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07 : 시절 지녔던 ㄴ 것 같았


젊은 시절에 지녔던 맑은 눈을 뜨는 것만 같았어요

→ 젊은날처럼 맑게 눈을 뜨는 듯해요

→ 젊을 때처럼 맑게 보는 듯해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미하엘 엔데·프리드리히 헤헬만/문성원 옮김, 베틀북, 2001) 21쪽


“젊은 시절에 지녔던 맑은 눈”은 옮김말씨입니다. 눈은 ‘지니’지 않습니다. “맑은 눈을 지니다”는 말이 안 되어요. “눈이 맑다”라고 해야 알맞습니다. 젊은날처럼 맑게 눈을 뜨는 듯합니다. 젊을 때처럼 맑게 보는구나 하고 느껴요. ㅅㄴㄹ


시절(時節) : 1. 일정한 시기나 때 2. = 계절(季節) 3. 철에 따르는 날씨 4. 세상의 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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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생매장 生埋葬


 생매장을 시키다 → 산묻이를 하다

 눈길에 생매장되는 한이 있더라도 → 눈길에 파묻히더라도

 구덩이에 생매장하였다 → 구덩이에 묻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생매장을 당했다 →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덮어씌웠다

 한 번의 실수로 생매장되고 말았다 → 잘못 하나로 끌어내리고 말았다

 생매장하려 든다 → 따돌리려 든다 / 몰아내려 든다


  ‘생매장(生埋葬)’은 “1. 사람을 산 채로 땅속에 묻음 2.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허물을 씌워 일정한 사회 집단에서 몰아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산묻이’로 손보거나 ‘막묻이·마구묻이’로 손볼 만합니다. ‘파묻다·집어넣다’라 하면 되고, ‘덮어씌우다·들씌우다·씌우다·묻히다’라 할 때가 있어요. ‘몰아내다·밀어내다·끌어내리다’나 ‘따돌리다·돌리다·깎아내리다·깎다’라 할 수도 있습니다. ㅅㄴㄹ



아버지는 권위를 세우기 위해 무덤이 완성되면 2천 명의 사람을 생매장할 속셈이다

→ 아버지는 높자리를 세우려고 무덤을 다 파면 두즈믄 사람을 파묻을 속셈이다

→ 아버지는 이름힘을 세우려고 무덤을 다 파면 두즈믄 사람을 산묻이할 속셈이다

《불새 4》(테즈카 오사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48쪽


비용 부족 등의 이유로 동물을 생매장하고 있었다

→ 돈이 없다며 짐승을 산 채 묻었다

→ 돈이 모자라다며 짐승을 산묻이 했다

→ 돈이 든다며 짐승을 그냥 묻었다

《묻다》(문선희, 책공장더불어, 2019) 57쪽


깜짝이야∼∼. 쿠지마를 생매장한 줄 알았네

→ 깜짝이야! 쿠지마를 산묻이한 줄 알았네

→ 깜짝이야! 쿠지마를 막묻이한 줄 알았네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4》(콘노 아키라/이은주 옮김, 미우, 2024)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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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82 : 대충 얼버무렸다



대충 얼버무렸다

→ 얼버무렸다


대충(大總) : 대강을 추리는 정도로

얼버무리다 : 1. 말이나 행동을 불분명하게 대충 하다 2. 여러 가지를 대충 뒤섞다 3. 음식을 잘 씹지 아니하고 넘기다



  낱말책을 살피면 ‘얼버무리다’를 한자말 ‘대충’으로 풀이합니다. 이런 뜻풀이는 알맞지 않아요. 게다가 한자말 ‘대충’은 다른 한자말 ‘대강’으로 풀이하거든요. 국립국어원 낱말책 뜻풀이부터 엉성하기에 사람들이 글과 말을 얼버무리듯 엉성하게 쓸는지 모릅니다. 또는 우리부터 글과 말을 또렷하고 알맞으면서 어질게 쓴다면, 국립국어원 낱말책도 또렷하고 알맞고 어질게 바뀔는지 모릅니다. ㅅㄴㄹ



뜨끔했지만, 우선은 대충 얼버무렸다

→ 뜨끔했지만, 얼버무렸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 걷는사람, 20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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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681 : 잡초를 뽑는 김매기



잡초를 뽑는 김매기가

→ 김매기가

→ 풀뽑기가


잡초(雜草) :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 농작물 따위의 다른 식물이 자라는 데 해가 되기도 한다 = 잡풀

김매기 : 논밭의 잡초를 뽑는 일



  우리말 ‘김매기’를 낱말책에서 살피면 “잡초를 뽑는 일”로 풀이합니다. 보기글처럼 “잡초를 뽑는 김매기”라 하면 겹말입니다. ‘김매기’라고만 하면 됩니다. ‘풀뽑기’로 적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무엇보다 잡초를 뽑는 김매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 무엇보다 김매기가 훨씬 수월하다

→ 무엇보다 풀뽑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손주현·이광희, 책과함께어린이, 2017)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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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80 : 감내 견디다



감내해야 하는 … 잘 견디게 해 주었다

→ 잘 견디는 힘이었다

→ 잘 견디는 바탕이었다


감내(堪耐) : 어려움을 참고 버티어 이겨 냄. ‘견딤’으로 순화

견디다 : 1. 사람이나 생물이 일정한 기간 동안 어려운 환경에 굴복하거나 죽지 않고 계속해서 버티면서 살아 나가는 상태가 되다 2. 물건이 열이나 압력 따위와 같은 외부의 작용을 받으면서도 일정 기간 동안 원래의 상태나 형태를 유지하다 3. 사람이나 생물이 어려운 환경에 굴복하거나 죽지 않고 계속해서 버티면서 살아 나가는 상태가 되다 4. 물건이 열이나 압력 따위와 같은 외부의 작용을 받으면서도 원래의 상태나 형태를 유지하다



  일본스런 한자말 ‘감내’는 ‘견디다’로 고쳐써야 한다지요. 이 보기글은 ‘감내·견디다’를 나란히 적었습니다. “어렵고 괴로워도”나 “어렵고 찢겨도”로 첫머리를 열고서 “견디는 힘”이나 “견디는 바탕”으로 맺을 수 있습니다. ㅅㄴㄹ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과 비극을 더 잘 견디게 해 주었다

→ 어렵고 괴로워도 잘 견디는 힘이었다

→ 어렵고 찢겨도 잘 견디는 바탕이었다

《전쟁터로 간 책들》(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2016)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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