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44. 올라갈 만할까 (2016.6.28.)
작은아이는 커다란 나무는 엄두를 내지 않으나 자그마한 나무를 보면 “나무 타야지!” 하면서 올라타 보려 한다. 그러나 커다란 나무이든 작은 나무이든 아직 모두 못 올라탄다. 그래도 요새는 매달리기쯤은 한다. 매달리기를 할 줄 안다면, 이 다음에는 한손을 위로 뻗고 몸을 슥슥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아니면 다리로 죽죽 밀어 볼 만할까. 용을 써 봐. 언젠가 될 테니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시골아이 242. 매화나무 곁에서 (2016.5.7.)
매화나무 곁에서 매화나무를 올려다본다. 눈앞에도 아이 손에 닿을 만한 열매가 있지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손에 쥘 만한 열매를 올려다본다. 얘야, 네 코앞부터 보렴. 네 코앞에 있는 열매를 다 훑고서 사다리에 올라오면 되지. 그래도 그래도 위를 보고 싶다고 하는 아이는 매화나무 곁에서 위쪽을 올려다본다. ㅅㄴㄹ
시골아이 240. 달걀꽃밭에 파묻힌 우산 (2016.6.22.)
어릴 적부터 풀밭이나 꽃밭에서 산다면 아이들은 풀이나 꽃을 사랑할 줄 알지 싶다. 어릴 적부터 수풀을 헤치며 걷거나 웅덩이를 사뿐사뿐 밟으면서 노닌다면 아이들은 수풀도 웅덩이도 살가운 동무로 여길 줄 알지 싶다. 시골돌이 산들보라는 달걀꽃밭에 폭 파묻힌 우산놀이를 즐긴다. 혼자서. 재미나게. 씩씩하게.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