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6.15.

오늘말. 꼽


참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누가 알아본다고 힘을 그렇게 들이느냐고 핀잔하더군요. 지스러기 같은 일은 지나가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 하찮거나 하잘것없는 일이란 없을 텐데요. 길미가 된다고 여길 적에만 손을 댄다면, 조그마한 일에는 시들하다면, 눈에 뜨이지 않는다고 해서 볼것없다고 넘긴다면, 아무래도 우리 마음은 물거품에 마병으로 가득하리라 느낍니다. 눈꼽 같다고 여겨 꼽을 주는 말이나 짓을 일삼는 분이 있더군요. 그분한테는 그저 구정물이나 버림치로 보였겠구나 싶어요. 자갈밭이 풀밭으로 거듭나고, 나무씨앗 한 톨이 깃들어 천천히 자라면서, 어느새 숲으로 바뀌기까지는 적잖이 걸릴 테지만, 틀림없이 돌밭도 숲밭으로 피어날 만합니다. 자잘하다고 여겨서 등을 돌리기에 돌더미가 그냥 돌더미로 남습니다. 못할 일이란 없어요. 덧없는 일도 없어요. 누구는 같잖게 볼 테지만, 둘레에서 크잖게 보든 말든 우리가 품고 심어서 가꾸는 꿈씨를 바라볼 노릇입니다. 오늘 하루는 허방이 아니고, 쭉정이도 아닙니다. 그저 쪼가리 하나로 볼 수 있는데, 모든 씨앗은 늘 참으로 작아요. 작기에 씨앗입니다.


ㅅㄴㄹ


쓸모없다·쓸데없다·쓰레기·쓸개빠지다·덧없다·부질없다·하릴없다·같잖다·꼴같잖다·물거품·빈소리·빈말·뻘·삽질·개-·곱·곱재기·꼽·꼽재기·새알곱재기·새발피·군것·군더더기·군살·쭉정이·크잖다·날-·넝마·검불·검부러기·버림치·구정물·마병·막것·만무방·망나니·밥벌레·보풀·부풀·보푸라기·부푸러기·부스러기·지저깨비·지스러기·지푸라기·짚풀·돈 안 되는·돌덩이·돌더미·돌밭·자갈·자갈밭·못 이루다·못하다·발만 담그다·손만 대다·하지 못하다·보잘것없다·볼것없다·솜씨없다·재주없다·하찮다·하잘것없다·한갓되다·호로놈·혹·후레질·허방·허방다리·허수아비·허접하다·허튼·헛것·헛속·시들다·시들하다·심심하다·자잘하다·쪼잔하다·알량하다·어렵다·힘겹다·졸때기·졸따구·좀스럽다·쥐뿔·쪽·쪼가리 ← 무용(無用), 무용지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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