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생각의


 생각의 전환 → 생각 바꾸기 / 생각 돌리기

 생각의 힘 → 생각하는 힘 / 생각힘 / 생각이라는 힘

 생각의 변화 → 생각이 바뀜 / 달라지는 생각

 생각의 차이가 있다 → 생각이 다르다 / 다르게 생각하다

 생각의 자유를 누리다 → 생각하는 자유를 누리다 / 자유로운 생각을 누리다


  한국말 ‘생각’은 이름씨 꼴로도 널리 쓰고, ‘-하다’를 붙여 ‘생각하다’ 같은 움직씨 꼴로도 널리 씁니다. 다만 ‘-의’를 붙이는 ‘생각의’ 꼴로는 안 써요. ‘-하다’를 붙일 자리에 ‘-의’를 섣불리 붙이지 않았나 하고 돌아볼 노릇입니다. “생각의 비밀”이나 “생각의 속도”나 “생각의 깊이” 같은 말투는 “생각에 얽힌 비밀·비밀스러운 생각·비밀 같은 생각”이나 “생각하는 빠르기”나 “생각하는 깊이·깊은 생각”으로 손볼 만합니다. 2016.11.12.흙.ㅅㄴㄹ



생각의 축적 시대가 왔습니다. 생각은 아주 천천히 축적되었습니다

→ 생각이 쌓이는 때가 왔습니다. 생각은 아주 천천히 쌓였습니다

→ 생각이 모이는 때가 왔습니다. 생각은 아주 천천히 모였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승영조·김희봉 옮김-발견하는 즐거움》(승산,2001) 68쪽


생각의 폭을 넓혀 보고자

→ 생각하는 틀을 넓혀 보고자

→ 생각하는 테두리를 넓혀 보고자

→ 생각을 넓혀 보고자

→ 넓게 생각해 보고자

→ 생각그릇을 넓혀 보고자

→ 생각줄기를 넓혀 보고자

→ 생각바탕을 넓혀 보고자

→ 생각밭을 넓혀 보고자

→ 생각틀을 넓혀 보고자

《조원진·김양우-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삼인,2009) 102쪽


부디 생각의 씨앗을 뿌려 주는 천사를 찾아가서

→ 부디 생각 씨앗을 뿌려 주는 천사를 찾아가서

→ 부디 생각이라는 씨앗을 뿌려 주는 천사를 찾아가서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장석훈 옮김-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2016)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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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44 : 세상에서 벗어나 은둔



세상에서 벗어나 은둔할

→ 세상에서 벗어나 지낼

→ 세상에서 벗어날

→ 숨어 지낼

→ 숨을


은둔(隱遁/隱遯) : 세상일을 피하여 숨음

피하다(避-) : 4. 몸을 숨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어 드러나지 않도록 하다



  한자말 ‘은둔’은 “세상일을 피하여 숨음”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피하다’는 ‘숨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부터 겹말입니다. 그러니까 ‘은둔 = 세상일을 피하다 / 숨다’인 셈이요, 보기글처럼 “세상에서 벗어나 은둔할”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세상에서 벗어날”만 쓰든지 ‘은둔할’만 써야 올바릅니다. 단출하게 적어 본다면 “숨어 지낼”이나 ‘숨을’로 손볼 만하고, “조용히 지낼”로 손볼 수도 있어요. 2016.11.12.흙.ㅅㄴㄹ



세상에서 벗어나 은둔할 골방조차 없는 비참한 처지의 사람들이라면 혹 모르겠으나

→ 세상에서 벗어날 골방조차 없는 끔찍한 처지인 사람들이라면 또 모르겠으나

→ 숨을 골방조차 없는 안타까운 살림인 사람들이라면 또 모르겠으나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장석훈 옮김-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2016) 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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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43 : 힘과 권능



힘과 권능

→ 힘

→ 큰힘

→ 커다란 힘

→ 대단한 힘


힘 : 1. 사람이나 동물이 몸에 갖추고 있으면서 스스로 움직이거나 다른 물건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 작용 3.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역량 4. 개인이나 단체를 통제하고 강제적으로 따르게 할 수 있는 세력이나 권력 6. 사물의 이치 따위를 알거나 깨달을 수 있는 능력 8. 감정이나 충동 따위를 다스리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

권능(權能) : 1. 권세와 능력을 아울러 이르는 말

권세(權勢) : 권력과 세력을 아울러 이르는 말

능력(能力) : 1.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

권력(權力) :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세력(勢力) : 1. 권력이나 기세의 힘



  ‘권능’은 ‘권세’하고 ‘능력’을 아우른다고 합니다. ‘권세 = 권력 + 세력’이라 하고, ‘권력’은 ‘힘’이라 하며, ‘권세’는 ‘권력’이나 ‘힘’이라고 해요. 찬찬히 살피면 돌림풀이와 겹말풀이가 어우러집니다. 무엇보다도 ‘권능·권세·능력·권력·세력’은 모두 ‘힘’을 가리켜요. 한국말사전에서 ‘힘’을 살피면 ‘능력·세력·권력’ 같은 한자말로 풀이합니다. 여러모로 뒤죽박죽인데, “힘과 권능”이라 하면 겹말이에요. 그래서 이 얼거리를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구태여 ‘권능·권세·능력·권력·세력’ 같은 한자말을 쓰지 말고 ‘힘’ 한 마디를 쓰면 되겠다고. 느낌을 한껏 살리고 싶다면 ‘큰힘·나라힘·무리힘(떼힘)·군대힘·돈힘·손힘·몸힘’ 같은 낱말을 알맞게 쓸 수 있고, ‘솜씨·재주’로 손볼 만한 자리도 있어요. 2016.11.12.흙.ㅅㄴㄹ



과거를 소환할 수 있고 미래를 살 수 있는 힘과 권능이 주어지기를 바라는 게 아닌가

→ 지난날을 끌어올 수 있고 앞날을 살 수 있는 힘이 주어지기를 바라지 않는가

→ 어제를 끌어오고 모레를 살 수 있는 큰힘이 주어지기를 바라지 않는가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장석훈 옮김-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2016) 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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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41 : 내가 자초



내가 자초한 일

→ 내가 일으킨 일

→ 내가 한 일


자초(自招) : 어떤 결과를 자기가 생기게 함. 또는 제 스스로 끌어들임. ‘가져옴’, ‘불러옴’, ‘스스로 가져옴’, ‘스스로 불러옴’으로 순화



  한자말 ‘자초’는 “나 스스로 끌어들임”을 가리키니, “내가 자초한”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그런데 ‘자초’는 알맞지 않기에 고쳐쓸 낱말이라고 합니다. 다만 ‘불러오다’나 ‘가져오다’로 손볼 만하지 않아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불러오다’나 ‘가져오다’로 고쳐쓰라고 풀이하지만, 이는 일본 번역 말투입니다. 어떤 일이 생기게 할 적에는 ‘일으키다’라는 낱말을 써야 올발라요. 보기글에서는 “내가 한 일”이라고 써 볼 수도 있습니다. 2016.11.10.나무.ㅅㄴㄹ



내가 자초한 일이었는데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모를 일이다

→ 내가 일으킨 일이었는데 왜 그렇게 골이 났는지 모를 일이다

→ 내가 한 일이었는데 왜 그렇게 부아가 났는지 모를 일이다

《사샤 마틴/이은선 옮김-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북하우스,2016) 12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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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40 : 고요하고 잠잠하다



어찌나 고요하고 잠잠한지

→ 어찌나 고요한지

→ 어찌나 조용한지


고요하다 : 1. 조용하고 잠잠하다 2. 움직임이나 흔들림이 없이 잔잔하다

잠잠하다(潛潛-) : 1. 분위기나 활동 따위가 소란하지 않고 조용하다

조용하다 : 1.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하다 2. 말이나 행동, 성격 따위가 수선스럽지 않고 매우 얌전하다



  “고요하고 잠잠한지”는 겹말입니다. ‘고요한지’라고만 쓰면 됩니다. 힘주어 말하고 싶으면 “고요하고 또 고요한지”나 ‘고요하디고요한지’처럼 써 볼 수 있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고요하다 = 조용하고 잠잠하다’로 풀이하고, ‘잠잠하다 = 조용하다’로 풀이하며, ‘조용하다 = 고요하다’로 풀이하니, 돌림풀이에 겹말풀이가 되기까지 합니다. 참 얄궂어요. 이런 말풀이로는 한국말을 배울 수 없어요. 2016.11.10.나무.ㅅㄴㄹ



집 안이 어찌나 고요하고 잠잠한지 나밖에 없나 싶을 정도였다

→ 집 안이 어찌나 고요한지 나밖에 없나 싶었다

→ 집 안이 어찌나 조용한지 나밖에 없나 싶었다

《사샤 마틴/이은선 옮김-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북하우스,2016) 15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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