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58 : 좋은 -의 차이


좋은 흙과 안 좋은 흙의 차이를 냄새로 안다

→ 기름진 흙과 죽은 흙을 냄새로 가린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 알에이치코리아, 2020) 6쪽


우리말 ‘좋다’는 쓰임새가 좁았습니다. “마음에 들다”를 나타내던 낱말인데, 어느새 여러 곳에서 널리 쓰는 듯합니다. 새롭게 쓰임새를 찾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 탓이면서, 우리말결을 살피는 마음을 잊거나 잃은 탓이기도 합니다. 흙은 ‘좋다·나쁘다’로 안 가릅니다. 흙은 ‘기름지다·푸석하다’로 가릅니다. 기름진 흙이기에 뭇숨결을 살립니다. 푸석한 흙이기에 죽었다고 여겨요. 기름진 흙은 냄새하고 빛깔부터 달라요. 코로도 눈으로도 손으로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좋다 : 1.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하다 2. 성품이나 인격 따위가 원만하거나 선하다 3. 말씨나 태도 따위가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하지 아니할 만큼 부드럽다 4. 신체적 조건이나 건강 상태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다 5. 사람이 체면을 가리지 않거나 염치가 없다 6. 날씨가 맑거나 고르다 7. 넉넉하고 푸지다 8.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길다 9. 날짜나 기회 따위가 상서롭다 10. 어떤 일이나 대상이 마음에 들 만큼 흡족하다 11. 감정 따위가 기쁘고 만족스럽다 12. 어떤 행동이나 일 따위가 문제 될 것이 없다 13. 어떤 일을 하기가 쉽거나 편하다 14. 어떤 물질이 몸이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성질이 있다 15.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질이나 수준 따위가 더 높거나 가치가 있다 16. 서로 잘 어울리어 친하다 17. 상대편이나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데가 있다. 18. 앞의 말을 부정하며 핀잔을 주는 데가 있다 19. 재료의 용도나 어떤 일을 하는 데 적합하다

차이(差異) :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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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57 : 시절 인생의 절정 것 같다


그 시절이 인생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 그무렵이 가장 빛났지 싶다

→ 그때가 봄날이었구나 싶다

→ 그즈음이 무지개철이었네 싶다

→ 그날이 꽃나래였다고 느낀다

《와비사비》(히라오 아우리/김정규 옮김, 길찾기, 2018) 44쪽


그무렵에 빛났으나 그때에는 모르기 일쑤입니다. 그때에 봄날이었는데 미처 못 느끼기도 합니다. 그즈음 무지개가 떴고, 그날 꽃나래요 꽃길에 꽃잔치였지만, 막상 심드렁이 지나칠 수 있어요. 뒤늦게 돌아보니 반짝이던 지난날입니다. 이제 되새기니 물결치거나 너울거리면서 높게 솟던 지난때예요. ㅅㄴㄹ


시절(時節) : 1. 일정한 시기나 때 2. = 계절(季節) 3. 철에 따르는 날씨 4. 세상의 형편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절정(絶頂) : 1. 산의 맨 꼭대기 ≒ 극정 2. 사물의 진행이나 발전이 최고의 경지에 달한 상태 ≒ 정점 3. [문학] 극(劇)이나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 ≒ 클라이맥스 4. [문학] 이육사가 1940년 《문장》에 발표한 시. 민족 현실의 암담함을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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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절정


 봄의 절정이다 → 봄날이다 / 한창 봄이다 / 눈부신 봄이다

 추위의 절정이다 → 몹시 춥다 / 대단히 춥다


  ‘절정(絶頂)’은 “1. 산의 맨 꼭대기 ≒ 극정 2. 사물의 진행이나 발전이 최고의 경지에 달한 상태 ≒ 정점 3. [문학] 극(劇)이나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 ≒ 클라이맥스 4. [문학] 이육사가 1940년 《문장》에 발표한 시. 민족 현실의 암담함을 노래하였다”를 가리킨다고 하는군요. ‘-의 + 절정’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고비·고빗사위’로 손질합니다. ‘꽃나이·꽃철·꽃날·꽃길’이나 ‘꽃나래·꽃물결·꽃너울·꽃바람·꽃보라·꽃잔치’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가득하다·흐드러지다·무지개·한철·한창·한가득’으로 손질할 만하고, ‘넘실거리다·너울거리다·물결치다·무르익다·물오르다’나 ‘꼭대기·꼭두·높다·으뜸·머드거리·마루·미르’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봄·봄꽃·봄나이·봄마당·봄마루’나 ‘봄날·봄나날·봄철’로 손질하고, ‘불꽃·빛·빛길·빛나다·빛날·빛철’로 손질하지요. ‘눈부시다·사랑잔치·아름날·아름잔치’나 ‘살판·판치다·빼곡하다·촘촘하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잔치·신바람길·우듬지’나 ‘잘나가다·잘나다·잘되다’나 ‘피다·피우다·피어나다’로도 손질하고요. ‘가장·매우·무척·몹시·아주·대단히’로 손질할 수도 있어요. ㅅㄴㄹ



5월 중순 경이 아마 개화의 절정일 것이다. 물론 6월에도 끝무리로 피고는 있다

→ 5월 복판이 아마 꽃피는 고비이리라. 다만 6월에도 끝무리로 피기는 한다

→ 5월 한복판이 꽃으로 가득하리라. 또 6월에도 끝무리로 핀다

→ 5월 가운데에 꽃이 활짝 피리라. 그리고 6월에도 끝무리로 핀다

→ 5월 한가운데에 꽃이 흐드러지리라. 6월에도 끝무리로 피기는 한다

《이영노문집》(이영노, 한국식물연구소, 1986) 27쪽


행복의 절정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만들기 위해서야

→ 가장 기쁠 때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하고 싶어서야

→ 매우 기쁠 때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하고 싶으니까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8》(오카이 하루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8) 45쪽


그 시절이 인생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 그무렵이 가장 빛났지 싶다

→ 그때가 봄날이었구나 싶다

→ 그즈음이 무지개철이었네 싶다

→ 그날이 꽃나래였다고 느낀다

《와비사비》(히라오 아우리/김정규 옮김, 길찾기, 2018)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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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6.15.

오늘말. 꼽


참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누가 알아본다고 힘을 그렇게 들이느냐고 핀잔하더군요. 지스러기 같은 일은 지나가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 하찮거나 하잘것없는 일이란 없을 텐데요. 길미가 된다고 여길 적에만 손을 댄다면, 조그마한 일에는 시들하다면, 눈에 뜨이지 않는다고 해서 볼것없다고 넘긴다면, 아무래도 우리 마음은 물거품에 마병으로 가득하리라 느낍니다. 눈꼽 같다고 여겨 꼽을 주는 말이나 짓을 일삼는 분이 있더군요. 그분한테는 그저 구정물이나 버림치로 보였겠구나 싶어요. 자갈밭이 풀밭으로 거듭나고, 나무씨앗 한 톨이 깃들어 천천히 자라면서, 어느새 숲으로 바뀌기까지는 적잖이 걸릴 테지만, 틀림없이 돌밭도 숲밭으로 피어날 만합니다. 자잘하다고 여겨서 등을 돌리기에 돌더미가 그냥 돌더미로 남습니다. 못할 일이란 없어요. 덧없는 일도 없어요. 누구는 같잖게 볼 테지만, 둘레에서 크잖게 보든 말든 우리가 품고 심어서 가꾸는 꿈씨를 바라볼 노릇입니다. 오늘 하루는 허방이 아니고, 쭉정이도 아닙니다. 그저 쪼가리 하나로 볼 수 있는데, 모든 씨앗은 늘 참으로 작아요. 작기에 씨앗입니다.


ㅅㄴㄹ


쓸모없다·쓸데없다·쓰레기·쓸개빠지다·덧없다·부질없다·하릴없다·같잖다·꼴같잖다·물거품·빈소리·빈말·뻘·삽질·개-·곱·곱재기·꼽·꼽재기·새알곱재기·새발피·군것·군더더기·군살·쭉정이·크잖다·날-·넝마·검불·검부러기·버림치·구정물·마병·막것·만무방·망나니·밥벌레·보풀·부풀·보푸라기·부푸러기·부스러기·지저깨비·지스러기·지푸라기·짚풀·돈 안 되는·돌덩이·돌더미·돌밭·자갈·자갈밭·못 이루다·못하다·발만 담그다·손만 대다·하지 못하다·보잘것없다·볼것없다·솜씨없다·재주없다·하찮다·하잘것없다·한갓되다·호로놈·혹·후레질·허방·허방다리·허수아비·허접하다·허튼·헛것·헛속·시들다·시들하다·심심하다·자잘하다·쪼잔하다·알량하다·어렵다·힘겹다·졸때기·졸따구·좀스럽다·쥐뿔·쪽·쪼가리 ← 무용(無用), 무용지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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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6.15.

오늘말. -랑


어린 날을 떠올리면, 여리고 골골대는 몸이지만, 어떤 일을 맡으면 온힘을 다하였습니다. 힘이 모자라니, 작건 큰건 용을 써야만 할 수 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시키면 거짓말을 도리도리했습니다. 거짓말을 입밖으로 뱉으면 속이 확 타들어가더군요. 하늘은 늘 우리가 착한지 안 착한지 지켜본다고 느꼈어요. 주먹으로 윽박지르거나 두들겨패더라도 꼬박꼬박 참다운 말을 읊으며 살았습니다. 거짓을 일삼는 무리가 주먹을 휘두를 적에는 얼핏 무서워 보일 수 있습니다만, 사랑이 한 톨도 없는 마구잡이는 무서울 일이 없습니다. 어깨동무도 이웃빛도 없는 무리는 늘 끼리끼리 갇혀서 스스로 무너져요. 팔짱은 두 가지입니다. 불구경을 하는 팔짱이 있고, 서로돕기를 하려고 다가와서 끼는 팔짱이 있습니다. 짝을 맞추어 너랑 나랑 아름답게 웃는 살내음을 나누려는 손길이기에 따뜻합니다. 걸음을 맞추어 나하고 네가 곱게 노래하는 꽃빛을 나누려는 하루이기에 포근합니다. 코앞에서 으르렁거리는 놈을 봐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속으로 환하게 피어날 꿈을 넉넉히 바라볼 노릇입니다. 어느 자리에서건 매한가지예요. 첫째도 막째도 사랑이 사람꽃입니다.


ㅅㄴㄹ


곱다·너그럽다·따뜻하다·따사롭다·따스하다·다솜·다솜빛·다솜꽃·포근하다·폭신하다·푸근하다·푹신하다·후덥다·도와주다·돕다·-랑·-과·-하고·부축·서로돕다·사람·사람결·사람됨·사람길·사람빛·사람꽃·사람답다·사랑·살내음·살내·아름답다·아름길·아름꽃·아름빛·어깨동무·이바지·이웃사랑·이웃빛·팔짱·착하다·참되다·참답다·참하다 ← 휴머니즘, 박애(博愛), 박애주의, 사해동포(四海同胞), 사해동포주의


-째·-째판·탕·바탕·바퀴·돌림·땀·판·마당·때·대·날·곳·군데·꼭지·자락·자리·짝·걸음·발·발자국·벌·섶·줌 ← 회전(回戰), 라운드(round)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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