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카나 2
니시모리 히로유키 지음, 장지연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9.

마음을 읽는 눈이라면


《카나카나 2》

 니시모리 히로유키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2.4.25.



  《카나카나 2》(니시모리 히로유키/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2)을 읽은 지 엊그제 같은데, 차곡차곡 한글판으로 이어서 나오더니, 2023년 12월에 다섯걸음이 나왔고, 곧 여섯걸음이 나옵니다. 몇 걸음까지 그릴는지 설레면서 기다립니다. 이 그림꽃은 “마음을 읽는 아이”하고 “마음을 못 읽는 어른”이 얽히는 실타래를 한 가닥씩 풀면서,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고 어른은 어른답게 크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몸과 마음이 나란히 자랍니다. 어른도 몸과 마음이 함께 커요. 다만, 아이는 눈에 뜨이도록 몸이 자란다면, 어른은 예전하고 다른 몸으로 큽니다. 덩치나 몸피를 늘릴 적에만 자라거나 크지 않아요. 살림을 여미는 매무새를 다스리기에 ‘자라다·크다’라는 낱말을 씁니다.


  우리말 ‘자’는 여러 갈래로 뻗는데, ‘잣나무’로도 닿아요. ‘잣 = 잣다 = 자아올리다’를 거치고 돌아서 ‘젖’에 닿습니다. 숲살림에서 대수로운 열매를 낳는 나무가 잣나무이거든요. ‘자라다’라 할 적에는 스스로 잣고 지으면서 숨결을 살리는 길을 익힌다는 뜻에, ‘라’라는 사잇소리는 ‘즐거움(랍다·라온)’을 나타냅니다. ‘크다 = 키우다’요, ‘키 + 우’라는 얼거리예요. 키가 움직이는, 키가 움트는 결로 나아간다는 ‘크다·키우다’입니다. 어른은 아이보다 몸이나 키가 크게 마련인데, 이 큰 몸으로 한결 알뜰하고 살뜰하게 삶과 살림을 여미어 사랑을 빛낸다는 뜻입니다.


  배움터를 오래 다녔기에 똑똑하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벌었기에 너그럽지 않습니다. 이름을 드날리기에 홀가분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배우는 하루를 새롭게 익히려고 가다듬고 품기에 똑똑하며, 어느새 어질고 슬기로우며 참한 길로 접어들어요. 주머니에 돈이 얼마가 있든 스스로 즐거이 쓰고 기꺼이 베풀 줄 알기에 넉넉하고 너르며 느긋한 마음이 빛납니다. 이름값이 높으면 으레 콧대가 높고 말아, 사람다움하고 멀더군요. 이름이란 ‘이르다 + ㅁ’입니다. 말로 이르고, 어느 곳에 이르고, 어느 때에 이르되, 아직 안 닿아서 이르기도 합니다. 이 네 갈래 ‘이르다’를 하나로 품어서 날개돋이를 하듯 거듭나려고 하는 꿈을 키울 줄 알아야 비로소 ‘이름’이에요.


  《카나카나》는 책이름처럼 ‘카나’가 한복판을 이룹니다. 아이는 그저 “사람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눈을 고스란히 품은 채 태어났을 뿐”인데, 처음 카나를 맡은 둘레 어른은 이 아이를 부려서 돈과 힘과 이름을 거머쥐거나 가로채는 데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합니다. 아이는 굴레살이에서 달아나려고 용을 쓰고 꿈을 빌었어요. 이러던 어느 날 ‘마사’라는 살짝 철이 없지만 어느 모로는 철이 든 ‘젊은 아저씨’를 만나요. 비록 마음읽기는 못 할 뿐 아니라 매우 곧이곧대로 달려드는 매무새이지만, 카나는 마사하고 만난 뒤로 “내가 다른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저 내 삶일 뿐”인 줄 조금씩 느끼고 알아갑니다.


  아기를 낳거나 돌보는 어른이라면, 아기하고는 오직 마음으로만 이야기를 해야 하는 줄 압니다. 아기는 말이 아닌 마음을 바라요. 아기는 마음에 사랑을 실은 노랫소리를 바랍니다. 아기는 돈이나 힘이나 이름을 안 바랍니다. 아기는 언제나 즐겁게 노래하고 웃고 춤추면서 하루를 사랑으로 살림하는 동무를 바라요. 아기한테 동무인 사람은 바로 어버이예요. 낳은 어버이가 있고, 돌본 어버이가 있어요.


  낳거나 돌보며 어버이 노릇을 새삼스레 맞아들여서 배운 사람이라면, ‘말’에 어떤 마음을 담을 적에 스스로 빛나는지 깨닫습니다. 아무 말이나 한다면 아무개요 ‘아무렇게나’입니다. 생각하면서 말을 가리고 고른다면 ‘새’요, ‘사이(새)’라는 숨빛을 품은 ‘사람’입니다. 생각할 때라야 사람입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사람척·사람시늉·사람탈’입니다.


  마음을 읽는 눈이라면, 우리 눈망울에 사랑이라는 꿈을 나란히 얹어 봐요. 마음을 못 읽는 눈이라면, 우리 눈빛에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가벼이 놓아 봐요. 마음을 읽든 못 읽든 다 아름답게 사람으로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생각씨앗을 심는 동안, 우리 마음은 ‘마음씨’로 거듭나고, 우리가 쓰는 말은 ‘말씨’로, 우리가 쓰는 글은 ‘글씨’로 피어납니다.


ㅅㄴㄹ


“이 세상은 그림이 다야! 예쁜 그림을 목표로 삼지 않으면 안 돼! 그림이 별로인 인생 따윈 아무 가치도 없어! 그걸 보며 방긋 웃는 건 네 신부여야 된다고!” (9쪽)


“난 아무래도 사회의 쓰레기 같은 놈인가 봐. 다들 열심히 글자도 읽고, 모래사장도 청소하고 있는데, 난 아무 도움도 안 되잖아. 이게 그런 거지, 사회의 기생충이라는 것.” “그, 그렇지 않아. 마사네 가게는 지산지소(地産地消)니까.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어.” (46쪽)


“괜찮아, 마사. 그냥 다들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하면 돼. 마사는 마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고. 마사는 할 수 있어.” (50쪽)


‘왠지 착한 아이처럼 여겨질 때마다 슬퍼진다. 그게 아니야. 나한테는 다 들리기 때문이야. 반칙이지. 절대 착한 아이가 아니야.’ (99쪽)


‘자식이 난생처름 장을 봐왔다. 응! 장하다고 칭찬해 줄 대목이지. 그런 대목이지만, 그래, 과연 울까? 자기 자식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것 아냐? 보통은 다 할 수 있잖아? 뭐지? 아닌가? 다른 대목인가? 힘내라, 파더!’ (111쪽)


‘내가 스스로 싸워야 해. 마사한테 기대지 말고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해.’ (186쪽)


#カナカナ #西森博之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즈, 끝나지 않는 물음 - 인문학으로 재즈를 사유하다
남예지 저자 / 갈마바람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6.

다듬읽기 63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

 남예지

 갈마바람

 2022.4.25.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남예지, 갈마바람, 2022)을 읽으면서 ‘재즈’를 우리말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재즈’나 ‘스윙’을 그냥 쓸 수 있지만, 우리한테도 이러한 가락과 빛이 있는 터라, 예부터 흘러왔고 앞으로 이어갈 노래와 짓을 헤아릴 만합니다. 이를테면 “one string guita”로 노래를 여민 “Chicken in The Corn”이 있는데 ‘재즈’는 아니라고 여길 만하지만, 담벼락이 아닌 새길을 보았기에, “쪼아먹은 닭”을 놓고서 “외줄 기타”를 폈어요. 모든 노래도 글도 살림도, 수렁이나 바닥이나 끝에서 문득 솟아납니다. 죽음보다 나을 바 없다는 곳에서 노래가 흘러요. 우리한테 ‘일노래’가 있으니, 죽을 듯한 일에 치이면서도 부드러이 노래하고, 아이를 재우고, 살림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락꽃’이나 ‘신가락’이나 ‘널가락’을 떠올리고, 꽃으로 피어나는 가락을 신바람으로 품는 길을 살핍니다. 이 책도 멋부리는 옮김말씨나 일본말씨가 아닌, 들노래를 부르는 수수한 사람들 말씨로 가다듬었다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20대의 대부분을 재즈가 뭔지도 모르는 채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살았고

→ 스무줄을 신가락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가락을 부르며 살았고

→ 스무순이를 가락꽃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나게 부르며 살았고

5쪽


재즈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 신가락이 무엇인지 길을 찾지 못한다

→ 널가락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7쪽


각주에 표기되어 있는 원전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 꼬리글에 있는 밑글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 덧붙인 바탕글을 찾아보라고 꼽는다

7쪽


재즈에서의 즉흥연주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널노래에서 바로가락이 빈터에서 새롭게 짓는 길이라고는 할 수 없다

→ 가락꽃에서 바람노래가 없다가 생기는 발판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쪽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작곡이라는 점에서 연주자들의 독창적인 선율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 문득 가락을 쓰기에 저마다 다르게 들려주는 길이기도 하지만

→ 바로바로 노래를 지으니 다 다르게 펴기도 하지만

25쪽


이렇게 무의식적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즉흥연주는

→ 이렇게 얼결에 하는 바로꽃은

→ 이렇게 문득 태어나는 바람꽃은

30쪽


악보가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 노래종이가 모두 말해 주지는 않는다

→ 가락종이가 모두 말하지는 않는다

38쪽


즉흥 솔로 연주를 듣다 보면

→ 혼바람꽃을 듣다 보면

→ 혼바로꽃을 듣다 보면

47쪽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지는 음악이다

→ 바로 여기에서 태어나는 노래이다

→ 오늘 이곳에서 생기는 노래이다

→ 바로 이때에 피어나는 노래이다

→ 이곳 이때에 깨어나는 노래이다

48쪽


+


습관적 기억은 신체와 굉장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데 반해

→ 길든 이야기는 몸하고 아주 가깝게 잇닿지만

→ 물든 마음인 몸하고 무척 가깝게 닿지만

→ 스며든 옛생각은 몸에 착 붙었지만

82쪽


이 난해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스윙은 리듬을 타는 방식이자, 복층적 리듬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이완

→ 이 골아픈 풀이를 갈무리하면 너울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밀고 당기고

→ 이 어려운 말을 추스르면 물결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풀고 여미고

93쪽


건반의 틈새들 사이로부터 나오는 음들이라고 표현한다

→ 누름쇠 틈새로 나오는 소리라고 나타낸다

→ 누름판 사이로 나오는 가락이라고 그린다

→ 눌쇠 틈으로 나오는 소리라고 말한다

103쪽


스타일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 춤추는 결을 길게 살펴보면

→ 바뀌는 모습을 두루 보면

125쪽


우리의 사고는 생각보다 창의적이지 않다

→ 우리는 뜻밖에 새롭게 바라보지 않는다

→ 우리는 썩 새롭게 헤아리지 않는다

144쪽


인간을 분류하기 위해 별자리, 혈액형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 사람을 나누려고 별자리, 피갈래롤 잣대로 삼기도 하고

146쪽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 중심의 근대적 사고에 반발하며

→ 새물결은 마음을 바탕으로 두는 길에 맞서며

→ 새너울은 넋으로 바라보는 길에 대들며

→ 새길은 마음꽃으로 생각하는 길을 부수며 

→ 새빛은 밝게 헤아리는 길을 받아치며

180쪽


음악의 절대적 시간은 선형적으로 흘러가지만

→ 노래는 가지런히 흘러가지만

→ 노랫가락은 길게 흘러가지만

2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의 유전자 2 - 노엔 코믹스
야마다 큐리 지음, 구자용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6.

만화책시렁 629


《AI의 유전자 2》

 야마다 큐리

 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11.30.



  영어로 ‘AI’를 그냥 ‘에이아이’로 읽기 일쑤이지만,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지은 이 말을 그쪽에서는 ‘AI’로 적더라도 그 나라 삶말이기에 그 나라에서는 어떤 결을 담아내는지 바로 압니다. 이와 달리 우리는 영어가 아닌 우리말을 쓰는 삶터라서 ‘AI’라고 그냥 적으면 무엇을 나타내는지 그만 갇히거나 잊힙니다. 《AI의 유전자 2》을 곰곰이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 그림꽃은 1∼2은 제법 읽을 만하다가 3∼4은 확 처지면서 갈피를 잃습니다. 다섯걸음과 뒤쪽을 읽을는지 말는지 좀 망설이기는 하면서 책은 장만해 놓고 아직 안 폈습니다. 《AI의 유전자》는 ‘AI’를 다루되, 테즈카 오사무 님 《블랙잭》하고 《아톰》을 섞어서 고스란히 따왔다고 느껴요. “고치는 사람”과 “사람보다 착한 쇠붙이”를 맞물리거든요. 이러구러 ‘AI’를 우리말로 풀자면, ‘꾸밈꽃’이나 ‘지음꽃’입니다. 그리고 ‘사람꽃’이나 ‘새사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어디로 마음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꾸며대는 틀에 갇힐 수 있고, 새롭게 지으며 함께 꽃빛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 어질거나 사랑스러운 빛을 자꾸 잊는 터라, ‘새사람’을 바란다고 여길 만해요. 배움수렁에 총칼을 때려짓는 이들은 하나도 사람답지 않거든요.


ㅅㄴㄹ


“하지만 아픔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상상하기 힘들어질 거야. 몸이 아픈 것도, 마음이 아픈 것도, 인간 사회에는 중요한 치료인 거지.” (82쪽)


“할아버지, AI가 자유롭다니, 무슨 이야기야?”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의지로 미래를 선택할 힘이 있다는 거지! 인간에게 반발할 수도 있어.” (94쪽)


“무서운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야.” “하지만 아저씨, 어째서 G를 고양이로 만들었어요?” “자유로운 로봇보다, 자유로운 고양이 쪽이 눈에 띄지 않잖아?” (106쪽)


“새로운 인생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질렸어. 인생이 편하긴 하지만.” “편하시다. 그래서 이대로 나이를 먹고, 댁은 언제까지 편히 살 수 있을까?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135쪽)


#AIの遺電子 #山田胡瓜


+


《AI의 유전자 2》(야마다 큐리/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


보험에 들지 않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 밑길에 들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야

→ 밑동에 들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야

9쪽


보디 쪽의 조절 정도는 해두겠습니다만

→ 몸 쪽은 맞추어 두겠습니다만

→ 밑동 쪽은 다듬어 두겠습니다만

→ 뼈대 쪽은 건사해 두겠습니다만

12쪽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면 캐치볼이 아니라 피구가 돼 버리지

→ 목소리가 너무 세면 공받기가 아니라 공치기가 돼 버리지

→ 혼자 너무 외치면 공놀이가 아니라 공맞히기가 돼 버리지

19쪽


페널티로 급료가 줄면 힘들어

→ 물림값으로 삯이 줄면 힘들어

→ 가싯값으로 돈이 줄면 힘들어

25쪽


성실하게 일하기 시작했네

→ 힘껏 알하네

→ 땀흘려 일하네

→ 알뜰살뜰 일하네

26쪽


로봇을 산 할부 같은 게 있겠지

→ 곁사람 산 나눔삯이 있겠지

→ 도움이 산 노늠삯이 있겠지

26쪽


조종을 당한 거잖아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 휘둘렸잖아요! 우리 뜻과 동떨어져서!

→ 주물렀잖아요! 우리 마음과 멀리!

51쪽


몸의 거부반응이라니

→ 몸이 안 받다니

→ 몸이 안 반긴다니

→ 몸이 마다하다니

78쪽


애초에 통각은 지금 끊어진 상태니까요

→ 워낙 이제는 아프지 않으니까요

→ 뭐 이제는 지끈대지 않으니까요

78쪽


환상통이라는 걸 아십니까

→ 없는앓이를 아십니까

→ 꿈앓이라고 아십니까

80쪽


솔직히 발렌타인데이라고 하자고요

→ 그냥 사랑노래날이라고 하자고요

→ 까놓고 달콤날이라고 하자고요

→ 곧이곧대로 꽃날이라고 하자고요

113쪽


그래도 내용물이 그래선

→ 그래도 속이 그래선

→ 그래도 알맹이가 그래선

→ 그래도 마음이 그래선

144쪽


연명 치료를 받으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 목숨을 이으려면 이제 마지막입니다

→ 목숨을 버티려면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159쪽


열심히 신진대사 중이니까 그렇지

→ 바지런히 몸돌이를 하니까 그렇지

→ 숨길이 잘 흐르니까 그렇지

163쪽


그건 네 성격을 바꾸게 되는 거야

→ 그러면 네 마음씨를 바꿔

→ 그러면 네 밑바탕을 바꾼단다

→ 그러면 네 속빛을 바꾸지

185쪽


연재한 분량을 서적화한 것입니다

→ 이은 만큼 책으로 했습니다

→ 이어실은 만큼 묶었습니다

18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기와 다리 6
사노 나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6.

만화책시렁 637


《미기와 다리 6》

 사노 나미

 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2.2.28.



  받은 대로 돌려주고, 돌려받은 대로 베풉니다. 편 대로 돌려받고, 돌려주는 대로 누립니다. 스스로 심은 씨앗에 따라서 하루가 갑니다. 오늘 심어서 이튿날 바로 돌아오는 일이 있을 수 있고, 몇 해 앞서 심었는데 오늘 문득 찾아오는 일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스스로 배워야 할 때에 맞추어서 생깁니다. 배우지 않고서 지나가는 일이란 없어요. 부러 안 배우려고 등돌릴 적에는 자꾸자꾸 일어납니다. 《미기와 다리 6》을 읽으며 두 아이가 어머니를 그리면서 꾀하는 하루를 헤아려 봅니다. 얼핏 본다면, 두 아이는 어머니가 애꿎게 죽었다고 여겨서 앙갚음을 할 마음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들한테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었을 텐데, 두 아이는 아직 사랑씨앗을 어떻게 품고 펴서 스스로 누리고 둘레에 베풀 만한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 이웃을 만나는 사이에, 여러 동무를 사귀는 동안에, 마음을 어떻게 기울일 적에 스스로 빛나고 웃을 만한지 천천히 알아채요. 두 아이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사랑씨앗을 심으려 했는지 조금씩 느낍니다. 이와 달리 사랑을 등진 몇몇 사람은 스스로 판 덫이며 수렁에 스스로 갇히지요. 남이 놓은 덫에 걸리지 않아요. 내가 놓은 덫에 내가 걸립니다. 내가 뿌린 씨앗은 나한테 돌아옵니다.


ㅅㄴㄹ


“이런 벽창호 같은 미기여도, 그런 미기를 잃으면 난 살아갈 수 없어.” (54쪽)


“엄마의 복수도 아니고, 그깟 달다구리한 파이 때문에 목숨 걸고 돌아가겠다고?” (95쪽)


+


《미기와 다리 6》(사노 나미/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2)


네가 부탁한 빵 드 캄파뉴는 품절돼서

→ 네가 말한 빵 드 캄파뉴는 없어서

→ 네가 바란 빵 드 캄파뉴는 떨어져서

24쪽


우린 지명수배 당했고, 이치조 가의 경비는 철통이잖아

→ 우린 쫓기고, 이치조 집안 담벼락은 단단하잖아

→ 우린 이름이 붙었고, 이치조 집 담은 빈틈없잖아

10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5.

다듬읽기 191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민음사

 2015.5.8.



  《한국이 싫어서》(장강명, 민음사, 2015)는 책이름처럼 이 나라가 싫어서 떠난 사람이 무엇이 왜 싫었는지를 들려주면서, 먼나라에서는 무엇을 좋아하려고 하는지 적는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싫었던 일을 저 나라에 가서도 똑같이 합니다. 저 나라에서 좋았던 일은 이 나라에서도 똑같이 좋았을 테고요. 가만히 보면 ‘좋은나라·나쁜나라’란 없습니다. 사람이 더 좋거나 나쁘지도 않습니다.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바라보는 마음’은 어릴 적부터 배움터하고 둘레에 길들거나 물든 몸짓입니다. ‘버릇대로 좋거나 싫다’고 가를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굳이 글(문학)로 길게 짜려고 억지로 줄거리를 붙이는구나 싶고, 이러다 보니 ‘요즘 젊은이 말씨’를 흉내내려는 티가 자꾸 나면서 늘어집니다. “한국이 싫어서”라기보다는 “미친서울이 싫어서”이지 않을까요? ‘미친서울’ 못잖게 ‘미친시골’도 수두룩하겠으나, 서울 언저리에서 맴돌 적에는 ‘고요시골’도 ‘조용시골’도 못 봅니다. 글쓴이가 서울을 훅 떠나 고즈넉한 시골에서 여러 해쯤 살아 보았다면 글도 줄거리도 확 달랐을 테지요.


ㅅㄴㄹ


인천공항에서 공식적으로 헤어졌지

→ 인천나루에서 씩씩하게 헤어졌지

→ 인천나루에서 환하게 헤어졌지

9쪽


“너무 부실하게 먹지 말고” 하는 레퍼토리를 세 번이나

→ “너무 모자라게 먹지 말고” 하는 얘기를 세 판이나

→ “너무 두루뭉술 먹지 말고” 하는 말씀을 석 벌이나

9쪽


무슨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것도 아니고

→ 무슨 내치자는 짓도 아니고

→ 무슨 도리도리도 아니고

→ 무슨 끊기도 아니고

11쪽


반찬은 간소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건데 내가 직접 만들 거야

→ 곁밥은 단출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손수 할래

→ 곁거리는 가볍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지을래

14쪽


상추 같은 작물을 텃밭에

→ 상추 같은 남새를 텃밭에

15쪽


서울은 1년에 한 번만 올라와

→ 서울은 한 해에 하루만 와

15쪽


비실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 비실비실하면서 아흔 살이고

→ 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16쪽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 내가 어떤 일터에서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 내가 어떤 일터에서 곁거리가 되었다 해도

19쪽


그래도 나름 규모가 있는 회사다 보니까

→ 그래도 그 나름대로 큰 일터다 보니까

→ 그래도 꽤 큰 일터다 보니까

21쪽


근무조를 바꿔 주긴 하더라

→ 일때를 바꿔 주긴 하더라

→ 일모둠을 바꿔 주긴 하더라

22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자뻑의 길을 택하는 거지

→ 어찌해야 할지 모르다가 거드름길을 고르지

→ 어찌해야 할지 발동동이다가 겉멋으로 가지

25


개인적으로 쇼킹했던 뉴스가 또 있었는데

→ 내가 놀란 일이 또 있는데

→ 난데없는 얘기가 또 있는데

27


이 나라에서는 자동차가 좌측통행이라는 사실을 잊고 왼쪽만 흘끗 살핀 뒤

→ 이 나라에서는 쇳덩이가 왼길인 줄 잊고 왼쪽만 흘끗 본 뒤

→ 이 나라에서는 부릉길이 왼쪽인 줄 잊고 왼쪽만 흘끗댄 뒤

31


보디랭귀지가 왜 이렇게 매력적이야?

→ 몸짓이 왜 이렇게 멋있어?

→ 몸놀림이 왜 이렇게 달콤해?

31


추워지면 손가락과 발가락 속에서

→ 추우면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33


고개 까닥까닥거리면서 싫대

→ 고개 까닥거리면서 싫대

→ 고개 까닥까닥하현서 싫대

36


혼자 꽃단장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유부녀가 말야

→ 혼자 꽃차림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아줌마가 말야

→ 혼자 꽃꾸밈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핫어미가 말야

39


연식이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나이가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좀 늙은 분인가 보네

47


우리나라 행복 지수 순위가 몇 위고 하는 문제는 관심 없어

→ 우리나라 꽃나래가 몇 째고 하는 일은 몰라

→ 우리나라 늘기쁨이 몇 째칸이고는 마음 안 써

61


내가 거지인 줄 알아? 적선하냐?

→ 내가 거지인 줄 알아? 동냥하냐?

→ 내가 거지인 줄 알아? 베푸냐?

83


네 결심에 대해서 말이야?

→ 네 뜻 말이야?

→ 네 다짐 말이야?

109


보증금도 받을 수 없다고요?

→ 밑돈도 받을 수 없다고요?

→ 밑천도 받을 수 없다고요?

126


오늘의 스페셜 메뉴는 갈릭 새우와

→ 오늘 꽃밥은 마늘새우와

→ 오늘 꽃차림은 마늘새우와

130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 나는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어

→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 봤어

152쪽


따뜻한 열대지방으로 떠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해

→ 따뜻한 곳으로 떠나려 하지만 늘 쓴맛이야

→ 더운땅으로 떠나려 하지만 언제나 그르쳐

15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