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투 108 : 읽힘을 당하다
‘읽힘을 당하게’ 되겠구나
→ ‘억지로 읽’겠구나
→ ‘싫어도 읽’겠구나
→ ‘읽혀지’겠구나
당하다(當-) : 4. 어떤 사람에게 부당하거나 원하지 않는 일을 겪거나 입다
“읽힘을 당하다”는 여러모로 얄궂고 아리송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자리에 있다면 “듣기 싫어도 듣”습니다. 이때에는 “억지로 듣는다”고 해요. 셈틀을 켜서 인터넷을 여는데 그만 눈에 들어오는 어떤 글이 있으면, 읽으려는 마음이 없으나 “읽기 싫은 글이 눈에 들어올” 수 있어요. 이때에는 “억지로 읽는다”거나 “싫어도 읽는다”고 할 만해요. 바라지 않는 일을 겪어야 하기에 입음꼴을 써서 “읽힘을 당하다”를 써 볼 수 있다고 여길 만할 터이나, 입음꼴을 쓰려고 한다면 ‘읽혀지다’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또는 “읽고 싶지 않아도 눈에 보이다”처럼 써 볼 수 있어요. 2016.11.3.나무.ㅅㄴㄹ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싶지 않을 텐데 ‘읽힘을 당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누구는 내 글을 보고 싶지 않을 텐데 ‘억지로 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내 글을 안 보고 싶은 분도 있을 텐데 ‘싫어도 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리여인-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seedpaper,2016)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긱/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