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든 샌즈 미스터리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3
J. J. 코닝턴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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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에 죽은 줄 알았던 조카 데릭이 살아 돌아왔다는 여동생의 얘기를 들은 폴 포딩브리지는 데릭인

줄 알 수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폴은 폭스힐스의 1순위 상속인인 데릭이 없는 동안 재산을

관리해왔는데, 마침 집안일을 관리하던 폴 영감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그의 죽음이 살인으로

드러나는데...


고전 미스터리를 좋아하는데 그동안 웬만한 유명 작가들의 명작들은 읽어본 편이다. 이 책의 저자인

J. J. 코닝턴은 좀 낯선 이름인데 1920년대부터 활동한 추리소설가로 작가 소개를 보니 도로시 세이어즈,

존 딕슨 카 등이 코닝턴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소개 내용만 보면 추리소설 역사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는 작가로 볼 수 있는데 국내에선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상태라 과연 어느 정도일지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쟁 중에 다쳐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상속 1순위 조카의 등장은

뭔가 구린 냄새를 풍기기에 충분했고, 집사 역할을 했던 폴 영감의 살해에 이어 해변가의 '포세이돈의 

좌'란 바위에서 사살된 남자가 발견된다. 마침 린든 샌즈에 휴가를 온 클린턴 총경은 사건을 담당한 

아마데일 경위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아 친구인 치안판사 웬도버와 함께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클린턴

총경과 웬도버 판사는 홈즈와 왓슨과 비슷했는데 이 책에선 아마데일 경위와 웬도버 판사가 서로 다른

견해로 대립할 때 클린턴 총경이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별개로 보이는 두 개의 사건을 클린턴 총경이

차근차근 조사하는 모습을 보니 논리와 증거를 추구하는 고전 미스터리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두 번째 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포딩브리지가의 2순위 상속인 크레시다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는

가운데 폴 포딩브리지와 크레시다 포딩브리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사건은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결국 악당들의 거대한 음모가 클린턴 총경에 의해 좌절되면서 진실이 드러나는데 고전 미스터리 특유의

클린턴 총경의 상세한 사건 설명으로 마무리한다. 오랜만에 고전 미스터리를 읽어서 감회가 새로웠는데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J. J. 코닝턴이란 작가의 진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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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파리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파리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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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에 꼭 필요한 지도네요. 언젠가 다시 파리에 간다면 이 지도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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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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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도고로부터 산장에 모이라는 편지를 받고 연극 오디션에 합격한 배우 7명이 산장에 모이자 

추가로 도고의 편지가 도착한다. 참석한 배우들에게 이곳이 폭설로 외부와 단절된 산장이라는 설정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잘 대처하되 전화를 사용하거나 외부 사람과 접촉하는 사람은 오디션 합격이 

즉시 취소됨을 알리는 내용인데, 이상한 요구에 긴장하며 첫날밤을 보낸 배우들은 밤 늦게까지 피아노

연습을 하던 아쓰코가 사라진 걸 알게 된다. 살인도 설정이라고 생각하고 누가 범인인지를 고민하던

이들에게는 또 다른 살인이 기다리고 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워낙 다작을 하는 작가라 계속 신작이 나오는데 순수한 신작도 있고 구간이 새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이 이전에 국내에 나왔던 책인지는 모르겠는데 9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나온 

책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산장 시리즈라고도 하는 것 같은데 '하쿠바산장(백마산장) 살인사건', '가면산장 살인사건'과 함께 제목에 산장이 들어가기 때문인 것 같다. 폭설로

고립된 산장은 클로즈드 서클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자연적, 지리적으로 고립된 상황이

아닌 심리적으로 고립된 상황을 설정한 게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물리적으로는 언제든

외부 세계로 달아날 수도 있고 연락할 수도 있지만 오디션 합격이 취소될까봐 산장에 모인 배우들은

차마 연락을 하지 못한다. 아쓰코가 사라졌을 때도 도고의 지시에 따른 연기라고만 생각하는데 유일하게

다른 극단 출신인 구가 가즈유키는 방을 같이 쓰는 혼다에게 서로를 깨우지 않고는 방을 나갈 수 없도록 

해서 서로 알리바이를 만들어줄 것을 제안한다. 그런 와중에도 둘째 날 밤에 유리에가 역시 살해당해 

사라진 것처럼 보이자 남은 사람들은 이게 실제 상황이 아닌지 점점 공포에 빠지기 시작하는데...


고립되지 않은 산장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인지 아닌지 모호한 사건들의 연속은 기존에 친숙했던 설정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실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인지 불분명한 가운데 그 동기마저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범인 역할에 대해서는 딱 감이 왔지만

드러나는 진실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고단수 작가의 계략에 완전히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진부한 설정도 새롭게 변모시키는 능력자였다.

좀 작위적인 면이 없진 않았지만 전형적인 고립된 산장 설정이 어떻게 변주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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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 한 권으로 독파하는 우리 도시 속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함규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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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보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도시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다. 이

책은 30개 도시를 선정해 각 도시별로 그곳에서의 주요한 역사를 다룸으로써 전체적인 한국사를 다룰

때 소홀하거나 간과되었던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게 해주었다. 한국사의 주요 장면들을 간직한 도시

30개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선 서울에서 출발해 남한 지역을 한 바퀴 돈 후 북한까지

진출하는 것도 모자로 국경을 넘어 중국의 도시들까지 다루는 기염을 토한다.


먼저 서울은 백제시대 수도 위례성이 현재 풍납토성으로 과거부터 한반도의 핵심 지역이었는데, 이

책에서도 강동, 종로 - 중구, 용산, 서대문, 성북, 동대문, 영등포, 강남 권역으로 나눠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은데 흔히 임진왜란때 선조가 도망간 걸 알고 백성들이 궁궐에

불을 지른 걸로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선 한양에서 밀려난 왜군이 불살랐다는 설이 더 유력하다고

한다. 그리고 1876년 경복궁이 화재로 불타게 한 범인이 흥선대원군으로 추정된다는 충격적인 얘기도

알려준다. 정조의 화성이 대표적인 수원을 거쳐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로 내려가는데 의자왕이 당시

수도였던 사비(부여)에서 웅진(공주)으로 도망갔다가 거기서 최종 항복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다음 도시는 천안으로 여기선 유관순 등이 주도한 아우내장터에서의 만세 운동이 유명한데 당연히

3월 1일일 거라 생각했지만 4월 1일이었다. 호남권의 대표 도시인 전주와 광주를 거쳐 약간은 의외인

남원과 여수를 다룬 후 제주로 건너간다.


다시 부산으로 와서 경남권을 도는 줄 알았더니 난데없이 대마도로 건너간다. 대마도가 신라 땅으로

여겨졌으나 딱히 신라 정권이 대마도를 통치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고 오히려 백제가 멸망한 이후

백제 출신들이 살기 시작했지만 신라와의 전쟁에 대비한 왜의 최전방 요새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역사적으론 오히려 일본사에 더 가까워졌고, 이후 일본계 인구가 늘고 백제계가 밀린 데다가 몽골과

고려 연합군이 대마도를 침공해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완전히 일본편이 되고 만다. 대마도에서 다시

김해로 돌아와 경상도의 주요 도시들인 울산, 경주, 대구, 안동을 거쳐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강릉을

다룬다. 이후 북한과 경계지역들인 인천, 파주, 연천으로 남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 과정에서도 남한

최대 면적 도시가 안동이라거나 경운궁과 인천 사이에 한국 최초로 전화선이 가설된 후 사흘 만에

고종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던 김구의 사면을 지시했다는 등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이제

예상 외로 휴전선을 넘어 북진을 하여 개성, 해주, 평양, 원산, 함흥, 신의주까지 북한의 주요 도시들을

다룬다. 아무래도 북한 도시들에 대해선 그다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잘 몰랐는데 다양한 사진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 도시들의 역사와 실정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북한에서 대규모 민중 봉기가 세 번

있었는데 그중 두 번이 해주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던 한반도 일주는

한반도를 넘어 중국땅까지 들어가는데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단둥을 필두로 고구려의 수도 국내성이

있던 곳이라 여겨지는 지안, 윤동주 시인의 고향으로 유명한 룽징(용정), 발해의 수도 상경이 있던 

곳으로 생각되는 닝안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30개의 도시만으로 한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순

없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도시들만의 여러 사연들, 특히 남한을 너머 북한은 물론, 대마도와 중국의

우리와 역사적 관련이 있는 도시들까지 망라하여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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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도시건축의 역사 - 중세와 고전의 시대 파리 도시건축의 역사 1
임석재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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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언제나 수위를 다투는 파리는 여러 유명 건축물들이 산재해 있어

파리 도시건축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통해 파리 도시건축에 대해 제대로 알 기회가 생길 것 같았다.

그런데 대중교양서 정도로 생각한 책을 직접 읽어 보니 완전 전문 전공서적 수준이어서 솔직히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저자가 이대 건축학과 교수다 보니 자신의 전문성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책이었는데

체계와 논리를 갖춘 책인지라 읽기가 녹록하지 않은 책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읽었다.


이 책은 카이사르의 건도부터 루이 14세까지의 파리의 도시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파리에 대한 개괄적

소개를 한 후 로마와 초기 기독교 시대(기원전 51~서기 751년), 중세 시대(751~1514년), 초기 근대

(1515~1750년)까지를 차례로 다룬다. 그 이후에 대해선 내년에 2권을 출간할 예정이라 한다. 먼저

프랑스의 네 가지 문화적 힘으로 혼성 문화, 개방성, 종합화, 역사성을 들고, 파리의 여섯 가지 도시

건축 특징으로 고전주의, 사회 형식화, 구조 합리주의, 중세정신, '2H(헬레니즘, 헤브라이즘)의 문화적

뿌리, 고급 예술의 상품화를 제시한다. 파리는 20구로 이뤄져 있는데 세 겹의 동심원으로 확장되어 

왔다. 파리의 시작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유명한 카이사르가 파리의 기초를 닦았다고

얘기한다. 이후 파리에 기독교가 처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250년부터 프랑크 왕국의 메로빙거

왕조가 끝난 751년까지를 초기 기독교 시대로 잡아 기독교 도시로서의 기틀이 잡혔음을 알려준다.

이 책에선 파리의 중세의 시작을 카롤링거 왕조가 시작된 751년으로 잡는데 메로빙거 왕조까지는

게르만족이 주인이었다가 카롤링거 왕조부터 프랑스만의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후

카페 왕조에 이르러서야 최초의 진정한 프랑스 왕국이 탄생되어 파리가 유럽의 중심 도시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신분제 국가의 종합형 수도가 된 중세의 파리는 시테섬을 중심으로 발전하는데 대표적인

건축물은 역시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이 책에서도 자세히 다룬다. 그 외에 시테궁, 생트샤펠이 중세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이었다. 초기 근대로 넘어가면 파리에도 르네상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이후

앙리 4세에 이르러 최초로 근대적 도시화의 종합적 완성이 이뤄진다. 초기 근대의 대표적 건축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친숙한 루브르궁과 여러 불행이 겹쳤던 튈르리궁, 뤽상부르궁과 팔레 루아얄을

상세히 다룬다. 이 책을 보니 현재 우리가 아는 파리의 건축물들이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건축학자의 전문적인 책이라 조금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프랑스 역사를 비롯해 건축의 역사와 다양한 건축물들에 얽힌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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