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80) 너의


 우리 집 . 내 집 . 네 집 (o)

 우리의 집 . 나의 집 . 너의 집 (x)


  ‘나의’와 함께 잘못 쓰는 말이 ‘너의’입니다. 한국말은 ‘내’와 ‘네’입니다. “내 의무”이고 “네 의무”이지, “나의 의무”나 “너의 의무”는 아닙니다. 그런데 “나의 사랑하는 나라”처럼 잘못 쓰는 말투가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라”처럼 옳게 써야 하는 줄 생각조차 못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 네 목소리가 들려

 너의 뒤에서 → 네 뒤에서

 너의 얘기를 들어줄게 → 네 얘기를 들어줄게

 너의 하늘을 보렴 → 네 하늘을 보렴


  한국말은 오직 ‘네’ 하나입니다. ‘너 + 의’ 꼴로 쓰는 모든 말투는 틀립니다. 글흐름을 살펴서 ‘자네’나 ‘너희’나 ‘너네’나 ‘그대’를 넣을 수 있습니다. 4348.10.21.물.ㅅㄴㄹ



너의 교실이야

→ 네 교실이야

→ 너네 교실이야

→ 너희 교실이야

→ 네가 갈 교실이야

 네가 배우는 교실이야

《김수정-홍실이》(서울문화사,1990) 130쪽


너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네가 할 일을

→  할 일을

→ 네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을

→ 스스로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마하트마 간디/진영상,함석헌 옮김-날마다 한 생각》(호미,2001) 174쪽


우리가 너의 눈이 되어 줄게

→ 네게 눈이 되어 줄게

 네 눈이 되어 줄게

→ 너한테 눈이 되어 줄게

《오오니시 덴이치로/이규원 옮김-너의 눈이 되어 줄게》(청어람미디어,2003) 61쪽


너의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 그대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32쪽


너의 배운 것부터

→ 네가 배운 것부터

→ 자네가 무엇을 배웠는가부터

 그대 배움부터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32쪽


너의 부모님이 아는 사람

 너희 부모님이 아는 사람

→ 네​ 부모님이 아는 사람

→ 너네 부모님이 아는 사람

《카롤린 필립스/유혜자 옮김-황허에 떨어진 꽃잎》(뜨인돌,2008) 23쪽


너의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네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  마음에 품은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 네가 ​품은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 네가 이루고픈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최광호-사진으로 생활하기》(소동,2008) 66쪽


너의 목소리

→  목소리

→ 네가 들려주는 목소리

→ 네가 말하는 목소리

《강무지-다슬기 한 봉지》(낮은산,2008) 153쪽


너의 엄마 말을 듣고

 너희 엄마 말을 듣고

 네 엄마 말을 듣고

 너네 엄마 말을 듣고

《카롤린 필립스/유혜자 옮김-황허에 떨어진 꽃잎》(뜨인돌,2008) 171쪽


너의 방문에

→  방문에

→ 네가 와 주어

→ 네가 찾아 주어

→ 네가 찾아와 주어

《빈센트 반 고흐/박홍규 옮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아트북스,2009) 101쪽


너의 좋은 점이야

→  좋은 점이야

→  좋은 구석이야

→ 너한테 좋은 모습이야

《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토성 맨션 2》(세미콜론,2009) 153쪽


너의 삼촌 되는 어른

→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너한테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네게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현덕-광명을 찾아서》(창비,2013) 39쪽


너의 머리를 잠시 빌리기로 하자

→  머리를 살짝 빌리기로 하자

《안희연-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창비,2015) 46쪽


나의 두 손으로 너의 얼굴을 가려 보기도 하는

→ 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 보기도 하는

《안희연-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창비,2015) 4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368 : 원하다 바라다


원하고 바라는

→ 바라고 바라는

→ 바라 마지않는

→ 바라디바라는

→ 바라는


원(願)하다 : = 소원하다

소원(所願)하다 : 바라고 원하다


  한국말사전에서 ‘원하다’ 같은 외마디 한자말을 찾아볼 사람이 있을까요? ‘원하다’는 ‘소원하다’하고 뜻이 같다고 하는데, ‘소원하다’는 “바라고 원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아주 돌림풀이입니다. 이래서야 말뜻을 짚을 수조차 없습니다. 다시 ‘바라다’를 찾아보면, “1.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 2. 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 3.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로 풀이합니다. 이제 ‘바라다 = 바람을 이루다’나 ‘바라다 = 원하다’로 풀이하는 셈입니다.

  한국말사전 말풀이부터 겹말풀이인 터라, “원하고 바라는”처럼 쓰는 분이 많은 일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일는지 모릅니다. 애타게 바란다면 같은 말을 되풀이할 만한데, 참으로 애타게 바란다면 “바라고 바라는”이나 “바라 마지않는”이나 “애타게 바라는”처럼 쓰면 됩니다. 4348.10.21.물.ㅅㄴㄹ



원하고 바라는 그것을 꺼내세요

→ 참으로 바라는 그것을 꺼내세요

→ 더없이 바라는 그것을 꺼내세요

《박금선-내가 제일 잘한 일》(샨티,2015) 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 좀 생각합시다 11


 나의 사랑 너의 눈물


  어린이가 읽는 글을 쓰는 사람은 글투를 가다듬으려고 더 마음을 기울입니다. 어른이 읽는 글을 쓰는 사람도 글투를 가다듬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글멋을 부리는 데에 더 마음을 기울입니다.


  어린이가 읽는 글에 아무 낱말이나 함부로 넣는 어른도 더러 있을 테지만, 어린이가 읽는 글을 엮어서 책을 펴내는 어른이라면, 낱말 하나와 토씨 하나까지 꼼꼼히 살피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는 글이나 책을 읽으면서도 ‘한국말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어른은 글이나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할까요? 어린이가 글이나 책으로도 말을 배우듯이, 어른도 글이나 책으로도 말을 배울까요? 아니면, 어른은 글이나 책에 깃든 줄거리만 받아들일까요?


  어린이는 글 한 줄이나 책 한 권을 놓고도 말을 깊고 넓게 배웁니다. 어른은 이녁 스스로 못 느낄 테지만 어른도 글 한 줄이나 책 한 권을 놓고 시나브로 말을 깊고 넓게 배웁니다. 어른도 글이나 책으로 읽는 ‘글 한 줄’이나 ‘말 한 마디’가 머리와 마음에 아로새겨져요. 그래서 나중에 ‘글이나 책에서 읽은 낱말’이 문득 튀어나오기 마련이에요.


  글을 쓰는 어른이 ‘어른만 읽는 글’을 쓴다고 하더라도, 어른도 말을 늘 새롭게 배우는 사람인 줄 헤아린다면 아무 글이나 섣불리 쓰지 않으리라 봅니다. 글을 쓰는 어른이 ‘어린이가 함께 읽는 글’을 쓰려 한다면, 아무래도 어린이 눈높이를 더 헤아릴 테고 ‘어린이가 새롭게 배울 한국말을 슬기롭게 바라보면서 다루는 사랑’을 담으려고 마음을 쏟을 테지요.


  한국말은 “내 사랑 네 눈물”입니다. 한국말은 “우리 사랑 너희 눈물”입니다. 겉으로는 한글이지만, 속으로는 한국말이 아닌 ‘나의’요 ‘너의’이며 ‘저의’이고 ‘우리의’입니다. ‘나의·너의’를 쓰기에 문학이 되지 않습니다. ‘내·네’를 슬기롭게 쓰면서 문학을 꽃피우는 고운 넋을 그려 봅니다. 4348.10.2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78) 본인의


 본인의 장단점 → 그 사람 장단점 / 내 좋고 나쁜 점

 본인의 가치관 → 그 사람 가치관 / 내 생각

 현 사회를 보는 본인의 생각 → 요즈음 사회를 보는 내 생각

 본인의 교우관계는 이러합니다 → 제가 사귀는 친구는 이러합니다


  ‘본인(本人)’은 “1. 어떤 일에 직접 관계가 있거나 해당되는 사람 2.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를 문어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어떤 일에 얽힌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가리키니 ‘그 사람’이라 하면 되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가리킨다면 ‘나’라고 하면 됩니다.


 본인의 의사를 묻다 

→ 그 사람 뜻을 묻다

→ 네 뜻을 묻다

→ 스스로 어떻게 하려는지를 묻다

 본인이 싫다면 억지로 권할 수야 없지

→ 그 사람이 싫다면 억지로 하랄 수야 없지

→ 스스로 싫다면 억지로 부추길 수야 없지

 투표는 투표권자인 본인이 직접 해야만 한다

→ 투표는 투표권자인 사람이 스스로 해야만 한다

→ 투표는 투표권자가 스스로 해야만 한다

 여러분께서도 본인의 의견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 여러분께서도 제 뜻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 여러분께서도 저희 뜻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본인’이라는 한자말은 ‘문어적(文語的)’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하지만, ‘문어적’은 한국말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문어’라는 한자말은 “글에서 쓰는 말”이나 “글”을 가리켜요. 그러니까, 글을 쓰는 사람이 쓰는 ‘본인’인 셈이라는데, 한국말사전에서 풀이하는 ‘문어·문어적·글’은 ‘한자나 한문이라는 글’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한국말로 글을 쓰는 사람은 ‘본인’이라는 한자말을 쓸 일이 없이 ‘그 사람’이나 ‘나’라는 한국말을 씁니다. 4348.10.20.불.ㅅㄴㄹ



본인의 승낙이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 스스로 승낙하고 않고에 관계없이

 스스로 받아들이고 아니고를 안 따지고

→ 그 사람이 하겠다거나 안 하겠다거나를 안 살피고

《요시미 요시아키/이규태 옮김-일본군 군대위안부》(소화,1998) 181쪽


본인의 말에 의하면 남편은 사망됐단다

→ 그 사람이 하는 말에 따르면 남편은 죽었단다

→ 그 사람이 하는 말로는 남편은 죽었단다

→ 그 사람 말로는 남편은 죽었단다

《림덕실-녀 불법체류자의 일기》(연변인민출판사,2000) 31쪽


나는 본인의 일이라 직접 말하기 껄끄럽지만

→ 나는 내 일이라 내가 말하기 껄끄럽지만

→ 나는 내가 얽힌 일이라 스스로 말하기 껄끄럽지만

 나는 나와 얽힌 일이라 스스로 말하기 껄끄럽지만

《피우진-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삼인,2006) 173쪽


집이나 토지의 가치는 거기 사는 본인의 마음에 따라 정해져야 하므로

→ 집이나 땅은 거기 사는 사람 마음에 따라 값어치를 매겨야 하므로

→ 집이나 땅은 거기 사는 집임자 마음에 따라 값을 매겨야 하므로

→ 집이나 땅은 거기 사는 내 마음에 따라 값어치를 따져야 하므로

《고히야마 하쿠/양억관 옮김-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한얼미디어,2006) 166쪽


“그건 말해 줄 수 없네. 본인의 부탁이라.”

→ “그건 말해 줄 수 없네. 그 사람 부탁이라.”

→ “그건 말해 줄 수 없네. 그분 부탁이라.”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9》(서울문화사,2015) 6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416) 겸하다兼


 코치가 선수를 겸하다 → 코치가 선수로도 뛴다

 경호원의 역할까지 겸하고 → 경호원 노릇까지 함께 하고

 책방을 겸한 → 책방도 하는 / 책도 파는

 예방과 치료를 겸하는 → 예방과 치료를 함께 살피는

 농기구를 겸하는 → 농기구로 함께 쓰는 / 농기구로도 쓰이는


  ‘겸(兼)하다’는 “1. 한 사람이 본무(本務) 외에 다른 직무를 더 맡아 하다 2.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함께 지니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더 맡아 하다”나 “함께 있다”를 가리키는 외마디 한자말입니다. ‘兼’이라는 한자를 넣은 ‘겸비(兼備)’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두루 갖춤’으로 순화”처럼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兼’이라는 외마디 한자말은 ‘더’나 ‘함께’나 ‘두루’ 같은 한국말로 알맞게 고쳐쓸 만합니다. 때로는 ‘-도’라는 토씨만 붙여도 됩니다. 4348.10.20.불.ㅅㄴㄹ



지붕 밑의 내 방은 작업실을 겸한 곳으로서

→ 지붕 밑 내 방은 작업실로도 함께 쓰는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작업실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일하는 곳이기도 했는

→ 지붕 밑 내 방은 사진 일을 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집이자 일터인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먹고사는 집이자 일하는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보금자리이면서 일터인 곳으로

《로버트 카파/민영식 옮김-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해뜸,1987) 11쪽


올림픽 선발을 겸한 대회라도

→ 올림픽 선발까지 하는 대회라도

→ 올림픽 선수까지 뽑는 대회라도

→ 올림픽 선수를 함께 뽑는 대회라도

→ 올림픽에 뛸 선수를 함께 뽑는 대회라도

《하야세 준·야지마 마사오/문미영 옮김-제3의 눈 1》(닉스미디어,2001) 103쪽


집들이를 겸해서

→ 집들이로도 삼아서

→ 집들이도 함께 하자며

→ 집들이도 함께 할 생각으로

→ 집들이도 하는 셈으로

《김수열-섯마파람 부는 날이면》(삶이보이는창,2005) 12쪽


내 부하인 동시에 나에 대한 감시역도 겸하고 있는 거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감시하는 몫도 맡는 셈이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지켜보는 노릇도 함께 하는 셈이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살피는 일도 함께 하겠지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9》(서울문화사,2015) 4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