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귀향의 날


소녀는 매일같이 물을 주며 귀향의 날을 기다린다

→ 소녀는 날마다 물을 주며 고향에 갈 날을 기다린다

→ 소녀는 늘 물을 주며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박노해-다른 길》(느린걸음,2014) 107쪽


  ‘귀향(歸鄕)’이라는 한자말을 살리고 싶다면 “귀향하는 날”로 적고, 이 한자말을 쉽게 풀어내려면 “고향에 갈 날”이나 “집에 돌아갈 날”로 손볼 만합니다. ‘매일(每日)같이’는 ‘날마다’나 ‘늘’로 손질합니다.


그들의 일하는 방식이 아주 기분 좋았습니다

→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 아주 신났습니다

→ 그들이 일하는 얼거리가 아주 즐거웠습니다

《스즈키 뎃페이·야마시로 도오루/문희언 옮김-여행하는 채소 가게》(하루,2016) 21쪽


  “그들의 일하는 방식(方式)”이 아닌 “그들이 일하는 방식”으로 적어야 올발라요. 더 헤아려 보면 “그들이 일하는 모습”이나 “그들이 일하는 얼거리”로 손볼 수 있어요. “기분(氣分) 좋았습니다”는 ‘신났습니다’나 ‘즐거웠습니다’로 손질해 줍니다.


첫날은 쪽의 밭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 첫날은 쪽밭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 첫날은 쪽밭을 보여주었습니다

《스즈키 뎃페이·야마시로 도오루/문희언 옮김-여행하는 채소 가게》(하루,2016) 108쪽


  “쪽의 밭”은 아주 일본 말투입니다. 쪽을 심어 기르는 밭은 ‘쪽밭’이에요. 이와 마찬가지로 ‘배추밭·무밭·감자밭’이지요. ‘배추의 밭·무의 밭·감자의 밭’은 한국말이 될 수 없어요. “안내(案內)를 받았습니다”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보여주었습니다’로 손볼 수 있어요.


보이지 않는 뭔가의 공격을 받고

→ 보이지 않는 뭔가한테서 공격을 받고

→ 보이지 않는 뭔가가 공격을 하고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경계의 린네 21》(학산문화사,2016) 7쪽


  “뭔가의 공격을 받고”는 두 가지로 손볼 만해요. 첫째, “‘뭔가가’ 공격을 하고” 꼴로 손봅니다. 다음으로 “‘뭔가한테서’ 공격을 받고” 꼴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1.1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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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겸손의 참 의미


어떻게 겸손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가

→ 어떻게 겸손이 참말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가

→ 어떻게 겸손은 참뜻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가

《김경원-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푸른길,2016) 23쪽


  “겸손의 참 의미(意味)를”은 “겸손은 참뜻이 무엇인가를”이나 “겸손이 참말 무엇인가를”로 손볼 만합니다. 이와 비슷한 얼거리로 “인생의 참 의미”는 “삶은 참뜻이 무엇인가를”이나 “삶은 참말 무엇을 뜻하는가를”로 손볼 만하고, “사랑의 참 의미”는 “사랑은 참뜻이 무엇인가를”이나 “사랑이 참말 무엇인가를”로 손볼 만해요.


가끔은 엄마의 품에 안기어 울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 가끔은 엄마 품에 안기어 울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김경원-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푸른길,2016) 51쪽


  엄마 품은 “엄마 품”입니다. “누나 품”이나 “언니 품”이나 “아버지 품”이라 할 적에도 사이에 ‘-의’를 안 넣습니다.


남루하고 보잘것없는 동네의 길이라 해도

→ 낡고 보잘것없는 동네 길이라 해도

→ 낡고 보잘것없는 마을길이라 해도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185쪽


  “동네의 길”은 “동네 길”로 손보면 되는데, ‘동네길’이나 ‘마을길’처럼 한 낱말로 써도 잘 어울려요. 또는 “동네에 난 길”이나 “동네를 잇는 길”이나 “동네에 놓인 길”로 적어 볼 수 있어요. ‘남루(襤褸)하고’는 ‘낡고’로 손봅니다.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 일 초도 망설이지 않고

→ 일 초조차 안 망설이고

《박성진-숨》(소소문고,2016) 24쪽


  토씨 자리가 알맞지 않아 ‘-의’가 끼어듭니다. “일 초도 망설이지 않고”나 “일 초조차 안 망설이고”나 “일 초마저 안 망설이고”로 손보면 돼요. 2016.11.1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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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49 : 칼럼으로 연재한 글



…라는 제하의 칼럼으로 연재한 글

→ …라는 이름을 붙여 이어쓴 글

→ …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쓴 글

→ …라는 이름을 달고 써 온 글


칼럼(column) : 신문, 잡지 따위의 특별 기고. 또는 그 기고란. 주로 시사, 사회, 풍속 따위에 관하여 짧게 평을 한다. ‘기고란’, ‘시사 평론’, ‘시평’으로 순화

기고(寄稿) : 신문, 잡지 따위에 싣기 위하여 원고를 써서 보냄. 또는 그 원고

원고(原稿) : 1. 인쇄하거나 발표하기 위하여 쓴 글이나 그림 따위



  ‘칼럼’은 ‘기고·기고란’을 가리킨다고 해요. ‘기고’는 ‘원고’를 가리킨다 하고, ‘원고’는 ‘글·그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곧 ‘칼럼 → 기고 → 원고 → 글’인 얼거리입니다. “칼럼으로 연재한 글”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영어 ‘칼럼’이나 한자말 ‘기고·원고’를 써 볼 수도 있을 테지만, 한국말 ‘글’만 써도 넉넉합니다. 어떤 모습이 되든 글은 ‘글’이에요. 2016.11.13.해.ㅅㄴㄹ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라는 제하의 칼럼으로 연재한 글

→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라는 이름을 붙여 써 온 글

→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라는 이름을 달고 꾸준히 쓴 글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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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48 : 내성적 조용 낯가림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내성적(內省的) :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조용하다 : 말이나 행동, 성격 따위가 수선스럽지 않고 매우 얌전하다



  한자말로 ‘내성적’이라고 일컫는 몸짓이나 매무새는 ‘조용한’ 사람을 나타내곤 합니다. ‘얌전한’ 사람도 ‘내성적’이라고 할 만하고요. ‘내성적’이기에 ‘조용하’기도 하지만 ‘낯가림’을 하기도 합니다. 이리하여 보기글처럼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처럼 쓸 적에는 겹말 얼거리입니다. “조용한 아이”로 손보거나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로 손보거나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로 손보아 줍니다. 2016.11.13.해.ㅅㄴㄹ



난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였다

→ 난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였다

→ 난 얌전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였다

《배종옥-배우는 삶 배우의 삶》(마음산책,2016) 10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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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선 修繕


 옷 수선 → 온 손질

 수선만 잘하면 → 손질만 잘하면

 자전거를 수선하다 → 자전거를 고치다 / 자전거를 손질하다

 낡은 구두를 수선하다 → 낡은 구두를 고치다

 언니의 옷을 수선해서 입었다 → 언니 옷을 고쳐서 입었다


  ‘수선(修繕)’은 “낡거나 헌 물건을 고침”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 뜻처럼 ‘고치다’로 손보면 되고, ‘손보다’나 ‘손질하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열두 가지 ‘수선’을 싣는데, 이 열두 가지 한자말 ‘수선’ 가운데 오늘날 쓸 만하거나 쓰임새가 있는 낱말은 없구나 싶습니다. 2016.11.13.흙.ㅅㄴㄹ



수선(手選) : [광업] 광석이나 석탄 따위를 손으로 골라내는 일

수선(水仙) : 1. 물속에 산다는 신선 2. [식물] = 수선화

수선(水線) : [해양] = 흘수선

수선(水蘚) : [식물] = 개구리밥

수선(受禪) : 임금의 자리를 물려받음

수선(垂線) : [수학] 일정한 직선이나 평면과 직각을 이루는 직선

수선(帥先) : = 솔선

수선(首善) : 모범이 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서울’을 이르는 말.

수선(首線) : [수학] ‘시선(始線)’의 전 용어

수선(修善) : 선행을 쌓거나 올바르게 행동함

수선(修禪) : [불교] 선정(禪定)을 닦음

수선(繡扇) : 수를 놓은 부채



아빠는 꽤 많은 것들을 수선했기 때문이야

→ 아빠는 꽤 많은 것들을 손질했기 때문이야

→ 아빠는 꽤 많은 것들을 고치셨기 때문이야

《리지아 누네스/길우경 옮김-노랑가방》(민음사,1991) 140쪽


요즘도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유품을 수선하니?

→ 요즘도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유품을 손질하니?

→ 요즘도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유품을 손보니?

→ 요즘도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유품을 고치니?

《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나오시몬 연구실 2》(학산문화사,2015) 13쪽


다섯 아이가 입은 낡은 옷은 모두 장모님께서 수선하고 꿰매 주셨는데

→ 다섯 아이가 입은 낡은 옷은 모두 장모님깨서 손질하고 꿰매 주셨는데

→ 다섯 아이가 입은 낡은 옷은 모두 장모님깨서 고치고 꿰매 주셨는데

《라오 핑루/남혜선 옮김-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윌북,2016) 24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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