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소리



아이는 저 스스로

갖고픈 장난감을 집어요.

값 적힌 종이를 보지 않아요.

남이 저것을 어찌 여기느냐도

안 따져요.


아이는 오직 저 스스로

제 마음을 읽고

이 마음소리를 살려서

기쁘게 노래해요.


삶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고이 서도록 이끄는 책은

책값이 대수롭지 않아요.

삶을 사랑하는 눈길을 틔우고

사랑을 사랑하는 손길을 보듬으니

스스럼없이 고르지요.


책을 고르며 따질 대목은

늘 하나

바로 마음으로 퍼지는 노랫소리.



2015.11.28.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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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가방


앞뒤하고 옆으로 멘 가방을
맞이방 한쪽에 내려놓으니
겉옷을 벗어서 아버지한테 내민 뒤
바퀴 달린 옷짐가방을 
이리저리 밀고 당기면서
빙글빙글 노래하는
다섯 살 작은아이는
내내 웃음꽃돌이 되어
아버지도 여기에서 함께 춤추며 노는
춤돌이가 되도록 북돋아 준다.


2015.11.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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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고요하며 까맣던 밤이 지나면
부산스레 하얀 새벽이 찾아와
어느덧
눈부신 햇살 퍼지는 아침입니다.

밥을 짓고
말을 섞고
노래를 하면서
하루를 열고

웃고
춤추고
일하고 놀면서
하루를 닫습니다.

이제
복닥거리며 밝은 무지개빛은 저물고
새롭게 차분한 별잔치로 넘어갑니다.


2015.11.28.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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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시



두 아이를 데리고

읍내로 저자마실 나와서

가방 가득 먹을거리

장만한 뒤

한 시간 남짓

군내버스 기다리고는

드디어 850원 1700원 치러

집으로 돌아간다.


두 아이가 씩씩하게

버스역 둘레를 뛰노는 동안

가방에서 시집 한 권

꺼내어 읽다가

조용히 다시 넣고는

작은아이 왼손을 펼치고

작은아이 오른손을 쥐어

작은아이 이름 넉 자를

손가락 글씨로 적는다.



2015.5.9.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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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서 돌아가는 길



16절 그림종이 한 꾸러미

아이들이 노래하는 고기 한 꾸러미

국으로 끓일 버슷 한 꾸러미

이렁저렁 가방에 넣어

질끈 어깨에 멘다.


1700원 버스삯 손에 쥐고

16시 40분 군내버스

언제 들어오나 기다린다.


저잣마실 마친 할매와 할배

저마다 이녁 마을 돌아갈

버스 꽁무너 기다린다.



4347.11.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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