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시
두 아이를 데리고
읍내로 저자마실 나와서
가방 가득 먹을거리
장만한 뒤
한 시간 남짓
군내버스 기다리고는
드디어 850원 1700원 치러
집으로 돌아간다.
두 아이가 씩씩하게
버스역 둘레를 뛰노는 동안
가방에서 시집 한 권
꺼내어 읽다가
조용히 다시 넣고는
작은아이 왼손을 펼치고
작은아이 오른손을 쥐어
작은아이 이름 넉 자를
손가락 글씨로 적는다.
2015.5.9.흙.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