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체험 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윤대석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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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의 저널리스트 다치바나다카시씨가 임사체험에 대해 탐구했다. 상권은 '임사체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파고들어갔으며, 하권에서는 거기에 대한 해답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임사체험은 크게 현실체험설과 뇌내환각설로 나눌 수 있다. 현실체험설은 진짜로 사후세계가 존재하며 잠깐 체험하고 돌아온 것이라는 설이고, 뇌내환각설은 모든 것이 뇌 속에서 일어난 환각, 착각이라는 설이다. 결국 이 두가지 설은 사후세계가 존재하느냐 마느냐, 인간에게 영혼이 있는냐 없는냐하는 이원론과 일원론으로도 나뉘며, 종교와도 밀접히 연결되는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시종일관 회의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로 그리고 과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 주제를 탐구해나간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하나 섣불리 믿지 않는다. 확인하고 의심하고 판단한다. 결국 임사체험에 대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끝자락까지 붙잡는다.

 

 이 책은 다양한 임사체험뿐만아니라 그에 관계된 여러가지 초능력이나, 유체이탈, 동시에 같은 꿈을 꾸는 현상, 점을 볼 때 수정구에 나타나는 영상 등 다양한 초현실적인 경험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다룬 연구나 학설을 소개하고 있어서 신비현상이나 미스테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그에 대한 지적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뇌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과학은 현재 임사체험에 대한 연구에서 어디까지 나아갔는지, 현실체험설인지 뇌내환각설인지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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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쇼 - 진화가 펼쳐낸 경이롭고 찬란한 생명의 역사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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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참 멋지다. 지상 최대의 쇼라니. 그렇다면 리처드 도킨스는 쇼호스트?

 

 <이기적유전자>로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오고, <만들어진 신>으로 종교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리처드 도킨스가 제대로 맘 먹고 쓴 책이다. 왜 진화론이 거의 확실한 진실인지를 보여주는 진화론에 대한 완벽한 해설서이다.  

 

 도킨스는 진화론을 살인사건이 벌어진 후 사건현장에 도착한 형사에 빗대어 설명한다. 용의자의 지문, 알리바이, 혈흔, 목격자, CCTV 등 모든 증거들이 명백히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어쩌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건현장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용의자를 무죄로 판명한다. 현재 모든 과학적 증거들이 진화론을 입증하고 있다. 생물학적, 고고학적, 유전학적, 지질학적, 분자생물학적, 기상학적 등 현존하는 모든 과학적 증거들이 명명백백히 진화론을 떠받치고 있음에도 진화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증거를 보여달라고 한다. 아무리 증거를 가져다 보여줘도 증거를 요구한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은 현대 과학 모두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은 진화론에 대한 증거자료들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양한 증거들을 토대로, 그리고 아름다운 논리들을 이용해서 진화론이 이미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임을 보여준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을터이다. 우리 주변에도 많다. 고등교육까지 받고, 똑똑한 친구들도 신앙의 이름아래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을 봤다. 나또한 진화론에 대해 몰랐을때는 어리석은 의문들을 가지고 있었다. '원숭이에서 사람이 진화했는데 왜 아직도 원숭이가 남아있지?' 라던가 '개체들이 진화하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하나의 종이 다른 종으로 바뀔 수 있지?' 라던가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진화론을 의심해도 된다. 하지만 그 의심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의심가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인해보자! 

 

 저명한 과학자의 글을 읽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너무도 논리적이고 멋진 비유들과 거기에 깃들인 풍자와 유머들. 또한 과학에 대한 깊은 신뢰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겸허함까지. 지금도 우리 눈 앞에서는 쇼가 펼쳐지고 있다. 자연이 보여주는 '지상 최대의 쇼' 그 진화의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진화론은 반증가능성이 아주 큰 이론이다. 선캄브리아기 지층에 토끼화석이 발견되면 진화론은 바로 부정될 수 있다. 도킨스는 그럴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나또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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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딘 이스라엘리트

배우 조니 웨스턴, 소피아 블랙 디엘리아

평점 9점

장르 SF(시간여행), 스릴러

 

 

 

 꽤 오래전에 개봉할 당시 영화관에서 본 영화인데, 뒤늦게 생각나서 리뷰를 올린다. 친구와 함께 영화를 봤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재미있게 영화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영화이다.

 

 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책이나 만화도 물론 좋아한다. 시간여행의 세계관도 참 여러가지이다. 일단 크게 구분하면, 평행우주관과 일직선형우주관이 있다. 평행우주관이란 과거로 시간여행을 해서 과거를 바꾸면 미래가 바뀐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 일직선형 우주관이란 우주가 여러개라니 그런거 없다, 우주는 하나뿐이다. 과거를 변화시키면 현재있는 하나의 우주의 미래도 바뀐다. 이 영화가 평행우주관이었는지 일직선형우주관인지 잘 기억이 안난다. 아마도 평행우주관이었던 것 같다. (본지 8개월도 지났고 나의 기억력은 굉장히 나쁘다.)

 

 일직선형우주관은 반드시 모순을 내포하게 된다. 따라서 보통은 평행우주관이다. 하지만 보통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나 여타 다른장르나 모순을 피해가기 힘들다. 거의 숙명과도 같이 모순이 따라 붙는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것은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때문에 시나리오를 잘 써야 한다. 모순이 드러나지 않도록 잘 감춰야 한다.

 

 모순이 쉽게 드러나는 영화가 있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후자쪽이었다. 아마 내가 본 시간여행영화 중에서 가장 모순을 잘 감춘 영화인 것 같다. 때문에 이 영화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모순을 찾기 굉장히 어려웠다. 친구와 열띤 대화끝에 모순을 발견했고, 기뻤다. 어렵게 찾았기 때문에 더욱 재밌었다.

 

 사실 평점 9점은 조금 후하게 준 평점이다. 이 영화 단점도 참 많다. 특히나 초반부는 끔찍했고 이런저런 등장인물들의 행동들은 리얼리티가 너무 떨어졌다. '이걸 계속 봐야하나? 망했다.' 심각한 내적갈등을 겪게 했다. 하지만, 시간여행이 시작되면서 영화는 흥미진진해지고 몰입도도 껑충 올라간다. 굉장히 많이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한다.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이다. 현재를 위해서 과거를 바꾸고, 그로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과거로 가고, 문제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하지만, 그 과정이 재미있다. 끝까지 봐야한다.

 

  시간여행장르르 좋아하고, 지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 추천해드리고 싶다. 여배우도 이쁘다. (이런 건 8개월이 아닌 8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다만 끔찍한 초반부는 참고 견디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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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0-30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저는 못봤는데, 타임슬립 소재라니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고양이라디오님,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고양이라디오 2015-11-04 11:23   좋아요 1 | URL
타임슬립은 정말 흥미로운 소재같아요ㅎ

서니데이님 좋은 수요일되세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벨라루스(국가)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다. (어려운 이름이지만 기억해두자. 러시아 느낌나는 이름이다.) 벨라루스는 옛 소련 옆의 인구 천만의 농업국가였다. 그리고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 국가적 재앙을 당했다. 그리고 이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작가가 10년에 걸쳐 100명을 인터뷰해 집필한 책이다.

 

 음, 리뷰를 쓰지 않고 이렇게 페이퍼를 통해 책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세가지이다. 첫째,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않았기 때문이며, 둘째, 이 책을 언제 다 읽을지, 다 읽을 수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렇지만 빨리 추천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셋째, 이 책이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이다.

 

 이유가 세가지라고 했는데 하나로 요약하자면, 이 책이 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첫부분에 저자의 독백인터뷰를 읽으면서 곧바로 이 책은 충분히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란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리고 이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 이 책은 피로 쓴 글, 피로 쓴 책이다. 피가 서려있다. 그 피는 아직 채 마르지 않았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직 피로 쓴 글만 사랑한다. 글을 쓰려면 피로 써라.” 니체의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피로 쓴 글이다. 때문에 읽기가 너무 힘들다.

 

 100명의 인터뷰 내용이 한 명씩 차례차례 쓰여져 있다. 그런데, 첫번째부터 장난이 아니다. 너무나 슬프다. 너무나 너무나 슬프다. 말도 안되게 슬프다. 첫번째는 조금 부드럽게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이보다 슬픈 일화가 있을까봐 겁난다. 못 읽겠다. 용기를 읽어서 다시 읽어본다. 두번째 인터뷰, 세번째 인터뷰, 네번째 인터뷰... 못 읽겠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어떤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이 책을 다 읽었을까 궁금하다. 읽고 싶다. 하지만 못 읽겠다. 두렵다.

 

 요즘 난 울보가 되어버렸다. 슬픈영화를 보면 운다. 몰입이 너무 잘된다. 슬픈 책은 다행히 안 본 것 같다. 그런데 임자 만났다. 이 책 너무 슬프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지금 이 글을 쓰다가, 살짝 책을 들춰봤는데 너무나 슬펐다. 울 것 같아서 얼른 내려놨다.

 

 작가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금 과거를 쓰고 있지만, 가끔 미래를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나도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과거를 읽고 있지만, 어쩌면 미래를 읽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담하건데, 분명 언젠가 또다른 원전사고가 있을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에 터졌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에 터졌다. 불과 삼십년도 안됐다. 향후 50년 혹은 향후 100년 안에 또 원전사고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보통 원전시설은 진도 8.0이상의 강진에도 끄덕없게 지어진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지진의 진도는 9.0이었다.

 

 원자력 발전 분명 경제적이다. 그리고 충분히 안전하다. 효율적이다. 하지만, 세상에 대가 없는 것은 없다. 언젠가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대가를 거둬갈 때는 마치 세금처럼 철저하게 거둬갈 것이다. 언제 얼만큼 거둬갈 지 모르지만, 거둬갈 때는 인정사정 없이 걷어갈 것이다. 원자력은 인류가 다루기에 너무 위험한 것이 아닐까? 진도 8~8.9의 강진은 1년에 1건, 진도 9.0의 강진은 약 20년에 1건 발생한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아슬아슬한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진이 원자력발전소를 피해가기를 바랄뿐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에 대비해서 그리고 지진대를 피해서 충분하게 안전하게 지어진다." 라고. 그렇다면 나는 반문하고 싶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9.0의 지진이 올 줄 알고 지었을까?"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자세히 모른다. 어쩌면 9.0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게 지어졌을지도 모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뿐만아니라 초대형해일이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불가능한 사고가 벌어졌다. 사고는 불가능해 보이고 예측되지 않기 때문에 사고인 것이다.

 

 너무 무거운 책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지만, '요즘 감정이 메마른 것 같아.' 라던가 '슬픈 영화나 책을 보고 눈물 쏙 빼고 싶어.' 라는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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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키아벨리 군주론 - 개정판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
손영운 글.기획, 동방광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주니어 김영사에서 나온 시리즈이며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중 그 첫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 몇 권을 보았는데, 아주 재미있게 본 책도 있었지만(니체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조금 지루했다.

 

 마음 같아선 만화가 아닌 고전을 읽고 싶지만, 이렇게 쉽고 부담없이 만화로 먼저 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이미 본 고전을 만화로 재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플라톤의 <국가>나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등 보고 싶은 시리즈가 참 많다. 플라톤의 <국가>는 다시 읽고 싶은 책이긴 하나, 너무 두껍다. 흑흑.

 

 고전은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도록 살아남은 책은 분명, 어쩌면 당연히 그 이유가 있다. 이 책또한 그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이데올로기는 아니지만. 이상적인 군주는 어떤 군주일까? 요즘 시대에 빗대어보자면 이상적인 CEO는 어떤 CEO일까? 참 많은 고민을 하게하는 책이다. 과거 춘추전국시대에 진나라는 법가사상을 통해서 나라를 통일했다. 그리고 그 법가사상으로 인해 무너졌다. 혼란한 시기에는 법가로 평화로운 시기에는 유가로 다스려야하는 걸까? 누가 누구에게 조언한 것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말 위에서 백성을 다스릴 수는 없다고 했다.(알렉산드로스였나 카이사르였나 아니면 칭기즈칸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쩌면 셋다 아닐지도. 역시나 검색은 좋은 것.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지만 다스릴 수는 없다" (居馬上得之 寧可以馬上治之)" 사마천의 史記의 陸賈列傳에 나오는 얘긴데, 한나라 고조 유방에 대한 육가(陸賈, BC240?~170?)의 일침이라고 한다. 그리고 칭기즈칸도 이 말을 했다고 한다.) 마키아벨리가 주장하는 것처럼 사자의 용맹함과 여우의 꾀를 가진 군주가 이상적인 군주일까? 그동안 경영학 책에는 흥미가 떨어졌었는데, 다시 몇 권 보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만화 인문고전 50선 모두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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