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84) 저의 8


 저의 말을 들어 보셔요

→ 제 말을 들어 보셔요

→ 제가 하는 말을 들어 보셔요

 저의 가게에 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저희 가게에 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이 가에에 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내’로 적어야 할 말을 ‘나의’로 적는 요즈음 사람들은, ‘제’로 적어야 할 말을 ‘저의’로 적습니다. “제 말 좀 들어 보셔요”나 “제 자전거예요”나 “제 마음을 받아 주셔요”처럼 적는 한국말이고, 이렇게 적어야 마땅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적어야 할 줄 압니다. 그런데 “저의 말 좀 들어 보셔요”라든지 “저의 자전거예요”라든지 “저의 마음을 받아 주셔요” 같은 말투가 하루하루 퍼집니다. 이런 말이 괜찮거나 쓸 만하다고 느끼는 분이 늘어납니다.


  어떻게 보면, ‘내·제’로만 쓰지 말고 ‘나의·저의’로도 쓰면서, 말쓰임새를 넓힌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참말 이렇게 쓴다고 해서 말쓰임새가 넓어질까요?


  내가 품는 뜻이면 ‘내가 품는 뜻’입니다. 이 말을 간추려 적으면 ‘내 뜻’입니다. 내가 하는 생각이면 ‘내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 말을 간추리면 ‘내 생각’입니다. 네가 품는 뜻이니 ‘네가 품는 뜻’이요 ‘네 뜻’입니다. 네가 하는 생각이기에 ‘네가 하는 생각’이요 ‘네 생각’입니다.




지상에서 저만이 소유하게 하시고 저의 소유만이 변함없게 하시고 저의 말만이 가치있게 하소서

→ 이 땅에서 저만이 가지게 하시고 제 것만이 그대로 있게 하시고 제 말만이 값있게 하소서

《강은교-추억제》(민음사,1975) 35쪽


저의 첫 도피생활 때였습니다

 제가 처음 숨어 살 때였습니다

→ 제가 처음 몸을 숨겼을 때였습니다

→ 제가 처음 숨어 지낼 때였습니다

《김근태-희망의 근거》(당대,1995) 283쪽


저의 개인적 견해로는

→ 제 생각으로는

→ 제 느낌으로는

→ 제가 보기에는

→ 제가 생각하기에는

→ 제 생각은

→ 저는

《조영식-인간과 디자인의 교감 빅터 파파넥》(디자인하우스,2000) 71쪽


모든 게 저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용서해 주셔요

→ 모두 제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봐주셔요

→ 모두 제가 잘못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봐주셔요

《야누쉬 코르착/송준재,손성현 옮김-안톤 카이투스의 모험》(내일을여는책,2000) 182쪽


이 모자는 저의 할머니 것이네요

→ 이 모자는 저희 할머니 것이네요

→ 이 모자는 우리 할머니 것이네요

《미셸 코르넥 위튀지/류재화-모자 대소동》(베틀북,2001) 51쪽


묘한 것은 그 술로 인해 저의 마음이 때로 심화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 얄궂게도 그 술 때문에 제 마음이 때로 깊어지기도 합니다

→ 재미있게도 그 술 때문에 마음이 때로 깊어지기도 합니다

《박남준-나비가 날아간 자리》(광개토,2001) 46쪽


한시라도 빨리 저의 의사를 밝혀 드려야

→ 조금이라도 빨리 제 생각을 밝혀 드려야

→ 하루라도 빨리 제 뜻을 밝혀 드려야

→ 조금이라도 빨리 제가 어떻게 할는지 밝혀 드려야

《장정일-생각, 장정일 단상》(행복한책읽기,2005) 180쪽


저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볼게요

→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볼게요

→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볼게요

《김개미-어이없는 놈》(문학동네,2013) 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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