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향수 : 한정판 쿼터슬립 스틸북
톰 티크베어 감독, 벤 위쇼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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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해서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고 궁금했다.

 

소설을 영화화하면 지면으로만 보고 머리 속으로 그리던 장면들을

영상과 사운드로 재현해 내어 훨씬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향수'처럼 향기가 소재인 소설은 영화화하는데도 치명적인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냄새를 표현하는데는 제약이 있으니까...

향기나는 영화관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향수'야 말로 그런 영화관에서 상영이 필요한 영화다.

그루누이가 만들어 낸 세상 최고의 향수

모든 이를 굴복하게 만드는 그 향수 냄새를 맡게 할 수 있다면

영화는 대박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영화 제작자들이 이 점을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ㅋ

 

영화는 연쇄살인을 저지른 그르누이가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기 직전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토리의 하이라이트로 시작하는 설정은 괜찮았다.

하지만 나레이션이 중간중간에 개입해 설명하는 것은 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르누이의 내면을 묘사하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것이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나레이션이 영화의 흐름을 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세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르누이의 광기 어린 열정을 담아내기에도 

역시 화면은 지면에 비해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그르누이의 사형 집행 장면은 영상으로 보니 훨씬 실감났다

(다들 누드여서 그런가...ㅋ) 암튼 소설로 먼저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만 봤으면 결코 그 묘한 여운을 느낄 수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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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는 청춘 : 초회 한정판 (2disc+36p 화보집)
이연우 감독, 이세영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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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일진인 영숙(박보영)은 최고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에게 맘이 있지만

중길은 어릴 적 친구였던 영숙에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다 서울서 전학 온 소희(이세영)에게 중길이 마음을 뺏기자 영숙은 더 속상한 가운데

이들의 삼각관계는 동네 짱인 광식이 개입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는데...

 

요즘 잘 나가는 배우 이종석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였는데

피끓는 청춘들의 어설픈 로맨스라는 점에서 '품행제로'라는 영화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코믹한 에피소드들을 주로 배경으로 깔고 재미를 유발하려 하지만 좀 약한 느낌이 들었다.

'러브 레터'의 명장면이나 '사관과 신사'의 마지막 장면을 모방하는 등

여러 영화들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는데, 결국 영숙과 중길 두 사람에겐 각자 어릴 때의 추억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음을 보여주며 80년대식 유치한(?) 로맨스는 어설픈 결말을 맺고 만다.

코믹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클래식' 같은 로맨스를 보여준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어설픈 영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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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 초회한정 패키지 (2disc) - 디지팩 + 시나리오북 + 아웃박스
황동혁 감독, 박인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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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여자를 공에 비유하며 시작한다. 10대 여자는 농구공(높이 떠 있는 공을 잡기 위해

남자들이 온 힘을 다해 손을 뻗음), 20대 여자는 럭비공(공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개떼처럼

달려들어 싸움), 30대 여자는 탁구공(공에 달려드는 남자는 적지만 공에 대한 집중력은 있음),

중년의 여자는 골프공(공 하나에 남자 하나. 남자는 공만 보면 멀리 보내버리려 함)

그 이후의 여자는 피구공이라고 하는데 나름의 설득력은 있어

남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여자들은 불쾌할 수도 있다.ㅎ

 

이 영화 속에서 피구공이라 할 수 있는 오말순(나문희)은 아들 현철(성동일) 하나만 보고

살아왔지만 자신 때문에 며느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지자 자신을 요양원에 보내려 하는

가족들에 서운함을 느껴 집을 나왔다가 우연히 '청춘사진관'에 들르게 된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후 어디로 튈지 모르는 20대 럭비공으로 변신한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던 오드리 헵번에서 따온 오두리(심은경)가 되어 다시 찾은  청춘을 누리게 된다.

영화 '써니'에서도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심은경은

이 영화에서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능청스런 연기로 영화를 주도한다.

코믹 연기에 노래까지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심은경의 원맨쇼라 할 수 있었다.

유사한 설정의 영화들이 종종 있었지만 우리 정서에 맞게 적절하게 변형시켜

유쾌한 코메디를 만들어낸 것 같다. 마지막에 박씨(박인환)도 20대의 꽃청년으로 변신하는데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대세남이 누군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예전 노래들을 다시 부른 곡들이 많았는데 다들 느낌이 좋아 OST도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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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중경삼림 - Wong Kar Wai Collection Vol.2
왕가위 감독, 임청하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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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왕가위 열풍이 한창이었을 때 나도 그 속에 빠져있었다.

특히 이 영화는 거의 10번 정도는 본 것 같다.

대학교 다니면서 혼자 자취할 때 강의 없는 시간에 방에 와서

혼자 침대에 드러 누워 봤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왕가위 영화의 특징이라면 감각적인 영상과 탁월한 선곡

그리고 모든 영화에 잔득 묻어 있는 고독함이랄까...

그래서 나와 코드(?)가 맞아서 그의 영화에 푹 빠졌었다.

 

이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임청하와 금성무가 주인공인 스토리와 양조위와 왕정문(지금은 왕비라나...ㅋ)이 주인공인 스토리

이 두개의 스토리는 독립되어 있으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난 개인적으로 두번째 스토리를 좋아한다.

 

첫번째 스토리에 형사로 나오는 금성무는 실연을 당했다.

그래서 몸에 있는 수분이 다 빠져 눈물이 안 나오게 하기 위해 조깅을 하는 애처로운 행동을

일삼고 자기 생일인 5월 1일이 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명대사

"사랑에는 유효기한이 없기를 바란다.

 꼭 유효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후로 적어야지"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고 모든 것엔 유효기간이랄까

유통기간이랄까 하는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랑은 늘 한결같기를 바라는게 우리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금성무가 실연당한 후 새롭게 찍은(?) 여자가 바로 임청하

그녀는 언제 비가 올지, 언제 화창한 날이 될지 몰라

선글라스와 우의를 동시에 입고 다니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

그녀는 말한다. 이해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은 별개라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그렇다. 이해와 사랑은 별개다.

이해는 이성이 하는 것이라면 사랑은 감성이 하는 것이다.

이성과 감성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기에

우리는 늘 둘 사이의 헷갈림 속에서 방황하는 것 같다.

 

두번째 스토리에도 실연당한 형사 양조위가 등장한다.

그는 실연을 당한 후 물건들과 대화하며 실연의 상처를 달래는데...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난 실연당하지 않아도 그러고 산다.(정신과에 가야하나 ㅋㅋ) 

눈물을 뚝뚝 흘리는 수건을 보면 감정이 참 풍부하다나...

 

이런 양조위에게 우렁각시(?)가 등장하는데

양조위가 단골인 가게 주인의 사촌 여동생 왕정문

늘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며 머리를 흔드는 그녀는

우연히 획득한(?) 양조위집 열쇠로 그의 집을 자기 집인양 맘껏 드나든다.

그리고 그의 집에 자신의 흔적을 하나 둘씩 남기는데

나도 혼자 살 때 집에 문을 열고 들어 설 때면 누군가가 나 몰래 왔다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방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정말 정신과에 가야 될 것 같다. ㅎㅎ).

 

적나라한 일상이 담긴 공간을 시간차를 두고 함께 하다보니

어느덧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일까...

양조위는 가까운(?)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

그녀는 어이없게도 먼 캘리포니아까지 날아가 버린다(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다...ㅋㅋ).

암튼 그들은 그녀가 남긴 비행기 티켓(?)으로 인해 다시 재회하는데

그녀를 기다린 양조위나 스튜어디스로 변신해

그를 찾아간 왕정문이나 둘 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게 사랑의 힘일까?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감각적인 영상미와 탁월한 선곡, 그리고 명대사가 잘 어울어져서 몇 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런 영화의 유효기간을 만년이라 해야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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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집으로 가는 길 : 초회 한정판
방은진 감독, 전도연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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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종배(고수)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지하 단칸방으로 내몰린 정연(전도연)은

돈을 벌기 위해 남편 후배가 남편에게 얘기했던 원석 운반을 남편 몰래 하러 출국한다.

하지만 그녀가 운반한 것은 원석이 아닌 마약으로 정연은 마약운반죄로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체포되고 카리브해의 외딴 섬 마르티니크으로 이송되는데...

 

몇 년 전에 언론에 보도되어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다는데

얼핏 본 기억도 나지만 정말 한심스런 외교관들의 작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영화였다.

보증을 잘못 서 처자식을 고생시키는 종배나 뻔히 나쁜 짓을 한다는 걸 알면서

돈 때문에 이 모든 사태를 야기하는 정연도 한심스럽고 자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치르는 게

마땅하지만 문제는 직무유기에 뻔뻔하기 그지없는 주불 영사관 직원들의 작태였다.

물론 영화라 상당히 희화화한 면이 없진 않겠지만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외교관들의 무성의한 일처리는 정말 개탄스러울 지경이었다.

아무리 범죄자지만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애써 줘야 하는 게

외교관의 역할인데, 국회의원 외유에는 온갖 정성을 다하면서

힘 없는 서민의 청은 무시로 대응하니 참 가관이라 할 수밖에 없었다.

영사관에서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정연과 그의 가족들이 저 정도의 고생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인데 대한민국 정부의 업무처리수준은 여전히 낙제점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마약운반을 하다 잡힌 정연도 국제적인 망신이지만 그런 정연이 먼 이국땅에서 재판도 못 받고

부당하게 방치된 건 대한민국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연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전도연의 연기가 실화를 더욱 인상적으로 전달해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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