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42. 2015.1.1. 새해 첫날 매생이국



  새해 첫날에 매생이국을 끓인다. 어른들은 매생이국을 끓이면 잘 먹지만, 아이들은 낯이 아직 익지 않은지 조금 먹다가 말곤 한다. 그래도 처음 줄 적에는 잘 먹으니 첫 국그릇은 어느 만큼 먹으려나 하고 지켜본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멋진 국이란다. 너희가 굴도 함께 먹으면 더 좋을 텐데, 앞으로 굴맛도 익숙할 수 있기를 빈다. 굴은 안 먹으니 모두 내 국그릇으로 옮긴다. 아이들 수저는 메추리알로 간다. 그래, 그러렴. 너희도 나중에는 다른 맛을 하나씩 늘리기를 빌어. 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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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41. 2014.12.26. 식은밥은 볶아서



  엊저녁에 남은 밥은 식었으니 아침에 볶는다. 여느 때에는 물볶음밥을 하지만, 모처럼 기름볶음밥을 해 본다. 가끔은 기름을 둘러서 볶는 밥도 괜찮을 테지. 밥보다 감자와 고구마와 당근과 양파와 버섯을 더 많인 넣은 밥을 다 볶은 뒤, 동글꽃접시에 배추를 썰어 올린다. 아이들더러 따뜻한 국을 먼저 먹으라 하고 나서, 동글꽃접시에 볶음밥을 천천히 쌓는다. 넘치면 남기고, 모자라면 더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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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40. 2014.12.25. 보라쌀 잎접시



  까만쌀로 밥을 짓는다. 까만쌀을 제법 많이 섞으니 밥빛이 꽤 까무스름하다. 밥빛을 본 네 살 산들보라는 ‘보라빛’이라면서 ‘보라밥’이라고 말한다. 작은아이 이름에서 ‘보라’는 빛깔을 가리키지 않지만, 작은아이는 빛깔로 ‘보라’를 헤아리면서 ‘보라밥’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잎접시를 둘 얻어서 두 아이한테 풀을 따로 덜어 줄 수 있으니 밥상이 한결 예쁘구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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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9. 2014.12.23. 나뭇잎 접시



  읍내 빵집에서 ‘영수증 뽑기’ 행사를 하면서 우리 집도 뽑혔다고 쪽글이 온다. 부랴부랴 읍내 빵집에 가니 나뭇잎 접시를 둘 준다. 우리 집에 아이가 둘 있고, 아이들이 쓰는 앞접시로 삼으면 꼭 어울리겠다고 느낀다. 감알을 썰어서 얹고, 고구마를 썰어서 얹으며, 풀을 무쳐서 얹는다. 때로는 밥을 살포시 얹어 본다. 무엇을 얹어도 두 아이는 “내 나뭇잎 접시”에 담으면 아주 좋아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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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8. 2014.12.22. 꽃접시 쓰기



  밥상을 차릴 적에 곧잘 꽃접시를 쓴다. 밥그릇과 국그릇은 모두 꽃무늬가 들어간 그릇인데, 일부러 둥그런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는다. 왜냐하면 밥그릇이 아닌 접시에 밥을 담을 적에는 어쩐지 다른 느낌이 되기 때문이다. 밥은 똑같은 밥이요, 반찬도 똑같은 반찬일는지라도, 꽃무늬가 훤하게 드러나는 둥그런 접시를 받는 아이들은 밥상맡에서 “응? 오늘은 뭔가 다르네?”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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