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발자취 6 - 시간여행 카스가연구소
요시즈키 쿠미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11


《너와 나의 발자취 6》

 요시즈키 쿠미치

 정은서 옮김

 서울문화사

 2015.2.27.



  어머니 한몸에서 태어난 두 사람이란 얼마나 가까우면서 멀까요. 아이를 낳은 두 어버이는 얼마나 가까우면서 멀까요. 한몸에서 태어났어도 저마다 수저질을 하고, 저마다 자라고, 저마다 잠들고, 저마다 노래하면서, 저마다 다른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토록 다르게 살아가더라도 마음자리에서는 새삼스럽게 만나 너랑 내가 한 발자취를 남깁니다. 《너와 나의 발자취》는 평행세계를 가로질러서 만나고 싶은 두 사람이 바로 이 둘을 둘러싼 숱한 사람하고 얽히고 설키는 실타래 사이에서 사랑을 꼬옥 붙잡아서 아끼고 싶은 마음을 다루려 합니다. 몸뿐 아니라 마음조차 가닿을 수 없을 만큼 아득한 곳에 있을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고 싶은 훨씬 새로운 앞길을 찾고 싶은 꿈을 다루려 하지요. 오늘 서로 같은 자리에 설 수 없기에 오직 어제밖에는 떠올릴 길이 없지만, 앞으로는 참말 앞으로는 손을 맞잡고 즐겁게 노래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은 두 사람 두 이야기를 엇갈리면서 보여주려 하지요. 시간여행이란 무엇일까요? 기계힘을 빌려서 옛날이나 앞날로 갈 적에만 시간여행일까요? 어쩌면 오늘 이곳에서 흐르는 하루도 시간여행은 아닐까요? ㅅㄴㄹ



‘각자 걸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 있는 모든 것을 잊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것. 당신들을 제 손으로 지켜줄 수 없다는 건 정말 안타깝지만, 당신들의 ‘현재’를, 부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 주세요.’ (236∼23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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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로크 2
히지리 유키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0


《초인 로크 2, 겨울의 혹성》

 히지리 유키

 송원경 옮김

 시공사

 2003.2.20.



  누구도 누구를 죽일 수 없습니다. 누구도 누구한테서 죽지 않습니다. 이를 깨달을 수 있다면 마음을 열어요. 이를 깨닫지 못한다면 마음을 못 열어요. 만화책 《초인 로크》가 다시 나왔을 적에 하나씩 사서 모으며 그날그날 매우 힘들었습니다. 만화책 하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만화로 그치지 않고 삶으로 깊이 파고들어 쿡쿡 쑤셔댔거든요. 국민학교를 다니며 해적판으로 이 만화책을 보던 무렵에는 그저 멍했어요. ‘어떻게 사람이 안 죽고 이런 엄청난 초능력을 쓰지?’ 하고 입이 벌어졌으나, 스무 살을 훌쩍 넘은 뒤에는 깊은 얘기를 새롭게 느꼈고, 마흔 줄을 슬슬 지나는 길에는 사람살이를 곰곰이 되짚습니다. 그냥 태어나는 만화란 없고, 글하고 그림으로 눈부신 배움빛을 펼치는구나 하고 느껴요. 로크는 초인이지만 누구도 못 죽입니다. 얼핏 ‘죽이는’ 듯 보이지만, 모두 나중에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요. 로크는 똑같은 몸으로 수천 수만 수십만 해를 살며 예전 일을 하나도 안 잊지만, 다른 사람은 수천 수만 수십만 해를 다른 몸으로 태어나며 예전 일을 몽땅 잊지요. 우리는 무엇을 배워 무엇을 마음에 새기나요? 우리가 사람으로 사는 뜻은 뭘까요? ㅅㄴㄹ



“죽이지 말아요! 그 아이는 우리들 최후의 희망.” “말도 안 돼. 그런.” “우리들의 별을, 많은 사람들을, 인류가 만들어낸 하나의 세계를 그 아이만이 구할 수 있어요.” “거짓말이야! 이런 게 있을 리 없어! 보일 리가!” “그 아이를 죽이면 당신은 하나의 세계를 멸망시키는 게 돼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게 되는 거예요.” “아…….” “이 모든 것을 파괴할 권리 같은 건 당신에게 없어요.” (225∼22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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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로크 1
히지리 유키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9


《초인 로크 1, 사이버 제노사이드》

 히지리 유키

 송원경 옮김

 시공사

 2003.2.20.



  아이들한테 날마다 두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첫째는, 너희가 아침에 하루를 열면서 오늘 무엇을 배우고 살펴서 할는지를 찬찬히 그려서 하나하나 한다면 살아가는 길, 살림하는 길, 사랑하는 길로 간다고 얘기해요. 둘째는, 아침에 하루를 안 그리고, 스스로 무엇을 배우거나 살펴서 할는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죽는 길로 간다고 얘기하지요. 우리는 하루를 스스로 슬기롭게 그리지 않는 탓에 다른 몸을 입은 사람으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서 ‘지난 삶에 못 이루거나 못 한 일’을 해내려 하지는 않을까요? 《초인 로크 1, 사이버 제노사이드》를 보면서 ‘다시 살기(윤회)’를 떠올렸습니다. 다시 살기란, 다른 몸을 입고 다른 이름을 얻어 다른 삶을 짓는 일이란, 괴로운 노릇일 수 있다고 말이지요. 우리가 이 삶에서 모든 고리를 끊고서 스스로 하루를 그리고 지어서 누릴 줄 안다면, 어느새 모든 앙금하고 실타래하고 응어리를 풀고서 홀가분하게 바람이 되어 자그마한 씨앗 하나로 돌아갈 수 있지 싶습니다. 초인인 로크는 언제부터 왜 초인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끝없이 되살아나면서 사람 스스로 저지르는 슬픈 굴레를 아프게 지켜봅니다. ㅅㄴㄹ



“저건 레무스가 아니야. 괴물이야.” “말하지 마! 지금 의사를 부를게!” “생각해 보면, 저런 괴물을 만들어낸 우리들이 진짜 괴물.” (180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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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코 5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8


《히노코 5》

 츠다 마사미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4.25.



  글씨를 그려 삶을 움직인다면, 꿈을 그려 사랑을 움직일 테지요. 하늘에서 내린 재주가 있을 적에만 글씨를 그릴 수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가꾸며 하루하루 힘을 쏟기에 글씨 하나에 삶을 움직이는 숨결을 담습니다. 스스로 생각을 지으며 날마다 땀을 쏟기에 꿈을 이루는 살림으로 나아가요. 《히노코》는 다섯 걸음에 이르면서 ‘히노메한테서 물려받은 재주’를 다루는 마유미가 더욱 차분하면서 깊이 삶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 힘이 얼마나 큰가를 차츰 깨달으면서, 이 힘을 슬기로우면서 아름답게 쓸 수 있기를 바라고, 다른 한켠으로는 엄청난 힘을 품은 하느님이 아닌 ‘곁에 사랑하는 짝을 두고서 조용히 살림을 가꾸고 싶은’ 꿈을 키워요. 그런데 구름을 불러 뭇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가르는 힘만 대단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구름을 다룰 줄 아는 이만 하느님이 아니지요. 아기를 낳고 돌보며 짝꿍을 사랑하는 이도 하느님이에요. 여느 어버이도 수수할 테지만 하느님도 수수합니다. 우리 삶길은 날마다 사랑을 지펴 살림을 가꾸기에 대단합니다. 우리 꿈길은 날마다 차근차근 돌보는 손길로 보금자리를 빛내니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서로 사랑했는데 죽였다면, 상당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런데 아무도 그걸 모른 채 적대하고 있어.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 게다가 마유라가 히노메 님의 능력을 없애도, 아니, 그 족쇄가 사라지면 더욱 왕도와 적승은 싸울 거야. 나는 그걸 막고 싶어.” (16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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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림일기
오세영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시렁 7


《부자의 그림일기》

 오세영

 글논그림밭

 2001.11.28.



  만화책은 때로 사회 교과서입니다. 우리 삶자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글하고 그림으로 아주 잘 보여줍니다. 만화책은 때로 시집입니다. 우리 삶터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를 글하고 그림으로 엮어 따사로우면서 슬프게, 포근하면서 반가이 보여줍니다. 1995년에 처음 나왔다가 조용히 사라진 뒤 헌책집에서 뒤늦게 빛을 본 《부자의 그림일기》는 2001년에 새옷을 입고 나옵니다. 1995년이라는 해를 돌아보면 이때에도 사람들은, 사회는, 학교는, 만화책을 으레 비웃었습니다. ‘무슨 만화책이 사회 교과서이냐?’ 하면서 코웃음이었어요. 그러나 저는 《부자의 그림일기》는 둘도 없는 사회 교과서라고 여겼습니다. 교사로 일하는 이웃님한테 제발 사회 교과서는 집어치우고 이 만화책을 아이들하고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워 보시기를 바랐습니다. 요즈음은 좀 달라졌나 모르겠는데 적잖은 교사 이웃님은 ‘애들이나 보는 유치한 만화’를 학교에서 아이들더러 보지 말라고 타이르는데 어떻게 만화책을 사서 함께 읽자고 하느냐고 대꾸했어요. 더 말을 잇지 않았습니다. 어두컴컴하고 슬픈 한국 그늘자리를 고이 비춘 만화책은 다시 판이 끊어졌습니다. ㅅㄴㄹ



“뽀송아, 내일부터 넌 혼자 놀아야 혀. 아빠랑 엄마가 낼부터는 들에 같이 나가도 된댜. 농약치는 일이 다 끝났거덩. 밥 많이 먹고 집 잘 봐야 혀.” “다 떠나고 우리만 남았으니 나리 땜에 워쩐대유?” “할 수 없지 워쩌.” (22쪽)


(숲노래/최종규 . 만화읽기/만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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