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조직화


 대중의 조직화를 꾀하다 → 대중을 한덩이로 묶으려고 꾀하다

 저항은 조직화되어 가고 있다 → 저항은 하나로 뭉쳐져 간다

 민주 세력이 조직화하다 → 민주 세력이 한데 모이다

 업무 체계를 조직화하다 → 업무 체계를 탄탄히 세우다

 대원들을 조직화하다 → 대원들을 한데 묶다


조직화(組織化) :사물이 일정한 질서를 갖고 유기적인 활동을 하게끔 통일이 이루어짐

조직(組織) : 1. 짜서 이루거나 얽어서 만듦 2.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개체나 요소를 모아서 체계 있는 집단을 이룸



  ‘조직’이라는 낱말을 쓰려 한다면 “조직을 이루다”나 “조직을 세우다”처럼 쓸 때에 알맞습니다. ‘조직 + 화’ 꼴에 ‘-되다’를 붙이면 겹말이기도 하고, 뜻이 또렷하지 않아요. ‘조직 + 화’ 꼴에 ‘-하다’를 붙일 적에도 ‘조직화’가 어떤 모습인지 잘 드러나지 않아요. “하나로 모으다”인지 “한덩이가 되도록” 하려는지 “하나로 뭉치다”인지 “한데 묶다”인지 찬찬히 살펴서 쓰면 됩니다.



1920년대 전반에는 노동자를 조직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 1920년대를 통틀어 노동자 조직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 1920년대를 통틀어 노동자 조직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 1920년대에는 노동자를 한덩이로 묶으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 1920년대에는 노동자를 하나로 뭉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미즈노 나오키·문경수/한승동 옮김-재일조선인》(삼천리,2016) 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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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열정적


 열정적인 사랑 → 뜨거운 사랑 / 불타는 사랑

 열정적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 힘껏 바이올린을 켰다

 음악에 관한 일이면 열정적이다 → 음악과 얽힌 일이면 타오른다

 열정적 어조로 말을 한 후 → 뜨거운 말씨로 말을 한 뒤

 열정적 삶 → 뜨거운 삶 / 온사랑을 바친 삶


  ‘열정적(熱情的)’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열렬(熱烈)’은 “어떤 것에 대한 애정이나 태도가 매우 맹렬하다”를 가리키고, ‘맹렬(猛烈)’은 “기세가 몹시 사납고 세차다”를 가리키며, ‘애정(愛情)’은 “사랑하는 마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어떤 일을 몹시 사랑하는 마음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때에는 ‘뜨겁다’나 ‘불타다’나 ‘타오르다’ 같은 낱말을 써 볼 만해요. ‘힘껏’이나 ‘힘차게’를 써 볼 만하고, ‘신나게’나 ‘온힘 다해’로 손볼 만합니다. 2016.8.21.해.ㅅㄴㄹ



한국은 아주 열정적이다

→ 한국은 아주 열정이 넘친다

→ 한국은 아주 뜨겁다

→ 한국은 아주 화끈하다

《정구미-한국·일본 이야기》(안그라픽스,2005) 25쪽


이런 열정적인 수집은 목록을 작성하고

→ 이런 신나는 모으기는 목록을 짜고

→ 이런 재미나는 모으기는 목록을 쓰고

→ 이렇게 신나게 모으면 목록을 엮고

→ 이처럼 재미나게 모으면 목록을 짓고

《폴 제닝스/권혁정 옮김-책벌레 만들기》(나무처럼,2005) 135쪽


자기를 열정적으로 바칠 사람

→ 나를 뜨겁게 바칠 사람

→ 온몸을 기꺼이 바칠 사람

→ 몸과 마음을 힘껏 바칠 사람

《웬델 베리-삶은 기적이다》(녹색평론사,2006) 68쪽


나는 계속해서 열정적으로 마당을 가꿨다

→ 나는 꾸준히 씩씩하게 마당을 가꿨다

→ 나는 바지런히 힘차게 마당을 가꿨다

《마르야레나 렘브케/김영진 옮김-함메르페스트로 가는 길》(시공사,2006) 63쪽


어째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계속 수영만 하는 건지

→ 어째서 그렇게 뜨겁게 꾸준히 수영만 하는지

→ 어째서 그렇게 씩씩하고 꾸준히 수영만 하는지

→ 어째서 그렇게 자꾸 힘껏 헤엄만 치는지

《모리모토 코즈에코/양여명 옮김-코우다이 가 사람들 2》(삼양출판사,2015) 36쪽


건국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자치 조직을 열정적으로 만들었다

→ 건국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자치 조직을 힘차게 열었다

→ 건국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자치 조직을 힘껏 꾸렸다

→ 건국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자치 조직을 온힘 다해 이루었다

《미즈노 나오키·문경수/한승동 옮김-재일조선인》(삼천리,2016) 1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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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37 : 모임과 회합



퀼트 모임이 큰 회합을 여는 경우도

→ 퀼트 모임이 큰 모임을 여는 때도

→ 뜨개 모임이 커지는 때도

→ 뜨개 모임이 판이 커지는 때도


모임 : 어떤 목적 아래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회합(會合) : 토론이나 상담을 위하여 여럿이 모이는 일. 또는 그런 모임



  ‘모임’과 ‘회합’은 모두 “모이는 일”을 가리킵니다. “퀼트 모임이 큰 회합을 여는”처럼 쓰면 겹말이지요. 앞쪽은 “퀼트 모임”으로 그대로 두되, 뒤쪽은 “판이 커지는”이나 “자리가 커지는”으로 손보거나 ‘커지는’으로 손보아야지 싶습니다. 2016.8.20.흙.ㅅㄴㄹ



때로는 퀼트 모임들이 정말로 큰 회합을 여는 경우도 있었고

→ 때로는 퀼트 모임들이 참말로 판이 커지는 때도 있었고

→ 때로는 뜨개 모임들이 참말로 커지는 때도 있었고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20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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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당연 當然


 소가 버는 것은 당연히 버는 거고 → 소가 버는 것은 마땅히 버는 거고

 동생을 근심하는 건 당연하지요 → 동생을 근심하는 건 옳지요

 겁을 먹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고 → 무서운 것도 그럴 만하다고

 일이 다르면 당연히 몫도 달라야 → 일이 다르면 마땅히 몫도 달라야

 귀띔을 했으면 당연히 무슨 말이 있어야 → 귀띔을 했으면 으레 무슨 말이 있어야


  ‘당연(當然)하다’는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당연하다 = 마땅하다’ 꼴인 뜻풀이입니다. ‘마땅하다’는 “1. 행동이나 대상 따위가 일정한 조건에 어울리게 알맞다 2. 흡족하게 마음에 들다 3. 그렇게 하거나 되는 것이 이치로 보아 옳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래서 ‘당연하다’는 ‘마땅하다’를 비롯해서 ‘맞다·알맞다’나 ‘옳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응당하다”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응당(應當)’을 찾아보면 “1. 행동이나 대상 따위가 일정한 조건이나 가치에 꼭 알맞게 2. 그렇게 하거나 되는 것이 이치로 보아 옳게. ‘마땅히’로 순화”로 풀이해요. 곧 ‘당연하다’뿐 아니라 ‘응당하다’도 ‘마땅하다’로 고쳐쓸 낱말인 셈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네 가지 한자말 ‘당연’을 싣는데, 이 네 가지는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8.20.흙.ㅅㄴㄹ



당연(唐硯) : 예전에, 중국에서 만든 벼루를 이르던 말

당연(唐筵) : 예전에, 중국에서 만든 대자리를 이르던 말

당연(瞠然)하다 :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볼 정도로 놀랍거나 괴이쩍다

당연(戃然) : 실망하여 의욕을 잃은 모양



너희들이 한 일은 당연하다

→ 너희들이 한 일은 옳다

→ 너희들이 한 일은 마땅하다

《미야자와 겐지/이경옥 옮김-빙하쥐 털가죽》(우리교육,2006) 34쪽


이 마을에서는 당연하고 의례적인 광경이지만 여행자에겐 아기자기한 감동이다

→ 이 마을에서는 마땅하고 흔한 모습이지만 여행자한텐 아기자기한 기쁨이다

→ 이 마을에서는 으레 있고 뻔한 모습이지만 여행자한텐 아기자기한 기쁨이다

《서순정-일본의 작은 마을》(살림Life,2009) 110쪽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었다

→ 우리 아이들 앞날이 달라진다는 말은 너무도 마땅한 말이었다

→ 우리 아이들 앞날이 달라진다는 말은 너무도 맞는 말이다

→ 우리 아이들 앞날이 달라진다는 말은 너무도 마땅하다

→ 우리 아이들 앞날이 달라진다는 말은 너무도 옳다

《용서해-삶의 마지막 축제》(샨티,2012) 232쪽


스하마 씨가 팔고 있는 우유는 시판가격의 5배나 된다. 하지만 팔리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 스하마 씨가 파는 우유는 시판값보다 다섯 곱이나 된다. 그러나 팔린다. 마땅한 일이다

《모타니 고스케·NHK히로시마 취재팀/김영주 옮김-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동아시아,2015) 200쪽


우리와 똑같이 개성 있는 것이 당연하고

→ 우리와 똑같이 개성 있는 것이 마땅하고

→ 우리와 똑같이 개성이 있기 마련이고

→ 우리와 똑같이 마땅히 개성이 있고

《스즈키 뎃페이·야마시로 도오루/문희언 옮김-여행하는 채소 가게》(하루,2016) 31쪽


“그럼 여우랑 너구리랑 고양이랑 손을 잡아도 장갑은 한 짝만 있으면 되는 거야?” “당연하지!”

→ “그럼 여우랑 너구리랑 고양이랑 손을 잡아도 장갑은 한 짝만 있으면 돼?” “그렇지!”

→ “그럼 여우랑 너구리랑 고양이랑 손을 잡아도 장갑은 한 짝만 있으면 돼?” “아무렴!”

《이모토 요코/강해령 옮김-장갑보다 따뜻하네》(북극곰,2016) 1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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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지적


 지적 능력 → 아는 힘

 지적 호기심 → 알고픈 마음

 지적 수준이 높습니다 → 아는 수준이 높습니다 / 똑똑하게 압니다

 지적인 분위기 → 똑똑한 분위기 / 잘 아는 듯한 기운

 지적인 매력을 풍긴다 → 슬기로운 매력을 풍긴다

 한결 지적으로 보인다 → 한결 똑똑해 보인다


  ‘지적(知的)’은 “지식이나 지성에 관한”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지식(知識)’은 “1.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 2.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가리키고, ‘지성(知性)’은 “지각된 것을 정리하고 통일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을 낳게 하는 정신 작용. 넓은 뜻으로는 지각이나 직관(直觀), 오성(悟性) 따위의 지적 능력을 통틀어 이른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지식’을 풀이하며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라 하는데, ‘인식(認識)’은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앎”을 가리키고, ‘이해(理解)’는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곧 ‘인식·이해’모두 ‘앎(알다)’을 가리키니, “알게 된 인식이나 이해”는 “알게 된 앎이나 앎”이란 꼴이라서 돌림풀이에 겹말풀이입니다.


  ‘지성’을 풀이하며 “지각된 것으로 새로운 인식”이 되면서 “지적 능력을 통틀어” 이른다고 하는데, ‘지각(知覺)’은 “알아서 깨달음”을 가리키니 ‘지성 = 알아서 새로운 앎’ 꼴이라 겹말풀이인데, ‘지성 = 지적 능력’이라고도 하니, 이 또한 돌림풀이입니다.


  이 모두를 간추리자면 ‘지적’이란 “아는 모습”을 가리켜요. “잘 안다”고 한다면 ‘똑똑하다’라 할 만하고, ‘슬기롭다’를 써 볼 만합니다. 2016.8.20.흙.ㅅㄴㄹ



지적(知的) 도둑질인 것이다

→ 배움 도둑질이다

→ 다른 이 생각을 훔친 짓이다

→ 다른 이 슬기를 훔친 짓이다

→ 다른 이가 흘린 땀을 빼앗은 짓이다

→ 다른 이가 땀흘려 이룬 보람을 빼앗은 짓이다

《김성재-출판 현장의 이모저모》(일지사,1999) 37쪽


선배들이 지적 욕구가 강했죠

→ 선배들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끝이 없었죠

→ 선배들은 배우고 또 배우려고 했지요

→ 선배들은 무척 많이 알고 싶어 했어요

《여성, 녹색세상을 말하다》(여성환경연대) 창간준비호(2005) 31쪽


지적인 샐러리맨

→ 똑똑한 회사원

→ 슬기로워 보이는 회사원

→ 무엇이든 잘 아는 회사원

《도키와 신페이-추억의 베스트셀러 101 : 미국편》(신원에이전시,2006) 18쪽


지적 우월감뿐이라고

→ 더 잘 안다는 생각뿐이라고

→ 더 똑똑하다는 생각뿐이라고

→ 똑똑해서 더 낫다는 마음뿐이라고

→ 남보다 잘났다는 머리뿐이라고

《안미선-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철수와영희,2009) 91쪽


지적인 사고를 해야 할 때

→ 똑똑히 생각을 해야 할 때

→ 슬기롭게 생각을 해야 할 때

→ 깊고 넓게 생각을 해야 할 때

《장 가브리엘 코스/김희경 옮김-색의 놀라운 힘》(이숲,2016) 4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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