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5. 상당


어지간히 애쓰지 않고서는 이루지 못하는 일이 있고, 어지간히 품을 들였으나 물거품이 되는 일이 있습니다. 언제나 다른 하루이듯 언제나 다른 일입니다. 잘 되기에 좋다가 안 되니까 적잖이 서운할 만한데, 살살 털고서 다시 해보면 좋다고 여겨요. 누구나 속으로 대단한 빛을 품은 숨결입니다. 누구나 마음에 엄청난 사랑이 흐르는 넋입니다. 껍데기를 벗는다면, 허울을 내려놓는다면,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놀라운 일이 어느새 우리한테 찾아온다고 느낍니다. 꽤 좋습니다. 제법 마음에 듭니다. 무척 곱습니다. 매우 반갑지요. 아주 신나고, 퍽 기쁘며, 참 고맙습니다. 흔한 말 같으나 이런 말을 그때그때 스스로 읊습니다. 우리한테 걸맞을 말이나 이름이란, 우리 사랑에 어울리는 말이나 이름이에요. 즐거이 노래가 될 말을 혀에 얹어요. 오래오래 피어날 꽃다운 이름을 스스로 붙여요. 많이 나누고 크게 함께하며 깊이 돌아봅니다. 말 못하도록 아프다면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 못하도록 슬프기에 더 말을 해도 됩니다. 하늘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여러모로 속말을 터뜨려 봐요. 처음으로 돌아가 아이다운 마음이 되어 꿈을 그려 봐요. ㅅㄴㄹ


어지간하다·적잖다 ← 상당(相當) ㄱ

대단하다·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놀랍다 ← 상당(相當) ㄴ

꽤·제법·무척·매우·아주·퍽·참 ← 상당(相當) ㄷ

맞다·걸맞다·들어맞다·어울리다·이르다·되다·나가다 ← 상당(相當) ㄹ

오래·오랜·한참 ← 상당(相當) ㄹ

많다·크다·깊다·말 못할·말하지 못할 ← 상당(相當) ㅁ

여러모로·이래저래 ← 상당(相當)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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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4. 살몸살


몸을 너무 쓴 탓에 몸이 무너지거나 흔들립니다. 알맞게 쓰면 잘 구르지만, 지나치게 쓰면 끙끙 앓아요. 알맞게 쓸 적에는 망가지거나 다치거나 쓰러지지 않습니다. 함부로 쓰기에 자꾸 망가지거나 다치거나 쓰러집니다. 어떤 길이 몸에 배었을까요. 늘 어떻게 움직이나요. 언제라도 찬찬히 짚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여느 하루가 대수롭습니다. 흔히 하는 살림이 대단합니다. 걸핏하면 골을 내는 버릇이라면 몸이며 마음은 자꾸 고단하고 말아 다시 지치고 늘어지고 퍼집니다. 제꺽하면 짜증쟁이인 터라 몸도 마음도 잇달아 고달프고 마니 또 기운을 잃고 나른하며 벅찹니다. 딱정벌레는 허물벗이를 하면서 자랍니다. 단단히 여민 몸에 날개를 달고서 풀밭을 누빕니다. 풀벌레는 풀에서 살지요. 풀벌레는 풀숲 아닌 아파트나 아스팔트에서는 못 살아요. 가만 보면 사람을 뺀 모든 목숨붙이는 풀꽃나무를 곁에 두기에 싱그럽습니다. 사람이 숲들내를 더럽히기에 모든 목숨붙이가 시달리면서 몸살이에요. 살몸살이란, 사람인 우리 스스로 우리 삶터를 망가뜨리면서 불거진 셈 아닐까 싶습니다. 돈셈만 적는 살림적이가 아닌, 숲사랑을 그리는 살림적이여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몸살·살몸살 ← 피곤증, 피곤, 피로, 근육통

버릇·배다·쟁이·꾼·늘·노상·언제나·언제라도·으레·거듭·내처·걸핏하면·툭하면·제꺽하면·수두룩하다·숱하다·잦다·자주·흔하다·흔히·여느·자꾸·잇달아·끊임없이·또·다시·또다시 ← 상습, 상습적

딱정벌레 ← 곤충, 갑충(甲蟲)

풀벌레 ← 곤충, 초충(草蟲)

살림적이 ← 가계부, 생활기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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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3. 얼치기


하나부터 열까지 알뜰히 하기도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어설프기도 합니다. 빈틈없거나 꼼꼼하기도 하지만, 엉성하거나 허술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타고난 터라 재주가 좋기도 할 테고, 꾸준히 힘을 기울여 갈고닦기에 솜씨가 생기기도 할 테고요. 잘 모르면서 섣불리 나서기도 하는데, 잘 알지만 어쩐지 모자라 보이기도 해요. 빈둥거릴 때가 있을 때가 어슬렁거릴 때가 있습니다. 가운데에 서겠노라 하는 모습이지만, 어쩐지 이도 저도 아닌 자리에 뻘쭘하기도 합니다. 우르르 몰려들다가 와르르 빠져나가는, 누가 시키지 않으면 도무지 할 줄 모르는 몸짓이기도 하군요. 이런저런 빛을 한 마디로 하자면 ‘얼치기’쯤 될까요. 살짝 건드리기는 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는 척을 하지만 속내를 읽지 못하는, 쭈뼛거리다가 놓치고, 망설이다가 잃는, 억지스럽게 하거나 자꾸 꾸미려 드는, 얼렁뚱땅 지나가려 하거나 아무렇게나 하는, 이 모습도 저 몸짓도 ‘얼치기’예요. 얼이 서지 않으니 얼치기입니다. ‘알차다’란 말처럼 ‘얼차다’가 아니니 얼치기예요. 풋내기라서 얼치기는 아닙니다. 첫발을 내딛더라도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아름차고 기운차거든요. ㅅㄴㄹ


얼치기 ← 어중간, 어색, 성급, 천학비재, 부자연, 부족, 미숙, 미개(未開), 불충분, 불분명, 불철저, 불투명, 부적당, 부실, 애매, 허점, 비논리, 불성실, 불충실, 불완전, 미비, 미진, 단순, 단순무식, 단세포, 단순비교, 오합지졸, 흠, 흠결, 미흡, 조잡, 구차, 부실공사, 야매, 취약, 결핍, 결여, 빈약, 빈곤, 모호, 부적격, 부주의, 무골호인, 무골충, 미온, 미온적, 중립, 중립적, 우유부단, 의지가 없다, 줏대가 없다, 중심이 없다, 추상, 추상적, 유야무야, 무심, 대충, 대강, 적당, 초보, 초짜, 초보적, 초보자, 생초보, 단편, 단편적, 작위적, 작위, 장애, 소통장애, 인공적, 인공, 인위적, 인위, 졸저, 졸작, 치졸, 유치(幼稚), 몸치(-癡), 운동치, 맹(盲), 중간, 유명무실, 실없다, 실속 없다, 황당, 황당무계, 허황, 몰상식, 비정상, 벽창호, 우둔, 팔불출, 등신, 백치, 루저, 오합지졸, 구제불능, 호구(虎口), 우민(愚民), 무지몽매, 숙맥, 숙맥불변, 열등분자, 봉(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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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느티나무
하야시 기린 글, 히로노 다카코 그림, 이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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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96


《커다란 느티나무》

 하야시 기린 글

 히로노 다카코 그림

 이영미 옮김

 나무생각

 2011.4.20.



  나무를 살살 쓰다듬으면 나무가 자라며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가 손끝에 묻으면서 온몸으로 퍼지는구나 싶습니다. 나무를 타고 오르면 나무가 씨앗으로 움터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해바라기를 하며 살아온 길자취가 발바닥을 거쳐 온마음으로 스미는구나 싶어요. 나뭇잎을 어루만지면 나무마음을 읽어요. 나무꽃에 코를 대면 나무빛을 느껴요. 나무가 맺는 열매를 하나둘 훑으면 나무사랑을 맞아들입니다. 《커다란 느티나무》는 몸집으로 커다랗던 느티나무가 어느 날 우직우직 쓰러져 땅바닥에 눕고 나서 맞이한 나날을 들려줍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쓰러진 곁에 조그마한 다른 나무싹이 올랐대요. 커다란 느티나무는 이제 해바라기를 하던 삶을 내려놓는데, 그늘자리에서 숲을 새삼스레 바라보면서 ‘하늘하고 땅을 이루고 이으며 이야기하는 빛’을 처음으로 마주했다고 합니다. 제아무리 커다란 나무라 해도 처음에는 대단히 작은 씨톨입니다. 더없이 작은 씨톨은 그냥 흙에 녹아버리기도 하지만 작은 몸뚱이를 내려놓고서 뿌리를 뻗고 줄기를 올리며 잎을 내놓기도 합니다. 어른은 몸만 큰 사람이기보다는, 아이라는 숨빛을 품고서 사랑을 보여주는 넋이에요. ㅅㄴㄹ


#おおきなけやき #林木林 #広野多珂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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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혼내버린 꼬마요정 내 친구는 그림책
토미야스 요우고 지음 / 한림출판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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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95


《도깨비를 혼내버린 꼬마요정》

 후리야 나나 그림

 토미야스 요우코 글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2000.4.3.



  졸업장학교를 안 다니고 시골버스조차 안 반기며 서울을 비롯해 읍내마저 재미없다고 여기는 우리 집 아이들은 ‘사회·학교 잣대’로 보면 모름투성이입니다. 요즈음 열세 살 어린이라면 손전화를 척척 다루고 버스·전철 갈아타기쯤 대수롭지 않을 테며 가게에서 뭘 사다 쓰는 길도 익숙하겠지요. 그런데 ‘사회·학교 잣대’에 맞추는 아이들은 나무랑 안 놀아요. 풀꽃나무가 들려주는 말을 못 들어요. 벌나비·잠자리·새하고 노래하지 않아요. 맨발로 풀밭에 서고 맨손으로 냇물을 떠서 마실 줄 모르는 서울내기일 텐데, 이 ‘사회내기·학교내기’는 무엇을 하는 어른이 될까요? 《도깨비를 혼내버린 꼬마요정》은 “まゆとおに”로 나온 그림책입니다. “마유(눈썹이)랑 오니” 이야기이고, “やまんばのむすめまゆのおはなし”란 덧이름처럼 “멧골순이 마유 이야기”예요. 한국말로 옮기며 ‘도깨비·꼬마요정’이라 했는데 외려 엉뚱합니다. 맨발로 멧골을 누비니 힘세지요. 언제나 풀꽃나무하고 노니 나무를 알고 숲을 사랑해요. 이와 달리 ‘사납이’는 덩치만 클 뿐 사랑을 몰라요. 덩치한테 숲사랑을 알려주는 상냥하고 착한 숲아이를 담아낸 아름그림책입니다. ㅅㄴㄹ


#まゆとおに #やまんばのむすめまゆのおはなし #こどものとも傑作集 #富安陽子 #降矢な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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