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리 2 - S코믹스 S코믹스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무로이 다이스케 그림, 김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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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7.

만화책시렁 624


《레이리 2》

 이와아키 히토시 글

 무로이 다이스케 그림

 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1.17.



  아이를 낳아서 돌보려는 마음이라면, 먼저 스스로 사람답게 삶을 지을 노릇입니다. 다른 길은 따로 없습니다. 아이한테 뭘 해주어야 하지 않고, 뭘 물려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꿈을 키워서 하루를 지으려고 이 땅에 태어납니다. 어버이하고 어른은 아이가 ‘나랑 다른 사람’인 줄 깨달을 일이고, 아이는 어버이랑 어른이 ‘나랑 다른 길’인 줄 알아보면 되어요. 《레이리》는 굴레를 뒤집어쓴 채 “난 언제쯤 갈기갈기 죽어서 우리 엄마아빠랑 동생 곁으로 갈까?” 하는 마음 하나로 그저 몸뚱이를 버티는 아이가 보내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눈앞에서 온집안 죽음을 지켜보고서 혼자 살아남은 마음을 헤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니, 헤아릴 수 없다고 해야 맞습니다. 더구나 지난날에는 우두머리끼리 부딪히면서 “마을을 수수하게 이루는 작은 사람들”을 가랑잎처럼 우수수 떨구었어요. 모두 다르게 빛나는 목숨인데, 사람 하나는 톱니바퀴가 아닌데, 오늘날은 틀이 조금 바뀌었어도 사람값을 업신여기는 얼거리는 매한가지입니다. 아이는 돈이나 집 걱정이 없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꿈씨앗을 품을 일입니다. 길이 똑같다면 굴레입니다.


ㅅㄴㄹ


‘지금 만나려는 게 다케다 가쓰요리? 녀석이 진 탓에 내 가족이 죽었어. 멍청한 다케다 자식! 만나면 침이라도 퉤 뱉어 줄까. 그러면 ‘이 무례한 놈!’ 칼로 싹둑∼ 끼아∼∼.’ (99쪽)


“레이리이? 한자가 어떻게 되느냐?” “아, 한자 말씀이십니까? 글쎄요, 적당히 지었을 텐데요. 백성인 아빠가 붙인 이름이고.” (109쪽)


“노부카쓰 님의 방패가 되어 싸우고! 훌륭하게 갈기갈기 찢겨서 죽어 보일게요! 핫핫핫핫.” (143쪽)


#岩明均 #レイリ #室井大資


《레이리 2》(이와아키 히토시·무로이 다이스케/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


이런 미소녀가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데

→ 이런 꽃순이가 넋놓고 자는데

→ 이런 예쁜이가 느슨히 자는데

76쪽


녀석이 진 탓에 내 가족이 죽었어

→ 녀석이 진 탓에 우리 집이 죽었어

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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