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3

마을책집에서 이야기꽃을 펴는데 어느 분이 묻는다. “독립책방이 늘고 1인출판물이나 1인잡지 이야기가 많이 나도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제는 큰 출판사를 바라보지 않고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서 스스로 이웃을 사귀려는 분들이 차츰 눈을 뜨는구나 싶어 무척 재미있어요. 저는 1994년부터 그 1인출판물이나 1인잡지를 냈어요. 그때에는 사람들이 시큰둥할 뿐 아니라 뜬금없다고, 게다가 뭔 1인소식지를 이레마다 몇 가지씩 척척 찍어내느냐고들 했어요.” “네? 1994년부터 1인출판물을 내셨다고요?” “네, 1994년부터 이레마다 두어 가지씩 손수 글을 쓰고 엮고 학교도서관에서 종이로 뽑은 뒤에 복사집에서 복사한 다음에 돌렸어요. 제가 낸 1인출판물이라고 할 만한 작은 꾸러미라면 얼추 1000가지쯤 됩니다.” “헉! 독립출판물의 원조 아니에요?” “하하하, 그건 모르는 소리예요. 혼자서 모든 일을 다해서 낸, 이른바 독립출판물 원조라면, 《성서조선》을 펴낸 김교신 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평구 님이 엮은 《성서연구》가 있어요. 저는 헌책집을 다니다가 《성서연구》를 만났는데요, 깜짝 놀랐어요. 그 《성서연구》를 보면서 제 1인소식지, 그 1인출판물을 더 씩씩하게 낼 수 있었어요. 이 작은 ‘독립출판물’인 《성서연구》는 1946년부터 쉰 해 남짓 500호가 나왔다지요. 그토록 엄청난 땀방울로 어마어마한 ‘독립출판물’을 낸 어른이 계셨으니, 이러한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제가 걸어가는 길에 더 기운을 내었습니다.” 2017.2.3.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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