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강하다 强


 강한 손힘 → 억센 손힘 / 대단한 손힘

 종아리를 강하게 때렸다 → 종아리를 세게 때렸다

 강한 군대 → 힘센 군대

 강한 불만 → 높은 불만

 결속력이 강하다 → 결속력이 좋다 / 잘 뭉친다

 자존심이 매우 강했다 → 자존심이 매우 세다 / 자존심이 매우 높다

 집념도 강하고 고집도 세서 → 집념도 세고 고집도 세서

 대중성이 강해서 → 대중성이 높아서 / 사람들이 좋아해서

 강하게 부인했다 → 크게 부인했다 / 소리 높여 부인했다

 추위에 강한 품종 → 추위를 잘 견디는

 이 옷감은 열에 강하다 → 이 옷감은 열을 잘 견딘다

 임기응변에 강했다 → 임기응변을 잘했다 / 임기응변에 뛰어났다

 나는 영어에 강하다 → 나는 영어를 잘한다 / 나는 영어에 뛰어나다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했다 → 약자한테는 세고 강자한테는 여렸다

 그 권투 선수는 왼손잡이에게 강했다 → 그 권투 선수는 왼손잡이한테 셌다


  ‘강(强)하다’는 “1. 물리적인 힘이 세다 2. 수준이나 정도가 높다 3. 무엇에 견디는 힘이 크거나 어떤 것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세다’나 ‘높다’나 ‘크다’나 ‘뛰어나다’를 쓰면 됩니다. 구태여 ‘强’이라고 하는 외마디 한자말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조금 더 살피면, ‘세다’를 비롯해서 ‘굳세다’나 ‘억세다’를 쓸 수 있습니다. 때로는 ‘힘세다’를 쓸 만하고, ‘힘여리다’를 맞서는 낱말로 써도 돼요. ‘단단하다’나 ‘대단하다’나 ‘튼튼하다’를 쓸 자리가 있고, ‘다부지다’나 ‘야무지다’나 ‘당차다’를 넣을 만한 자리가 있습니다. 4348.12.2.물.ㅅㄴㄹ



가장 강한 사람이 되기로

→ 가장 힘센 사람이 되기로

→ 가장 센 사람이 되기로

→ 가장 힘 잘 쓰는 사람이 되기로

→ 가장 튼튼한 사람이 되기로

→ 가장 씩씩한 사람이 되기로

→ 가장 다부진 사람이 되기로

《윌리엄 샤로안/유자효 옮김-아람 이야기》(태암출판사,1979) 48쪽


집착이 강한 만큼

→ 집착이 센 만큼

→ 집착이 대단한 만큼

→ 크게 매달리는 만큼

→ 많이 매이는 많큼

《한국인》 65호(1987.12.) 104쪽


이제 강해져야 한다

→ 이제 세져야 한다

→ 이제 힘이 있어야 한다

→ 이제 힘을 키워야 한다

→ 이제 힘을 길러야 한다

《야누쉬 코르착/송준재,손성현 옮김-안톤 카이투스의 모험》(내일을여는책,2000) 183쪽


그 강한 팔로

→ 그 억센 팔로

→ 그 굵은 팔로

→ 그 힘센 팔로

→ 그 모진 팔로

《우어줄라 쇼이 엮음/전옥례 옮김-여자로 살기, 여성으로 말하기》(현실문화연구,2003) 35쪽


책임감도 강해

→ 책임감도 커서

→ 책임감도 있어

《노은님-내 짐은 내 날개다》(샨티,2004) 63쪽


이 나라엔 강한 소비자가 없다

→ 이 나라엔 힘있는 소비자가 없다

→ 이 나라엔 씩씩한 소비자가 없다

→ 이 나라엔 야무진 소비자가 없다

→ 이 나라엔 눈밝은 소비자가 없다

→ 이 나라엔 슬기로운 소비자가 없다

《혼마 마야코/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 옮김-환경가계부》(시금치,2004) 5쪽


높고 강한 울음소리

→ 높고 굵은 울음소리

→ 높고 억센 울음소리

→ 높고 힘있는 울음소리

《어니스트 톰슨 시튼/장석봉 옮김-다시 야생으로》(지호,2004) 293쪽


몸이 강해지면

→ 몸이 세지면

→ 몸이 튼튼해지면

→ 몸이 단단해지면

→ 몸에 힘이 붙으면

《이시키 마코토/문준식 옮김-피아노의 숲 11》(삼양출판사,2005)


내 발언권이 훨씬 강했음을

→ 내 입김이 훨씬 셌음을

→ 내 입김이 훨씬 컸음을

→ 내 말이 더 힘이 있었음을

→ 내 말이 훨씬 많았음을

→ 내 말에 따라 많이 끌려다녔음을

《소노다 마사하루/오근영 옮김-교실 일기》(양철북,2006) 214쪽


하여튼 경계심이 강했다

→ 아무튼 경계심이 컸다

→ 어쨌든 대단히 경계했다

→ 그나저나 무척 경계했다

《우치자와 쥰코/정보희 옮김-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달팽이,2015) 15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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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연속


 행복의 연속인 나날이다 → 행복이 이어지는 나날이다

 매주 집들이의 연속이다 → 주마다 집들이가 이어진다

 힘든 날의 연속 → 힘든 날이 이어짐 / 잇달아 힘든 날

 패배의 연속이다 → 자꾸 지다 / 지고 또 지다 / 잇달아 지다

 순간과 순간의 연속이다 → 순간과 순간이 이어진다


  ‘연속(連續)’은 “끊이지 아니하고 죽 이어지거나 지속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지속(持續)’은 “어떤 상태가 오래 계속됨”을 뜻하고, ‘계속(繼續)’은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을 뜻합니다. 그러니, 한국말사전은 ‘연속’이라는 낱말을 겹말로 빙글빙글 풀이하는 셈입니다. ‘끊이지 않다’고 하거나 ‘죽 이어진다’고 풀이하면 될 노릇이요, 이 같은 한국말로 쉽게 쓰면 됩니다.


  극장에서 “연속 상영”을 한다면 “잇달아 튼다”는 얘기이고, “연속 매진”이라면 “잇달아 동나”거나 “잇달아 다 팔린다”는 얘기입니다. 잇달아 어떤 일이 있다면 ‘자꾸’ 어떤 일이 있다고 할 만합니다. 4348.12.2.물.ㅅㄴㄹ



일의 연속이죠

→ 일이 자꾸 이어지죠

→ 일이 그치지 않지요

→ 일이 끊이지 않지요

《민족문학작가회의 여성문학분과위원회 엮음-여성운동과 문학 1》(실천문학사,1988) 12쪽


귀가가 늦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 늦게 돌아오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 늦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 늘 늦게 돌아오곤 했습니다

→ 늦게 돌아올 만큼 바빴습니다

→ 늦게 돌아올 만큼 일이 많았습니다

→ 늦게 돌아올 만큼 일에 치였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엮음-일하며 키우며》(백산서당,1992) 122쪽


오늘은 감탄의 연속이잖아

→ 오늘은 감탄할 일만 있잖아

→ 오늘은 놀랄 일이 이어지잖아

→ 오늘은 놀랄 일이 자꾸 생기잖아

→ 오늘은 놀라운 일이 끊이지 않잖아

→ 오늘은 자꾸 놀라잖아

→ 오늘은 혀를 내두를 일만 있잖아

→ 오늘은 엄청난 일만 있잖아

→ 오늘은 어마어마한 일만 보잖아

→ 오늘은 대단한 일만 벌어지잖아

《탄 카와이/김희정 옮김-라면 요리왕 17》(대원씨아이,2006) 173쪽


그런 일의 연속이었다

→ 그런 일이 이어졌다

→ 그런 일이 잇달았다

→ 그런 일이 자꾸 있었다

→ 그런 일이 늘 생겼다

《우치자와 쥰코/정보희 옮김-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달팽이,2015) 10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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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발군의


 발군의 성적 → 훌륭한 성적 / 빼어난 성적

 발군의 활약 → 빼어난 활약 / 놀라운 활약

 발군의 안정감 → 놀라운 안정감 / 뛰어난 안정감


  ‘발군(拔群)’은 “(흔히 ‘발군의’ 꼴로 쓰여) 여럿 가운데에서 특별히 뛰어남”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자로 ‘拔群’은 “빼어나다 + 무리” 꼴입니다. 말뜻을 살피면 ‘빼어난’을 ‘발군 + 의’ 꼴로 쓰는 셈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한국말로 ‘빼어난’을 쓰면 되고, 흐름을 살펴서 ‘뛰어난’이나 ‘훌륭한’을 쓸 수 있습니다. ‘놀라운’이나 ‘엄청난’이나 ‘멋진’이나 ‘대단한’이 잘 어울리는 자리가 있을 테며, ‘남다른’이나 ‘어마어마한’이 잘 어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4348.12.2.물.ㅅㄴㄹ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 남다른 실력을 보이며

→ 훌륭한 솜씨를 보이며

→ 빼어난 재주를 보이며

→ 대단한 솜씨를 보이며

→ 멋진 재주를 보이며

→ 놀라운 솜씨를 보이며

《이은영-민주깡통을 아십니까》(돌베개,1988) 90쪽


발군의 실력을 보여라

→ 좋은 모습을 보여라

→ 숨은 힘을 보여라

→ 훌륭한 솜씨를 보여라

→ 뛰어난 재주를 보여라

《김수정-미스터 점보》(서울문화사,1990) 149쪽


발군의 작가들이었다

→ 뛰어난 작가들이었다

→ 훌륭한 작가들이었다

→ 빼어난 작가들이었다

→ 이름난 작가들이었다

→ 손꼽히는 작가들이었다

《기획회의》(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185호(2006.10.5.) 88쪽


발군의 크기다

→ 놀라운 크기다

→ 대단한 크기다

→ 엄청난 크기다

→ 어마어마한 크기다

《우치자와 쥰코/정보희 옮김-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달팽이,2015) 24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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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58] 고니 못



  우리가 먹는 밥은 쌀을 끓여서 짓습니다. 밥을 먹으려면 쌀이 있어야 해요. 쌀은 껍질을 벗긴 벼이고, 벼는 논에서 자라요. 볍씨를 심어서 새롭게 거둔 열매가 바로 벼알이면서 나락입니다. 밥을 먹으려면 논을 지어야 하고, 논을 지을 적에는 물을 많이 쓰기에 못을 파요. 논일을 하려고 시골에서 크고 작게 판 웅덩이가 못이에요. 이 못에는 여러 물고기가 헤엄치면서 살고, 오리가 살며시 내려앉아서 놀기도 합니다. 못에 연이 많이 자라면 이곳을 연못이라고 합니다. 못에 개구리가 많으면 ‘개구리 못’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니가 내려앉으면 ‘고니 못’이 되어요. 고니는 깃털이 새하얀 새이고, 고니 가운데 깃털이 검은 새는 ‘검은고니’라고 해요. 그런데, 안데르센 동화를 일본을 거쳐 한국말로 옮기는 바람에 “백조(白鳥)의 호수(湖水)”라는 말이 퍼졌어요. 일본에서는 고니라는 새를 ‘백조’로 적거든요. 한국에는 ‘해오라기’라는 새도 있는데, 해오라기는 해를 닮아서 하얗게 빛나는 새라는 뜻입니다. 4348.11.29.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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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전혀 全-


 전혀 관계가 없다 → 도무지 관계가 없다 / 아무 사이가 아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 조금도 생각지 못한 일이 터졌다

 전혀 쓸모없는 물건 → 하나도 쓸모없는 물건 / 아주 쓸모없는 물건

 전혀 생소한 모습 → 참 낯선 모습 / 매우 낯선 모습

 고기를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 → 고기를 조금도 입에 대지 않는다


  ‘전(全)혀’는 “(주로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낱말과 함께 쓰여) ‘도무지’, ‘아주’, ‘완전히’의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전혀’는 ‘전연(全然)’하고 뜻이 같다고 하는데, “전혀 알지 못했다”나 “전연 알지 못했다”는 “도무지 알지 못했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국말사전 말풀이에 나오듯이 한국말로 ‘도무지’나 ‘아주’를 쓰면 되고, 글흐름을 살펴서 ‘조금도’나 ‘하나도’를 넣을 만하고, ‘참’이나 ‘매우’나 ‘무척’을 넣을 수 있습니다. 4348.11.26.나무.ㅅㄴㄹ



나와도 전혀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 나와도 털끝만큼도 관계가 없지 않을 수도 있다

→ 나와도 얼마만큼은 관계가 있다고 할 수도 있다

→ 나와도 아주 동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 나와도 아주 먼 일이 아닐 수도 있다

→ 나와도 조금은 이어졌을 수도 있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밥 먹으며 시계 보고 시계 보며 또 먹고》(사계절,1989) 118쪽


전혀 다른

→ 아주 다른

→ 몹시 다른

《프란츠 알트/박진희 옮김-생태적 경제기적》(양문,2004) 15쪽


전혀 관심이 없었다

→ 조금도 눈길을 두지 않았다

→ 하나도 마음 쓰지 않았다

→ 눈꼽만큼도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

→ 터럭만큼도 마음이 가지 않았다

《자비네 퀴글러/장혜경 옮김-정글 아이》(이가서,2005) 22쪽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 한 마디도 적지 않았다

→ 한 글자도 적지 않았다

→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

→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 어느 곳에도 밝히지 않았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한철호 옮김-북한행 엑서더스》(책과함께,2008) 294쪽


전혀 기억나지 않는 거예요

→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요

→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요

→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니노미야 토모코/고현진 옮김-음주가무연구소》(애니북스,2008) 9쪽


이젠 전혀 겁쟁이가 아니구나

→ 이젠 조금도 무섬쟁이가 아니구나

→ 이젠 하나도 두렴쟁이가 아니구나

→ 이젠 그야말로 무서워하지 않는구나

→ 이젠 씩씩해서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김둘-다람쥐 해돌이, 잘 먹고 잘 노기》(자연과생태,2015) 2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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