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8.
《나쁜 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글/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8.4.21.
빨래하기에 즐거운 볕살이다. 매나무에 꽃송이가 하나둘 터진다. 수유나무 노란꽃은 활짝 벌어진다. 쑥이 조물조물 곳곳에서 오른다. 앵두나무도 바알간 꽃망울이 차츰 올라온다. 들딸기잎이 조금씩 푸른빛이 살아난다. 저녁에는 먼지하늘이 살짝 걷히면서 구름이 덮는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우리 삶터에서 마을을 헤아린다. 우리 집에서 오늘살림을 그린다. 《나쁜 기업》을 모처럼 되읽는다. 2008년에 갓 나올 즈음에는 “그래, 그렇구나!” 하고 여겼다면, 어느덧 열다섯 해가 흐른 오늘날에는 “어, 이 책에 나온 이곳이 오늘날 이렇게 마구잡이로 뻗었네!” 싶어 놀란다. ‘나쁜곳’은 열다섯 해 앞서도 나빴고 오늘도 나쁘다. 앞으로도 그대로 나쁜길을 갈는지, 앞으로는 착한곳으로 바뀔는지 모르되, 그들이 돈과 이름과 힘을 거머쥐려고 부리는 막짓을 멈출 듯하지는 않다. 둘레에서는 ‘정치·경제·산업·군대·의약계·종교·학문·언론’이 검은고리(커넥션)로 맞물리는 줄 조금은 눈을 뜨지만, ‘글판(문학계·출판계)’도 똑같은 줄 안 느끼려 하거나 등돌리기도 한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다루는 이들 스스로 ‘눈먼 채 코끼리 만지기’를 하기 일쑤이다. 눈을 떠야 봄꽃을 보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펼 수 있다.
#DasNeueSchwarzbuchMarkenfirmen #HansWeiss #KlausWerne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