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88. 펄쩍 뛰어넘기 (15.11.11.)



  늦가을에 골짝마실을 한다. 골짝물이 깊지도 넓지도 않으니, 영차 하면서 골짝물을 뛰어넘는다.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씩씩하게 뛰어넘는다. 훌륭하구나. 이만 한 너비는 아무것도 아니지? 네 동생이 네 뜀뛰기를 지켜보면서 배우겠네. 사뿐사뿐 뛰어넘으면서 바람을 훅 가르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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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87. 손가락에 흙 바르기 (15.11.12.)



  비가 내려 흙탕이 된 땅바닥에 손가락을 소옥 밀더니 손가락 끝에 흙을 폭신하게 묻힌다. “오잉? 흙이네?” 하면서 재미있게 논다. “이거 어떡해?” 하면서 깔깔 웃는다. 시골돌이야, 네 손가락에 맛난 흙떡 있네, 그 흙떡 입에 넣고 먹어. 우리 모두 함께 웃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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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86. 유자맛을 보다가 (15.11.16.)



  시골순이가 묻는다. “아버지, 이거 먹어도 돼?” “응? 음, 글쎄. 유자를 그냥 먹는 사람은 못 본 듯한데. 그렇지만 네가 먹고 싶으면 먹어도 돼. 다만, 먹으려면 끝까지 다 먹어야 해.” 얼마 뒤, 작게 썬 유자 한 조각을 입에 넣은 시골순이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다. “으아, 왜 이렇게 셔?” “그러게. 시지? 유자는 그냥 먹으면 셔서 다들 유자차로 담가서 먹어.” 시골순이는 끝까지 더 먹어 보려 애쓰다가 “이제 더 못 먹겠어.” 하며 두 손을 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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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85. 바람을 견디어라 (15.11.9.)



  바람을 견디면서 걷자. 바람을 맞으면서 걷자. 아니, 바람을 즐기면서 걷고, 바람을 마시면서 걷자. 바람을 노래하면서 걷고, 바람 따라 이 들길에서 들숨을 내쉬면서 걷자. 바람은 늘 우리 마음이니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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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84. 여기는 너희 놀이터 (15.11.3.)



  자동차가 매우 뜸하게 다니는 이 시골길은 모두 너희 놀이터란다. 이 시골길에 자동차가 아예 안 다닌다면 훨씬 재미날 테지. 자동차라는 것이 없던 옛날에는 모두한테 어디나 다 놀이터요 보금자리요 이야기터였을 테지.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신나게 달리자. 함께 이 길을 달리면서 바람을 먹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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