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416) 겸하다兼
코치가 선수를 겸하다 → 코치가 선수로도 뛴다
경호원의 역할까지 겸하고 → 경호원 노릇까지 함께 하고
책방을 겸한 → 책방도 하는 / 책도 파는
예방과 치료를 겸하는 → 예방과 치료를 함께 살피는
농기구를 겸하는 → 농기구로 함께 쓰는 / 농기구로도 쓰이는
‘겸(兼)하다’는 “1. 한 사람이 본무(本務) 외에 다른 직무를 더 맡아 하다 2.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함께 지니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더 맡아 하다”나 “함께 있다”를 가리키는 외마디 한자말입니다. ‘兼’이라는 한자를 넣은 ‘겸비(兼備)’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두루 갖춤’으로 순화”처럼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兼’이라는 외마디 한자말은 ‘더’나 ‘함께’나 ‘두루’ 같은 한국말로 알맞게 고쳐쓸 만합니다. 때로는 ‘-도’라는 토씨만 붙여도 됩니다. 4348.10.20.불.ㅅㄴㄹ
지붕 밑의 내 방은 작업실을 겸한 곳으로서
→ 지붕 밑 내 방은 작업실로도 함께 쓰는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작업실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일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사진 일을 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집이자 일터인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먹고사는 집이자 일하는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보금자리이면서 일터인 곳으로
《로버트 카파/민영식 옮김-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해뜸,1987) 11쪽
올림픽 선발을 겸한 대회라도
→ 올림픽 선발까지 하는 대회라도
→ 올림픽 선수까지 뽑는 대회라도
→ 올림픽 선수를 함께 뽑는 대회라도
→ 올림픽에 뛸 선수를 함께 뽑는 대회라도
《하야세 준·야지마 마사오/문미영 옮김-제3의 눈 1》(닉스미디어,2001) 103쪽
집들이를 겸해서
→ 집들이로도 삼아서
→ 집들이도 함께 하자며
→ 집들이도 함께 할 생각으로
→ 집들이도 하는 셈으로
《김수열-섯마파람 부는 날이면》(삶이보이는창,2005) 12쪽
내 부하인 동시에 나에 대한 감시역도 겸하고 있는 거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감시하는 몫도 맡는 셈이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지켜보는 노릇도 함께 하는 셈이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살피는 일도 함께 하겠지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9》(서울문화사,2015) 4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