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9.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

 정광하·오남도 글, 차츰, 2023.2.15.



청주로 책숲마실을 가는 길이다. 길에서 일곱 시간을 보내는구나. 다섯 가지 버스를 갈아탔고 한참 걸었다. 〈중앙서점〉〈대성서점〉〈꿈꾸는 책방〉〈달꽃〉 이렇게 네 곳을 들른다. 새벽부터 버스에서 글을 쓰고, 네 군데 책집에서 책읽기만 하고 보니 매우 졸립다. 길손집에 일찌감치 갔더니, 너저분하게 어지른 칸이다. 어쩔까 하다가 그냥 이 너저분한 칸을 손수 다 치우고서 발 씻고 눕는다. 이다음 청주마실을 할 적에는 다른 길손집으로 가자고 생각한다.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을 읽었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웃님이 저마다 이녁 살림터에서 다 다른 풀꽃바람하고 해바람비를 글빛으로 여밀 수 있기를 바란다. 시골은, 싱그러운 고을이다. 시골은, 심는 밭골이다. 시골은, 시원하게 트여 고운 터전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기에 사랑스레 어우러지는 삶터가 시골이다. 사람과 풀꽃이 어울리기에 시골이요, 사람하고 숲이 한마음으로 반짝이기에 시골이다. 돈이 될 일거리가 아닌, 손수짓기로 고즈넉하면서 수수하고 조용히 살아가는 하루를 누구나 스스럼없이 그려서 누리고 나눌 만하기에 시골이다. 나답게 너답게 우리답게 마음을 가꾸어 말빛이 깨어나는 아이어른이 함께 놀고 일하며 쉬는 시골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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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8.


《나쁜 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글/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8.4.21.



빨래하기에 즐거운 볕살이다. 매나무에 꽃송이가 하나둘 터진다. 수유나무 노란꽃은 활짝 벌어진다. 쑥이 조물조물 곳곳에서 오른다. 앵두나무도 바알간 꽃망울이 차츰 올라온다. 들딸기잎이 조금씩 푸른빛이 살아난다. 저녁에는 먼지하늘이 살짝 걷히면서 구름이 덮는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우리 삶터에서 마을을 헤아린다. 우리 집에서 오늘살림을 그린다. 《나쁜 기업》을 모처럼 되읽는다. 2008년에 갓 나올 즈음에는 “그래, 그렇구나!” 하고 여겼다면, 어느덧 열다섯 해가 흐른 오늘날에는 “어, 이 책에 나온 이곳이 오늘날 이렇게 마구잡이로 뻗었네!” 싶어 놀란다. ‘나쁜곳’은 열다섯 해 앞서도 나빴고 오늘도 나쁘다. 앞으로도 그대로 나쁜길을 갈는지, 앞으로는 착한곳으로 바뀔는지 모르되, 그들이 돈과 이름과 힘을 거머쥐려고 부리는 막짓을 멈출 듯하지는 않다. 둘레에서는 ‘정치·경제·산업·군대·의약계·종교·학문·언론’이 검은고리(커넥션)로 맞물리는 줄 조금은 눈을 뜨지만, ‘글판(문학계·출판계)’도 똑같은 줄 안 느끼려 하거나 등돌리기도 한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다루는 이들 스스로 ‘눈먼 채 코끼리 만지기’를 하기 일쑤이다. 눈을 떠야 봄꽃을 보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펼 수 있다.


#DasNeueSchwarzbuchMarkenfirmen #HansWeiss #KlausWerne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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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7.


《푸른 하늘 클리닉 1》

 카루베 준코 글·그림/최미애 옮김, 학산문화사, 2005.2.25.



곁님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읍내에 간다. 고흥읍 우체국·읍사무소를 들르는데 버벅거리는 일꾼을 본다. 숲노래 씨는 시골사람이기에 서울·큰고장이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시골에 벼슬꾼(공무원)이 너무 많을 뿐 아니라, 너무 자주 바뀐다. 읍내 이곳저곳을 바지런히 걷는다. 푸나무가 자랄 틈을 모두 쇳덩이(자동차)하고 가게하고 부릉길이 차지한 시골 읍내조차 이 봄볕은 봄더위로 바뀐다. 볕이 스밀 흙이나 나무가 없이, 길바닥하고 잿집(시멘트 건물)에 튕기면서 더위가 일어난다. 참으로 시골지기(군수)도 서울지기(시장)도 쇳덩이랑 부릉길을 줄이고 푸나무가 자랄 터를 늘릴 마음을 안 키우는 죽음길로 달려갈 셈인가. 그러나 시골지기·서울지기·나라지기에 벼슬꾼 모두 골목집·시골집에서 안 살고 잿집(아파트)에서만 살 터이니, 그들은 쇳덩이랑 잿집을 못 놓으리라. 《푸른 하늘 클리닉》을 되읽었다. 아이들한테 읽어 보라 건네었다. 무척 아름다운 그림꽃(만화)이지만, 첫벌(1쇄)조차 안 팔린 채 사라졌지 싶다. 모든 아름책이 널리 사랑받거나 팔리거나 읽히지는 못 할 수 있다만, 아름책을 알아차리면서 아름살림으로 거듭나려는 마음이 옅을수록 ‘책이 아무리 많이 나오고 읽히’더라도, 이 나라는 아름나라로 나아갈 수 없다.


#青空クリニック #軽部潤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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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6.


《The Parable of the Lily》

 Liz Cutis Higgs 글·Nancy Munger 그림, Thomas Nelson, 1997.



저잣마실을 하며 신집에 들르는데 오늘 따라 신집이 쉬네. 시골에서 고무신을 장만할 수 있는 곳이 몇 안 남았다. 머잖아 가볍고 작고 값싼 고무신을 파는 신집이 다 사라질 수 있으리라. 열세 살 작은아이는 어느새 발이 260에 이른다. 고무신을 미리 여러 켤레 장만해 놓아야겠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려고 찻집에 들른다. 예전에는 사람이 뜸한 귀퉁이 걸상을 찾아갔다면, 요새는 이따금 찻집에서 다리를 쉬며 글쓰기를 한다. 《The Parable of the Lily》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우리말로 나온 《아빠의 선물》은 그만 믿음길(종교)을 억지로 집어넣어 얄궂으나, 영어로 나온 판은 오직 ‘씨앗과 시골순이 살림길’을 상냥하면서 부드러이 보여준다. 시골에서 나고자라면서 흙빛과 들살림을 아이 스스로 사랑하도록 천천히 지켜보고 북돋우며 이야기하는 어버이 모습을 담은 책이 대단히 드물다. 아이들이 시골살림을 짓도록 이끄는 글을 쓰는 글꾼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다. ‘농사·농업’을 해야 하지 않다. ‘흙살림·들살림·숲살림’을 하면 된다. ‘돈을 바라보는 농사·농업’이 아닌, ‘살림을 그리는 흙·들·숲’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마음일 적에 비로소 이 나라 이 땅 이 별이 반짝반짝 깨어날 수 있다.


#리즈커티스힉스 #낸시멍어 #아빠의선물

#TheParableoftheLily #LizCutisHiggs #NancyMunger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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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5.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

 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3.15.



밤에 별을 바라보는데, 별빛줄기가 하얗게 퍼진다. 언제나 별빛줄기가 하얀 화살처럼 죽죽 뻗었던가? 문득 생각해 본다. 밤하늘에 별이 가득할 적에는 환하다고만 여겼는데, 땅거미가 차츰 짙게 깔리면서 어두워 가는 하늘에서는 초롱초롱 빛줄기를 퍼뜨리는구나. 맨눈으로도 별빛줄기가 햇빛줄기처럼 죽죽 뻗네. 날마다 해랑 별을 바라보면서도 빛줄기를 제대로 눈치채지 못 했다고 깨닫는다.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를 읽었는데, 《불편부당 2》은 안 나오는 듯싶다. 안 팔려서 둘째는 안 내려나. 또는 더디 내려나. 거의 잊히는 듯 싶던 일본스런 한자말 ‘불편부당’을 젊은 글꾼이 새삼스레 살려서 쓰니 낯설다. ‘불편부당’은 ‘중도’와 비슷하면서 다르지만, 바탕은 ‘안 치우침’이라는 대목에서 같다. ‘안 치우침 = 안 쏠림 = 안 기울기’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가운데·복판’인데, 우리말 ‘가슴’은 ‘가운데 깃든 심·삼(힘·알)’을 가리킨다. 치우치거나 쏠리거나 기울 적에는 고약하거나 꼰대스럽다. 조선 500해 고린틀(남성 가부장권력)이 바로 한켠으로 치우치거나 쏠리거나 기운 수렁이다. ‘페미’도 ‘반페미’도 아닌 ‘사랑’과 ‘어깨동무’를 생각하고 그릴 줄 아는 이웃과 동무가 그립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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