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106) 많은 관심 (많은 무엇)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 관심 보이시기 바랍니다

→ 마음을 크게 써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지켜보고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많이 지켜보고 뜨겁게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관심(關心)’은 “마음을 기울임”을 뜻합니다. 관용구로 곧잘 쓰는 “많은 관심”은 “마음을 많이 기울임”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관심을 기울이다”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마음을 기울이다”라고만 써야 올바릅니다. 그리고, “관심을 모으다”나 “관심을 가지다”나 “관심이 쏠리다”처럼 쓰는 말마디도 알맞지 않습니다. ‘관심’은 “마음을 기울임”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눈길을 모으다”나 “눈길을 두다”나 “눈길이 쏠리다”처럼 바로잡아야 알맞아요.


  “많은 무엇” 꼴로 쓰는 말마디는 얄궂습니다. “많은 찬성이 있다”나 “많은 동의가 있다”나 “많은 소원이 있다”처럼 말할 수 없어요. “찬성이 많다”나 “많이 동의한다”나 “소원이 많다”처럼 말해야 올발라요.


  “많은 마음을 기울이다”가 아닌 “마음을 많이 기울이다”여야 알맞고, “많은 눈길을 기울이다”가 아닌 “눈길을 많이 기울이다”여야 알맞아요.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처럼 말하는 분이 자꾸 늘어나는데, “관심을 많이 보이시기 바랍니다”나 “널리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로 손질합니다. “많은 사랑을 받다”가 아니라 “사랑을 많이 받다”입니다. 4348.8.9.해.ㅅㄴㄹ



학계에서는 많은 이견이 있을 것이다

→ 학계에서는 이견이 많으리라 본다

《정광-한글의 발명》(김영사,2015) 48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362 : 계절과 철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 철마다 제철 밥을

→ 언제나 제철 밥을


계절(季節) :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자연 현상에 따라서 일 년을 구분한 것

철 = 계절(季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아울러서 한국말로는 ‘철’이라 하고, 한자말로는 ‘계절’이라 합니다. 영어로는 ‘시즌’이라 하지요. 그런데 어떤 한국말사전을 보면 ‘계절’에만 말풀이를 달고, ‘철’에는 말풀이를 안 답니다.


  ‘季節’을 ‘계절’로 적을 수 있고, ‘season’을 ‘시즌’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절’이나 ‘시즌’은 외국말입니다. 외국말을 쓰고 싶다면 쓸 수 있습니다만, 아무 곳에나 외국말을 함부로 써도 될 만한가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때와 날을 알맞게 살피기에 ‘제철’이고, 제철에 먹는 밥이라면 ‘제철밥’ 같은 낱말을 새로 지을 수 있습니다. 철마다 알맞게 밥을 지어서 먹는다면, “철마다 제철 밥”을 먹거나, “언제나 제철 밥”을 먹는다고 할 만합니다. 4348.8.9.해.ㅅㄴㄹ



옛날 엄마들은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궁리해서 만들었던 것이다

→ 옛날 어머니들은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언제나 제철 밥을 생각해서 지으신 셈이다

《사노 요코/이지수 옮김-사는 게 뭐라고》(마음산책,2015) 5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말도 익혀야지

 (1105) 삼시 세끼


 삼시 세끼를 먹기 힘들다

→ 세끼를 먹기 힘들다

→ 세 끼니를 먹기 힘들다

 하루 세 끼를 먹기 힘들다


  ‘삼시(三時)’라는 한자말은 “아침, 점심, 저녁의 세 끼니”를 뜻하고, ‘세끼’라는 한국말은 “아침·점심·저녁으로 하루에 세 번 먹는 밥”을 뜻합니다. 두 낱말은 뜻이나 쓰임새가 같습니다. 그러니 ‘삼시 세끼’처럼 나란히 쓴다면 겹말입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삼시 세끼’ 같은 겹말을 쓰면 사람들은 이런 말을 겹말인 줄 모르고 그냥 따릅니다. 거꾸로 보면, 사람들이 겹말인 줄 못 느끼며 잘못 쓰기에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이 말을 쓴다고 할 만합니다.


  ‘세끼’는 “하루에 세 번 먹는 밥”을 뜻하는 낱말로 한국말사전에 오르는데, “하루에 한 번 먹는 밥”이나 “하루에 두 번 먹는 밥”을 가리킬 ‘한끼’나 ‘두끼’는 아직 한국말사전에 못 오릅니다. 그러나 ‘일식(一食)’이나 ‘이식(二食)’ 같은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 오릅니다. 아무래도 국어학자부터 한국말을 안 사랑하는구나 싶습니다.


  ‘세끼’는 “하루에 세 번 먹는 밥”을 가리키니 붙여서 씁니다. “하루 세 끼(끼니)”처럼 쓸 적에는 ‘하루’를 앞에 넣으니 띄어서 씁니다. 하루에 네 끼니를 먹는다면 “하루 네 끼”나 ‘네끼’처럼 쓸 수 있습니다. ‘다섯끼’나 ‘여섯끼’처럼 쓸 수도 있어요. 4348.8.9.해.ㅅㄴㄹ



옆 사람의 며느리는 삼시 세끼를 가져다 날랐습니다

→ 옆 사람 며느리는 세끼를 가져다 날랐습니다

《사노 요코/이지수 옮김-사는 게 뭐라고》(마음산책,2015) 9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적' 없애야 말 된다

 (1717) 한시적


 한시적으로 사용하겠습니다

→ 한동안 쓰겠습니다

 내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용한다

→ 이듬해까지만 살짝 쓴다

 1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 한 해 동안만 넓힌다


  ‘한시적(限時的)’은 “일정한 기간에 한정되어 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에는 ‘한시(限時)’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한시적’은 ‘-的’이 붙은 채 외따로 쓰는 낱말입니다.


  ‘한시적’을 꾸밈말처럼 넣어서 “한시적 체험판”이나 “한시적 치료”나 “한시적 인하”나 “한시적 허용”이나 “한시적 계엄”처럼 쓰기도 한다는데, ‘살짝’이나 ‘조금’이나 ‘한동안’이나 ‘반짝’이나 ‘깜짝’이나 ‘짧은’으로 풀어내어 쓰면 됩니다.



선풍적인 독서 현상도 한시적일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 회오리바람 같은 독서 현상도 한때일 수 있다

→ 큰바람처럼 부는 독서 현상도 그때뿐일 수 있다

《이중연-책, 사슬에서 풀리다》(혜안,2005) 54쪽


모든 마법은 한시적이다

→ 모든 마법은 아주 짧다

→ 모든 마법은 한동안이다

→ 모든 마법은 오래 안 간다

→ 모든 마법은 얼마 안 간다

《노시내-스위스 방명록》(마티,2015) 38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84) 저의 8


 저의 말을 들어 보셔요

→ 제 말을 들어 보셔요

→ 제가 하는 말을 들어 보셔요

 저의 가게에 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저희 가게에 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이 가에에 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내’로 적어야 할 말을 ‘나의’로 적는 요즈음 사람들은, ‘제’로 적어야 할 말을 ‘저의’로 적습니다. “제 말 좀 들어 보셔요”나 “제 자전거예요”나 “제 마음을 받아 주셔요”처럼 적는 한국말이고, 이렇게 적어야 마땅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적어야 할 줄 압니다. 그런데 “저의 말 좀 들어 보셔요”라든지 “저의 자전거예요”라든지 “저의 마음을 받아 주셔요” 같은 말투가 하루하루 퍼집니다. 이런 말이 괜찮거나 쓸 만하다고 느끼는 분이 늘어납니다.


  어떻게 보면, ‘내·제’로만 쓰지 말고 ‘나의·저의’로도 쓰면서, 말쓰임새를 넓힌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참말 이렇게 쓴다고 해서 말쓰임새가 넓어질까요?


  내가 품는 뜻이면 ‘내가 품는 뜻’입니다. 이 말을 간추려 적으면 ‘내 뜻’입니다. 내가 하는 생각이면 ‘내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 말을 간추리면 ‘내 생각’입니다. 네가 품는 뜻이니 ‘네가 품는 뜻’이요 ‘네 뜻’입니다. 네가 하는 생각이기에 ‘네가 하는 생각’이요 ‘네 생각’입니다.




지상에서 저만이 소유하게 하시고 저의 소유만이 변함없게 하시고 저의 말만이 가치있게 하소서

→ 이 땅에서 저만이 가지게 하시고 제 것만이 그대로 있게 하시고 제 말만이 값있게 하소서

《강은교-추억제》(민음사,1975) 35쪽


저의 첫 도피생활 때였습니다

 제가 처음 숨어 살 때였습니다

→ 제가 처음 몸을 숨겼을 때였습니다

→ 제가 처음 숨어 지낼 때였습니다

《김근태-희망의 근거》(당대,1995) 283쪽


저의 개인적 견해로는

→ 제 생각으로는

→ 제 느낌으로는

→ 제가 보기에는

→ 제가 생각하기에는

→ 제 생각은

→ 저는

《조영식-인간과 디자인의 교감 빅터 파파넥》(디자인하우스,2000) 71쪽


모든 게 저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용서해 주셔요

→ 모두 제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봐주셔요

→ 모두 제가 잘못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봐주셔요

《야누쉬 코르착/송준재,손성현 옮김-안톤 카이투스의 모험》(내일을여는책,2000) 182쪽


이 모자는 저의 할머니 것이네요

→ 이 모자는 저희 할머니 것이네요

→ 이 모자는 우리 할머니 것이네요

《미셸 코르넥 위튀지/류재화-모자 대소동》(베틀북,2001) 51쪽


묘한 것은 그 술로 인해 저의 마음이 때로 심화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 얄궂게도 그 술 때문에 제 마음이 때로 깊어지기도 합니다

→ 재미있게도 그 술 때문에 마음이 때로 깊어지기도 합니다

《박남준-나비가 날아간 자리》(광개토,2001) 46쪽


한시라도 빨리 저의 의사를 밝혀 드려야

→ 조금이라도 빨리 제 생각을 밝혀 드려야

→ 하루라도 빨리 제 뜻을 밝혀 드려야

→ 조금이라도 빨리 제가 어떻게 할는지 밝혀 드려야

《장정일-생각, 장정일 단상》(행복한책읽기,2005) 180쪽


저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볼게요

→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볼게요

→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볼게요

《김개미-어이없는 놈》(문학동네,2013) 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