. 서둘러 심어서 빨리 뽑아내려고 하면, 모든 풀꽃나무는 시들시들 고단하면서 그만 죽어요. 풀씨도 생각씨도 마음씨도 “자랄 틈”을 누려야 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살림하는 틈”을 낼 노릇입니다. 자랄 틈을 누리면서 철이 들어야 어른입니다. 자랄 틈이 없이 나이만 먹은 채 살림을 등진다면, 철없는 늙은몸으로 굳어요. 《와비사비, 히라오 아우리 단편집》은 ‘와비사비(わびさび)’라는 일본말 그대로 하루를 바라보는 길이 무엇인지 돌아보려는 줄거리를 담는 듯싶습니다만, 이쁘장한 꽃별(아이돌)을 그리려고 너무 애썼구나 싶어요. 얼굴과 몸매를 이쁘게 그려야 “단출하며 한갓진 멋”이지는 않겠지요. 수수하면서 숲빛으로 푸르게 일렁이는 바람일 적에 비로소 ‘단출한갓(와비사비)’라고 느낍니다. 눈을 감아야 눈뜰 수 있고, 겉눈 아닌 속눈으로 보아야 살림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아무튼 안 돼요! 이 아이는 절대로, 꼭 내가 지킬 거니까! 이 아이를 데려가느니! 차라리 날 데려가요!” (40쪽)


‘대학에 들어가며 배구를 그만뒀다. 머리를 기르고 언니한테 화장도 배웠다. 가까이 오는 여자들은 없어졌다. 내가 여자라는 사실, 그것을 제일 신경 쓰던 건 나 자신이었고.’ (58쪽)


+


#わびさび #侘寂


《와비사비》(히라오 아우리/김정규 옮김, 길찾기, 2018)


여기 별채는 문화부 건물이거든

→ 여기 뒷채는 살림터 집이거든

→ 여기 낱채는 살림두레 집이거든

→ 여기 곁채는 살림모임 자리거든

3쪽


그 시절이 인생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 그무렵이 가장 빛났지 싶다

→ 그때가 봄날이었구나 싶다

→ 그즈음이 무지개철이었네 싶다

→ 그날이 꽃나래였다고 느낀다

44쪽


설정이 너무 많잖아요

→ 틀이 너무 많잖아요

→ 밑그림이 너무 많아요

→ 너무 많이 짰잖아요

→ 너무 많이 놓았어요

68쪽


그야, 그건 그냥 기행이니까

→ 그야 뜬금없으니까

→ 그야 엉뚱하니까

76쪽


받아들이고 말고 이전에 용량 초과야

→ 받아들이고 말고에 앞서 넘쳐

→ 받아들이고 말고보다 너무 많아

80쪽


저주의 힘으로 초목이 말라붙고 암흑공간이 돼버렸습니다

→ 미워하는 힘으로 푸나무가 말라붙고 캄캄합니다

→ 갉아댄 힘으로 풀꽃나무가 말라붙고 새카맣습니다

1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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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56 : 그걸 것 같다


그걸 모르는 삶은 너무 슬픈 것 같다

→ 이를 모르는 삶은 너무 슬프다

→ 이를 모른다면 삶이 참 슬프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 알에이치코리아, 2020) 6쪽


영어라면 ‘it’이나 ‘that’으로 앞말을 받습니다. 우리말은 ‘이’로 앞말을 받습니다. “-ㄴ 것 같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슬픈 것 같다”는 “슬프다”로 고쳐씁니다. 모르는 삶은 너무 슬프고, 모른다면 삶이 참 슬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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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58 : 좋은 -의 차이


좋은 흙과 안 좋은 흙의 차이를 냄새로 안다

→ 기름진 흙과 죽은 흙을 냄새로 가린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 알에이치코리아, 2020) 6쪽


우리말 ‘좋다’는 쓰임새가 좁았습니다. “마음에 들다”를 나타내던 낱말인데, 어느새 여러 곳에서 널리 쓰는 듯합니다. 새롭게 쓰임새를 찾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 탓이면서, 우리말결을 살피는 마음을 잊거나 잃은 탓이기도 합니다. 흙은 ‘좋다·나쁘다’로 안 가릅니다. 흙은 ‘기름지다·푸석하다’로 가릅니다. 기름진 흙이기에 뭇숨결을 살립니다. 푸석한 흙이기에 죽었다고 여겨요. 기름진 흙은 냄새하고 빛깔부터 달라요. 코로도 눈으로도 손으로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좋다 : 1.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하다 2. 성품이나 인격 따위가 원만하거나 선하다 3. 말씨나 태도 따위가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하지 아니할 만큼 부드럽다 4. 신체적 조건이나 건강 상태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다 5. 사람이 체면을 가리지 않거나 염치가 없다 6. 날씨가 맑거나 고르다 7. 넉넉하고 푸지다 8.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길다 9. 날짜나 기회 따위가 상서롭다 10. 어떤 일이나 대상이 마음에 들 만큼 흡족하다 11. 감정 따위가 기쁘고 만족스럽다 12. 어떤 행동이나 일 따위가 문제 될 것이 없다 13. 어떤 일을 하기가 쉽거나 편하다 14. 어떤 물질이 몸이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성질이 있다 15.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질이나 수준 따위가 더 높거나 가치가 있다 16. 서로 잘 어울리어 친하다 17. 상대편이나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데가 있다. 18. 앞의 말을 부정하며 핀잔을 주는 데가 있다 19. 재료의 용도나 어떤 일을 하는 데 적합하다

차이(差異) :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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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57 : 시절 인생의 절정 것 같다


그 시절이 인생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 그무렵이 가장 빛났지 싶다

→ 그때가 봄날이었구나 싶다

→ 그즈음이 무지개철이었네 싶다

→ 그날이 꽃나래였다고 느낀다

《와비사비》(히라오 아우리/김정규 옮김, 길찾기, 2018) 44쪽


그무렵에 빛났으나 그때에는 모르기 일쑤입니다. 그때에 봄날이었는데 미처 못 느끼기도 합니다. 그즈음 무지개가 떴고, 그날 꽃나래요 꽃길에 꽃잔치였지만, 막상 심드렁이 지나칠 수 있어요. 뒤늦게 돌아보니 반짝이던 지난날입니다. 이제 되새기니 물결치거나 너울거리면서 높게 솟던 지난때예요. ㅅㄴㄹ


시절(時節) : 1. 일정한 시기나 때 2. = 계절(季節) 3. 철에 따르는 날씨 4. 세상의 형편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절정(絶頂) : 1. 산의 맨 꼭대기 ≒ 극정 2. 사물의 진행이나 발전이 최고의 경지에 달한 상태 ≒ 정점 3. [문학] 극(劇)이나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 ≒ 클라이맥스 4. [문학] 이육사가 1940년 《문장》에 발표한 시. 민족 현실의 암담함을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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