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27. 골짝물 입맞춤 (2016.3.26.)



  손을 대지 않고 골짝물 마시기를 한다. 손을 대지 않으려면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서 입으로 마시면 되겠지. 골짝물 입맞춤을 하면 되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내밀어 가만히 아주 가만히 골짝물을 한 모금 마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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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25. 민들레 목도리 (2016.4.7.)



  어머니한테서 배운 뜨개질로 ‘실가락지’를 떠서 손가락에 끼운 살림순이가 들마실을 하다가 노란 민둘레가 잔뜩 핀 곳을 보더니 세 송이를 꺾는다. 민들레꽃을 손에 쥐고 걷는가 했더니 어느새 가락지를 손에서 끄른 다음 민들레한테 둘러 준다. “이거 봐. 민들레 목도리야.” 이 봄에 민들레한테 목도리를 선물로 해 주는구나. 그래, 끈이 아니라 목도리야. 네 손가락에서는 가락지가 되듯이, 민들레 꽃줄기에서는 목도리가 되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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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20. 바람을 마시며 (2016.2.18.)



  우리는 바람을 마시며 달린다. 이러다가 아뿔싸, 살짝 넘어지기도 하지. 바람을 마시다가 때로는 넘어질 수 있지만, 언제나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지. 그러고는 새롭게 달리지. 우리 몸을 싱그러이 감싸는 바람을 마시고, 우리 마음을 맑게 틔우는 바람을 먹으면서, 즐겁고 기운차게 자라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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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19. 밭을 따라 걷기 (2016.3.6.)



  마을 어귀 큰길가에 있는 밭을 따라 걷자. 큰길가에 있는 밭이라서 길턱이 옆에 있네. 한 발을 올리면 꼭 그만 한 너비인 좁은 길턱인데, 이 길턱을 따라 걸어가면 재미있지. 시골순이는 어느덧 여섯 해째 이 길턱을 걸었으니 제법 잘 걷고, 시골돌이는 이제 세 해쯤 이 길턱에 올라서서 걷는 셈일까? 누나처럼 잘 걷고 싶은 시골돌이가 앞장서면서 봄노래를 부르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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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18. 잠자리야 (2012.8.11.)



  여름날 우리 서재도서관에 얼결에 들어왔다가 그만 나가지 못하고 기운이 빠진 잠자리를 본 시골순이가 엎드려서 가만히 바라본다. 잠자리야 어쩌다가 우리 도서관에 들어왔니? 너른 숲에서 놀아야지? 부디 다시 기운을 내렴. 기운을 차리기 힘들다면 풀숲에서 고이 쉬렴. 너는 아름다운 새 숨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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