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인 是認


 과오를 시인한다 → 잘못을 밝히다 / 잘못을 받아들인다

 문제점을 시인하다 → 문제점을 받아들이다 / 문제점이라 말하다

 패배를 시인하다 → 졌다고 받아들이다 / 졌다고 두 손 들다


  ‘시인(是認)’은 “어떤 내용이나 사실이 옳거나 그러하다고 인정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인정(認定)’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겹말입니다. ‘시인 = 그러하다고 인정함 = 그러하다고 그렇다고 여김’인 꼴이거든요. “그렇다고 여기는” 일은 ‘받아들인다’고 할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온갖 한자말 ‘시인’이 나오는데 다음에 드는 낱말은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8.19.쇠.ㅅㄴㄹ


시인(市人) : = 상인(商人)

시인(矢人) : [역사] 조선 시대에, 화살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

시인(矢刃) : 화살과 칼이라는 뜻으로, ‘무기’를 이르는 말

시인(寺人) : [역사] = 내시(內侍)

시인(侍人) : [불교] = 시자(侍者)

시인(時人) : 그 당시의 사람들

시인(猜忍) : 시기심이 강하고 잔인함



서씨 역시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의 묘한 웃음으로 그것을 시인한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같이 살며시 웃으면서 그 말을 받아들인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처럼 빙긋 웃으며 그렇다고 얘기한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마냥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서씨 또한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과 같이 가만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김주연-나의 칼은 나의 작품》(민음사,1975) 14쪽


그리스도교인에 대한 독자들의 혐오감을 일단 시인하는 가운데

→ 그리스도교인을 독자들이 꺼려도 아무튼 받아들이면서

→ 그리스도교인을 독자들이 싫어해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엔도오 슈우사쿠/윤현 옮김-예수 지하철을 타다》(세광공사,1981) 13쪽


하지만 결코 자신의 과오는 시인하지 않는다

→ 그러나 조금도 제 잘못은 밝히지 않는다

→ 그렇지만 죽어도 제 잘못이라 하지 않는다

《권혁웅-외롭지 않은 말》(마음산책,2016) 59쪽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자신의 이해가 부족했음을 시인하고

→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제가 잘 몰랐음을 받아들이고

→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제가 어리석었다고 밝히고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29쪽


삶에 탄력과 보람을 준다는 사실을 시인해야 할 것 같다

→ 삶에 기운과 보람을 준다는 대목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 삶에 기운차고 보람차게 한다는 대목을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허만하-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최측의농간,2016) 3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