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돌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3.21.)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지난해에 생각해 둔 일을 이제 합니다. 겨우내 날이 춥기도 했고, 다른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무로 이것저것 짜 보려 하기도 했고요. 옛 구령대 자리에 큰돌이 잔뜩 있어요. 이 큰돌을 굴려서 돌걸상으로 삼으려 합니다. 도서관학교 문간 쪽으로는 ‘조금 작아’서 어깨에 이거나 가슴에 안아서 나를 만한 돌을 갖다 놓습니다. 구령대 둘레로는 도무지 들기 어렵구나 싶은 큰돌을 영차영차 조금씩 움직이면서 자리를 잡아 봅니다. 돌은 무게가 얼마쯤일까요. 이런 큰돌을 이거나 안아서 나르자니 다리가 후들거립니다만, 재미있습니다. 볕이 좋을 적에는 아이들도 손님들도 이 돌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놀거나 수다를 떨 수 있어요. 나중에는 큰길 쪽은 이 큰돌을 굴려서 막아 놓으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손님이 아닌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요. 큰아이가 동생이랑 아버지 곁에서 놀다가 풀이 우거진 한쪽에서 수선화 한 송이를 찾아냅니다. 어쩜 꼭 한 송이가 외따로 피었네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교보문고에서] http://www.kyobobook.co.kr/search/SearchKorbookMain.jsp?vPstrCategory=KOR&vPoutSearch=1&vPauthorCD=1000909201&vPsKeywordInfo=%C3%D6%C1%BE%B1%D4&vPorderClick=L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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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3.13.)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이웃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문을 똑똑 두드린 뒤에 기다릴 수 있는 사람, 문득 찾아와서 살림짓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이웃이라고 느낍니다. 주절주절 수다를 떨 수 있어야 이웃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삶을 짓고 생각을 짓는 길에 슬기로운 마음을 사랑스레 나눌 수 있을 적에 비로소 이웃이라고 느낍니다. 사회나 정치나 책 이야기를 나눈대서 이웃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한테서 기쁘게 배우고, 아이를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 따사로운 숨결일 적에 바야흐로 이웃이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도서관학교라는 터를 마련해서 꾸리는 뜻이라면, 이와 같은 이웃한테 조그맣게 쉼터나 마실터가 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우리 스스로 고운 이웃이 되는 살림을 지으려는 뜻에서 도서관학교를 가꾼다고 느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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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감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3.17.)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인천으로 서울로 마실을 다녀오면서 여러 가지 일감을 얻습니다. 인천 배다리에서 헌책방 책길을 닦는 아주머니 목소리를 세 시간 가까이 담아서 잡지사로 인터뷰 원고를 보냈어요. 어린이 글쓰기를 이끄는 원고를 어떻게 새로 가다듬으면 좋은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고, 어린이한테 들려줄 우리말 작은 사전을 앞으로 어떻게 더 손질하면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어린이문학을 한 이원수 님 발자국을 돌아보는 글을 써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인천하고 얽힌 오랜 살림살이를 놓고 작게 전시도 하고 책도 꾸며 보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밖에도 두어 가지 책을 새로 쓰는 실마리를 얻었고, 고흥으로 돌아와서 아이들하고 지을 배움살림을 가만히 헤아렸습니다. 아직 이 같은 일감을 인천이며 서울로 마실을 다녀와야 헤아리는 살림입니다만, 머잖아 이 같은 일감을 고흥이라는 고장에서 조용히 일구면서 이쁘게 엮어낼 수 있으리라 꿈꾸어 봅니다. 우리는 스스로 꿈꿀 적에 모두 이루고, 스스로 꿈꾸지 않을 적에는 모두 못 이룬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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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포항시 효자동길에 마을책방 <달팽이책방>이 있습니다. 이곳은 마을에서 책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지피는 살뜰한 터전입니다. 이곳 <달팽이책방>에서 지난 3월 4일부터 조촐하게 사진잔치 하나를 합니다. 이 사진잔치는 앞으로 4월 29일까지 하고, 4월 29일에는 사진잔치를 여는 이가 이야기마당을 펼치기도 합니다.

<달팽이책방> 사진잔치에 사진을 거는 이는 전라남도 고흥에 삽니다. 전라남고 고흥이라는 고장에서 두 아이하고 시골살림을 지은 일곱 해 발자국을 사진으로 올올이 담아서 펼쳐요. 전남 고흥 시골마을 사진이라면, 전남 고흥에서 사진잔치를 하면 좋을 텐데 왜 경북 포항에서 하느냐고 물을 수 있어요.

여러 뜻이 있을 텐데, 전라도와 경상도를 '수수한 시골살림' 이야기로 가로지른다는 뜻이 있습니다. 포항이라는 도시에 고흥이라는 시골옷을 살그마니 입혀 본다는 뜻이 있습니다. 서울이나 부산 같은 큰도시를 벗어나 포항이라는 터전에서 살림을 짓는 이웃들학고 시골노래를 나눈다는 뜻이 있어요.

작고 조촐하지만 재미나면서 느긋하게 누릴 수 있는 사진잔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경북 포항을 책내음으로 밝히는 봄햇살 같은 <달팽이책방>에 책마실을 다녀오면서, 사진노래를 함께 맛보는 즐거운 사진마실을 누려 보실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포항 <달팽이책방>에서 한 달 남짓 펼치는 사진잔치를 마련하는 뜻을 다음처럼 보태어 봅니다. 삶이 노래가 되기에 사진을 찍고, 사진을 노래로 여겨 찍으니, 아이도 어른도 신나게 시골살림을 지으면서 새롭게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 포항 달팽이책방 사진잔치 알림글 *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요.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이녁 아이를 바로 그분들 스스로 가장 즐겁고 사랑스러우며 아름답게 잘 찍을 수 있어요. 사진 솜씨를 배워야 아이 사진을 잘 찍는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사진 재주가 있어야 하지도 않습니다. 사랑으로 바라보고 살림을 함께 짓는 기나긴 길동무로 바라보기만 하면 아주 값싸고 허름한 사진기를 갖추었어도 언제나 사랑스러운 사진을 찍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은 저는 한국말사전을 새로 짓는 일을 하기 때문에 늘 ‘말·넋·삶’을 함께 헤아려요. 사진도 이 얼거리에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스스로 바라보려는 눈길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면서 사진도 달라진다고 느껴요.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 말씨가 달라지듯이,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담는 사진이 달라진다고 느껴요. 멋부리려는 마음에서 멋부리려는 말이 흘러요. 속을 가꾸려는 생각에서 속을 가꾸는 말, 이른바 알찬 말이 흘러요. 멋부리려는 마음에서 멋부리려는 사진이 태어나요. 서로 사랑하려는 생각을 지으면 서로 사랑으로 바라볼 사진이 태어나요.

아이들한테 사진기를 쥐어 주면 아이들이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한번 눈여겨보세요. 아이들은 오직 사랑으로 즐겁게 찍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사진을 매우 잘못 알기 일쑤예요. 사진은 ‘배워서’ 찍을 수 없습니다. 사진은 오직 ‘사랑으로’ 찍을 뿐이지 싶습니다. 말은 ‘배워서’ 할 수 없습니다. 말도 늘 오직 ‘사랑으로’ 주고받을 뿐이지 싶습니다. 사진읽기나 사진찍기를 가르치거나 배울 까닭이 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게 읽고 찍으면 된다고 느낍니다. 글쓰기나 말하기를 따로 가르치거나 배울 까닭도 없이, 늘 스스로 살림을 짓는 몸짓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고 느껴요.

삶을 짓는 사랑으로 살림을 스스로 신나게 가꾸는 새로운 마음으로 말을 빚고 생각을 나눕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삶을 짓는 사랑으로 살림을 스스로 신나게 가꾸는 새로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서로 즐깁니다. 그저 삶을 사랑으로 짓는 새로운 생각을 스스로 북돋아 말을 하고 글을 쓰며 사진을 찍으면 돼요. 이리하여 저는 이야기 한 자락으로 웃음꽃을 지피고 싶은 마음에 제가 시골집에서 요 몇 해 사이에 아이들하고 짓는 신나는 살림이 살짝 묻어나는 사진 꾸러미를 챙겨서 조촐히 사진잔치를 마련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사진·이야기 : 숲노래(최종규)
전남 고흥에서 ‘도서관학교 숲노래’를 꾸리면서 한국말사전을 새로 짓는 일을 한다.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사진책과 함께 살기》, 《골목빛》 같은 책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때 2017.3.4 ∼ 4.29
곳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 10번길 32
   달팽이책방 (070-7532-3316)
이야기마당 2017.4.29 (토) 16:00

때 2017.4.30 ∼ 5.10
곳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4
   한글전각갤러리 (02-723-2324)
이야기마당 2017.4.30 (일) 17:30

때 ... 2017년 5월에도?
곳 ... 아마 전남 광주에서?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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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터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3.14.)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조선낫을 쥐고 풀을 벱니다. 지난가을 뒤로 아직 한쪽은 풀을 눕히지 못한 자리가 있어요. 겨우내 시든 이 자리에 선 풀을 조선낫으로 툭툭 치고 밟습니다. 잘 시든 풀포기가 바작바작 소리를 내며 흙바닥에 판판하게 덮입니다. 지난겨울 꿩 여러 마리가 어디쯤에서 살았으려나 하고 어림해 봅니다. 이제 도서관학교 둘레로 아이들이 마음껏 빙빙 돌 만하도록 풀을 다 눕힙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마을 할매 한 분이 이곳에서 쑥을 캐시기에 뜯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이곳은 우리 쑥이고 우리가 먹을 쑥이라고, 할매들은 저마다 ‘한 사람이 뜯는데’라든지 ‘이 많은 쑥을 우짤라고 그러는데’라든지 ‘지심 매 주는 거 아니냐’라든지 ‘그동안 여기에서 쑥을 뜯었는데’라든지 ‘한 마을 사람 아니냐’라든지 ‘그냥 쑥인데’라든지 온갖 핑계를 댑니다. 그러나 할매네 밭은 농약을 늘 듬뿍 치니 쑥이 자랄 틈이 없지요. 우리 도서관학교는 농약 없이 고이 건사하니 쑥이 잘 돋지요. 할매들은 으레 ‘이녁 혼자’만 쑥을 뜯는다 여기지만 마을에 할매가 한 분이겠습니까. 더구나 할매들은 쑥이며 나물이며 들딸기이며 죄 훑어내니 남아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 땅에 이것저것 캐거나 벤다며 몰래 들어오지 마셔야 합니다. 할매들 호미질은 서리나 나눔을 훨씬 넘어섭니다. 올봄에도 수선화는 방긋 고개를 내밉니다. 반갑구나. 참 눈부신 얼굴이로구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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