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 노래그림 고흥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전남 고흥군 고흥읍에 있는 〈카페 보아즈〉에 지난 2022년 12월 28일에 노래그림판을 걸었습니다. 2023년 1월 설날을 앞뒤로 노래그림잔치를 열 생각이었는데, 미리 가져가서 걸었어요. 느긋이 가자고 여기긴 했어도, 노래그림판을 걸고 보니 알림글이 아직 없는 셈이더군요. 먼저 조그맣게 4×6판으로 알림종이를 맡깁니다. 앞쪽은 그림순이 사름벼리 님하고 여민 그림을 넣고, 뒤쪽은 알림글하고 책 몇 가지를 보여주는 얼개입니다. 설을 앞두고 걸개천이며 여러 가지를 마련해서 붙여놓으려고 합니다. 새해가 새롭게 밝습니다. 오늘 일거리를 추스르고, 올해 글거리를 돌아보면서 아침볕을 맞이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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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넋 2022.12.30.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4 주례사비평



  저는 모름지기 스스로 값을 치러서 산 책이나, 책집·책숲(도서관)에 가서 읽은 책을 놓고만 느낌글을 씁니다. 사든 받든 ‘읽은 책’만 느낌글을 쓰고, 느낌글 한 자락을 쓰려면 적어도 열 벌을 되읽고서 씁니다. ‘갓 나온 책을 바로 느낌글로 쓰는 일은 아예 없’습니다. 되읽고서 삭일 때까지 기다려요. 어느 책은 첫벌읽기부터 열벌읽기에 이르도록 따사로운 숨빛이 깨어난다고 느끼고, 어느 책은 내내 ‘좋게만 봐주시오’ 같은 목소리를 느낍니다. 적잖은 분들은 ‘주례사비평(마냥 좋게만 말하기)’을 바랍니다. 큰 펴냄터는 ‘서평단’을 꾸리고, ‘첫판에 50∼500자락에 이르는 책을 뿌리’기도 합니다. “기껏 책을 보내주었데 왜 악평을 하느냐?” 하고 따지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한테는 “비평을 바라며 책을 보내셨습니까, 아니면 주례사비평을 바라며 책을 보내셨습니까? 비평을 바란다면 책을 보내시고, 주례사비평을 바란다면 책을 보내지 마십시오.” 하고 점잖게 여쭈었습니다. ‘스스로 일구고 지은 살림빛을 나누려는 뜻’으로 글쓰기·책쓰기를 했다면 저절로 빛납니다. ‘스스로 내세우는 자랑’이 티끌만큼이라도 깃들면 ‘티가 납’니다. 티내려는 글·책이 아닌, 빛씨앗을 나누고 심는 넋으로 글·책을 짓기를 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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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2.27. 되살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셈틀이 힘을 잃고서 속(내장 하드디스크)이 부들부들하다가 잠들어 버리면서 적잖은 글하고 사진이 가뭇없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되살릴 만큼 되살리려고 보름 남짓 이곳저곳에 맡기면서 100만 원 즈음 들었습니다.


  되살리지 못 하는 글하고 사진을 떠올리다가 ‘어쩌면 막대(유에스비)에 있는 사진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복구천사’라는 데에서 맛보기로 훑어보았고, 비록 모든 사진을 되살리지는 못 하더라도 이럭저럭 살릴 만하겠구나 싶더군요.


  막대에 담겼던 예전 사진을 되살리는 풀그림을 장만하는 돈은 14만 원. 이래저래 목돈이 펑펑 나가지만, 소를 잃고서 외양을 차근차근 고치자고 생각합니다. 여느 때에 갈무리를 차곡차곡 안 한 버릇을 다독이는 배움삯이라고 여깁니다.


  저녁에는 셈틀맡 책더미를 조금 추스릅니다. 바로 갈무리해서 책숲으로 옮길 만한 책을 앞에 놓고, 좀 더디 걸리겠구나 싶은 책은 뒤에 놓습니다. 셈틀맡에서 옴쭉달싹하지 못 하도록 책더미를 쌓은 살림이었는데 조금은 숨통을 틉니다.


  그나저나 하나도 되찾지 못 하는 사진꾸러미 가운데 하나는 ‘책을 긁은 사진’입니다. 그동안 하나하나 긁어 놓은 겉그림이며 속그림이 몇 만 자락에 이를 텐데, 뭐 책을 잃은 살림이 아니니, 새로 긁으면 될 테지요. 책 몇 만 자락을 처음부터 새로 긁어 놓으려면 스캐너도 덜덜 떨다가 쉬고 싶다 말할는지 모르겠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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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되살린 사진 가운데 하나

- 수원 마그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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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빛 2022.12.27.


‘사진가 시대’는 끝났습니다

―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님한테



  유진 스미스 님은 ‘미나마타’를 찍었지만,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미나마타’를 못 찍었습니다. 유진 스미스 님은 미나마타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으나 석 달 사이에 미나마타를 품었고,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여러 해를 머물렀어도 미나마타를 품지 못 했습니다. 둘 사이는 그저 한 가지가 다릅니다. 유진 스미스 님은 “어렵거나 뜻있거나 빛나는 일”을 한다고 여기지 않았고,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어렵거나 뜻있거나 빛나는 일을 나서서 한다”고 여겼습니다.


  에드워드 커티스 님이 북중미 텃사람을 사진으로 담을 적에, 안셀 아담스 님이 미국 아름숲을 사진으로 담을 적에, 도로시아 랭 님이 이웃사람을 담을 적에, 이 세 사람은 “어렵거나 뜻있거나 빛나는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이 세 사람은 ‘자랑(자부심)’을 안 하는 마음으로, 그저 ‘삶을 사랑하는 살림을 짓는 오늘’을 스스로 누리면서 이웃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걸었을 뿐입니다. 이런 세 사람이 남긴 사진을 놓고서 뒷날 여러 비평가나 사진가가 ‘대가·명작·기록’이란 이름을 붙일 뿐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갈래가 무리(집단·카르텔)가 아니겠습니까만, 사진밭도 무시무시하게 무리를 이룹니다. 다른 어느 갈래보다 무리질이 깊고 넓은 사진밭인 터라, 우리나라에서도 사진을 좋아하거나 즐기거나 사랑하려는 분이 많았지만,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서 떠났습니다. 또는 무리에 슬그머니 붙어서 이름을 얻거나 자리를 잡거나 돈을 쥡니다.


  온누리(전세계)에서는 크고 묵직하고 비싼 사진기가 스러지면서 값싸고 작은 사진기가 퍼지더라도, 우리나라만 유난히 크고 묵직하고 비싼 사진기가 춤추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진책을 내려’는 사진가가 너무 적었고 ‘사진전시를 열어서 사진을 팔아 살림에 보태려’는 사진가만 수두룩했습니다. ‘전시도록’조차 없이 사진전시를 연 사람도 참 많았고요.


  이제 ‘사진가 시대’는 끝났습니다. 손전화가 퍼질 즈음 필름사진기도 와르르 무너졌고, 어린이까지 손전화를 쥐는 이맘때에는 ‘사진가만 사진을 찍는 때’가 아닙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누구나 사진즐김이’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사진가인 분들이 ‘아티스트·포토그래퍼’ 같은 영어로 스스로 꾸미려 합니다. ‘사진가들이 서로 써 주는 주례사 같은 사진비평’은 여느 사람들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서양이론을 일본 한자말하고 영어로 범벅한 글투성이입니다.


  어린이한테 철학이며 미술이며 정치이며 역사이며 환경이며 들려주려고 눈을 낮추고 무릎을 꿇고 어깨동무하는 어른이 다른 갈래에는 하나둘 늘지만, 우리나라 사진밭만큼은 ‘어린이를 안 쳐다보고 무리를 짓는 사진가’만 넘실거립니다.


  언제까지 그 나물에 그 밥인 사진밭이어야 할까요?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사진가’는 사라져야 하거나 사라질 만한 자리라고 느낍니다. 다 걷어치워야지요. 마을을 보고, 어린이를 보고, 숲을 보고, 마음을 볼 노릇입니다. 대단하거나 값지거나 뜻있는 작품을 내놓으려는 사진은 멈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단하거나 값지거나 뜻있는 작품을 내놓으려는 사진’을 못 멈춘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사진책이며 사진판은 모래알처럼 사라지겠지요.


  목소리만 남은 채 떠도는 우리나라 사진을 누가 들여다볼까요? 사람들은 대학교를 안 다니고, 사진강의를 안 듣고, 사진책을 안 읽고, 사진가를 모르고, 사진이론조차 들은 적이 없고, 갤러리나 전시관을 간 일이 없어도, 손전화를 켜서 즐겁게 오늘 하루를 사뿐히 담고서 나눕니다. ‘사진가 시대’를 붙잡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길·살림길·삶길·사랑길·숲길’이라는 ‘새로운 ㅅ길’을 사뿐사뿐 춤추고 노래하면서 어린이랑 나란히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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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5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23-04-06 09:55   좋아요 0 | URL
이 글을 올린 게시판에 글을 달았으니 챙겨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blog.aladin.co.kr/hbooks/14485807

다른 이야기는 이 글에 담았고, 서학동사진관 이야기는 이 덧글로 붙입니다.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님은 처음 선보인 사진부터 어쩐지 ‘멋’을 내세웠습니다. 다만 사진을 찍은 곳이 ‘시골’이었습니다. 굳이 멋을 내세우지 않고서 시골을 사진으로 담으셨다면, 처음 사진을 선보인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진 할머니 사진가’로 피어났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꾸 ‘멋’에 기울다가 ‘기성 주류 사진계’에 섞여들려는 ‘외국이론과 외국어로 범벅인 사진비평’을 자꾸 쓰려 하면서 스스로 ‘작품·예술’이라는 진구렁에 잠겨들었습니다.

jeeeek1121 2023-04-0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
 

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넋 2022.12.27.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3 책상은 책상이다



  서울대 앞 〈책상은 책상이다 2〉이란 이름인 헌책집에 1994년에 처음 찾아간 날, 책집지기님이 열아홉 살 젊은이한테 《책상은 책상이다》를 건네었습니다. “오늘 있는 책은 허름한 판밖에 없지만 속은 멀쩡하니까 읽어 보게.” 하더군요. 이날 헌책집지기님이 건넨 책을 읽고서 한동안 이 책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 책상은 책상이야. 사람은 사람이야. 사랑은 사랑이야. 바보는 바보야. 그저 그뿐이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아.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아. 마음을 보려고 해야 마음을 볼 수 있어. 마음을 안 보려 하면 끝끝내 마음을 못 볼 테지.” 하는 생각을 혼자 전철길에서 가다듬으며 되읽었습니다. 아름다운 책을 만나면 “아름책입니다.” 하고 서글서글 말합니다. 거짓스런 책을 만나면 “거짓책(비추천도서)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저는 아름책도 거짓책도 읽습니다. 아름책에서는 아름빛을 읽으면서 배우고, 거짓책에서는 거짓빛을 느끼면서 배웁니다. 이렇게 살아가니 아름답고, 저렇게 살려 하니 거짓스럽습니다. 삶은 두갈랫길(양자택일)이 아닙니다. 아름빛을 보고 싶다면 아름길로 갈 뿐이고, 거짓수렁에 잠기고 싶으니 거짓길로 빠져요. 낱말책(사전)을 쓰니까, 안 가리고 모든 책을 읽되, 참거짓을 헤아리고 짚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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