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즈키의 냉철 18
에구치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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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33


《호오즈키의 냉철 18》

 에구치 나츠미 글·그림

 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5.8.10.



  우리가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를 이 땅에서 헤아릴 줄 안다면, 저승으로 가기 앞서 이승에서 슬기롭거나 사랑스럽거나 아름답게 살까요? 저승살이가 무엇인지 모르기에 이승살이도 얄궂거나 바보스럽거나 엉터리로 보내지는 않을까요? 그런데 이 땅에서 살 적에는 이 땅을 바라볼 뿐이라 저승을 생각할 틈이 없기 마련입니다. 죽고 나서야 간다고 여기는 저승이니, 여기에서 사는 몸으로서는 저승이 이런지 저런지 가늠할 길도 제대로 느끼거나 알 길도 없기 일쑤예요. 《호오즈키의 냉철》 열여덟걸음을 읽으며 저승살이를 생각합니다. 이 만화는 만화일 뿐이기에 저승살이가 이러하다고 여기기는 어렵습니다. 저승나라가 이 만화 같다면 저승이란 참으로 웃기는 곳이지 싶어요. 이 만화 줄거리로 보자면 이승 못지않게 뒤죽박죽인데다, 새롭게 지필 만한 꿈을 찾기 어려운 데가 저승이거든요. 그런데 저승이 이러하거나 저러하거나 대수롭게 여길 까닭은 없다고 느낍니다. 이승에서 즐거울 노릇이고, 삶을 지을 노릇이며, 아름답게 사랑을 나눌 노릇일 테니까요. 스스로 이슬살이를 뜻있고 넉넉하며 따스하게 짓는다면, 이승 다음에 맞이할 삶터가 어디이든 모두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겠지요. 다만, 이 만화책은 따분해서 더 안 읽으려고 합니다. ㅅㄴㄹ



“형씨, 섬세함이라는 단어 알아?” “당신은 업무방해라는 말을 아는 게 좋겠어.” (4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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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는 조금 모자라
아베 토모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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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83


《치이는 조금 모자라》

 아베 토모미

 정은서 옮김

 박하

 2018.4.30.



‘나도 타 본 적이 없는데 혼자서 전차라니. 치이도 변하려고 하고 있구나.’ (221쪽)



《치이는 조금 모자라》(아베 토모미/정은서 옮김, 박하, 2018)를 읽었다. 두루뭉술하게 흐르다가 어영부영 끝맺는 줄거리에 김이 샜는데, 가만히 돌아보면 학교라는 곳에서 일어나거나 마주하는 하루란 이와 같은지 모른다. 뭔가 툭탁거리는 일이 있으나 대수롭지 않다. 뭔가 놀랄 만한 일이지 싶으나 대단하지 않다. 수수한 이야기가 흐르는 하루인데, 이런 하루가 모여서 서로 마음을 나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길어올리는 이야기란, 즐거운 노래란, 아주 작은 곳에서 자잘한 조각일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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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 위치 1
이시즈카 치히로 지음, 문기업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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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32


《플라잉 위치 1》

 이시즈카 치히로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5.31.



  누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본다면, 저는 두 손을 들고 흔들면서 빙긋빙긋 웃으며 춤을 추리라 생각합니다. 빗자루 하늘타기를 배우려고 그이를 따라갈는지 몰라요. 누가 제자리에서 가볍게 몸을 띄워 하늘을 난다면, 저는 또 그분이 어떻게 몸을 띄워서 하늘을 나는가를 지켜보면서 이 하늘날기를 배우려고 하루하루 살아가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곁에 빗자루로 하늘을 나는 사람도 없고, 맨몸으로 하늘을 가르는 사람도 없다면? 늘 쳇바퀴 같거나 톱니바퀴 같은 사람만 있다면? 《플라잉 위치》 첫걸음을 읽다가 이웃이나 동무란 어떤 사람인가 하고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뿐 아니라, 나 스스로 이웃이나 동무한테 어떤 숨결로 서느냐를 생각합니다. 저는 이웃들한테 무언가 배울 만한 대목이 있는 채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저는 아이들한테 무언가 가르칠 만한 슬기가 있으면서 살림짓는 어버이일까요? 스스로 빛이 나고, 스스로 빛이 되고, 스스로 빛을 짓고, 스스로 빛으로 스며들어서 환하게 노래하는 걸음걸이나 날갯짓이어야지 싶습니다. 이웃에 마녀가 있으면서 서로서로 배우고 나눌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슬기롭고 다부지며 멋스런 살림을 가꿀 노릇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제가 무섭나요?” “아니라니까. 얼마 전 그 일 때문에 좀 혼란스러워서 그러는 거야. 갑자기 빗자루 타고 하늘을 나는 사람을 보고 이렇게 안 될 사람이 어디 있겠어.” (4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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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그림일기 4
아비코 미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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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81


《내 친구의 그림일기 4》

 아비코 미와

 최미애 옮김

 대원씨아이

 2001.9.25.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물어보고 싶은 일이 많이 있다. 산더미처럼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35쪽)


‘옛날에는 옛날의 행복이, 그리고 지금은 지금의 행복이 있어요. 그러니까 소중히 하고 싶어. 그때그때를.’ (86쪽)



《내 친구의 그림일기 4》(아비코 미와/최미애 옮김, 대원씨아이, 2001)을 읽으니 ‘사람말 나눌 줄 아는 고양이’가 언제부터 말을 익혔는지를 들려준다. 새끼였을 적에 일찍 어미를 잃은 고양이 가운데 하나였던 아이는 할아버지 손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자란다. 할아버지가 베푸는 사랑은 할아버지가 이녁 아이들한테 베푸는 사랑하고 같기에, 이를 알아챈 새끼 고양이는 할아버지한테서 ‘사람 아이가 배우는 길’을 고스란히 배우려고 한다. 알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자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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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호루스의 눈동자 1 - 픽시하우스
이누도 치에 지음, 이소현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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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31


《푸른 호루스의 눈동자 1》

 이누도 치에

 이소현 옮김

 pixie house

 2018.10.25.



  우리 마음 한 곳에 갑갑한 기운이 흐른다면, 우리가 사는 마을이나 나라에도 갑갑한 기운이 모여서 갑갑한 일이 벌어지리라 느낍니다. 우리 마음이 어디로 보더라도 탁 트이거나 밝은 기운이 흐르면, 우리가 사는 마을이며 나라에는 늘 탁 트이면서 밝은 기운이 흐르겠지요. 《푸른 호루스의 눈동자》 첫걸음을 읽습니다. 옛자취를 오늘 눈으로 새롭게 그리는 이야기인데, 사내라는 씨여야 임금 자리를 물려받고, 가시내라는 씨는 임금 자리를 물려받을 수 없는 틀을 옳지 않다고 여기는 셈수트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사내가 댈 수 없도록 똑똑하고 씩씩하고 기운차더라도 가시내여서 안 된다고 한다면, 사내랑 가시내는 어떤 마음이나 보람으로 살아갈까요? 몸에 따라서 자리를 가른다면, 돈이나 이름이나 얼굴에 따라서도 자리를 가르겠지요. 이러면서 꿍꿍이나 뒷돈이나 뒷셈이 판치는 흐름이 생길 테고요. 오늘 우리 삶터를 보면 아직도 금긋기나 줄대기가 판쳐요. 돈으로도 가르고 졸업장이나 얼굴로도 가르지요. 우리는 앞으로 맑은 눈빛으로 서로 바라보면서 밝은 마음으로 삶을 짓는 사랑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옛자취를 읽고 오늘걸음을 살피면서 앞길이 새로울 수 있도록 슬기롭게 어우러지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네 생각대로 살거라, 셉수트. 네 운명은 네 거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냐. 하지만 너라면 분명히 괜찮을 거다. 너처럼 강한 딸을 낳은 걸, 이 어미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4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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