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불멸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 세계 최고의 과학자 11인이 들려주는 나의 삶과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 너무나 환상적이다. 이 작가, 이 책을 늦게 알게된 것이 아쉬울만큼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이었다.

 

 저자인 슈테판클라인은 과학자이자 철학을 공부한 과학칼럼니스트이다. 이 책은 각기 다른 분야의 과학계에서 권위자들과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총 11명의 과학자와 인터뷰를 나누는데, 정말 그 네임벨류가 장난이 아니게 호화롭다. 과학계의 어벤져스2라고 해야할 정도이다. (이 책에 앞서 같은 작가의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에 인터뷰를 한 과학자들을 어벤져스1이라고 할 수 있겠다.) 리처드 도킨스, 제인 구달 등 모두들 각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한명 한명과의 인터뷰가 모두 흥미로운 대담들이었고, 인터뷰가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한명 한명과의 인터뷰로도 충분히 책 한 권이 나올만한 소재고 그만한 사람들이어서 더 아쉬웠다. 비유하자면, 세계 최고급의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먹는데, 11개의 음식이 코스요리로 나온다. 첫번째 음식을 음미하면서 한 두 숟가락 맛있게 먹고 있는데, 갑자기 접시가 바뀌고 두번째 음식이 나온다. '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하면서 두번째 음식을 먹는다. 뛰어나고 풍부한 맛을 막 즐기기 시작하는데, 다시 갑자기 음식이 바뀌고 세번째 음식이 나온다. 이렇게 끝없이 최고급 음식이 연이어 나오지만, 그 음식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아쉬움은 계속 남는다. '다 못먹은 음식은 다음에 와서 다시 따로 시켜서 드세요.' 이런 느낌이다.

 

 아쉽고 궁금한 점들은 인터뷰한 과학자들의 저서를 더 읽어보는 수 밖에 없겠다. 풍부하고 호화로운 과학과 철학의 퓨전요리를 즐기실 분이라면 슈테판클라인레스토랑으로 초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피스식, 세계 최강의 팀을 만드는 힘
야스다 유키 지음, 곽지현 옮김 / 에이지21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만화 <원피스>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책인가 가볍게 볼 요량으로 빌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내용도 괜찮고 얻을 것도 많아서 좋았다.

 

 일단 만화 <원피스>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해보자면, 현재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읽힌 만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의 만화로 <드래곤볼>의 아성을 위협하는, 혹은 뛰어넘는 대작이다. 현재 단행본 60권 이상이 나와있고, (드래곤볼은 완전판으로 42권이다.) 작가가 100권을 계획하며 활발히 집필 중이다. 캐릭터 산업에서도, 만화, 애니메시션, 영화까지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국민만화이자, 전세계적으로도 사랑받는 만화이다.

 

 나는 중학교 때 원피스란 만화를 접했고, 꾸준히 열혈독자였다. 오랫동안 가장 좋아하는 만화 1위가 원피스였다. 꿈과 모험, 동료와 함께 적들에 대항해 벌이는 전투, 그리고 풍부한 스토리까지 학창 시절 부터 지금까지 정말 재미있게 보아왔다. 요즘에는 내 마음 속에서 <킹덤>이란 만화에 1위 자리를 내줘야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만화 중에 하나이다.

 

 잠깐 <킹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면, <원피스>도 추천하지만, <킹덤>은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만화이다. <원피스>는 판타지스러운 세계관에 해적왕을 목표로 바다를 누비는 '루피' 라는 주인공의 해양액션로망스이다. <킹덤>은 진시황의 천하통일을 다루는 만화인데, 진시황의 친구인 '신' 이라는 어린 소년의 전생속에서 성장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은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해서 그 시대의 이야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꾸몄다. <킹덤>을 좋아하는 여자 분은 못 보았지만, 정말 킹덤을 본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만화이다. 전쟁과 영웅은 남자들이 미치는 스토리인 것 같다.

 

 다시 이 책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작가는 <원피스>라는 만화를 통해서 동료론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만화 <원피스>를 안 본 독자들이라면 공감도 어렵고 흥미도 떨어질 것 같다. 하지만 만화 <원피스>를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예전에 보았던 만화 이야기, 만화 속 감동적인 대사 등을 떠올리면서 작가가 펼치는 동료론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작가는 동료란 '혼자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 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위에 친구는 많아도 동료는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첫째 이유는 추구하는 꿈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꿈타령이냐?'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가슴을 뛰게하는 것은 '꿈'이며 '꿈 꾸는 사람들' 이다. 그런 꿈을 함께 꾸고 나아갈 수 있는 동료를 얻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일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 만에 다시 읽었다. 내가 최고로 꼽는 책 중에 하나. 2번째 읽을 때는 이 책에 대해 배경지식을 조금 알고 보게 되었다. 이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책의 화자의 독백이고 2부는 그 화자가 겪은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봤을 때는 1부의 내용이 거의 이해되지 않고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는 배경지식을 가지고 보니 1부의 내용, 화자가 하는 이야기가 이해가 되었다.

 

 

 그 배경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도스토옙스키가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집필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1860년대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체르니솁스키의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인 반박이었다.

 

 체르니솁스키는 1860년대 당시 젊은 지성인들 사이에 열렬한 우상적 숭배를 받을 정도로 감격을 불러일으켰던 허무주의적 유물론의 기수였다. 그는 인간 본성이 원래 선하며, 인간이 사악한 행위를 하는 것은 사회가 그에게 자신의 욕구와 능력을 만족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인간 안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체계와 환경의 탓이라고 여겼으며, 따라서 환경이 좋아지고 개선되면, 인간의 모든 악행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간 본성은 선하며, 인간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자신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이론이 형상화 되어 있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주인공들을 통해 자신의 이론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베라 파블로브나와 로푸호프의 이익 계산 이론이 그 좋은 예다. 실제로 이 작품에는 많은 산술적 계산들이 등장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하생활자의 수기 [Записки из подполья] (고전해설ZIP, 2009. 5. 10., 지만지)

 

 그러니깐 요약하자면, 체르니솁스키란 사람이 소설을 통해서 이런 주장을 한다. 인간은 본래 선한데, 주변 환경의 영향과 자신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기때문에 악행을 저지른다. 따라서 환경을 개선하고, 산술적 계산을 통해 이익을 계산해주면 인간은 착하게 살 것이다 라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형님 당연히 발끈하시고 그에 반박하는 소설 집필하시다. 그리고 이 소설을 경계로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전기와 후기로 나뉘게 되고, 후기의 작품들 즉, <죄와벌>, <악령>, <백치>, <카라마조프가이 형제들>은 대작의 반열에 들게 된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의 일류 작가에서 세계적인 작가, 시대를 뛰어넘는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인간은 선하지 않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아무리 보여줘도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손해를 끼침이 자명한 일인데도 울컥해서 혹은 에라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한다. 자신을 파괴한다. 천국같은 곳에서도 얼마든지 오물을 뒤집어쓰고 술을 먹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인간의 모순성을 이 소설은 여과없이 적나라하고 치밀하게 보여준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선함과 악함, 우월감과 열등감, 신성과 악마성을 까발린다. 인간 심리의 심연의 심연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는 거기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그 어떤 책, 소설보다 인간의 심리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니체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내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던 단 한 사람의 심리학자였다. 

그는 내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운 가운데 하나이다."           

                                                                                   -니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23-01-18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도스토 형님 작품 중 지하생활자 엄청 좋아합니다. 백야와 함께 말이죠.

고양이라디오 2023-01-26 10:18   좋아요 0 | URL
도스토 형님을 처음 접한 작품이라 더 뜻깊습니다. 다음 도스토 형님 작품으로 백야를 읽어보겠습니다^^
 
영혼의 자서전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3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인 조르바>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서전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이다. 크레타인으로 어릴 때 터키의 지배를 받고 있는 환경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그는 일생을 통들어 자유를 추구했고, 자유를 사랑했으며, 자유를 위해 투쟁했다. 그는 뼈 속까지 그리스인이었고, 크레타인이었다.

 

 그는 진리의 수호자였으며 구도자였다. 아토스산을 오르는 성자였으며, 고뇌하고 의심하는 청년이었다.

 

 http://blog.aladin.co.kr/798446125/6877251

 

 (너무 좋은 리뷰 글이 있어서 주소를 복사했다. 함부로 복사해도 되나 잘 모르겠다. 윽, 더이상 리뷰를 쓸 수가 없다. 너무 좋은 글을 읽어버려서 글을 더이상 쓰기도 무의미하고 부끄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써야한다. 어쨌든 내 리뷰니깐, 글은 끝마치도록 하자.  ㅠㅠ... 리뷰를 쓰기 전에 앞으로 다른 분의 리뷰를 읽지 말아야겠다.)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는 듯한 감동이었다. 유려한 문장. 세련된 표현. 아름답고 투박한 이야기들. 거칠고 순수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상권은 작가의 어린시절부터 청년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어린시절이야기도 굉장히 매혹적이다. 마치 소설같다. 어린 시절의 시점으로 그대로 옮겨간다. 청년기의 작가또한 고뇌를 담고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잘 담았다. 마치 서로 다른 두 개의 소설, 두개의 문체처럼 느껴진다. 현재의 시점에서 어린 시절, 청년 시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의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고, 청년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고뇌하고 여행한다. 자서전이 아닌 소설로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좋은 구절들이 차고 넘친다. 앞서 소개한 리뷰에도 수록된 구절이지만 다시 수록해본다. 

 밑에 기도문은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작가의 기도문이다.

자신을 아끼는 영혼이라면 이 목표에 다다르자마자 곧 그것을 더 멀리 밀어놓는다.

달성이 아니라 오름을 절대로 쉬지 않아야한다.

오직 그것만이 삶에 숭고함과 단일성을 부여한다. -102 p

첫째, 나는 당신이 손에 쥔 활이올시다. 주님이여. 내가 썩지 않도록 나를 당기소서

둘째, 나를 너무 세게 당기지 마소서. 주님이여. 나는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셋째, 나를 힘껏 당겨 주소서. 주님이여. 내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이겠나이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 살아 있는 지구를 발견하다 작은길 교양만화 메콤새콤 시리즈 1
김병노 지음, 정윤채 그림 / 작은길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콤새콤시리즈, 작은길교양만화. 강력추천! 믿고 볼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의 만화를 몇 권 보았고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다. 만화가 가진 친근함에 더불어 거기에 담긴 정보량과 숙고까지 더해진 아주 좋은 시리즈이다. 정말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아직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와 <프리드리히 니체>, 그리고 이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밖에 보지 못했지만, 이 3편 다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특히 <프리드리히 니체>는 프랑스 만화가의 글과 그림이라서 이국적인 느낌이 많이 풍기니 한 번 감상해보시기 바란다.

 

 사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을때, 그냥 스쳐지나갈까 했었다. 이 시리즈를 좋아하긴 했지만,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라니! 너무 식상하지 않은가?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대륙이동설, 판게아론. 대륙이 이동한다. 끝!? 처음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나중에 인정받은 이론.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도 비슷했다. 하지만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더 깊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있었다. 그리고 쿤의 저작을 보려다 실패했기 때문에 쉬운 만화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더이상 깊게 알 필요가 있을까 싶은 주제였다.

 

 결론은, 무지하게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왜 일까? 무엇이 그리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을까? 이 만화는 단순한 사실이나 지식 전달이 아닌, 한 인물의 생애를 보여준다. 시간 순서대로 한 인물의 삶을 따라가볼 수 있다. 베게너의 고민과 깨달음, 그리고 증거수집과 발표. 그러나 학계의 비판. 그에 굴하지 않는 신념. 스토리가 아주 풍부한 과학사의 논쟁을 다루고 있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론이 왜 그때는 허무맹랑한 이론으로 받아들여졌을까? 증거불충분. 학계의 비판도 일견 타당성이 있었다. 지금 시각으로 보니 '저런 멍청이들!' 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때의 지식과 증거로는 믿기 어려운 이론이었다. 대륙이 움직인다니? 사실 이 사실을 믿고 있는 것이 어쩌면 더 신기하게 생각된다.

 

 여러 과학적인 사실들과 학계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한 인간의 진리를 향한 믿음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대륙의 이동을 믿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남들을 설득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했고, 그 당시에 가질 수 밖에 없는 이론의 허점들이 있었다. 진리를 향한 숭고한 삶을 살다간 베게너의 이야기.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