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i Lakshmibai, Mahasweta Devi

Rani Lakshmibai(락슈미바이), Mahasweta Devi(마하스웨타 데비), 두 사람을 모른다. 잘 모를 뿐 아니라 거의 모른다. 어쩌면 아예 모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를 헤아려 본다. 두 사람은 저마다 선 자리가 어디였든 스스로 갈 길을 간 꿈순이요 사랑순이요 빛순이요 노래순이가 아닌가 싶다. 아름다움은 사랑에서 태어나고, 사랑은 아름다움에서 태어난다. 겉모습이나 몸매나 손놀림이 아닌, 눈빛하고 발걸음하고 마음씨가 바로 삶을 이루는 사랑이면서 아름다움이겠지. 2019.4.2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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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

대구 달서구에 계신 이웃님이 ‘대구 북소리 축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북소리’란 말을 듣고 무슨 자리인지 척하고 알아채긴 했지만, 누구나 척하고 알아채지는 않으리라. 대구 벼슬아치 분들로서는 재미나게 ‘북(book) + 소리’로 이름을 지은 듯한데, 이런 이름은 참말 재미있을까? 이를 말놀이로 여길 만할까, 아니면 따분한 말장난이라 해야 할까? 아이들은 ‘북’이라 하면 ‘둥둥 울리는 장단’이다. 영어를 말하는 이라면 대뜸 알 테지만, ‘book’은 ‘북’으로 소리나지도 않는다. 그나마 ‘북페어·북페스티벌’이라 안 하고 ‘소리’를 썼으니 낫다고 여겨야 할까? 벼슬아치 분들이 살짝살짝 슬기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책소리’란 이름을 넘어 ‘숲소리’라든지 ‘숲노래’ 같은 이름을 지어서 쓸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책이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책은 언제나 우리 살림터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태어난다. 그런데 이야기로 흐르는 책을 누구나 보도록 종이에 앉히려면 숲이 있어야 한다. 잘 자란 나무를 고맙게 베어서 기쁘게 종이로 빚어서 책을 묶는다. 우리가 누리는 책잔치란 알고 보면 ‘숲잔치’이다. 우리가 책을 사이에 놓고 소리를 나눈다면 으레 ‘숲소리’이기 마련이다. 책은 오롯이 숲이면서 넉넉히 숲바람을 담는다. 책은 옹글게 숲이면서 푸르게 숲노래를 일으킨다. 마을이란 삶터에 숲을 옮기는 책 하나이다. 숲으로 피어날 책을 우리 손에 살포시 쥐니 웃음꽃도 눈물꽃도 피어나면서 이야기꽃으로 거듭난다. 2019.4.12.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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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

저녁나절, 뜨신 물을 받아 아기를 씻기는데 물이 몹시 뜨겁다고 느낀다. 곁님은 하나도 안 뜨겁고 아기한테 꼭 알맞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 손은 뜨겁다 못해 따끔거리기까지 한다. 꾹 참는다. 이맛살도 찌푸리지 않으면서 아기를 씻긴다. 아기를 씻기는 내내, 씻고 난 다음, 내 손을 들여다본다. 벌겋다. 불그스름하다. 퍽 썰렁한 방에서 손가락 마디마디 얼어붙으면서 글을 쓰느라 뻣뻣해진 손으로 뜨신 물을 받으니, 조금만 미지근해도 퍽 따뜻하다고 느끼고, 웬만큼 씻을 만하면 뜨겁다고 느끼고, 아기를 씻길 물에는 손이 덴다고 느끼는 셈일까. 2009.1.7.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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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값 1만 원

사진 찍어 달라는 일이 들어왔다. ‘청소년 문화’를 사진으로 100장 찍으면 100만 원을 일삯으로 준다는 일감인데, 나라안에서 손꼽히는 언론사에서 돈을 대는 재단에서 들어온 일감인데, ‘장비값 + 필름값 + 교통삯’ 들을 모두 쳐서 100장에 100만 원이라고 한다. 나야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 않지만, 요즘 말하듯 ‘기름값도 안 나오는 일’이라고 할까. 아니, 이 일을 하면 돈이 더 나갈 수밖에 없는 셈이라고 할까. 이 일감을 받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모두들 ‘너무 적은 돈이다’고 말하는데, 일을 맡기는 쪽에서는 ‘우리 살림으로는 더 주기 어렵다’는 말만 한다. 꼭, 칼자루를 쥔 사장님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부리는 듯한 느낌이다. 실랑이를 한참 지켜보다가 칼자루를 쥐신 분한테 넌지시 한 말씀 건넨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한테 버스삯이나 전철삯쯤은 주셔야 옳지 않나요? 한 달에 다문 5만 원씩 쳐서, 여섯 달 동안 30만 원이라도 찻삯을 보태야, 그나마 어느 만큼 보람이 있지 않습니까?” 하고 묻는다. 따지고 보면 한 달 5만 원은 턱도 없는 찻삯이다. 손꼽히는 언론사 돈으로 굴러가는 문화재단 일꾼은 내 말을 듣더니 “그러면 교통비를 포함해서 130만 원이면 될까요?” 하고 묻는다. 어라? 뭔가 받아들일 구석이 있네? 그러나 찻삯을 그만큼 담는다 해도, 일삯이며, 밥값이며 여러 가지를 헤아려야 하지 않나. 그래도 둘레에서는 내가 찻삯 얘기를 해서 고맙다고, 턱도 없는 100만 원에 터무니없는 일을 할 판이었는데 조금이라도 나아졌다고들 말한다. 2008.9.20. (덧말 : 이때에는 이 문화재단 이름을 밝힐 수 없었으나 이제는 말해도 되겠지. 동아일보사가 꾸리는 일민문화재단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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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책

아기 낳아 기르면서 육아책 말고는 볼 겨를이 없더라는 어느 분. 그런데 나는 예전부터 육아책을 곧잘 읽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 큰 깨우침과 가르침이 담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던 때에도 즐겨찾아 읽었고, 기쁘게 받아들이며 마음에 담았다. 2008..9.1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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