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은하 5 - S코믹스 S코믹스
아마가쿠레 기도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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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9.

만화책시렁 627


《내 옆에 은하 5》

 아마가쿠레 기도

 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4.13.



  바쁘게 부대끼니 별을 볼 틈이 없을 뿐 아니라, 하늘에 늘 별이 반짝이는 줄 잊습니다. 힘겹게 복닥이느라 해를 쬘 말미를 못 낼 뿐 아니라, 하늘에 언제나 해가 환하면서 온누리를 따뜻하게 감싸는 줄 잊습니다. 《내 옆에 은하 5》은 이 그림꽃이 나아가려는 길을 또렷하게 들려줍니다. 별누리 꽃순이는 어머니랑 다르게 살아가려는 다짐을 꿋꿋하면서 포근하게 얘기합니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두 마음은 틀림없이 사랑이되, 때로는 굴레로 바뀌곤 했어요. 마냥 묶을 적에는 차꼬입니다. 그냥 견딜 적에는 수렁이에요. 묶는 줄 미처 모른 어머니도, 견디기만 하던 아이도, 이제는 속내를 털어놓고서 함께 나아갈 저마다 다른 새길을 이야기할 적에 비로소 사랑꽃이 피고 사랑씨가 자랄 만합니다. 낮에도 별누리가 이 별을 둘러싸고 비추는 줄 알아볼 수 있기에 기쁩니다. 밤에도 해가 푸른별 건너쪽을 고루 품는 줄 느낄 수 있기에 느긋해요. 가만히 꿈꾸고, 가벼이 노래합니다. 손을 맞잡고 걷고, 살그머니 손을 놓고서 훨훨 날아요. 우리는 이 푸른별에서 사랑을 빛내려고 태어났습니다. 우리 하루를 사랑으로 지으려고 무럭무럭 큽니다.


ㅅㄴㄹ


“특별히 큰 게 더 훌륭한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쌓아 나가는 게 기뻐요. 저 어쩐지 작은 것부터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13쪽)


“시오리 씨가 여러분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오리 씨가 여기에 온 건, 강하고도 다정하기 때문이에요.” (44쪽)


“기대상을 받은 내가 좋아요. 특별하지도 않고, 천재도, 공주도 아닌.” (72쪽)


“내 사랑은 필요없대요.” “사랑이라고 말해 줬잖아. 이젠 아이를 독립시켜야 할 때야.” (106쪽)


#おとなりに銀河 #雨隠ギド 


+


《내 옆에 은하 5》(아마가쿠레 기도/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


증쇄 결정! 원래 사내에서도 호평이었지만

→ 더찍기! 워낙 일터에서도 단비였지만

→ 되박이! 그야말로 일판에서도 반겼지만

4쪽


원작이 있는 작품이요?

→ 밑글이 있는 그림이요?

→ 바탕글 있는 그림이요?

5쪽


데뷔작도 유기묘를 줍는 불량배 이야기였어요

→ 첫선도 떠돌냥이를 줍는 각다귀 이야기였어요

→ 처음도 버림냥이를 줍는 만무방 이야기였어요

7쪽


한 사람당 한 개씩이야

→ 한 사람에 하나씩이야

18쪽


자네는 보기보다는 강경하군

→ 자네는 보기보다는 굳세군

→ 자네는 보기보다는 단단하군

45쪽


여기에 있기만 해도 모두가 행복해진단다. 그건 정말 숭고한 일이야

→ 여기에 있기만 해도 모두가 즐겁단다. 참말 거룩한 일이야

→ 여기에 있기만 해도 모두가 기쁘단다. 참말 빛나는 일이야

52쪽


모두의 다정함을 무상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 모두 따뜻한데 그냥 받는 사랑이라고 여긴 적도 있죠

→ 모두 살가운데 거저 누리는 사랑이라고 여긴 적도 있죠

67쪽


아직 많은 문제가 남아 있지만

→ 아직 꽤 걱정스럽지만

→ 아직 사달이 퍽 남았지만

76쪽


폭풍전야가 아니라?

→ 살얼음판이 아니라?

→ 아슬판이 아니라?

→ 벼랑끝이 아니라?

→ 회오리앞이 아니라?

→ 흔들불이 아니라?

121쪽


1일 1꽁냥. 1꽁냥이면 돼?

→ 하루 한꽁냥. 한꽁냥이면 돼?

→ 오늘 한꽁냥. 한꽁냥이면 돼?

13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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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GON 3
마사시 타나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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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7.

만화책시렁 394


《GON 3》

 마사시 타나카

 대원

 1995.6.1./2012.10.15.



  순이라서 여리지 않습니다. 돌이라서 세지 않습니다. 여린 사람이 여리고 센 사람이 셉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밝고, 생각 않는 사람이 어둡습니다. 꿈꾸는 사람이 즐겁고, 꿈이 없는 사람이 메마릅니다. 뛰놀 줄 아는 사람이 기쁘게 일합니다. 뛰놀 줄 모르는 사람이 굴레를 씌웁니다. 들숲을 누비는 마음이 온누리를 품는 사랑으로 자랍니다. 들숲을 등진 서울은 온누리를 싸움터로 불사릅니다. 《GON 3》을 모처럼 되읽습니다. 땅미르가 나오는 그림꽃이기에 굳이 ‘사람말’이 나올 까닭이 없습니다. 땅바닥을 쿵쿵 울리면서 하루를 놀고 노래하고 뛰고 달리는 아이가 무엇을 보고 겪고 누리는가 하는 이야기를 넌지시 보여줍니다. 가만히 돌아볼 수 있을까요? 오늘날 우리는 다들 말을 하고 글을 나눕니다. 문학이나 예술을 하기에 글을 나누지 않아요. 손전화를 콕콕 눌러도 글쓰기입니다. 누리집에 넘실대는 글을 읽어도 글읽기입니다. 누구나 마음으로 하루를 살았고, 마음에 하루를 담았습니다. 이러다가 마음을 소리로 옮겨 말이 태어났고, 말로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생각에 날개를 다는 길이 있는 줄 알아보았어요. 이다음으로 글이 요즈막에 태어났다고 할 텐데, 자칫 지나치게 쏟아지는 글은, 길이 아닌 굴레로 치닫기 일쑤이더군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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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리 2 - S코믹스 S코믹스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무로이 다이스케 그림, 김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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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7.

만화책시렁 624


《레이리 2》

 이와아키 히토시 글

 무로이 다이스케 그림

 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1.17.



  아이를 낳아서 돌보려는 마음이라면, 먼저 스스로 사람답게 삶을 지을 노릇입니다. 다른 길은 따로 없습니다. 아이한테 뭘 해주어야 하지 않고, 뭘 물려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꿈을 키워서 하루를 지으려고 이 땅에 태어납니다. 어버이하고 어른은 아이가 ‘나랑 다른 사람’인 줄 깨달을 일이고, 아이는 어버이랑 어른이 ‘나랑 다른 길’인 줄 알아보면 되어요. 《레이리》는 굴레를 뒤집어쓴 채 “난 언제쯤 갈기갈기 죽어서 우리 엄마아빠랑 동생 곁으로 갈까?” 하는 마음 하나로 그저 몸뚱이를 버티는 아이가 보내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눈앞에서 온집안 죽음을 지켜보고서 혼자 살아남은 마음을 헤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니, 헤아릴 수 없다고 해야 맞습니다. 더구나 지난날에는 우두머리끼리 부딪히면서 “마을을 수수하게 이루는 작은 사람들”을 가랑잎처럼 우수수 떨구었어요. 모두 다르게 빛나는 목숨인데, 사람 하나는 톱니바퀴가 아닌데, 오늘날은 틀이 조금 바뀌었어도 사람값을 업신여기는 얼거리는 매한가지입니다. 아이는 돈이나 집 걱정이 없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꿈씨앗을 품을 일입니다. 길이 똑같다면 굴레입니다.


ㅅㄴㄹ


‘지금 만나려는 게 다케다 가쓰요리? 녀석이 진 탓에 내 가족이 죽었어. 멍청한 다케다 자식! 만나면 침이라도 퉤 뱉어 줄까. 그러면 ‘이 무례한 놈!’ 칼로 싹둑∼ 끼아∼∼.’ (99쪽)


“레이리이? 한자가 어떻게 되느냐?” “아, 한자 말씀이십니까? 글쎄요, 적당히 지었을 텐데요. 백성인 아빠가 붙인 이름이고.” (109쪽)


“노부카쓰 님의 방패가 되어 싸우고! 훌륭하게 갈기갈기 찢겨서 죽어 보일게요! 핫핫핫핫.” (143쪽)


#岩明均 #レイリ #室井大資


《레이리 2》(이와아키 히토시·무로이 다이스케/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


이런 미소녀가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데

→ 이런 꽃순이가 넋놓고 자는데

→ 이런 예쁜이가 느슨히 자는데

76쪽


녀석이 진 탓에 내 가족이 죽었어

→ 녀석이 진 탓에 우리 집이 죽었어

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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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어라 1 - S코믹스 S코믹스
타카노 이치고 지음, 안수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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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7.

만화책시렁 623


《네가 되어라 1》

 타카노 이치고

 안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2.1.13.



  모든 아이는 다릅니다. 다 다른 아이는 다 다르게 배우면서 다 다르게 놀기에 튼튼하게 자랍니다. 다 다르기에 어울려요. 다 다른 마음과 몸으로 서로 헤아리면서 어울리지요. 삶이란 누구나 다르게 태어나서 저마다 다르게 일구는 길입니다. 이러한 길을 곁에서 함께 읽기에 어른이고, 이러한 길을 막고서 틀에 가두려고 하기에 꼰대입니다. 《네가 되어라 1》는 삶이라는 길을 스스로 열면서 나아가고 싶은 아이들이 펴려고 하는 꿈을 줄거리로 잡습니다. 나는 나이면 됩니다. 너는 너이면 됩니다. 솜씨가 대단해야 하지 않습니다. 재주를 잔뜩 부려야 하지 않습니다. 나로서 한 발짝씩 나아가기에 즐겁습니다. 너로서 한 걸음씩 내딛기에 새롭습니다. 오늘날 우리 터전은 온통 ‘서울로!’입니다. 서울로 들어서서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고 밀어붙입니다. 서울로 안 가거나 서울을 안 쳐다보면 얕보거나 비웃기도 합니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해본다면, 나무는 다 다른 터에 너르게 자라는 줄 알아요. 사람은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르게 살기에 새롭게 어울리면서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서울로!’를 외치기에 아이들을 길들이고 틀에 가두고 말아요. ‘마을’을 헤아리면서 ‘보금자리’를 돌아보기에 가만히 새길을 엽니다.


ㅅㄴㄹ


“노력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녀석은 많다. 노력도 재능이란 말이 진짜라면, 그게 네 재능이야. 나는 그러지 못했어. 넌 대단하다고 생각해.” (57쪽)


“제 그림이에요. 매력이 없어도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아도, 저에게는 전부 소중한 그림이라고요.” (118쪽)


“처음부터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게 뻔뻔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지금 왼손이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은 기타가 서툽니다.” (159쪽)


‘괴로운 일 같은 건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다. 하지만 사람은 괴로운 일이 없으면 아름다운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163쪽)


#君になれ #高野 ?


+


《네가 되어라 1》(타카노 이치고/안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2)


네 사고회로는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 네 생각머리는 어떻게 생겨먹었냐

→ 아니, 네 생각틀은 어떻게 생겨먹었냐

39쪽


처음부터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게 뻔뻔할지도 모르지만

→ 처음부터 뉘우치니 뻔뻔할지도 모르지만

→ 처음부터 고개숙이니 뻔뻔할지도 모르지만

15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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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코토 진료소 15
야마다 다카토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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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4.

책으로 삶읽기 823


《Dr.코토 진료소 15》

 타카토시 야마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1.15.



《Dr.코토 진료소 15》(타카토시 야마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을 돌아본다. 2024년 2월에 우리나라 뭇 돌봄터에서 돌봄이가 손을 놓는다고 한다. 나라에서 펴는 길에 맞선다는 뜻인데, “의사도 파업을 할 권리”가 있으나, “돈과 이름과 힘을 잔뜩 거머쥐려는 속셈”이란 그저 시커멀 뿐이다. 아픈 이웃을 돌보는 길이란 무엇인가? 앓는 이웃을 돌보는 동무가 늘어나서 일손을 줄이는 길이 왜 나쁠까? 곰곰이 보면, 돌봄이가 따로 없더라도 나라가 무너지지 않는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없더라도 나라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시골에서 논밭을 짓는 일꾼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 아이를 낳아 돌볼 수수한 어버이가 없으면 나라가 아예 사라진다. 이제 사람들 스스로 깨닫기를 빈다. 돌봄터 따위 얼씬도 안 하겠노라고 마음을 먹을 수 있기를 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고삭부리라 뻔질나게 돌봄터를 드나들며 돌봄삯을 엄청나게 치렀는데, 열일곱 살부터 돌봄터를 아예 안 가기로 했고, 돌봄터를 아예 안 가다 보니 오히려 몸이 한결 튼튼하더라. 해마다 몸살치레를 할 적에는 며칠 드러누우면 된다. 돌봄이는 나더러 코를 째도 안 낫는다고 하던데, 시골에 깃들어서 살아가니 코로 숨을 쉴 수 있더라. 총을 못 쏘는 짝눈이지만, 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가며 새를 잘 알아보고 책을 잘 읽는다. 적잖은 분들은 “시골에 병원도 없는데 걱정스러워 어찌 살아요?” 하고 말하지만, 시골살이란 돌봄터 없이 스스로 고즈넉이 몸을 돌아보고 보살피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제금을 난 날부터 서른 해 즈음 돌봄낛(건강보험료)을 꼬박꼬박 내지만, 돌봄낛을 꼬박꼬박 냈어도 돌봄터에 드나든 일이 없었고, 앞으로도 찾아갈 일이 없다. 어느 모로 보면 우리나라에 돌봄터가 너무 많다고 여길 수 있다. 이참에 “서울에 있는 큰 돌봄터”를 죄다 ‘면허취소’를 시켜서 닫아버릴 만할 수 있다. 아무나 돌봄이라는 자리에 서기에 아무렇게나 막짓을 일삼는다. 뭐, 벼슬아치도 아무나 되니까 나라일도 아무렇게나 뒹굴기는 한다. 아무나 글을 쓰니까 엉터리 책과 새뜸이 날뛰기도 한다. 마음에 사랑을 심지 않은 채 일자리부터 거머쥐려고 하면, 어느 곳이든 죄다 썩어문드러진다.


ㅅㄴㄹ


“이대로 어머니의 주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인생을 종칠 바엔 차라리…….” “그럼 의사를 관두면 되죠. 의사에 미련이 남기 때문에 자신을 벼랑 끝에 몰고 알코올 의존증에도 걸리는 거예요. 그러니 고쳐야죠. 저하고 같이 주박을 풀어 봅시다.” (58쪽)


“에바토 선생님, 이 소년은 학대받던 소년 시절의 당신이 아닙니다.” “손놓게. 그런 건 말 안 해도 알아.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걸 어쩌나. 이건 내가 아직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단 증거야.” (154쪽)


#Drコト診療所 #山田貴敏


지금까지 환자에게 위험부담을 지우면서까지 수술한 적은 없습니다

→ 이제까지 아픈이한테 걱정더미를 지우면서까지 짼 적은 없습니다

→ 여태까지 앓는이한테 벼락을 지우면서까지 칼을 든 적은 없습니다

199쪽


이 일은 제 인생에 있어서 제1보예요

→ 이 일은 제 삶에서 첫걸음이에요

→ 제 삶에서 첫발을 뗀 일이에요

183쪽


저 친구한텐 처음 맡는 왕건이니까

→ 저 사람한텐 처음 맡는 큰일이니까

→ 저이한텐 처음 맡는 으뜸일이니까

170쪽


와다 녀석이 1번 타자란 게 좀 불안한데

→ 와다 녀석이 꼭두라서 좀 걱정인데

→ 와다 녀석이 맨앞이라 좀 아슬한데

78쪽


어머니의 주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인생을 종칠 바엔 차라리

→ 어머니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끝낼 바엔 차라리

→ 어머니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마칠 바엔 차라리

5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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