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리마스터링 (2disc)
톰 티크베어 감독, 벤 위쇼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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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해서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고 궁금했다.

 

소설을 영화화하면 지면으로만 보고 머리 속으로 그리던 장면들을

영상과 사운드로 재현해 내어 훨씬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향수'처럼 향기가 소재인 소설은 영화화하는데도 치명적인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냄새를 표현하는데는 제약이 있으니까...

향기나는 영화관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향수'야 말로 그런 영화관에서 상영이 필요한 영화다.

그르누이가 만들어 낸 세상 최고의 향수

모든 이를 굴복하게 만드는 그 향수 냄새를 맡게 할 수 있다면

영화는 대박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영화 제작자들이 이 점을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ㅋ

 

영화는 연쇄살인을 저지른 그르누이가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기 직전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토리의 하이라이트로 시작하는 설정은 괜찮았다.

하지만 나레이션이 중간중간에 개입해 설명하는 것은 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르누이의 내면을 묘사하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것이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나레이션이 영화의 흐름을 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세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르누이의 광기 어린 열정을 담아내기에도 

역시 화면은 지면에 비해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그르누이의 사형 집행 장면은

영상으로 보니 훨씬 실감났다.(다들 누드여서 그런가...ㅋ)

암튼 소설로 먼저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만 봤으면 결코 그 묘한 여운을 느낄 수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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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악마를 보았다 : 스틸북 한정판 - PET 풀슬립 에디션 (2disc) - 극장판 & 해외판
김지운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플레인아카이브(Plain Archive)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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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요원 수현(이병헌)은 약혼녀 주연이 무참히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내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유력한 용의자들을 추적하던 중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이 범인임을 밝혀내고 장경철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을 시작하지만...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며 1분여를 삭제하고 겨우 개봉한 이 영화는

역시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수위를 보여주었다. 나름 못 볼 것(?) 다 본 나로선

생각보단 수위가 약했지만(?)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선 최고 난이도라 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복수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 같다.

수현이 장경철을 찾아낸 후 나름 최고의 고통을 선사하겠다며 잡았다 풀어주는 걸 반복한다.

여기서부터 수현은 잘못된 복수게임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나중에 그가 하는 말처럼 수현은 장경철을 너무 쉽게 봤다.

겨우 몇 군데 좀 불편하게 해놓고 위치만 안다고 장경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 게

그의 크나큰 실수였다. 결국 수현은 장경철을 만만하게 본 대가를 치르고 만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들이 연상되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 복수 3부작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복수 3부작은 스토리 자체도 이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고 복수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오로지 수현과 장경철간의 복수란 주제의 게임을 펼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사랑하는 약혼녀의 처참한 꼴을 본 수현이 장경철에게 극한의 고통을 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피를 말려 죽이겠다는(?) 수현의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

차라리 마지막에 정경철에게 가한 방법을 썼다면 깔끔했을 것인데(그러면 영화가 금방 끝나고

말았겠지..ㅋ) 장경철을 가지고 놀겠다는 어리석인 생각을 하는 바람에

또 다른 비극을 맛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악마에게 고통을 가하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어 가는

수현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결국 복수란 건 허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복수를 성공하는 순간에는 가슴 속의 응어리가

조금은 사라지겠지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순간의 쾌감 외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수현의 장경철을 상대로 한 복수극은 결국 더 큰 상처만 남기고 말았을 뿐이다. 장경철의 최후를

보면 통쾌하단 생각보단 왠지 또 다른 복수의 씨앗을 낳았다는 찝찝함만을 남길 뿐이었다.

 

악마들이 등장하다 보니 표현 수위는 상당히 높았지만(인육이니 사체 훼손 등의 장면은 심의통과를

위해 잘라냈다는데 어디서 잘라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ㅋ) 예상 외로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악마로 철저하게 변신한 최민식의 연기는 역시라고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병헌은 나름 분전했지만

최민식을 따라가긴 아직 먼 것 같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중엔 '달콤한 인생'이 복수극이란 점에서

그나마 이 영화와 비슷한 설정인데 '달콤한 인생'이 주었던 여운마저도 없었던 영화라 할 수 있었다.

수위는 높았지만 차려진 밥상에 비해 그다지 먹을 것은 없었던 영화였다.

굳이 평가한다면 우리 영화의 표현 수위를 조금 높인 점이 아닐까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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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 일반판 (2disc) - 양면자켓 + 더블투명케이스
황동혁 감독, 박인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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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여자를 공에 비유하며 시작한다. 10대 여자는 농구공(높이 떠 있는 공을 잡기 위해

남자들이 온 힘을 다해 손을 뻗음), 20대 여자는 럭비공(공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개떼처럼

달려들어 싸움), 30대 여자는 탁구공(공에 달려드는 남자는 적지만 공에 대한 집중력은 있음)

중년의 여자는 골프공(공 하나에 남자 하나. 남자는 공만 보면 멀리 보내버리려 함)

그 이후의 여자는 피구공이라고 하는데 나름의 설득력은 있어

남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여자들은 불쾌할 수도 있다.ㅎ

 

이 영화 속에서 피구공이라 할 수 있는 오말순(나문희)은 아들 현철(성동일) 하나만 보고

살아왔지만 자신 때문에 며느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지자 자신을 요양원에 보내려 하는

가족들에 서운함을 느껴 집을 나왔다가 우연히 '청춘사진관'에 들르게 된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후 어디로 튈지 모르는 20대 럭비공으로 변신한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던 오드리 헵번에서 따온 오두리(심은경)가 되어 다시 찾은 청춘을 누리게 된다.

영화 '써니'에서도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심은경은

이 영화에서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능청스런 연기로 영화를 주도한다.

코믹 연기에 노래까지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심은경의 원맨쇼라 할 수 있었다.

유사한 설정의 영화들이 종종 있었지만 우리 정서에 맞게 적절하게 변형시켜

유쾌한 코메디를 만들어낸 것 같다. 마지막에 박씨(박인환)도 20대의 꽃청년 으로 변신하는데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대세남이 누군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예전 노래들을 다시 부른 곡들이 많았는데 다들 느낌이 좋아 OST도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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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시네마 천국 : 극장판 & 감독판 - 목재 케이스 한정판 (2disc)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살바토레 카치오 외 출연 / 그린나래미디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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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난지 30년간 가지 않았던 토토는

어머니에게서 알프레도 아저씨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고향을 찾아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영화 시네마 천국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 뿐만 아니라

인생, 사랑, 우정 등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 준다.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사는 토토는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아빠 대신

영화관 영사기사 알프레도와 친구가 된다.

어릴 때부터의 영화에 대한 토토의 사랑은 결국 알프레도가 화재로 인해

앞을 못 보게 되자 알프레도를 대신해 영사기사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새 사춘기에 접어든 토토는 엘레나에게 첫 눈에 반한 후 사랑의 열병을 앓기 시작한다.

알프레도 아저씨에게 들은 병사와 공주 얘기처럼 엘레나 방 창문 아래서

무작정 기다리기를 계속하자 결국 엘레나는 마음의 문을 열게 되지만

그들을 가로막는 현실의 장벽은 높기만 했다.

뜻하지 않게 군대까지 가게 되고 엘레나와도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하게 되자

토토는 고향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데...

 

이 영화에는 영화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키스씬만 나오면 종을 울려대는 신부의 검열,

극장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재밌는 일들,

그리고 알프레도가 극장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영사기를 돌려

극장 밖 벽에 영화를 보여주는 장면,

한 개의 필름을 자전거로 배달하여 두 개의 극장에서 상영하던 일

영화의 시작과 발전 그리고 쇠퇴까지 영화의 산 역사를 보여주는 영화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토토와 엘레나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30년 만에 돌아온 토토가 엘레나와 재회하며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을 확인하던 순간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들을 갈라놓는 악역(?)을 담당하게 된 알프레도.

하지만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 토토가 있기까지 그의 멘토이자 아버지,

친구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알프레도라고 할 수 있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토토가 성공한 후 연락했을 것 같지만

알프레도는 절대 토토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죽고 나서야 토토는 알프레도가 남긴 자신에 대한 애정의 선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검열로 잘려나간 키스씬 모음 필름.

이 마지막 장면에도 가슴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명장면도 많지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역시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들어도 정겨운 선율의 사운드트랙은

가끔씩 나도 모르게 흥얼거릴 때가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자신의 최고의 영화라고 손꼽겠지만

나도 이 영화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받는

이 영화야 말로 진정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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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데미지
루이 말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 외 출연 / 프리존엔터테인먼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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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정치인 스테판(제레미 아이언스)은 우연히 만난 안나(줄리엣 비노쉬)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는데 하필 안나는 자신의 아들 마틴의 여자 친구였다.

안나의 유혹에 스테판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고 마는데...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던 90년대 초반에 아마 심의가 보류되는 등

문제가 있던 것으로 어렴풋한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아들의 여친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다는 게 우리 정서상 받아들이가 어려워서 그랬을 것 같은데 지금 봐도 좀 거북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스테판과 안나 두 사람의 관계의 수위(?)는 그다지 세진 않았다. ㅋ

 

부적절한 관계의 근원은 역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안나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팜므파탈이라 할 수 있는 안나의 양다리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스테판의 모습은

오히려 안스럽다고나 할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자기가 죽을 줄도 모르고 불빛에 달려드는 나방과 같다고 할까...

결국 그의 참을 수 없었던 욕망은 견디기 어려운 비극을 불러오고 그를 완전히 파멸시킨다.

 

윤리적인 면에서 보면 당연히 스테판이 비난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도 피해자가 아닐까 싶다.

안나의 치명적 유혹에 넘어간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라 할 수 있는데

안나가 스테판을 진정으로 사랑하거나 한 것 같진 않다.

단지 안나에겐 스테판이 놀잇감(?)에 불과하지 않았나 싶다. 

한 때의 불장난(?)으로 스테판이 치른 대가는 엄청나지만

안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떠나간다. 이런 영화가 주는 교훈은 역시

여자의 묻지마(?) 유혹에 넘어가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난 그런 일조차 없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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