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의 기술 - 세상에 독하게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기타노 다케시씨의 책을 거의 다 읽었다. 소설 <하나비>, <아날로그>만 안 읽었다. 두 책도 마저 읽어보고 싶다.


 <아날로그> 빼곤 모두 절판된 상태다. 절판된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거나 중고책을 구입해서 봤다. 중고책 가격이 비쌌다. 보통은 비싼 중고책은 그냥 단념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구입해서 봤다. 사람은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다.


 나는 기타노 다케시씨의 독설을 좋아한다. 그는 속이 시원할만큼 거칠게 독설을 퍼붓는다. 그의 독설에는 논리와 근거가 있다. 그리고 평소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점이 많아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후련했다. 내 생각이 요즘 사회 통념들과 좀 다르다 보니 누군가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 힘들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 책의 Part 1은 고전을 중심으로 독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고전은 솔직히 그냥 오프너 역활 정도다. 다케시씨도 굳이 고전을 완독하고 이야기하는 거 같진 않다. 그냥 고전의 중심 사상을 가지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Part 2 는 사회 각 분야에 대해 독설을 한다. 스포츠, 사법제도, 지역주의, 대중문화, 교육, 국제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도 뉴스를 보면서 독설을 퍼부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약간 그런 느낌이라 생각하면 된다. 미성년자 성매매를 한 판사 이야기부터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 


 다케시씨가 이야기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 한국의 모습이 많이 겹쳐보였다. 일본의 나쁜 점들을 닮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독설을 잘하려면 건전한 상식이 있어야 한다. 해서는 안되는 말의 아슬아슬한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코미디도 비슷한 맥락이 있지 않나 싶다. 


 다케시씨의 책은 거의 다 봤고 앞으로 영화를 하나씩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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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위해 사는 법 - 삶과 죽음의 은밀한 연대기
기타노 다케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기타노 다케시씨에게 감사한다. 덕분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됐다. 다케시씨의 영화도 즐겁게 보고 있다. 앞으로 두 감독의 영화만 찾아봐도 볼 영화가 수두룩하다.


 이 책은 다케시씨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을 뻔 하다가 살아난 후 병상에서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의 생과 사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지만 평소의 다케시씨랑 다를바 없다. 


 참 존경스럽고 배울 점도 많은 분이다. 다재다능하다. 그의 글을 읽으면 그가 천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단한 분이다.


 코미디언, 감독, 배우로 정점을 찍은 분이다. 그림에도 재능이 뛰어나다.


 평소에도 앞뒤 가리지 않는 독설로 유명하고 대단하신 분이지만 이 책은 특히 더 거친 느낌이다. 이미 죽다 살아났는데 무서울 게 머가 있겠는가


 극우 성향으로 한국에 대한 비판으로도 유명한데 사실 자국에 대한 비판이 훨씬 빈도나 정도에서 심하다. 1대100수준이다. 일본의 정치, 정치인, 시민 등 그가 비판하는 대상은 다양하고 물불 가리지 않는다. 자유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영화감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시다. 새로운 책도 내시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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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8.8

 감독 기타노 다케시

 출연 기타노 다케시, 아야 고쿠마이, 와타나베 테츠, 카츠무라 마사노부, 테라지마 스스무, 오스기 렌, 

 장르 드라마



 요즘 기타노 다케시에 빠져 책과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4번 째 연출작입니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하나비>와 함께 다케시의 중요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다케시는 <소나티네>를 자신의 최고 작품으로 꼽았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도 <하나비>보다 <소나티네>를 더 고평가합니다. 박찬욱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나티네>로 상을 받았어야 하는데 놓치는 바람에 부랴부랴 <하나비>에 상을 좋다고 평가합니다. 봉준호 감독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살인의 추억>으로 상을 받았어야 하는데 뒤늦게 부랴부랴 <기생충>에 상을 준 거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소나티네>가 더 좋았습니다. 어렵지만 감상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입니다. 야쿠자가 지겨워 그만두고 싶은 야쿠자. 주인공은 상대편 조직과 마찰이 심한 곳으로 파견가게 됩니다. 거기서 총격전, 폭탄테러가 발생하고 많은 부하들이 죽게 됩니다. 한적한 해변으로 피신해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봅니다. 이 해변에서의 나날들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죽고 죽이는 나선에서 내려온 야쿠자들은 아이들처럼 즐겁게 놉니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곳에서 어떻게든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창의적인 놀이들을 합니다.  


 삶과 죽음, 우리의 인생에 대한 비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습니다. 그 사실을 모른 체, 혹은 모르는 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영화 속 주인공은 창의적으로 장난을 치며 놉니다. 몇 번 기분좋게 웃었습니다. 역시 코미디언의 피는 영화를 찍을 때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난기 가득한 주인공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담백합니다. 하지만 곳곳에 예상을 빗나가게 하는 다케시의 각본과 연출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p.s <하나비>, <자토이치>를 먼저 봤는데 같은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주성치 사단처럼 다케시 사단이 있었습니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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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노 다케시의 책 중 가장 좋았습니다. 그의 생각, 철학, 가치관,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네가 곤란하면 나는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곤란할 때 나는 절대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다." 


 이런 자세가 옳다. 서로에게 그렇게 생각할 때 비로소 우정이 성립한다. 


 (중략) 


 요컨대 우정은 내가 저쪽에다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지, 저쪽에서 얻을 수 있는 뭔가가 아니다. 우정이란 상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다. 

 -p127


 다케시씨의 우정론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저것이 진짜 우정의 모습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어쩜 내가 사랑과 우정을 받는 쪽으로만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줄 수 있는 게 진짜 사랑이고 우정이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화장실이 지저분할 때는 저희한테 말씀해주시는 게 더 좋습니다. 하지만 다케시 씨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직접 청소하는 분입니다. -요리사 구마, p134 


 참. 감탄케 하는 대목이다. 다케시씨는 화장실이 더러운 것만큼은 도저히 참지 못한다고 한다. 별난 습관이라 한다. 그래서 더러운 화장실은 남의 가게라도 청소해버린다. 나도 집안을 깨끗하게 해야겠다. 다케시씨를 본받자!



 요리사를 만나면 요리에 대해, 운전사를 만나면 차에 대해, 스님을 만나면 그 세계에 대해, 뭐든 아는 척하지 말고 순수한 기분으로 물어보라. 자랑 따위를 하는 것보다 훨씬 화젯거리가 풍부해지고, 무엇보다 그 자리가 즐거워진다. -p143  


 나는 스몰토크에 약하다. 막상 저런 상황이 되면 멀 물어봐야할지 모르겠어서 힘들 때가 있다. 다케시씨의 대화법 기억해두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자. 상대방의 취미, 관심사에 대해 물어보자.



 귀찮은 것을 피하기만 하면 인간은 바보가 된다. 뇌를 발달시키는 것도 바로 귀찮은 일이다. -p164 

 

 내 문제 중하나다. 귀찮은 것을 너무 피한다. 때로는 귀찮은 일을 해야할 때도, 필요할 때가 있는데도 미루거나 피하기 일쑤다. 바꿔야할 습관이다. 



 다케시씨가 존경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쓴 <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이란 책이 있다. 자서전 보고 싶다. 영화 감독의 삶이 궁금하다. 유명한 영화 <라쇼몽> 봐야겠다.



 좋은 만담을 할 때는 무슨 소리를 지껄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좋은 영화를 찍을 때는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좋은 그림을 그릴 때는 침이 줄줄 흐른다. -p197 


 천재는 집중력이 강하다. 몰입의 순간들이다.



 














 <자토이치>를 봤다. 작가주의 감독인 다케시가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며 찍은 작품이라 한다. 다케시 작품 중 가장 크게 흥행한 영화라 했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재밌게 봤다. (다케시 영화 3편 밖에 보지 않았지만) 



 내가 어릴 때 살던 동네는 몹시 질이 나쁜 곳이어서, 야쿠자들의 싸움을 밥먹듯이 구경할 수 있었다. 배를 찔린 남자가 "악!" 하면서 웅크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죽어버리는 장면도 보았다. 그런 걸 보고 자랐으니, 영화의 폭력신이 모두 거짓말처럼 보였다. 

 진짜 싸움은 권투 시합과는 전혀 다른다. 대부분은 한 방 때리는 것으로 끝난다. 총을 쏠 때도 괜한 멋을 부리지 않는다. 주머니에서 꺼내 쏘고 끝이다. 내 영화에서는 그렇게 표현하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p205 

  

 어렸을 때의 경험이 감독 때 귀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도 영화를 볼 때 격투씬이나 총을 맞거나 칼에 찔린 장면을 볼 때 사실적이지 않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머 영화의 목적이 꼭 사실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어쨌든 주인공은 아무리 맞아도 아무리 오래 싸워도 지치지 않고 끄떡없습니다. 일반인들은 1분 만 격렬하게 싸워도 지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안면에 1-2대 맞으면 그걸로 싸움은 끝입니다. 총이나 칼에 맞아도 주인공은 끝까지 싸워서 이깁니다. 


 

 영화는 도제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세계라서, 코미디언인 내가 처음 영화를 찍었을 때 "다케시는 신출내기다" 라고 하는 영화 관계자가 있었다. 그런 험담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p210 


 다케시씨에게도 스승이 있었나 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합니다.


 영화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 편의 영화에 1,000컷이 있다고 하면 그 1,000컷이 차례대로 머리에 입력되어 있다. 각 컷이 몇 초라는 것도 거의 알고 있다. 

 그래서 편집할 때 스크립터에게 묻지 않아도 "장면 4의 세 번째 컷을 꺼내" 하고 예사로 말할 수 있다. 

 머릿속에서 카메라를 돌리지 못하면 영화감독 같은 건 할 수 없다. -p211 

 

 역시 천재입니다.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기타노 다케시가 처음으로 배우로 연기를 한 영화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도 배우로 나오고 다케시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궁금하다. 한 번 보고 싶다.



  나는 알고 있는 것도 모르는 척하고, "이런 건 어떻게 찍으면 좋지?" 하고 묻는다. 스태프들은 모두 프로여서 '모릅니다' 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럼 이렇게 찍을까요?" 하고 아이디어를 낸다. -p213


 다케시는 화를 내거나 명령하지 않고 물어본다고 합니다.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자율성, 자발성을 끌어내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감독 중에는 자신의 생각대로 스태프가 움직이기를 바라는 명감독들도 많지만요. 그러면 항상 부딪히게 되는 거 같습니다. 초창기의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이 그랬다고 합니다. <죠스>를 찍는 배우나 스태프들은 스필버그를 죠스의 밥으로 던지고 싶다고 했다나요.



 다케씨의 책을 보고 영화를 보니 감상에 도움이 되고 좋습니다. 배울 점도 많은 분이고 대단한 분입니다. 극우인건 아쉽지만 각자 생각과 입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케시의 팬이 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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