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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45
케빈 헹크스 글 그림, 맹주열 옮김 / 비룡소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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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43



달덩이를 먹으며 달웃음 짓는 눈썹달

―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케빈 헹크스 글·그림

 맹주열 옮김

 비룡소 펴냄, 2005.6.3. 8500원



  저녁에 두 아이를 재우며 이마를 쓸아넘기고 볼을 토닥일 적마다 으레 생각합니다. 통통한 이 아이들 볼은, 얼굴은, 머리는, 마치 달덩이 같구나 하고요. 잠자리맡에서 살살 볼을 쓰다듬다가 때때로 입을 왕 하고 벌리며 아구아구 먹는 시늉을 합니다. 눈을 감으며 스스르 잠들려던 아이들은 입을 쩍 벌린 아버지가 냠냠 아구아구 하는 시늉을 보면서 달눈썹이 되어 웃습니다. 달덩이 같은 얼굴을 먹히니 달눈썹이나 달웃음이 되는 셈일까요.



어느 날 밤, 아기 고양이는 보름달을 처음 보았어요. ‘하늘에 조그만 우유 접시가 있네.’ 고양이는 우유가 마시고 싶어졌지요. (2쪽)



  케빈 헹크스 님이 빚은 그림책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비룡소,2005)를 가만히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어린 고양이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어린 고양이는 아직 겪은 일이 매우 적습니다. 어린 고양이는 궁금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어린 고양이는 보름달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보름달을 처음으로 보았다고 하니, 초승달도 반달도 아직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보름달을 처음 보았다면 봄이나 여름은 알더라도 가을이나 겨울은 아직 모를 만해요. 한 해가 흐르는 철도 아직 모를 테고요.



아기 고양이는 다시 힘을 냈어요.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다가 현관 맨 위 계단을 딛고 힘껏 뛰어올랐지요. (8쪽)



  달은 때때로 노랗게 빛납니다. 달은 어느 때에는 바알갛게 빛납니다. 그리고 달은 퍽 자주 하얗게 빛납니다. 동그랗고 하얗게 빛나는 달을 본 아기 고양이는 저 노랗고 동그란 것이 ‘접시에 담긴 우유’이리라 하고 여겨요.


  아하, 이 어린 고양이는 집고양이인가 보군요. 집고양이인 터라 ‘접시에 담긴 우유’를 알 테지요. 어린 고양이가 혼자 바깥 나들이를 나와서 달을 보았군요. 그런데 어린 고양이는 바깥 나들이를 나와서 달만 보지 않았어요. 달이 밝게 뜬 밤에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개똥벌레도 봅니다. 커다랗고 동그란 달은 커다랗고 맛난 우유 접시로 여긴 아기 고양이는 개똥벌레는 작으면서 맛있는 남다른 것이 아닐까 하고 여깁니다. 그렇지만 엑, 개똥벌레는 그리 맛있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달을 잡으려고 계단 짬에서 뛰어올랐지만 땅바닥에 나자빠져서 뒹굴고 말아요.



아기 고양이는 가장 높은 나무로 달려가서 맨 꼭대기까지 오르고 오르고, 또 올랐어요. 하지만 우유 접시에는 아직도 닿을 수가 없었지요. 아기 고양이는 덜컥 겁이 났답니다. (18∼19쪽)



  아기 고양이는 털을 고르면서 기운을 차립니다. 다시 해 보려고 합니다.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 봅니다. 못물에 비친 달을 보고는 못으로 뛰어들어 보기도 합니다. 나무 꼭대기에서 무서움에 떨기도 하고, 못물에 빠져서 홀딱 젖기도 합니다. 어린 고양이로서는 그야말로 고단한 나날인 셈입니다. 이것을 해도 안 되고 저것을 해도 안 되어요.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래도 ‘달 우유’는 못 먹겠네 하고 여기면서 터덜터덜 집으로 가지요. 자, 이 하루는 어린 고양이한테 어떤 날로 마음에 남을까요? 해도 해도 안 되던 날로 남을까요? 수많은 새로운 일을 겪은 날로 남을까요? 나중에 동무가 생기면 이 이야기를 들려줄 만할까요? 아니면 어미 고양이한테 오늘 겪은 일을 찬찬히 들려줄 만할까요? 어린 고양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다른 고양이는 무슨 생각이 들까요?



아기 고양이는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갔지요. 그런데……. (26쪽)



  그림책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에 나오는 아기 고양이는 ‘달을 먹지’는 못 합니다. 달을 먹으려 했을 뿐입니다. 달을 먹으려 하면서 숱한 일을 겪었고, 나무도 꼭대기까지 씩씩하게 올라갔어요. 다만, 꼭대기에서 덜덜 떨기는 했어도 말이지요. 더욱이 ‘고양이는 물을 싫어한다’고 하는데 이 어린 고양이는 못물에 당차게 뛰어들었어요. 아직 못물인지 몰랐기 때문일 수 있는데, 고양이로서 못물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헤엄도 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야말로 새로운 일을 잔뜩 겪었고, 이러는 동안 생각이 늘고, 이야기가 자라며, 몸이랑 마음도 부쩍 큽니다.


  달덩이를 먹으며 달웃음 짓는 눈썹달로 잠드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이 아이들은 밤새 곱게 꿈나라를 누비다가 아침에 번쩍 눈을 뜹니다. 아이들은 참말로 번쩍 하고 눈을 떠요. 어제 했던 놀이는 모조리 잊고, 아침부터 새로운 놀이로 접어듭니다. 어제 하다가 잘 안 되던 놀이를 다시 하면서, 오늘은 조금 더 잘 해 보자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마음이 됩니다. 어제까지 잘 못 하던 놀이를 새롭게 붙잡으면서 어느새 모든 놀이를 익숙하게 해냅니다. 더 빨리 달리고, 더 높이 뛰며, 더 힘차게 걷습니다. 더 활짝 웃고, 더 신나게 노래하며, 더 싱그러이 춤춥니다.


  아이들은 차츰 밥을 더 먹습니다. 아이들은 차츰 더 오래 놉니다. 아이들은 차츰 더 말을 많이 합니다. 밥을 먹고 사랑을 먹으며 온갖 일(경험)을 먹습니다. 어버이가 들려주는 말을 먹고, 수많은 이야기를 먹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기 고양이도, 나를 둘러싼 아이들도, 온누리에 저마다 다른 보금자리에서 자라는 어여쁜 아이들도, 아침저녁으로 새로우면서 기쁜 꿈을 지으면서 하루를 누립니다. 2016.3.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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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 풀빛 그림 아이 55
마츠 벤블라드 글, 페르 구스타브슨 그림 / 풀빛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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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42



동무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 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

 마츠 벤블라드 글

 페르 구스타브슨 그림

 엄혜숙 옮김

 풀빛 펴냄, 2016.2.22. 1만 원



  겨울잠을 즐기던 모든 숨결이 하나씩 깨어나는 철입니다. 나무에는 꽃눈하고 잎눈이 깨어나고, 들과 밭과 숲에서는 새로운 풀이 깨어납니다. 풀벌레가 깨어나고, 벌하고 나비가 깨어납니다. 지렁이가 깨어나며, 무당벌레도 개구리도 뱀도 깨어나요. 그야말로 모두 길게 기지개를 켜면서 하루를 새롭게 열려 합니다.



고슴도치가 물었어요. “내가 자는 동안 넌 뭐 할 거야?” 산토끼가 말했어요. “그냥 …… 이것저것 할 거야. 재미난 건 없어. 우리 다른 얘기하면 안 될까?” (2쪽)



  마츠 벤블라드 님이 글을 쓰고, 페르 구스타브슨 님이 그림을 빚은 그림책 《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풀빛,2016)를 읽습니다. 잠든 동안 뭘 하다니, 같이 안 자고 한쪽만 잔다는 뜻일까요? 스웨덴에서 날아온 그림책 《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인데, 이 그림책은 ‘겨울잠’을 둘러싸고 두 숲짐승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숲짐승 한 마리는 고슴도치이고, 숲짐승 다른 한 마리는 멧토끼예요. 숲짐승인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고, 다른 숲짐승인 멧토끼는 겨울잠을 안 자요. 그래서 고슴도치는 겨울을 맞이하면서 언제나처럼 포근하게 잠에 빠져들면서 겨울을 났고, 멧토끼는 ‘살가운 숲동무’인 고슴도치가 다시 일어나지 않고 숨조차 안 쉬는구나 하고 느껴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넌 울었지?” “아마 눈물 한두 방울쯤 흘렀을 거야.” “얼마 동안이나 울었는데?” “잠시 동안. 두 주일인가, 세 주일쯤.” “잠시 동안이 아닌데?” “난 마음이 아팠거든. 그런데 그때 일이 벌어진 거야.” (11쪽)



  겨울잠을 안 자는 멧토끼로서는 ‘겨울잠을 자는 동무’를 처음 사귀었기에, 동무가 겨울에 까무룩히 잠들어서 일어나지도 움직이지도 않으니 ‘죽었구나’ 하고 여겼답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무가 죽은 줄 알고 ‘장례’를 치르기로 한 멧토끼이고, 장례를 치른 뒤 무척 오랫동안 동무 곁에서 울었대요.


  멧토끼는 고슴도치한테 ‘잠시 동안’이라 말했지만, 이 ‘잠시 동안’은 적어도 석 주라고 합니다. 아마 석 주뿐 아니라 넉 주도 다섯 주도 울었을는지 몰라요. 어쩌면 겨울 내내 울었을 테지요. 멧토끼는 살짝 부끄러워서 겨울 내내 울었다는 말을 안 했을 뿐이겠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봄이 되자 고슴도치가 갑자기 눈을 떴대요. 겨울잠을 다 잤으니까요. 날마다 고슴도치 곁에서 울며 ‘동무를 그리’던 멧토끼는 ‘죽었다’고 여긴 고슴도치가 여러 달 만에 갑자기 눈을 뜨니 더 크게 놀랐다고 해요.


  아무렴 그렇겠지요. 하루나 이틀 뒤에 깨어났으면 그나마 ‘덜’ 놀랐을 테지만, 여러 달이 지나고서야 깨어났으니 얼마나 놀랐을까요.



산토끼는 고슴도치에게 이파리를 더 많이 덮어 주었어요.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았으니까요. 고슴도치가 말했어요. “우리는 굉장히 멋진 여름을 보냈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산토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슴도치의 뺨을 톡톡 쳤어요. “진짜 멋졌지.” (14쪽)



  나는 아이들이 잠든 동안 낮에 미룬 일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도 하고, 영화도 보며, 부엌도 새로 갈무리합니다. 방도 더 치우고, 새 아침에 무엇을 차릴까 하고 생각하며 밑손질도 합니다. 이렇게 어느 만큼 보내고서 아이들 사이에 살며시 눕지요.


  밤에 잠자리에 들며 꿈을 꿉니다. 누구나 잠을 자며 누구나 꿈을 꿉니다. 하루를 마무리지으면서 새롭게 하루를 지으려고 꿈을 꾸어요. 그래서 잠든 사람은 마치 죽은 사람 같아요. 몸은 이곳에 고요히 내려놓고 마음으로 저 먼 곳을 마음껏 노닐거든요.


  꿈나라에서는 하늘도 손쉽게 날고 바닷속도 홀가분하게 헤엄쳐요. 꿈나라에서는 우주도 가르고 지구 깊은 데까지 들어갈 수 있어요. 아무리 멀리 떨어진 동무도 꿈에서 만날 수 있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동무도 꿈에서는 늘 만나서 놀 수 있어요.



고슴도치는 하품을 하며 좀 더 깊숙히 나뭇잎 속으로 들어갔어요. 그렇지만 곧, 고슴도치는 코를 쑥 다시 내밀었지요. “산토끼야…….” “그래, 고슴도치야. 왜 그래?” “내가 잠든 긴 겨울 동안 넌 뭐 할 거야?” “온갖 걸 하겠지.” “그럼, 넌 여기 앉아 내가 잠에서 깨기를 기다리지 않겠네?” (19쪽)



  겨울잠에서 깨어난 수많은 숨결이 새로운 봄을 이룹니다. 서로서로 싱글벙글 인사를 나눕니다. 온갖 꽃이 온갖 빛깔로 깨어나서 새로운 물결을 이룹니다. 하얗게 고요하며 밤이 길던 겨울이 끝나면서, 알록달록 무지개가 춤을 추고 반짝반짝 눈부신 낮이 긴 봄이 펼쳐집니다.


  이 봄에 우리는 무엇을 하면 즐거울까요? 나무를 한 그루 심어 볼까요? 봄꽃을 찾아다니면서 노래를 하면 즐거울까요? 봄나물을 뜯어서 밥상을 차려도 재미있을 테지요? 이 봄에 우리 곁에서 어떤 이웃과 동무가 새롭게 눈을 뜨는가 하고 지켜보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알뜰살뜰 가꾼다면 무척 신나리라 생각해요. 2016.3.2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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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 계절을 배워요 3
한영식 글, 남성훈 그림 / 다섯수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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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41



앉은뱅이 하얀 봄꽃이 싱그러운 하루

― 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

 한영식 글

 남성훈 그림

 다섯수레 펴냄, 2015.10.5. 12000원



  생강나무도 매화나무도 개나리도 참달래도 곱게 꽃을 피운 이 봄이 무르익으면서 이웃 여러 나무도 하나둘 봉오리를 터뜨리려 합니다. 꽃눈보다 잎눈을 먼저 터뜨리는 나무도 많고, 꽃눈뿐 아니라 잎눈도 아직 안 터진 나무도 많습니다. 우리 집 뒤꼍에서는 매화꽃이 꽃가루받이를 마친 뒤 마치 눈송이처럼 흩날리는데, 이런 매화나무 곁에서 유자나무하고 감나무하고 무화과나무는 아주 천천히 새눈을 틔우려 합니다. 모과나무는 이제 막 여린 싹이 돋아요.


  가만히 보면, 일찍 꽃이나 잎을 터뜨린 나무는 가을에 잎을 일찍 떨굽니다. 느즈막하게 꽃이나 잎을 터뜨린 나무는 가을에 잎을 더디 떨구어요. 모든 나무가 꼭 이런 얼거리는 아닐 테지만, 나무마다 바라는 바람이랑 볕이랑 날씨가 다 다르네 하고 새삼스레 느끼면서 바라봅니다.



나무는 추위를 이겨 낼 포근한 옷을 입기도 해요. 꽃이나 잎이 될 겨울눈은 복슬복슬한 털옷을 입고 겨울을 지내요. (6쪽)



  한영식 님이 글을 쓰고, 남성훈 님이 그림을 그린 《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다섯수레,2015)를 읽으면서 우리 집 나무를 헤아립니다. 바야흐로 봄볕이 무르익으면서 유채잎이나 갓잎은 오므라듭니다. 겨우내 잎을 넓게 펼치던 유채나 갓인데, 이제는 몸통 한복판에 곧게 꽃대를 올리는 데에 힘을 모아요. 배추도 이와 같지요. 꽃대가 오를 무렵에는 잎이 오므라들어요. 잎으로 퍼뜨린 기운을 꽃으로 모으려는 뜻이니까요.


  이즈음 동백꽃은 하나둘 커다란 꽃송이를 벌리고, 후박나무는 잎눈을 더욱 단단히 맺으면서 부풀립니다. 붓꽃은 길쭉한 잎이 올라오고, 곁에서 솔(부추)도 올망졸망 키재기를 하듯이 솟습니다. 우리 집 흰민들레가 한 송이씩 꽃송이를 펼치면서 곰밤부리꽃이랑 봄까지꽃하고 어우러지고, 앵두나무도 머잖아 발그스름하면서 하얀 꽃송이를 터뜨릴 듯합니다. 겨우내 꽁꽁 옹크리던 수많은 나무와 풀이 새롭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하루 내내 마당에서 뛰어놉니다.



풀꽃들도 저마다 겨울 준비에 한창이에요. 땅에 뿌리를 박고 겨울을 지내는 풀꽃들은 한겨울의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땅에 납작하게 붙어 있어요. (14쪽)



  겨울나기를 마친 나무는 기쁨으로 봄을 맞이합니다. 봄맞이를 기쁨으로 누리는 풀은 꽃송이도 잎사귀도 한껏 벌리면서 노래합니다. 이 봄에 마당이나 텃밭에 쪼그리고 앉으면 새로 돋은 풀포기마다 싱그러이 노래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잔바람에도 한들거리면서 춤을 추는 몸짓을 볼 수 있어요. 어느 풀을 훑어서 밥상을 차릴까 하고 살피다 보면, 이 보드라운 풀잎결이 얼마나 고운가 하고 다시금 느낄 만합니다. 맑으면서 끝에 살짝 아린 맛이 감도는 봄나물이에요.


  나비도 벌도 깨어나고, 개미도 부산스레 움직여요. 무당벌레가 하늘을 날고 까마귀떼는 사라졌어요. 직박구리 여러 마리가 아침 낮 저녁으로 우리 집 뒤꼍 매화나무에 앉아서 꽃내음을 먹습니다. 우리 집 처마에 살짝 깃드는 참새 세 마리도 하루 내내 마당하고 마을 사이를 날아다닙니다. 곧 제비가 마을로 돌아와서 처마 밑에 겨우내 비었던 둥지를 손질할 테고요.


  앉은뱅이 제비꽃은 보랏빛 꽃송이를 터뜨린 지 한 달 가까이 됩니다. 냉이꽃도 저를 좀 보라면서 까딱거리고, 꽃다지와 꽃마리도 곧 이쁘장하게 올라올 듯합니다.



땅 위 줄기와 잎은 시들지만 땅속뿌리로 겨울을 지내는 식물도 많아요. 땅속은 땅 위보다 정말 따뜻하거든요. 수선화나 튤립 같은 커다란 알뿌리 식물은 물론, 도라지 인삼 쑥도 뿌리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뿌리에서 싹이 터서 자라요. (18쪽)



  그림책 《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에 감도는 봄빛을 돌아봅니다. 겨울나기를 하는 까닭은 봄을 꿈꾸기 때문일 테고, 겨울을 잘 나려고 잎을 떨구거나 잔뜩 옹크리거나 씨앗을 내놓는 까닭도 봄을 바라기 때문일 테지요. 사람도 가을걷이를 마치고 겨우내 조용히 웅크리듯이 보내는 까닭은 새로운 봄에 즐겁게 기지개를 켜면서 씩씩하게 하루를 짓고 싶기 때문이라고 느껴요.


  번데기에서 깨어나 새로운 몸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고 싶기에 겨울잠을 잡니다. 이 따사롭고 넉넉한 봄에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두 팔 벌려 자라고 싶기에 겨울나기를 합니다. 크고작은 풀벌레도, 크고작은 푸나무도, 또 어른과 아이도, 겨울을 잘 났습니다. 두툼한 옷을 한 꺼풀 벗고서 가볍고 산뜻하게 들일을 하고 집일을 하면서 살림을 건사하는 봄입니다.


  보송보송한 흙을 밀반죽처럼 주무르면서 씨앗을 심는 봄입니다. 보들보들한 나물을 훑고 야들야들한 꽃송이가 봄잔치를 이루는 곁에서 시원스레 큰숨을 마시는 봄입니다. 해가 높아지고 그림자가 짧아집니다. 빨래가 잘 마르고 송글송글 땀이 솟는 봄입니다. 올 한 해도 사랑스러운 나무와 풀을 고이 품으면서 푸른 바람을 실컷 마시자고 생각하면서 봄맞이 그림책으로 《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를 곁에 두어 봅니다. 2016.3.2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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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어 버릴 테다! 담푸스 철학 그림책 1
에릭 바튀 글.그림, 이주희 옮김 / 담푸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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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40



숲까지 집어삼킨 늑대가 튼튼해지는 길은?

― 다 먹어 버릴 테다!

 에릭 바튀 글·그림

 이주희 옮김

 담푸스 펴냄, 2013.12.20. 1만 원



  자다가 한밤에 빗소리를 듣고 눈을 뜹니다. 아니, 바로 눈을 뜨지는 않고 빗소리를 들으며 ‘비가 오네’ 하고 생각했어요. 오늘 밤에 비가 올 줄 몰랐구나 하고 느끼면서 마당에 무엇을 내놓았나 하고 돌아봅니다. 비를 맞으면 안 될 것이 있는지 잠자리에서 눈을 감고서 하나하나 헤아리다가 ‘아차, 어제 평상 손질을 마치고 오늘도 더 손질하려고 연장통을 처마 밑에 두기는 했는데 빗물이 들이칠 수 있겠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비설거지를 미처 못한 살림을 처마 밑으로 들이려고 부랴부랴 일어납니다.


  따스한 봄비 기운을 느끼면서 살림을 건사합니다. 어제까지 날마다 신나게 집 안팎을 치웠고 이제 며칠 더 치움질을 하면 새봄에 한결 말끔한 보금자리로 거듭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참으로 쉴 겨를이 없도록 날마다 일을 하다가 맞이한 비라서, 새 하루가 찾아오면 모처럼 느긋하게 이 비를 노랫가락처럼 들으며 쉴 만하겠다고 느껴요.


  아이들이 자면서 걷어찬 이불을 주섬주섬 챙겨서 새로 덮고서 기지개를 켜는데 온몸에서 우두둑 소리가 납니다. 어젯밤에 잠들 적에는 아이들도 나도 신나게 곯아떨어졌는데, 이렇게 잠에서 깨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멀쩡합니다. 놀면서 기운을 다한 아이들도, 일하면서 기운을 다 뺀 어버이도, 새근새근 자고 나면 참말 고맙게 새로운 기운이 솟아요. 그러고 보면, 아이도 어른도 신나게 놀거나 일하면서 군살 없이 튼튼한 몸으로 이어갈 만하구나 싶습니다.



올해도 춥고 건조한 겨울이 이어졌어요. 날이 풀리자마자 꼬치꼬치 마른 늑대 씨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숲에서 나왔어요. (3쪽)



  에릭 바튀 님이 빚은 그림책 《다 먹어 버릴 테다!》(담푸스,2013)를 읽습니다. 겨우내 배가 고파서 ‘갈비씨’가 되고 만 늑대가 너무 배고픈 나머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먹다가 그만 ‘뚱보씨’가 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다만, 늑대 한 마리는 처음부터 먹보이지는 않았어요. 너무 배고프다 보니 아무것이든 눈에 보이는 대로 입을 쩍 벌리고 집어넣었는데, 늑대 먹이뿐 아니라 나무도 새도 구름도 바위도 몽땅 늑대 뱃속으로 들어갔어요.


  늑대는 처음에는 작은 짐승만 잡아서 먹네 하고 여겼지요. 그러나, 어느새 ‘숲이나 구름’을 먹는 맛이 남다른 줄 깨닫고는 무엇이든 다 집어삼키려고 해요.



늑대 씨는 차가운 음식으로 입가심을 하고 싶었어요. 시원한 구름을 후루룩 들이마시다, 날아가던 통통한 오리 떼까지 냠냠 먹어치웠어요. ‘음, 사르르 녹기도 하고, 오도독오도독 씹히기도 하네!’ 늑대 씨가 입맛을 다셨어요. 날름! 나무와 들과 함께, 지저귀던 새들도 커다란 아가리로 들어갔어요. (8∼9쪽)



  갈비씨에서 뚱보씨로 바뀐 늑대를 바라보는 실개울이 바르르 떨었대요. 아마 실개울뿐 아니라 작은 모래알도 바르르 떨었을 테지요. 가랑잎도 나뭇잎도 바르르 떨었을 테고요. 무엇이든 잡아채워 먹어치우는 이 무시무시한 늑대를 본 모든 것들은 그만 바르르 떨밖에 없어요.


  그런데 늑대씨는 먹고 또 먹어도 배고픔이 가시지 않아 자꾸 먹는데, 실개울 앞에 서다가 제 모습을 물에 비추어서 바라보았어요. 아마 실개울을 집어삼켜서 입을 씻으려고 생각했을 텐데, 실개울에 뚱뚱한 제 모습이 비치자, 그만 깜짝 놀라고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놀랐을 테지요.



늑대 씨 앞에서 가느다란 실개울이 바르르 떨었어요. 늑대 씨는 개울물을 들여다보았어요. 늑대 씨가 짜증을 냈어요. “뭐야! 왜 이렇게 뚱뚱해졌지? 내 배 근육! 팔뚝 근육! 다 어디 갔어!” (12∼13쪽)



  그림책 《다 먹어 버릴 테다!》에 나오는 늑대는 병원에 갑니다. 병원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는 늑대를 보고는 뱃속에 너무나 많은 것이 들었으니 뚱뚱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늑대는 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까지 냠냠 삼켜요.


  참말 못 말릴 늑대네요. 뚱뚱해진 몸을 다스리려고 병원에 갔으면 좀 철이 들어야 할 텐데 말이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이때에 누군가 또 병원 문을 두들깁니다. ‘뭐든지 집어삼키는 버릇’이 들고 만 다른 늑대 한 마리예요. 게다가 다른 늑대 한 마리는 ‘뚱뚱보 늑대’보다 몸집이 훨씬 큽니다.


  자,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뚱뚱보가 된 늑대는 어떤 일을 맞이할까요? 뚱뚱보 늑대는 군살을 덜어내고 튼튼하면서 씩씩한 예전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늑대 씨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곰이며 산양이며 오리 떼와 토끼 떼는 내버려 두고,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한 다음에…… 책 한 권을 먹어치우는 거래요! (31쪽)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 이 아이들은 살이 찔 겨를이 없다고 느낍니다. 하루 내내 쉬지 않고 뛰고 달리고 구르고 웃고 노래하고 흙을 파고 소꿉을 하고 그림을 그리느라 바쁘니 언제 살이 찔 수 있겠어요. 살짝 토실토실하거나 포동포동한 아이는 있을 테지만, 뛰어노느라 바빠서 언제나 튼튼하면서 씩씩하리라 느껴요.


  어른도 이와 같아요. 집 안팎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살림을 짓고 삶을 가꾸면서 지낸다면, 어른도 살이 찔 겨를이 없을 테지요. 다만, 사람마다 몸이 다르니 몸집이 더 큰 어른은 있을 테고요.


  그림책 《다 먹어 버릴 테다!》를 보면, 이 그림책에 나오는 늑대는 ‘아무 생각이 없이’ 먹어대기만 합니다. 참말로 아무 생각이 없이 먹어대기만 하니까 그만 뚱뚱보 늑대로 바뀝니다. 무엇 하나를 먹을 적에도 고맙게 여기면서 즐겁게 먹는 몸짓이었다면 뚱뚱보로 바뀌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너무 서둘러서 마구 먹으니까 말썽이 생겨요. 차근차근 끼니를 장만해서 차근차근 즐기고, 밥 한 끼니를 즐긴 만큼 삶과 살림을 새롭게 즐기려는 데에 기운을 쓴다면, 먹어도 먹어도 끊이지 않는 배고픔을 가실 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먹고 또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즐겁게 먹었으니 이 즐거운 보람을 발판 삼아서 어떤 즐거운 살림을 새로 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으면 좋았으리라 느껴요.


  즐겁게 먹는 밥은 몸하고 마음을 살찌우지 싶습니다. 즐겁게 하는 일은 몸이며 마음을 살리지 싶습니다. 즐겁게 하는 놀이는 몸이랑 마음을 아름답게 거듭나도록 북돋우지 싶습니다. 2016.3.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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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주주브 웅진 세계그림책 64
앤 윌즈도르프 지음, 이정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39



아홉 아이들이 돌보는 ‘새 아기’

― 소중한 주주브

 앤 윌즈도르프 글·그림

 이정임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2001.2.25. 7000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말을 들려주리라 생각해요. 저마다 스스로 가장 아끼거나 사랑하는 것을 꼽을 테지요. 어쩌면 ‘사랑’을 말하는 사람이 가장 많을 수 있어요. ‘꿈’도 돈을 주고 살 수 없고, ‘믿음’이나 ‘생각’이나 ‘마음’이나 ‘웃음’이나 ‘눈물’도 돈을 주고는 도무지 살 수 없어요. 여기에 ‘아이’도 돈을 주고 살 수 없습니다.



맙소사! 웬 뱀 한 마리가 벌거숭이 갓난아기를 통째로 삼키려 들지 뭐예요. 파라피나는 불끈 용기를 냈어요. 막대기 하나를 집어들고는, 머리를 냅다 쾅! 내리쳤어요. (5쪽)




  앤 윌즈도르프 님이 빚은 그림책 《소중한 주주브》(웅진주니어,2001)를 읽습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어느 자그마한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에는 ‘파라피나’라는 어린 가시내가 주인공으로 나와요. 그런데 이 아이는 이 아이를 낳은 어머니한테 꽤 뒤쪽에 있는 아이입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파라피나네 집에는 모두 아홉 아이가 있거든요. 파라피나는 거의 막내입니다.


  아무튼 파라피나는 어머니 생일을 앞두고 뭔가 멋진 선물을 하려고 생각하면서 숲에 가요. 숲에서 고운 꽃을 꺾어서 선물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파라피나는 숲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어요. 더군다나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곳에 갔더니 파라피나보다 훨씬 덩치가 커다란 뱀이 아기를 먹으려고 아가리를 쩍 벌리는군요.


  이때에 파라피나는 씩씩하게도 막대기 하나를 주워서 뱀 머리통을 냅다 내리칩니다. 다시 후려갈기고 또 두들겨서 끝내 뱀을 저승으로 보내요. 이러고 나서 ‘죽은 뱀’으로 아기를 둘둘 말아서 집으로 가지요. 파라피나는 어머니가 저희한테 늘 들려준 말이 떠올랐어요.




“마침 잘 됐다. 생일 선물로 널 갖다 드리면 엄마가 아주 기뻐할 거야! 엄마는 우리들이 가장 값지고 귀한 금은보화고 보물 단지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거든. 우리 엄마는 아이들이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대.” (9쪽)



  아마 ‘숲에 버려진 아기’일 텐데, 파라피나가 숲에서 데려온 아기를 본 어머니는 깜짝 놀랍니다. 숲에 버려진 아기는 살갗이 흰 아기였어요. 어머니는 아기 살갗 때문에 놀라지 않아요. ‘우리 집에 있는 아홉 아이’로도 얼마든지 기쁘고 좋으며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이제 여기에 아기를 하나 더 넣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파라피나네 어머니는 이 아기를 ‘아기가 없는 이웃 아줌마’한테 보내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들한테 말합니다.



로돌프, 이레네, 느겡드렝, 라쉬드, 코코셀, 메리메, 파블리타, 마자린 그리고 파라피나는 다들 넋이 빠져, 젖병을 빠는 아기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어요. “와,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아기들이 다 그렇지 뭐.” 엄마는 구시렁댔어요. (18쪽)




  아이들은 어머니 말에 손사래를 칩니다. 아기가 없는 이웃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썩 안 좋아한다면서 그 집에 아기를 보내면 안 된다고 말려요. 이러면서 아이들은 어머니한테 바라지요. 꼭 하루만 우리 곁에 두자고, 다문 하루만 우리가 이 아기를 돌보자고.


  아이들 말이라면 이기지 못하는 어머니는 아이들 말대로 따르기로 합니다. 어머니가 참으로 ‘착하’지요.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니 아이들 말을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지요.


  이때에 아이들은 새로운 일을 벌여요. 아홉 아이는 무슨 일을 벌일까요? 아홉 아이는 어떤 일을 벌일 만할까요?



모두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이레네는 옷본을 뜨고, 로돌프는 옷감을 잘랐어요. 또 느겡드렝이 핀으로 꽂아 놓은 옷본대로, 라쉬드가 재단을 하고, 코코셀은 옷 조각을 이어 맞췄지요. 메리메는 바늘에 실을 꿰고, 파블리타는 바느질을 하고, 마자린은 단을 꿰맸어요. 마침내 파라피나가 아기에게 꼬까옷을 입혔어요. (23쪽)




  아홉 아이는 나이도 몸도 솜씨도 눈썰미도 재주도 다 다릅니다. 그럴밖에요. 다 다른 목숨이요 숨결이니까요. 이 다 다른 아홉 아이는 저마다 온힘을 쏟아서 ‘아기 옷’을 지어 주기로 합니다. 아홉 아이가 저마다 한손씩 거드니 아기 옷쯤 한나절도 안 되어 척척 짓습니다. 아홉 아이가 있는 집살림을 건사하는 어머니는 ‘아기가 하나 늘어’서 집일이나 집살림이 더 늘까 걱정했지만, 어머니 걱정과는 다르게 아홉 아이가 저마다 즐겁고 씩씩하고 예쁘게 힘과 슬기를 모아서 아기를 돌봐요.


  자, 이제 하룻밤이 지난 뒤에 이 ‘버려진 아기’는 어떻게 될까요?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이쯤 되면 마무리를 어림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 이름은 《소중한 주주브》예요. 그림책에 나오는 ‘주주브’라는 이름은 누구 이름일까요?


  그리고, 한 가지를 새롭게 물어볼 만합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그림책을 읽은 분이라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나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손길’이나 ‘서로 사랑하는 마음’ 같은 말을 들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6.3.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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