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코토 진료소 15
야마다 다카토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4.

책으로 삶읽기 823


《Dr.코토 진료소 15》

 타카토시 야마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1.15.



《Dr.코토 진료소 15》(타카토시 야마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을 돌아본다. 2024년 2월에 우리나라 뭇 돌봄터에서 돌봄이가 손을 놓는다고 한다. 나라에서 펴는 길에 맞선다는 뜻인데, “의사도 파업을 할 권리”가 있으나, “돈과 이름과 힘을 잔뜩 거머쥐려는 속셈”이란 그저 시커멀 뿐이다. 아픈 이웃을 돌보는 길이란 무엇인가? 앓는 이웃을 돌보는 동무가 늘어나서 일손을 줄이는 길이 왜 나쁠까? 곰곰이 보면, 돌봄이가 따로 없더라도 나라가 무너지지 않는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없더라도 나라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시골에서 논밭을 짓는 일꾼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 아이를 낳아 돌볼 수수한 어버이가 없으면 나라가 아예 사라진다. 이제 사람들 스스로 깨닫기를 빈다. 돌봄터 따위 얼씬도 안 하겠노라고 마음을 먹을 수 있기를 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고삭부리라 뻔질나게 돌봄터를 드나들며 돌봄삯을 엄청나게 치렀는데, 열일곱 살부터 돌봄터를 아예 안 가기로 했고, 돌봄터를 아예 안 가다 보니 오히려 몸이 한결 튼튼하더라. 해마다 몸살치레를 할 적에는 며칠 드러누우면 된다. 돌봄이는 나더러 코를 째도 안 낫는다고 하던데, 시골에 깃들어서 살아가니 코로 숨을 쉴 수 있더라. 총을 못 쏘는 짝눈이지만, 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가며 새를 잘 알아보고 책을 잘 읽는다. 적잖은 분들은 “시골에 병원도 없는데 걱정스러워 어찌 살아요?” 하고 말하지만, 시골살이란 돌봄터 없이 스스로 고즈넉이 몸을 돌아보고 보살피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제금을 난 날부터 서른 해 즈음 돌봄낛(건강보험료)을 꼬박꼬박 내지만, 돌봄낛을 꼬박꼬박 냈어도 돌봄터에 드나든 일이 없었고, 앞으로도 찾아갈 일이 없다. 어느 모로 보면 우리나라에 돌봄터가 너무 많다고 여길 수 있다. 이참에 “서울에 있는 큰 돌봄터”를 죄다 ‘면허취소’를 시켜서 닫아버릴 만할 수 있다. 아무나 돌봄이라는 자리에 서기에 아무렇게나 막짓을 일삼는다. 뭐, 벼슬아치도 아무나 되니까 나라일도 아무렇게나 뒹굴기는 한다. 아무나 글을 쓰니까 엉터리 책과 새뜸이 날뛰기도 한다. 마음에 사랑을 심지 않은 채 일자리부터 거머쥐려고 하면, 어느 곳이든 죄다 썩어문드러진다.


ㅅㄴㄹ


“이대로 어머니의 주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인생을 종칠 바엔 차라리…….” “그럼 의사를 관두면 되죠. 의사에 미련이 남기 때문에 자신을 벼랑 끝에 몰고 알코올 의존증에도 걸리는 거예요. 그러니 고쳐야죠. 저하고 같이 주박을 풀어 봅시다.” (58쪽)


“에바토 선생님, 이 소년은 학대받던 소년 시절의 당신이 아닙니다.” “손놓게. 그런 건 말 안 해도 알아.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걸 어쩌나. 이건 내가 아직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단 증거야.” (154쪽)


#Drコト診療所 #山田貴敏


지금까지 환자에게 위험부담을 지우면서까지 수술한 적은 없습니다

→ 이제까지 아픈이한테 걱정더미를 지우면서까지 짼 적은 없습니다

→ 여태까지 앓는이한테 벼락을 지우면서까지 칼을 든 적은 없습니다

199쪽


이 일은 제 인생에 있어서 제1보예요

→ 이 일은 제 삶에서 첫걸음이에요

→ 제 삶에서 첫발을 뗀 일이에요

183쪽


저 친구한텐 처음 맡는 왕건이니까

→ 저 사람한텐 처음 맡는 큰일이니까

→ 저이한텐 처음 맡는 으뜸일이니까

170쪽


와다 녀석이 1번 타자란 게 좀 불안한데

→ 와다 녀석이 꼭두라서 좀 걱정인데

→ 와다 녀석이 맨앞이라 좀 아슬한데

78쪽


어머니의 주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인생을 종칠 바엔 차라리

→ 어머니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끝낼 바엔 차라리

→ 어머니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마칠 바엔 차라리

5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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