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의 나라 1 - 애장판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5.

만화책시렁 403


《칠석의 나라 1》

 이와아키 히토시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3.25.



  예부터 새는 사람을 안 꺼렸습니다. ‘새’라는 우리말은 여럿 있습니다. 하늘하고 땅 사이를 잇듯 날갯짓으로 노래하는 숨결인 ‘새’가 있고, 이제까지 없었다가 처음으로 나타난다는 ‘새’가 있고, 오가는 자리가 있거나 벌어지거나 뚫린다는 ‘새’가 있고, 해가 뜨는 곳을 가리키는 ‘새’가 있고, 무엇을 할 만한 때를 나타내는 ‘새’가 있어요. 어떤 몸짓이나 결인가 드러내는 ‘새’도 있으니, 그야말로 한겨레 사람살이에서 ‘새’는 매우 깊게 스민 낱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리석게 싸움질을 해대고, 우두머리를 올리거나 돈·이름·힘에 휘둘리면서 숲을 망가뜨릴 즈음부터, 사람하고 새가 등집니다. 사람은 새를 잊고, 새는 사람을 잃는 얼개입니다. 《칠석의 나라》는 마음을 잊다가 잃은 사람과 마을과 나라가 어떻게 뒹굴면서 갇히는지 부드러이 보여줍니다. 빛힘을 쓰는 마을·사람들하고, 이 빛힘을 허튼짓에 쓰려는 어리석은 나라·사람들을 맞대기도 합니다. 밤이 걷히고 날이 새면 눈을 틔웁니다만, 옆길로 새느라 사랑을 싹틔울 틈새를 닫으면 죽음벼랑으로 치닫습니다. 새를 멀리하니, 하나도 새롭지 않고, 생각도 없어요.


ㅅㄴㄹ


“까치라는 새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동북지방엔 없어. 일본에서는 규슈에 서식할 뿐이지.” “네에? 그랬어요?” “더욱이 처음 일본에 들어온 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이후, 무장들이 대륙에서 가져왔다고도 해.” (151쪽)


“그래도, 근사하지 않아? 자기한테밖에 없는 능력이나 삶 말야.” “그래요. 평생 여기서 살며 마루카미산의 신관을 목표로 삼는다면 괜찮을지 모르죠. 무척 유니크한 인생이랍니다. 평생 마을 밖으로는 나갈 수 없지만.” “그런 건 싫다아.” “어머, 아까워라.” (226쪽)


+


#岩明均 #七夕の国


《칠석의 나라 1》(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괜찮다, 키쥬로에게 바치는 공양이니

→ 걱정없다, 키쥬로한테 바치니

→ 거뜬하다, 키쥬로한테 올리니

22쪽


자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할 피의 재산이올시다

→ 길이길이 물려주어야 할 피꽃이올시다

→ 두고두고 물려주어야 할 핏빛이올시다

27쪽


여긴 솔직히 말해 떨거지 집합소야

→ 여긴 바로 말해 떨거지가 우글대

→ 여긴 막상 떨거지가 바글거려

69쪽


즐거우신 가운데 죄송합니다만, 잠시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 즐거우실 텐데 끼어듭니다만, 살짝 도와주시겠습니까

→ 즐거우실 텐데 여쭙니다만, 조금 도와주시겠습니까

158쪽


즉, 아직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지, 소질은 충분하다네

→ 곧, 아직 길을 모를 뿐이지, 바탕은 넉넉하다네

→ 뭐, 아직 모를 뿐이지, 밑동은 있다네

16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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