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인간의


 인간의 조건 → 사람다운 조건 / 사람이 될 조건

 인간의 품격 → 사람다운 품격 / 사람 된 바탕

 인간의 역사 → 사람 역사 / 사람이 살아온 역사 / 사람이 걸어온 자취

 인간의 길 → 사람이 갈 길 / 사람길 / 사람다운 길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 사람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 사람 마음은 착하다 / 사람은 마음바탕이 착하다


  ‘인간(人間)’은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 상의 고등 동물”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이라고 해요. 한자말은 ‘인간’이고, 한국말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람’으로 손질해서 쓰면 되는데, 꼭 ‘인간’을 쓰려 한다면 ‘-의’를 덜면서 “인간 조건”이나 “인간 품격”이나 “인간 역사”나 “인간 한계”나 “인간 본성”처럼 쓸 수 있어요. “인간의 길”은 “인간이 걷는 길”처럼 쓸 수 있겠지요. 2016.8.19.쇠.ㅅㄴㄹ



인간의 언어가 여러 개라는 것이겠죠

→ 사람들 말이 여럿이라는 것이겠죠

→ 사람이 쓰는 말이 여럿이라는 얘기이겠죠

→ 말이 여럿이라는 얘기이겠죠

《마루야마 마사오·가토 슈이치/임성모 옮김-번역과 일본의 근대》(이산,2000) 36쪽


인간의 학대를 받아 왔지만

→ 사람들한테서 괴롭힘을 받아 왔지만

→ 사람들한테 시달려 왔지만

→ 사람들한테 들볶여 왔지만

→ 사람들이 괴롭혀 왔지만

→ 사람들이 마구 잡아 죽여 왔지만

《레이첼 카슨/김선영 옮김-잃어버린 숲》(그물코,2004) 73쪽


인간의 힘으로는

→ 사람 힘으로는

→ 사람들 힘으로는

《호시노 미치오/김욱 옮김-노던 라이츠》(청어람미디어,2007) 95쪽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한

→ 사람다운 모습으로 살고 싶은

→ 사람답게 살고 싶은

→ 사람으로 살고 싶은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118쪽


인간의 시야와 가장 비슷한

→ 사람 눈과 가장 비슷한

→ 사람 눈길과 가장 비슷한

→ 사람이 보는 눈과 가장 비슷한

→ 사람이 눈으로 볼 때와 가장 비슷한

《클레망 셰루/정승원 옮김-앙리 카르티에브레송》(시공사,2010) 90쪽


인간의 눈이 감지하는 색은

→ 사람 눈이 느끼는 빛깔은

→ 사람이 눈으로 느끼는 빛은

《장 가브리엘 코스/김희경 옮김-색의 놀라운 힘》(이숲,2016) 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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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복용 服用


 약물 복용 → 약물 먹기

 이 약은 복용이 간편하다 → 이 약은 먹기 쉽다

 소화제를 복용하다 → 소화제를 먹다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 약을 오래 먹어야


  ‘복용(服用)’은 “1. 약을 먹음 2. 옷으로 입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 복약(服藥)·상약(嘗藥)”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약을 먹는다”는 뜻으로 ‘복용하다’를 비롯해서 ‘복약·상약’을 쓰는 셈인데, 약을 먹을 적에는 “약을 먹다”라고만 하면 넉넉하지 싶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복용(複用)’이라는 한자말을 “거듭 사용함”을 뜻한다면서 싣습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쓸 일이 없으리라 느낍니다. 거듭 쓸 적에는 “거듭 쓴다”고 말하면 됩니다. 2016.8.19.쇠.ㅅㄴㄹ



당시 복용하고 있던 코디손 때문에 조금 부은 얼굴은

→ 그무렵 먹던 코디손 때문에 조금 부은 얼굴은

《알베르토 코르다/이재룡 옮김-코르다의 쿠바, 그리고 체》(현대문학,2006) 156쪽


복용 시간을 일러 주나 싶어

→ 먹는 때를 일러 주나 싶어

《안미선-여성, 목소리들》(오월의책,2014) 17쪽


환자가 약을 복용하면서도

→ 환자가 약을 먹으면서도

《장 가브리엘 코스/김희경 옮김-색의 놀라운 힘》(이숲,2016)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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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36 : 기간 동안



이 기간 동안

→ 이동안


기간(其間) :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동안

기간(期間) : 어느 일정한 시기부터 다른 어느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

동안 : 어느 한때에서 다른 한때까지 시간의 길이



  한자말 ‘기간(其間)’은 ‘동안’을 가리켜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도 이와 같습니다. 다른 한자말 ‘기간(期間)’도 이와 매한가지입니다. 두 한자말은 모두 ‘동안’하고 뜻이 같습니다. 다만 ‘기간(期間)’은 “접수 기간”이나 “계약 기간” 같은 자리에서는 “접수 날짜”나 “계약 날짜”로 손볼 만합니다. “오랜 기간”은 “오랫동안”으로 손보면 되지요. 그러니 “이 기간 동안”은 겹말입니다. ‘이동안’으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그동안’만 한 낱말로 다루고, ‘이 동안’처럼 띄어서 적으라고 나오는데, ‘이동안’처럼 붙여서 한 낱말로 삼아야 올바르다고 느낍니다. 2016.8.19.쇠.ㅅㄴㄹ




이 기간 동안 그는 줄곧 아라비아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 이동안 그는 줄곧 아라비아에만 머물렀다고 본다

《E.P.샌더스/전경훈 옮김-사도 바오로》(뿌리와이파리,2016) 2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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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35 : 자기 손으로 직접



자기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 저희 손으로 해야 하는

→ 제 손으로 해야 하는

→ 손수 해야 하는


직접(直接) :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개재(介在) : 어떤 것들 사이에 끼여 있음. ‘끼어듦’, ‘끼여 있음’으로 순화

손수 : 남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제 손으로 직접



  한국말사전에서 ‘직접’을 찾아보면 “사이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않고 바로”로 풀이하는데, ‘개재’는 ‘끼어듦’이나 ‘끼었음’으로 고쳐쓰라고 나와요. 한국말사전은 스스로 뒤죽박죽이라고 밝히는 얼거리입니다. 아무튼 “사이에 아무것도 끼지 않으면서 바로”를 가리키는 ‘직접’이기에, 이는 다른 사람 손을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요, 다른 사람이 내 일을 딱히 끼어들어서 해 주거나 맡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내 일’은 내가 ‘손수’ 한다는 뜻이에요.


  한국말사전은 ‘손수’를 “제 손으로 직접”으로 풀이합니다. 돌림풀이로군요. 아무튼 “자기 손으로 직접 해야” 꼴로 쓰면 겹말이 됩니다. “직접 해야”처럼 쓰든지 “자기 손으로 해야”처럼 쓸 노릇이에요. 또는 “제 손으로 해야”나 “손수 해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8.19.쇠.ㅅㄴㄹ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일이 특별히 주목받을 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가난한 사람들은 제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 딱히 눈길받을 만큼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가난한 사람들은 저희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 남달리 눈길받을 만큼 값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P.샌더스/전경훈 옮김-사도 바오로》(뿌리와이파리,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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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인 是認


 과오를 시인한다 → 잘못을 밝히다 / 잘못을 받아들인다

 문제점을 시인하다 → 문제점을 받아들이다 / 문제점이라 말하다

 패배를 시인하다 → 졌다고 받아들이다 / 졌다고 두 손 들다


  ‘시인(是認)’은 “어떤 내용이나 사실이 옳거나 그러하다고 인정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인정(認定)’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겹말입니다. ‘시인 = 그러하다고 인정함 = 그러하다고 그렇다고 여김’인 꼴이거든요. “그렇다고 여기는” 일은 ‘받아들인다’고 할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온갖 한자말 ‘시인’이 나오는데 다음에 드는 낱말은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8.19.쇠.ㅅㄴㄹ


시인(市人) : = 상인(商人)

시인(矢人) : [역사] 조선 시대에, 화살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

시인(矢刃) : 화살과 칼이라는 뜻으로, ‘무기’를 이르는 말

시인(寺人) : [역사] = 내시(內侍)

시인(侍人) : [불교] = 시자(侍者)

시인(時人) : 그 당시의 사람들

시인(猜忍) : 시기심이 강하고 잔인함



서씨 역시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의 묘한 웃음으로 그것을 시인한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같이 살며시 웃으면서 그 말을 받아들인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처럼 빙긋 웃으며 그렇다고 얘기한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마냥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서씨 또한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과 같이 가만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김주연-나의 칼은 나의 작품》(민음사,1975) 14쪽


그리스도교인에 대한 독자들의 혐오감을 일단 시인하는 가운데

→ 그리스도교인을 독자들이 꺼려도 아무튼 받아들이면서

→ 그리스도교인을 독자들이 싫어해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엔도오 슈우사쿠/윤현 옮김-예수 지하철을 타다》(세광공사,1981) 13쪽


하지만 결코 자신의 과오는 시인하지 않는다

→ 그러나 조금도 제 잘못은 밝히지 않는다

→ 그렇지만 죽어도 제 잘못이라 하지 않는다

《권혁웅-외롭지 않은 말》(마음산책,2016) 59쪽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자신의 이해가 부족했음을 시인하고

→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제가 잘 몰랐음을 받아들이고

→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제가 어리석었다고 밝히고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29쪽


삶에 탄력과 보람을 준다는 사실을 시인해야 할 것 같다

→ 삶에 기운과 보람을 준다는 대목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 삶에 기운차고 보람차게 한다는 대목을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허만하-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최측의농간,2016) 3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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