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끝나지 않는 물음 - 인문학으로 재즈를 사유하다
남예지 저자 / 갈마바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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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6.

다듬읽기 63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

 남예지

 갈마바람

 2022.4.25.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남예지, 갈마바람, 2022)을 읽으면서 ‘재즈’를 우리말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재즈’나 ‘스윙’을 그냥 쓸 수 있지만, 우리한테도 이러한 가락과 빛이 있는 터라, 예부터 흘러왔고 앞으로 이어갈 노래와 짓을 헤아릴 만합니다. 이를테면 “one string guita”로 노래를 여민 “Chicken in The Corn”이 있는데 ‘재즈’는 아니라고 여길 만하지만, 담벼락이 아닌 새길을 보았기에, “쪼아먹은 닭”을 놓고서 “외줄 기타”를 폈어요. 모든 노래도 글도 살림도, 수렁이나 바닥이나 끝에서 문득 솟아납니다. 죽음보다 나을 바 없다는 곳에서 노래가 흘러요. 우리한테 ‘일노래’가 있으니, 죽을 듯한 일에 치이면서도 부드러이 노래하고, 아이를 재우고, 살림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락꽃’이나 ‘신가락’이나 ‘널가락’을 떠올리고, 꽃으로 피어나는 가락을 신바람으로 품는 길을 살핍니다. 이 책도 멋부리는 옮김말씨나 일본말씨가 아닌, 들노래를 부르는 수수한 사람들 말씨로 가다듬었다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20대의 대부분을 재즈가 뭔지도 모르는 채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살았고

→ 스무줄을 신가락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가락을 부르며 살았고

→ 스무순이를 가락꽃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나게 부르며 살았고

5쪽


재즈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 신가락이 무엇인지 길을 찾지 못한다

→ 널가락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7쪽


각주에 표기되어 있는 원전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 꼬리글에 있는 밑글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 덧붙인 바탕글을 찾아보라고 꼽는다

7쪽


재즈에서의 즉흥연주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널노래에서 바로가락이 빈터에서 새롭게 짓는 길이라고는 할 수 없다

→ 가락꽃에서 바람노래가 없다가 생기는 발판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쪽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작곡이라는 점에서 연주자들의 독창적인 선율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 문득 가락을 쓰기에 저마다 다르게 들려주는 길이기도 하지만

→ 바로바로 노래를 지으니 다 다르게 펴기도 하지만

25쪽


이렇게 무의식적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즉흥연주는

→ 이렇게 얼결에 하는 바로꽃은

→ 이렇게 문득 태어나는 바람꽃은

30쪽


악보가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 노래종이가 모두 말해 주지는 않는다

→ 가락종이가 모두 말하지는 않는다

38쪽


즉흥 솔로 연주를 듣다 보면

→ 혼바람꽃을 듣다 보면

→ 혼바로꽃을 듣다 보면

47쪽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지는 음악이다

→ 바로 여기에서 태어나는 노래이다

→ 오늘 이곳에서 생기는 노래이다

→ 바로 이때에 피어나는 노래이다

→ 이곳 이때에 깨어나는 노래이다

48쪽


+


습관적 기억은 신체와 굉장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데 반해

→ 길든 이야기는 몸하고 아주 가깝게 잇닿지만

→ 물든 마음인 몸하고 무척 가깝게 닿지만

→ 스며든 옛생각은 몸에 착 붙었지만

82쪽


이 난해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스윙은 리듬을 타는 방식이자, 복층적 리듬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이완

→ 이 골아픈 풀이를 갈무리하면 너울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밀고 당기고

→ 이 어려운 말을 추스르면 물결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풀고 여미고

93쪽


건반의 틈새들 사이로부터 나오는 음들이라고 표현한다

→ 누름쇠 틈새로 나오는 소리라고 나타낸다

→ 누름판 사이로 나오는 가락이라고 그린다

→ 눌쇠 틈으로 나오는 소리라고 말한다

103쪽


스타일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 춤추는 결을 길게 살펴보면

→ 바뀌는 모습을 두루 보면

125쪽


우리의 사고는 생각보다 창의적이지 않다

→ 우리는 뜻밖에 새롭게 바라보지 않는다

→ 우리는 썩 새롭게 헤아리지 않는다

144쪽


인간을 분류하기 위해 별자리, 혈액형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 사람을 나누려고 별자리, 피갈래롤 잣대로 삼기도 하고

146쪽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 중심의 근대적 사고에 반발하며

→ 새물결은 마음을 바탕으로 두는 길에 맞서며

→ 새너울은 넋으로 바라보는 길에 대들며

→ 새길은 마음꽃으로 생각하는 길을 부수며 

→ 새빛은 밝게 헤아리는 길을 받아치며

180쪽


음악의 절대적 시간은 선형적으로 흘러가지만

→ 노래는 가지런히 흘러가지만

→ 노랫가락은 길게 흘러가지만

2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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