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뉴스를 보니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식당가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안그래도 자영업자들이 불경기다 살기 힘들다 하는데, 더욱 힘들어질걸 생각하니 걱정이다. 나는 처음에는 김영란법이 참 좋은 취지의 법안이다라고 생각했다. 청탁금지, 금품수수금지. 공무원부패척결. 이보다 좋은 법안이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어제 뉴스에서 호텔가의 식당들도 손님이 줄었다는 말을 듣고서도 좋은 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식당가에도 손님이 줄었다는 뉴스를 들으니 생각이 복잡해진다. 인터뷰하던 식당주인은 "20년 만에 이렇게 손님이 없긴 처음이다. 연말까지 버텨보다 안되면 문을 닫을 생각이다." 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누군가는 손해를 보고 희생을 해야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그리고 김영란 법에 따르면 선생님에게는 커피 한잔도 주면 안된다고 한다. 아니! 커피 한 잔도 안된다니. 무슨 커피에 돈 반 금 반을 타서 드리는 것도 아니고 커피 한잔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오늘 만화 킹덤 490화를 봤다. 진시황과 조나라 재상 이목의 설전이 주요 내용이었다. 진시황은 7국으로 나뉘어진 혼란기를 끝내고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위해 중화통일을 이루고자 한다. 이목은 이에 반대한다.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6국을 무력 통일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피를 흘려야 한다. 피로 일궈낸 평화가 피를 흘린 사람들에게는 아무의미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때문에 7국 동맹을 제안한다. 하지만 진시황은 7국 동맹같은 허울좋은 눈속임을 믿지 않는다. 사실 동맹이란 것은 언제나 잠시 뿐인 평화였다. 훗날 누군가 야망을 가진 왕이 나타나면 언제든 상대방 뒤통수를 갈길 수 있다. 진시황은 이런 미봉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나라 재상 이목에게 '선전포고' 를 한다.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 좋다. 하지만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쟁을 한다면, 과연 이는 정당화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희생으로 일궈낸 평화가 과연 의미있을까? 어쩌면 공리주의적으로 양자택일을 하면 끝없는 7국 간의 전란보다 빠르게 한 나라가 무력으로 통일해서 평화가 찾아오게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목처럼 이런 양자택일에서 벗어나서 7국 동맹을 맺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현재 세계는 어느정도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이런 평화가 찾아오기까지 몇 천년이 걸렸지만. 그리고 아직도 완전한 평화는 아니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에서 정확히 이 문제를 다뤘다. 선한 목적을 위한 악한 행동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김영란법은 선한 목적을 위한 선한 행동일까? 그렇다면 그로 인해 식당가가 피해입는 상황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식당주인이라면 그리고 그로 인해 가게 문을 닫아야한다면 뭐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이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할 사회적 희생일까? 

 엊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하면서 대만과 수교를 끊었다. 그로인해 대만과 사업하던 사업체들이 모두 줄부도를 당했다. 이는 모두 개인이 감내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일까? 나도 언젠간 국가정책이나 법률에 의해 어쩔 수 없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으리라. 뭐, 운이 좋으면 수혜자가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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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9-28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제대로 자리잡기 전이라 그럴겁니다. 본보기로 걸리게 될까봐 일단 몸 사리고 조심하는 경향도 있는거지요.

어제 여자친구랑 저녁에 회 먹으러 갔다가 구청에서 퇴근하신 분들 6명이서 식사하시며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디서 뭐가 튀어나와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일부터 앞으로 두 세주 정도는 죽은듯 몸 사리고 있어보자고 하시더군요.

식당가만 놓고 보자면, 최종적으로 보면 물론 어느 정도 매출 감소야 자연히 따라오겠지만 두 세달만 지나도 `20년만에 처음` 뭐 이런 수준에서는 깨끗하게 벗어날거라고 저는 봐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33   좋아요 0 | URL
너무 걱정이 앞섰나봅니다ㅎ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44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syo님 여자친구가 있으시군요. 그동안 syo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그 평가를 철회해야겠습니다. 아 물론 진담, 아니 농담입니다^^ㅎ

syo 2016-09-28 14:54   좋아요 1 | URL
이런 명백하게 센스 있는 댓글은 비밀댓글로 다는 게 아닙니다.

고양이라디오님의 긍정적인 평가를 회복하기 위해, 오늘 당장 여자친구와 헤어지겠습니다- 뭐 이딴 댓글을 비밀댓글로 다는 거지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49   좋아요 0 | URL
syo님은 못 이기겠네요ㅎ

2016-09-28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9-28 14: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당장에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공짜밥이 사라지고 점점 투명해지게 되면, 사회가 그만큼 밥에 의해 좌우되는게 아니라 공정성에 따르게 된다면 전체적으로는 더 밝아질 것입니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담그지 않으면 장을 못먹거든요.. 우리사회가 이런 홍역을 한번은 거쳐야만 부정에 대해 면역력이 생겨서 더 좋은 사회로 나갈 수 있겠죠...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3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피해당사자들(식당주인)들은 악한 사람도 아니고 악한 목적을 가진 사람도 아닌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4분의 1이 자영업자이고 대부분이 골목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창업 후 1년이면 16%가 문을 닫고, 3년이면 60%, 5년이면 70%가 문을 닫습니다. 이미 전쟁터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김영란법은 크나큰 타격으로 다가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어떠한 완충장치나 제도적 마련이 뒷받침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ㅠ

yureka01 2016-09-28 14:37   좋아요 1 | URL
물론이죠..이 역시 깊이 공감되는 부분이예요...

syo 2016-09-28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굳은 돈으로 가족끼리 맛있는거나 많이 많이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49   좋아요 0 | URL
크~ 우문현답이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8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도기죠. 과도기 없는 제도 도입은 별로 없었지 싶습니다. 백반집보다는 사실.. 손님 대접하기 좋은 고급 술집이 타격이 크겠죠. 저는 좋은취지라 생각됩니다. 고급 술집과 접대 그리고 성매매로 요약되는 접대문화에 쏟아지는 금액을 생각하면 전 김영란법을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
라디오 님말씀처럼 정착 단계이니 완충장치를 마련하겠지요.. 사실 독일 같은 나라는 선생님에게 커피 한 잔 드리는 것도 법에 적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과한 법이 아닙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54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니 음지로 흘러들어가는 돈이 상당히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지로 가지 않은 돈이 양지에서 순환한다면 과도기만 잘 이겨내면 분명 건강한 사회, 더 튼튼한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법의 정신과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우리나라의 정문화를 생각했을때 커피 한 잔은 너무 인간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그나저나 고민있으면 알라딘에 적어야겠군요. 현인들이 등장해서 고민을 해결해주네요. 꼭 알라딘 요술램프같습니다ㅎ

겨울호랑이 2016-09-28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영란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공직자등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이상 매회계년도에 300만원 이상 받으면 처벌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부정한 돈이지하경제로 흘러드는 돈을 막는 것도 주요 목적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식당 매출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제 2의 전두환, 노태우 등의 부정비자금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켜내야할 법이라 생각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5:23   좋아요 2 | URL
동의합니다. 법이 잘 시행되고 잘 지켜질 수 있길 바랍니다. 분명 법을 피해서 꼼수들이 생겨날 것 같은데, 그때 그때 잘 대처해야합니다.

cyrus 2016-09-28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책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를 귀찮게 여겨서 문제점을 외면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엄청 피곤할 겁니다. 김영란법을 애초에 반대했던 정치인들은 제도의 문제점만 부각시켜서 이렇게 말하겠죠. “거 봐라, 처음부터 이 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잖아.” 이런 사람들의 말은 무시가 답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7:46   좋아요 1 | URL
저도 김영란법 반대하는 신문사설이 있길래 조금 읽다가 거들떠도 안봤습니다. cyrus 말대로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해나가면 되는데, 그 문제점들을 물고 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커피 한잔을 조금 물어봤지만, 법의 취지나 정책에 반대하진 않습니다ㅎ

오거서 2016-09-28 17: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기 입에 들어가는 것들을 자기 돈으로 사 먹어야 하는 겁니다. 남의 지갑을 노린다는 것부터가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고 죄악시해야 합니다. 제도를 탓하기 전에 의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8:37   좋아요 2 | URL
의식도 함께 바꿔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