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6.


《부엌의 드래곤 2》

 시마다 리리 글·미요시 후루마치 그림/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2.16.



여수남초등학교로 ‘글노래(문해력 증진 수업)’를 펴러 가는 날. 고흥에서 새벽부터 달렸고, 시외버스를 타고 여천에서 내린 뒤, 두바퀴로 바닷가길을 달려 본다. 갈수록 길에 사람이 안 보인다. 요새는 ‘걷다 = 운동’으로 여겨 버릇한다. 일하거나 배우러 걸어가거나, 저잣마실을 하러 걸어가는 사람이 몹시 드물다. 새로 벼슬꾼(장관)을 맡는 유인촌 씨는 두바퀴를 달린다는데, 다른 벼슬꾼(정치인·공무원·의원)도 두다리나 두바퀴로 일터를 오가야 ‘마을을 보고 느끼고 만나고 알’지 않을까? 새 벼슬꾼을 나무라도 좋으나, 두바퀴부터 달릴 노릇이다. 하루일을 마치고서 늦은낮에 집으로 돌아오니 온몸이 묵직하다. 한나절을 드러누워 끙끙거리면서 몸에 기운을 끌어올린다. 《부엌의 드래곤 2∼3》을 읽고서 아이들한테 건넨다. 2021년 첫걸음이 나오고 이태 만에 둘째랑 셋째가 나란히 나왔다. 설마 첫걸음만 나오고 끝이랴 싶었기에 고맙다. 넉걸음도 곧 한글판으로 옮겨 주기를 빈다. 어른도 어린이도 《부엌의 드래곤》처럼 생각을 밝히고 마음을 틔우는 줄거리를 다루는 책을 곁에 놓을 적에 스스로 피어나리라 본다. 어떤 책이든 우리를 살찌울 테지만, 아름책을 눈여겨보고 사랑할 줄 안다면, 왼손과 오른손을 모두어 어깨동무한다.


#台所のドラゴン #縞田理理 #みよしふるまち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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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5.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

 김성현 글·사진, 철수와영희, 2023.9.1.



읍내 나래터(우체국)에 들른다. 고흥교육회의에 간다. 고흥이란 고장이 밝게 앞날을 맞이하자면 배움판(교육계)을 바꾸고 북돋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전부터 있었으나, 고흥군수나 벼슬꾼(공무원)은 시큰둥하다. 그들이 ‘안 시큰둥’했으면 진작부터 ‘대학교·대기업에 시골아이 올려보내기’ 따위를 안 했겠지. 그런데 좀 보자. 안 걷는 사람들이 어떤 배움길(교육정책)을 말할까? 조금이나마 걷고 시골버스를 타는 어린이·푸름이는 ‘집밖·학교밖’에서 어떤 ‘꼬락서니 민낯’일까? ‘어른 아닌 꼰대’가 읊는 구정말(욕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꼰대 아닌 어른’을 살피면서 꽃말을 마음에 꿈으로 그리려는 아이들을 문득 만난다. 부릉길(찻길)을 걷어낼 일이다. 거님길에 숲길에 들길을 되찾을 일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를 읽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는 ‘지식’이 아닌 ‘들숲바다’를 들려주고 보여주고 함께할 노릇이다. 우리 누구나 스스로 숲인 줄 깨달을 일이다. 새바라기를 하고 별바라기를 하고 비바라기를 할 적에 마음빛을 알아보리라. 그런데 글쓴이 이야기 여러 대목이 아쉽다. ‘생물학·과학’이라는 잣대가 아닌, 독수리 마음으로 독수리를 보아야 독수리하고 동무하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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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4.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

 데즈카 오사무 그림·하타 슈헤이 글/정상교 옮김, 바다출판사, 2020.7.30.



아침 열한 시 시골버스를 탄다. 시골아이 하나가 소리를 크게 틀고서 손전화를 들여다본다. 이 아이한테 소리를 끄라고 두 판 얘기했으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음을 끄기로 한다. 시끄럽게 굴면서 멋대로인 아이는 스스로 갉아먹는 셈이고, 이 아이 어버이도 똑같다. 스스로 어떤 숨결이요 사랑인 줄 모르기에 마구잡이로 구르면서 죽음수렁으로 달린다. 오늘은 작은아이하고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다녀왔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쉬는데, 마을에서 풀죽임물을 잔뜩 뿌린다. 한밤까지 뿌린다. 미친나라이다. 우두머리 몇몇만 미치지 않았다. 그들만 미칠 수 있겠는가. 속속들이 미쳤으니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미칠밖에.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를 장만할까 말까 여러 해 망설이다가 장만하기는 했되, 헛웃음이 나왔다. 책을 이렇게 허술하고 허접하게 내도 될까? “간추린 붓다”가 아닌 “테즈카 오사무 붓다”를 읽으면 된다. 한글판으로 안 옮김 “테즈카 오사무 아름책”이 수두룩하다. 간추려서 얇고 작은 책에 값을 비싸게 매기지 말고, 아직 이 땅에 안 알려진 속깊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알리고 나누는 길에 뜻과 힘을 쓰기를 바란다. 이웃나라 일본은 ‘돈 되는 책’보다 ‘삶터를 밝히는 밑책(기초자료)’부터 차근차근 다져 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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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3.


《청와대 정부》

 박상훈 글, 후마니타스, 2018.5.21.



쉬엄쉬엄 하루를 보내던 저녁에 우리 책숲을 다녀온다. 마을 앞에서 반딧불이를 둘 본다. 이윽고 하나 더 보고, 어느새 이곳저곳에서 부드러이 하늘을 가르면서 초롱초롱 빛춤을 베푸는 반딧불이를 두루 만난다. 부릉길을 시끄럽게 달리는 쇳덩이에 몸을 실으면, 가을노래도 반딧불이도 별도 만날 길이 없다. 박쥐랑 소쩍새가 날갯소리 없이 가만가만 날아가는 모습도 두 다리로 천천히 거닐어야 마주한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살림하는 하루일까. 이제 다들 서울내기(도시인)로 몸을 바꾸면서 숲빛도 들빛도 하늘빛도 바다빛을 스스로 버리는 수렁이지 않은가. 《청와대 정부》를 읽었다. 뉘우치고 되새기는 목소리가 드물지만 있구나. 이 목소리에 귀를 여는 이웃이 늘어날 수 있으면, ‘서울내기’도 ‘시골내기’도 아닌, 오롯이 ‘사람’으로 설 만하리라 본다. 우리는 사람이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아이들 곁에서 사랑을 물려주고 살림을 숲빛으로 지어 어깨동무할 아름다운 사람”이다. 어느 무리(정당)이든 힘을 쥐면 으레 이름을 드날리면서 돈을 움키려 한다. 벼슬무리도 글무리(문단)도 매한가지. 얻고 쥐다가 썩힌다. 받아서 누리면 새록새록 들숲한테 돌려주고서 홀가분히 바람을 타면서 하늘사람으로 피어나면 고울 텐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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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2.


《우리는 올록볼록해》

 이지수 글, 마음산책, 2023.7.5.



밤새 비가 안 그친다. 새벽 다섯 시부터 비를 맞으면서 두바퀴를 달린다. 읍내에 닿아 여수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오늘은 뭘 쓸 수 없도록 졸립다. 잔다. 여수 성산초등학교에서 ‘글읽눈(문해력)’을 놓고서 이야기꽃을 편다. ‘문해력’이란 이름을 쓰더라도 나쁘지 않되, 이 일본스런 한자말만 쓰지는 않을 노릇이다. ‘풀이’해 줄 일이다. ‘어린이 눈높이’를 안 맞출 노릇이 아니되, “얘네들은 눈높이가 낮으니까 낮춰서 말하자”는 마음이 아니라, “어른과 아이가 함께 나아갈 말길을 헤아리자”는 마음으로, ‘먼저 들려줄 빛나는 말’부터 속삭일 노릇이다. “아이들이 배워서 즐겁게 쓸 말”을 먼저 들려주어야 하고, “즐겁게 쓸 빛나는 말”을 “아이 스스로 어떻게 배우고 익혀서 녹이는가 하는 길”을 풀어낼 일이다. 《우리는 올록볼록해》를 읽었다. 시골조차 아닌 서울에서 바깥일을 하는 몸으로 아이돌봄(육아)을 다루는 하루를 옮긴 글은 거의 뻔하다. 더구나 천기저귀를 쓰지도 않고, 아기수레 없이 업고 안는 살림도 아니다. 외돌봄이란 없다. 아이가 얼마나 밉거나 싫으면 ‘독박육아’ 같은 말을 함부로 쓸까? 숲노래 씨는 작은아이가 열 살을 넘길 무렵까지 온 집안일을 혼자 맡았고, 이제는 아이들한테 조금씩 맡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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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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