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가와 이에야스 2 - 1부 대망
야마오카 소하치 원작, 요코야마 미쯔데루 극화,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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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6.

책으로 삶읽기 872


《도쿠가와 이에야스 2》

 야마오카 소하치 글

 요코야마 미츠테루 그림

 이길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06.1.5.



《도쿠가와 이에야스 2》(야마오카 소하치·요코야마 미츠테루/이길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06)을 읽고서 곰곰이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한때 ‘德川家康’이란 한자를 그대로 적은 책이 꽤 팔렸고 읽혔으며, ‘大望’이라는 책도 오래도록 팔리고 읽혔다. 어지러운 일본을 하나로 뭉쳐 놓았다고 여기는데, 일본도 우리나라도 알게 모르게 싸울아비 이야기를 좋아하는구나 싶다. 그런데 이들 싸울아비는 총칼로 하나를 이루는 길을 살피려 했을 뿐, 마음으로 하나를 이루는 길은 살피지 않았다. 하나란 뭘까? 한덩이란 뭘까? 함께하지 않으면 총칼로 거꾸러뜨리는데, 이때에 붙이는 ‘하나(통일)’는 참으로 하나가 맞을까? 잘 다스리거나 거느리기에 잘 따른다고 여길 수 있지만, 숱한 사람을 다스리거나 거느린다기보다는, ‘똑같은 틀에 맞추어 움직이는 노리개’로 삼았다고 느낀다.


ㅅㄴㄹ


“염려해 주시는 것은 감사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 눈으로 보는 것만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다케치요와는 늘 마음속에서 만나고 있어요.” (7쪽)


“죽은 뒤의 조문보다는 현세에서 작별을 고하고 싶어요.” (304쪽)


+


이 눈으로 보는 것만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 이 눈으로 보아야만 만나지는 않는 줄 깨달았어요

7쪽


말입니다. 견마지로(犬馬之勞)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 말입니다. 몸바침을 뜻하는 말입니다

→ 말입니다. 섬긴다는 뜻인 말입니다

→ 말입니다. 온힘 다한다는 뜻인 말입니다

44쪽


죽은 뒤의 조문보다는 현세에서 작별을 고하고 싶어요

→ 죽은 뒤에 기리기보다는 여기에서 헤어지고 싶어요

→ 죽은 뒤에 절하기보다는 이곳에서 보내고 싶어요

30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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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과 바다 무민 코믹 스트립 컬러판
토베 얀손 지음, 김민소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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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2.

만화책시렁 338


《무민과 바다》

 토베 얀손

 김민소 옮김

 작가정신

 2019.7.25.



  빨래틀한테 맡긴 빨래를 마치면, 큰아이가 먼저 꺼내어 내놓기도 하고, 제가 빨래를 혼자 마쳐서 널 적에 어느새 큰아이가 마당으로 나와서 나란히 널기도 합니다. 샘물에 담가서 헹군 옷가지에는 샘물내가 뱁니다. 해바람으로 말리는 옷가지에는 해내음하고 바람내가 깃듭니다.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한테서는 서울냄새가 납니다. 숲에서 살림을 짓는 사람한테서는 숲냄새가 나지요. 두바퀴를 달리는 사람한테서는 땀내음이 나고, 쇳덩이(자동차)를 굴리는 사람한테서는 쇳내음이 번집니다. 《무민과 바다》는 불빛지기라는 새길을 걸어 보려는 무민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바다를 밝히는 외딴섬으로 갈 적에 다들 챙기고 싶은 짐이 있습니다. 바다를 밝히는 빛줄기를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로 꾸미고 싶고, 풀도 나무도 없는 섬에 꽃이며 나무를 심고 싶어요. 무민네라면 어디에서나 재미나게 놀고 일하면서 살아가겠지요. 어느 곳에서 무슨 일거리를 맡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스스로 하루를 그릴 줄 알면 됩니다. 스스로 오늘을 노래하면 됩니다. 다만, 무민네는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불빛을 돌보지 않다 보니, 밤바다를 가르는 배는 길을 잃거나 헤매었다지요. 바다에서도 무민은 무민이요, 뭍에서도 무민은 무민입니다.


ㅅㄴㄹ


“하지만 엄마, 이런 건 등대지기한테 필요없어요!” “다들 황량한 절벽 위에서 보헤미안처럼 살고 싶은가 봐.”(9쪽)


“엄마, 엄마도 어렸을 때 캄캄하면 무서웠어요?” “아니. 너희 아빠 때문에 무서운 척하는 것뿐이야.” (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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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판 오르페우스의 창 1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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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6.

만화책시렁 406


《오르페우스의 창 1》

 이케다 리에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4.15.



  서로 눈을 뜨기에 만납니다. 눈을 뜨지 않는 사이라면 만나지 않아요. 눈이 안 보여서 못 만난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서로를 ‘겉눈’이 아니라 ‘속눈’을 떠서 만나거든요. “눈을 뜬다”고 할 적에는 “마음을 뜬다”는 뜻이에요. 허울이 아닌 씨알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흐르기에 둘 사이에 생각이 깨어나고, 이 생각은 천천히 사랑이라는 꽃으로 핍니다. 《오르페우스의 창 1》를 읽고, 뒷걸음도 내처 읽다가 돌아봅니다. 눈망울이 초롱거리는 늘씬하면서 잘생긴 사람을 잔뜩 그려내어야 ‘사랑’이나 ‘만남’을 그릴 수 있지 않습니다. 곰곰이 보면, 숱한 그림·글·그림꽃·이야기는 으레 겉모습에 휘둘리거나 얽매이면서 막상 눈을 안 뜨거나 못 뜨는 굴레에서 멈춘다고 느껴요. 돈있는 집안이라서 잘 하지 않아요. 돈없는 집안이라서 못 할 까닭이 없어요. 재주란, 잿더미처럼 부질없을 만합니다. 스스로 손을 놀려서 익힌 솜씨가 아니라면, 타고난 돈이나 이름이나 얼굴이나 몸매나 이름값 따위는 덧없어요. 그래서 《오르페우스의 창》을 읽으면서도 영 따분합니다. 줄거리를 알뜰살뜰 짠다고 하더라도, ‘사랑’이 아닌 ‘굴레’만 담는다면.


ㅅㄴㄹ


‘멍청한 녀석들. 나중에 두려움에 떨지나 말라지. 돈도 없는 학생을 장학금을 주면서까지 굳이 왜 입학시켰는지에 대해선 생각도 안 해본 거냐.’ (63쪽)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 분명! 그래요, 모든 걸 전부 다 이야기해요. 어떤 심판을 받는다 해도, 이제 진짜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생활을 다시 시작해요.’ (178쪽)


#池田理代子 #オルフェウスの窓


+


《오르페우스의 창 1》(이케다 리에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


왜 그런 운치 있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 왜 그처럼 멋있게 이름을 붙였는지

11쪽


꼭 친구가 되란 법은 없지만 통성명이나 하자

→ 꼭 동무가 되진 않겠지만 이름이나 나누자

→ 꼭 사귀진 않겠지만 이름이나 트자

17꼭


알았어, 가난한 고학생. 향학심이 돈 이상으로 많다는 얘기겠지

→ 알았어. 가난배움이. 돈은 없어도 배울 뜻은 크다는 얘기겠지

18쪽


물론 우리 집에는 독약 같은 건 없지만요

→ 뭐 우리 집에는 고약물이란 없지만요

→ 다만 우리 집에는 몹쓸물이란 없지만요

29쪽


이 약골아

→ 이 골골아

→ 고삭부리야

→ 이 비실아

→ 이 빌빌아

3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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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의 나라 1 - 애장판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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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5.

만화책시렁 403


《칠석의 나라 1》

 이와아키 히토시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3.25.



  예부터 새는 사람을 안 꺼렸습니다. ‘새’라는 우리말은 여럿 있습니다. 하늘하고 땅 사이를 잇듯 날갯짓으로 노래하는 숨결인 ‘새’가 있고, 이제까지 없었다가 처음으로 나타난다는 ‘새’가 있고, 오가는 자리가 있거나 벌어지거나 뚫린다는 ‘새’가 있고, 해가 뜨는 곳을 가리키는 ‘새’가 있고, 무엇을 할 만한 때를 나타내는 ‘새’가 있어요. 어떤 몸짓이나 결인가 드러내는 ‘새’도 있으니, 그야말로 한겨레 사람살이에서 ‘새’는 매우 깊게 스민 낱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리석게 싸움질을 해대고, 우두머리를 올리거나 돈·이름·힘에 휘둘리면서 숲을 망가뜨릴 즈음부터, 사람하고 새가 등집니다. 사람은 새를 잊고, 새는 사람을 잃는 얼개입니다. 《칠석의 나라》는 마음을 잊다가 잃은 사람과 마을과 나라가 어떻게 뒹굴면서 갇히는지 부드러이 보여줍니다. 빛힘을 쓰는 마을·사람들하고, 이 빛힘을 허튼짓에 쓰려는 어리석은 나라·사람들을 맞대기도 합니다. 밤이 걷히고 날이 새면 눈을 틔웁니다만, 옆길로 새느라 사랑을 싹틔울 틈새를 닫으면 죽음벼랑으로 치닫습니다. 새를 멀리하니, 하나도 새롭지 않고, 생각도 없어요.


ㅅㄴㄹ


“까치라는 새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동북지방엔 없어. 일본에서는 규슈에 서식할 뿐이지.” “네에? 그랬어요?” “더욱이 처음 일본에 들어온 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이후, 무장들이 대륙에서 가져왔다고도 해.” (151쪽)


“그래도, 근사하지 않아? 자기한테밖에 없는 능력이나 삶 말야.” “그래요. 평생 여기서 살며 마루카미산의 신관을 목표로 삼는다면 괜찮을지 모르죠. 무척 유니크한 인생이랍니다. 평생 마을 밖으로는 나갈 수 없지만.” “그런 건 싫다아.” “어머, 아까워라.” (226쪽)


+


#岩明均 #七夕の国


《칠석의 나라 1》(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괜찮다, 키쥬로에게 바치는 공양이니

→ 걱정없다, 키쥬로한테 바치니

→ 거뜬하다, 키쥬로한테 올리니

22쪽


자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할 피의 재산이올시다

→ 길이길이 물려주어야 할 피꽃이올시다

→ 두고두고 물려주어야 할 핏빛이올시다

27쪽


여긴 솔직히 말해 떨거지 집합소야

→ 여긴 바로 말해 떨거지가 우글대

→ 여긴 막상 떨거지가 바글거려

69쪽


즐거우신 가운데 죄송합니다만, 잠시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 즐거우실 텐데 끼어듭니다만, 살짝 도와주시겠습니까

→ 즐거우실 텐데 여쭙니다만, 조금 도와주시겠습니까

158쪽


즉, 아직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지, 소질은 충분하다네

→ 곧, 아직 길을 모를 뿐이지, 바탕은 넉넉하다네

→ 뭐, 아직 모를 뿐이지, 밑동은 있다네

16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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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파란 세이버 5 - 날고 싶은 소년의 자전거 성장 드라마
박흥용 글.그림 / 바다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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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5.

만화책시렁 360


《내 파란 세이버 5》

 박흥용

 바다그림판

 2007.7.16.



  노름(도박)은 노름입니다. 꽃짝(화투)을 쥐든, 손가락으로 꼽든, 쇠돈(동전)을 굴리든, 노름이면 노름입니다. 두바퀴는 두바퀴입니다. 어린이가 타든, 할머니가 타든, 새벽에 새뜸을 나르려고 타든, 쌀이나 짐을 실어 옮기든, 두바퀴는 두바퀴입니다. 《내 파란 세이버 5》을 되읽는데, 이 그림꽃은 두바퀴가 나오기는 해도 두바퀴 이야기라기보다 노름 이야기로만 보입니다. 2000년을 앞두고 처음 나오던 무렵에도 ‘두바퀴가 나오기는 해도 그저 노름’에 휩쓸리는 물결을 보여줄 뿐이라고 느꼈어요. 노름은 돈겨룸이면서 싸움판입니다. 노름을 하기에 그릇되거나 틀려먹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노름이란, 돈을 걸면서 마음을 스스로 갉는 굴레로 뻗는다는 뜻입니다. 노름에 빠지면 노름 아니고는 눈에 뵈지 않습니다. 노름판에서 누가 나비를 보겠어요? 노름꾼 가운데 누가 들꽃내음을 맡겠어요? 노름을 하며 싸우는 이들이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보는 길을 갈까요? 《내 파란 세이버》를 ‘성장만화’로 여기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푸름이(고등학생)가 나온대서 ‘자람길’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저 총칼나라(독재정치) 한복판에서도 삶·살림·사랑이 아닌 돈·노름·싸움에 스스로 말려들던 우리 민낯을 보여줄 뿐입니다.


ㅅㄴㄹ


“내 죽은 다리랑 너무 비교되잖아. 저놈은, 그 거지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이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72쪽)


‘삼 일 후면, 가설 벨로드롬에서의 한 판! 흐, 도박사들 들썩하겠네.’ (252쪽)


“저 늙은 여우는 경기도 출신이다. 그 광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이 영동 바닥을 어슬렁거려야 할 이유가 없다구.” (305쪽)


+


《내 파란 세이버 5》(박흥용, 바다그림판, 2007)


삼 일 후면

→ 사흘 뒤면

252쪽


도박사들 들썩하겠네

→ 노름꾼들 들썩하겠네

→ 내기바치 들썩하겠네

252쪽


부조금 보내 줄게

→ 꽃돈 보내 줄게

→ 돈 보내 줄게

326쪽


이 교각이 유명해진까 공사 관계자들이 부랴부랴 상판을 올려 다리를 완공했어요

→ 이 다릿발이 얄려진까 일꾼들이 부랴부랴 굄판을 올려 다리를 매듭지었어요

341쪽


뽀록 날 뻔 했잖아

→ 들통날 뻔했잖아

→ 들킬 뻔했잖아

→ 드러날 뻔했잖아

→ 걸릴 뻔했잖아

→ 잡힐 뻔했잖아

34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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