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8.16.

숨은책 1185


《手工敎育學原論》

 鈴木定次 글

 同文館

 1928.9.25.



  1923해 늦가을에 처음 연 ‘조선총독부도서관’입니다. 비록 일본사람과 일본바라기한테 이바지한다는 얼개였으되, 한겨레도 이 책숲에서 “누구나 읽고 살피며 배울 수 있다”는 대목을 느꼈습니다. 일본이 물러간 1945해 한가을에 ‘국립도서관’으로 이름이 바뀌고, 1963해 늦가을에 ‘국립중앙도서관’으로 다시 이름을 바꾸는데 ‘도서관’이라는 일본말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박물관’ 같은 일본말을 바꿀 엄두를 못 냅니다. 《手工敎育學原論》은 일찌감치 조선총독부도서관에 깃듭니다. 일본이 물러나고서 이태가 지난 1947해 한가을에 ‘1947.10.14. 政府圖書科’라는 이름을 다시 찍으면서 ‘消’이라는 글씨를 덧씌워서 ‘朝鮮總督府圖書’이라는 자국을 감추려 한 티가 남습니다. 해묵은 일본책은 나라책숲에서 얼마나 살아남다가 조용히 버림받았을까요. 이 책을 2021해 늦여름에 헌책집에서 보았으니 이무렵에 흘러나왔지 싶습니다. 긴긴 나날을 살아내는 책에는 손길이 탑니다. 손길을 못 탄 책은 종이가 쉽게 바스라집니다. 손길이 닿으며 살림이 피어나듯, 모든 책은 손끝으로 만져서 읽어내는 작은이 눈빛을 마주하며 깨어납니다. 온나라 모든 살림집이 사랑집이면서 책마루를 이루고 노래마루와 이야기마루로 잇기를 빕니다.


- 朝鮮總督府圖書館 ‘記號 I.丙 六’, ‘番號 251’ ‘消’이라는 글씨를 덧씌운

- 1947.10.14. 政府圖書科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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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8.11.


《도쿄대 세 자매 1》

 이소야 유키 글·그림/차지선 옮김, 대원씨아이, 2026.8.15.



파란하늘에 구름이 하얗게 물결그림을 새기는 하루이다. 작은아이하고 수박을 장만하러 저잣마실을 다녀올까 싶었으나, 작은아이는 집에 있겠다고 해서 저잣마실도 안 다녀오기로 한다. 어제보다 더 시원한 날씨이다. 오늘은 맵밥(카레)을 끓인다. 저물녘 풀벌레노래를 듣는다. 《도쿄대 세 자매 1》를 읽고서 두걸음이 언제 나오려나 기다린다. 그림님은 꾸준히 붓살림을 지을 텐데, 한글판으로는 《서점 숲의 아카리》 뒤로 열세 해 만에 비로소 새로 나온다. 책이름에는 ‘세 자매’만 적으나, ‘누나 셋’ 등쌀에 치여서 ‘도쿄대’는 안 들어가고 싶은 막내가 함께 나온다. 일본도 우리나라도 서울대(도쿄대)를 나와도 고되고 안 나와도 고되다. ‘일’과 ‘사람’과 ‘손길’을 바라본다면 하나도 안 힘들 테지만, 일·사람·손길이 아니라 끈(학력·인맥)과 종이(졸업장·자격증·재산)과 겉(몸매·얼굴·옷)에 얽매이는 굴레라면 그냥 다 힘들다. 누구나 서로한테 잘 보여야 하지 않다. 누구나 서로서로 마음을 읽고 나누면서 어깨동무하면 된다. 누구나 이름이나 끈이나 종이를 내세울 까닭이 없다. 누구라도 하늘빛을 머금으면서 풀빛을 사랑하고 숨빛을 나눌 적에 오늘 이곳을 즐겁게 일굴 수 있다.


#東大の三姉妹 #磯谷友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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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파묘 破墓


 파묘를 할 경우라도 → 파는 때라도

 파묘한 시기는 → 파낼 때는


  ‘파묘(破墓)’는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파다’나 ‘파내다·파헤치다’나 ‘헤치다’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파묘(破卯)’를 “날이 샐 무렵”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할아버지 묘를 정리하느라 파묘하러 다녀온 날

→ 할아버지 무덤을 추스르느라 파내러 다녀온 날

→ 할아버지 뫼를 가다듬느라 헤치러 다녀온 날

《오춘실의 사계절》(김효선, 낮은산, 20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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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력 水力


 수력을 이용하여 → 물길을 살려 / 물빛을 써서

 수력을 측정한다 → 물힘을 잰다 / 물살을 따진다

 수력 2년차이다 → 헤엄길 이태이다 / 헤엄빛 두 해이다


  ‘수력(水力)’은 “1. 흐르거나 떨어지는 물의 힘 2. 환경 물이 가지고 있는 운동 에너지나 위치 에너지를 어떤 일에 이용하였을 때의 동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물길·물골·물빛·물힘’이나 ‘물결·물꽃·물발·물살·몰개’로 고쳐씁니다. 요사이는 헤엄치는 길을 일본스럽게 ‘-력(力)’을 붙이는 말씨로 잘못 쓰기도 합니다만, 이때에는 ‘헤엄길·헤엄빛·헤엄힘’으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수력’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수력(殊力) : 뛰어난 힘

수력(隨力) : 제힘에 알맞게 함



수영복만 봐도 수력을 알 수 있다

→ 물옷만 봐도 물길을 알 수 있다

→ 헤엄옷만 봐도 헤엄빛을 안다

《오춘실의 사계절》(김효선, 낮은산, 2025)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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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섬바디somebody



섬바디 : x

somebody : (= someone)

someone : 1. 어떤 사람, 누구 2. 중요한[대단한] 사람

サムボディ-(somebody) : 1. 섬버디 2. 어엿한 인물 3. 누구. 어떤 사람



영어를 쓰는 사람이라면 ‘somebody’이든 ‘nobody’이든 으레 쓰게 마련입니다. 우리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무’로 쓰면 됩니다. 영어 ‘somebody’를 한글로 ‘섬바디’라 적는다면, 영어를 옮겼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말로 ‘누구’나 ‘누구나’나 “어떤 이·어떤 사람”으로 적어야 비로소 옮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지나칠 정도로 긴 기간 동안 섬바디를 노바디로 만들게 한

→ 지나칠 만큼 오래 ‘누구’를 ‘아무’로 바꾼

→ 지나치도록 오래 ‘누구나’를 ‘아무개’로 바꾼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리베카 솔닛/노지양 옮김, 창비, 2021)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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